송연아는 재빨리 앞으로 다가가 심재경의 팔을 잡고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허튼짓하지 말고 허튼소리도 하지 마요. 이슬 선배 지금 평온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선배 때문에 다시 이슬 선배의 평화로운 삶이 깨지지 않았으면 해요.”심재경은 그녀를 내려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연아야, 거짓말이 아니었어? 정말 결혼했어.”송연아는 그의 팔을 힘껏 붙잡으며 말했다.“제발 부탁해요.”심재경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면서 부드럽게 웃었는데 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자기 자신을 비웃는 것 같았다. 왜 아직도 집착하는 거지?“겁먹지 마. 이슬이 행복을 방해할 생각 없어.”심재경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이거 놔.”송연아는 여전히 의심을 품고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선배...”“연아야, 날 못 믿어?”심재경이 웃으며 말하자, 송연아는 천천히 손을 놓았다.심재경이 고개를 들자, 안이슬의 얼굴이 보였는데 그녀는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다.온몸이 납으로 가득 찬 것 같았고, 천근이나 되는 무게가 느껴졌다.그녀의 불안함을 느낀 양명섭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괜찮아?”안이슬은 심재경의 시선을 피하고자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아니, 괜찮아. 갑자기 좀 추워.”“올 때 좀 더 입으라고 했잖아. 말을 듣지 않더니.”양명섭은 말하면서 자기 겉옷을 벗어 안이슬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옷 속에는 그의 체온이 남아있었는데 안이슬이 속삭였다.“나를 주고 춥지 않겠어?”“난 남자라서 추위를 안 타.”심재경은 더 이상 볼 수 없었다.‘내 앞에서 애정 표현하는 거야?’“안이슬?”심재경은 일부러 큰 소리로 불르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송연아는 그를 툭툭 치면서 속삭였다.“뭐 하는 거예요?”“이슬이와 알고 지낸지 오래됐는데 인사는 해야지.”그는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안이슬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더니 한 발짝 떨어진 거리에 멈춰 서서 물었다.“나를 알아보지?”안이슬은 아주 낮은 목소리로 그렇다고 대답했는데 그 목소리에 다른 사람은 들을 수
송연아는 조심스레 안이슬에게 물었다.“선배, 괜찮아요? 좋은 호텔을 하느라고 여기 찾았는데 재경 선배를 만날 줄은 생각도 ...”“연아야, 나 괜찮아.”안이슬이 송연아의 말을 끊고 웃으며 말했다.송연아는 정말 괜찮은지 확인하려고 그녀의 표정을 몇 초간 지켜보다가 정말로 괜찮은 것 같아 안도했다. 그러고는 화제를 바꿨다.“여기 오래 떠나 있었는데 뭐가 먹고 싶어요? 제가 살게요.”안이슬이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딸기 케이크 먹고 싶어.”“...”‘딸기 케이크는 아무 곳에서든 다 살 수 있는 거 아닌가?’“오랜만에 왔는데 그냥 딸기 케이크가 먹고 싶어요?”“안 돼?”안이슬이 웃는다.송연아는 된다고 하면서 우선 저녁 먼저 먹자고 했다. 송연아는 그들을 데리고 나가서 저녁을 먹고 또 딸기 케이크를 샀다.안이슬이 시신은 언제 볼 수 있냐고 물었다.비록 강세헌이 이미 병원 측에 준비를 시켜서 언제든지 갈 수 있었지만 송연아는 안이슬이 금방 도착했고 또 홀몸도 아니기에 피곤할까 봐 좀 더 휴식한 다음 가려고 했다. 하지만 안이슬은 빨리 송연아를 도와주고 돌아가고 싶었다. 안이슬이 여기에 오래 머무르고 싶어 하지 않다는 걸 눈치채고 송연아는 강세헌에게 전화해서 준비해달라고 했다.병원에 도착해서 이영이 차를 병원 뒷문에 세우자 그들은 조용히 병원으로 들어갔다. 지금 그들이 하는 일은 규정에 어긋나기 때문에 만약 원장 아들이 알게 되면 송연아는 또 곤란해진다. 하지만 원장 아들의 동의를 받고 부검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했기에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진원우가 그들을 데리고 들어갔다. 영안실은 병원 맨 구석에 있었는데 위층은 주차장이고 아래가 영안실이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차가운 공기가 느껴졌다. 안이슬과 양명섭은 이런 곳이 너무나 익숙해서 담담했지만 송연아는 다소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가 걱정하는 건 원장이 정말로 수술 때문에, 이식한 심장 때문에 사망했을까 봐서였다. 강세헌이 복도에서 기다리다가 송연아가 오는 것을 보고 다가
곧이어 그는 바닥에 깨진 유리 시험관을 발견했다.강세헌이 걸어 들어오더니 그녀를 살펴보며 물었다.“괜찮아?”송연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괜찮아요.”강세헌은 그녀의 얼굴색이 어두운 것을 알아채고는 미간을 구겼다.“뭔가 검사해 냈어?”송연아는 힘없어 보였는데 테이블에 몸을 기대고는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중독된 거 맞아요. 이슬 언니가 준 물건에서 독금 성분이 검출되었어요.”“독금?”강세헌이 물었다.“그게 뭔데?”송연아가 설명했다.“독금은 한 가지 식물인데 독성이 매우 강해요. 한 그루 독금에서 두 마리 소를 독살할 수 있는 독을 추출할 수 있어요.”하지만 과연 누가 원장에게 독을 먹였을까? 송연아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평소 원장은 워낙 사람들의 존경을 받아왔기 때문에 그에게 앙심을 품은 사람은 없을 텐데 말이다.“설마 잘못 알고 드신 건 아닐까?”“아니, 그럴 일은 없어요.”송연아가 단호하게 말했다.“독금이라는 식물은 유럽에만 있고, 국내에는 없어요, 그러니까 잘못 드실 일도 당연히 없겠죠. 독금은 좀 특이한 점이 있는데, 복용한 후 사람이 무기력해지고 심장 박동이 약해지며 뇌에 산소가 부족해 혼수상태까지 이르게 될 수 있어요. 그리고 심장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사망하는데 꼭 수술 실패로 사망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죠. 그러니까 원장님은 분명 독금을 잘못 드신 게 아니라 의술을 잘 알고 있는 누군가가 일부러 이런 방법으로 원장님을 돌아가시게 한 것 같아요.”강세헌은 실눈을 뜨며 물었다.“그러니까 누군가가 일부러 너를 모함하기 위해 이런 짓을 꾸며냈다는 거야?”“적어도 지금까지의 분석으로 봐선 그렇다고 할 수 있어요.”만약 경험이 풍부한 법의관이 아니었다면 절대 원장님이 중독으로 인한 사망이 아닌 심장 혈액 공급 부족으로 인한 사망으로 판정했을 것이다. 그러면 이식한 인공심장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는 결론이 났을 것이고, 송연아도 이로 인해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꾸며냈을
송연아는 비몽사몽인 채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아직도 안 일어났어?”안이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송연아가 눈을 뜨고 시계를 보니 벌써 아홉 시가 다 되었다.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서 눈을 비비며 말했다.“어제 늦게 자서 아침에 깨지 못했어요.”“그럴 줄 알았어. 네가 나한테 보낸 동영상 말이야, 명섭이랑 자세히 봤거든. 의심스러운 부분을 발견했으니까 얼른 와, 우리 만나자.”송연아는 바로 이불을 거두며 자리에서 일어섰다.“알겠어요, 지금 호텔로 찾아갈게요.”“그래.”전화를 끊은 후 송연아는 재빨리 옷을 입고는 씻고 나갈 준비를 했다.아래층으로 내려가자 거실에서 찬이와 윷놀이를 하고 있는 강세헌을 발견했다.“나가봐야 해요.”송연아가 현관에 가서 신을 신으며 말했다.강세헌은 손에 든 윷을 내려놓더니 찬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저녁에 돌아와서 다시 같이 놀아줄게.”찬이는 마음이 내키지 않은 듯 입을 삐죽 내밀고는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강세헌이 말했다.“착하지? 돌아올 때 장난감 사줄게.”“트랜스포머 사줘요.”찬이는 바로 고개를 들며 활짝 웃었다.강세헌이 대답했다.“알겠어.”“아직 밥도 안 먹었잖아?”강세헌이 송연아에게 다가가며 말했고 송연아가 이어서 대답했다.“밖에서 대충 때우면 되죠.”“왜 이렇게 급해? 단서를 찾은 거야?”강세헌의 물음에 송연아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네.”집을 나선 후 강세헌이 차를 운전했고 그들은 곧바로 호텔로 향했다.안이슬은 호텔 조식 룸서비스를 시켰다. 송연아가 방금 깼고 서둘러 호텔로 올 것이니 분명 아침을 먹지 않았을 거라고 예상해 특별히 그녀를 위해 주문했다.송연아가 아침을 먹으면서 말했다.“역시 언니는 저를 잘 아시네요.”안이슬이 그녀를 째려보며 말했다.“우리가 알고 지낸 지 얼마나 되었는데 네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모를까 봐?”송연아는 멋쩍게 웃었다.양명섭은 강세헌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양명섭의 본업이 바로 수사하는 것이었기에 그에게 있어서
송연아의 얼굴이 상기되었다.안이슬이 그녀의 손을 잡으며 다시 자리에 앉혔다.“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해, 너를 모함하기 위해 그들이 살인을 저지르지는 않았으니.”“어떻게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어요? 이익을 위해서라면 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마음대로 죽일 수 있는 건가요?”송연아는 곧바로 자신이 너무 흥분했다는 걸 깨닫고는 바로 사과했다.“미안해요...”안이슬은 웃으면서 전혀 개의치 않았다.“인간의 고약한 마음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걸 알지만 내가 너보다 훨씬 많이 경험했어.”그래서 이렇게 태연자약할 수 있었다.“지금 의심이 가는 사람을 찾았으니 이제 증거만 찾으면 너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을 거야.”안이슬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송연아의 휴대폰이 울렸다.화면을 확인한 송연아는 덤덤한 얼굴을 보이더니 저도 모르게 코웃음을 쳤다.원장 아들이 또 그녀를 고소했고 이제 법원에서 또 고소장이 날아올 것이다.송연아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그녀는 자리에 앉아 감정을 추슬렀다.이제 그녀가 해야 할 일은 강세헌의 결과를 기다리는 것밖에 없었다.양명섭은 수상한 사람을 발견했는데 병원의 한 간호사였다.간호사가 원장에게 물을 건넸고, 원장은 그 물을 마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의식을 잃고 사망에 이르렀다.강세헌은 양명섭이 짚은 사람을 조사하기 시작했다....진원우는 사람을 데리고 마침 출국하려던 그 간호사의 앞길을 막았다.“같이 가시죠.”간호사는 손에 든 캐리어를 움켜쥐고는 경계심을 높였다.“당신은 누구죠?”진원우는 부하더러 움직이라고 했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 이렇게 대놓고 사람 잡아도 되는 거예요? 법도가 안중에도 없나요?”간호사가 발버둥치며 소리를 질러 주위의 시선을 끌었다.진원우가 설명했다.“우리는 경찰입니다. 이분을 잡으러 온 겁니다.”하지만 간호사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경찰이면 경찰증을 내놔 봐요.”간호사가 벌컥 역정을 냈고 진원우는 여유롭게 대처했다.“급할 것 없어요, 이제 보여줄게요.”간호사는 공항
“나 진짜 아무것도 몰라요. 제발 살려주세요.”간호사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싹싹 빌었다.진원우가 말했다.“입이 엄청 무거워요, 아무것도 말하지 않으려고 해요.”강세헌은 싸늘한 얼굴로 간호사를 힐끔 보더니 입꼬리를 씩 올리고는 말했다.“입이 무거워? 그 말을 못 믿겠는데? 세상에 비밀이란 게 어디 있어? 말하지 않는다면 그만큼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걸 설명하지.”진원우가 말했다.“네, 저에게 맡겨주세요. 10분 안에 반드시 말하게 하겠습니다.”그는 손을 휙 저으며 말했다.“여봐라...”“말할게요, 저 말 할게요.”간호사는 눈앞의 사람들을 건드리면 안 된다는 것을 바로 눈치챘다. 계속 입을 다물고 있다가는 분명 그녀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그녀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인턴으로 일하기 위해 병원으로 들어갔고, 또 순조롭게 정규직으로 채용되었다. 그동안 그녀는 고생이라는 걸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당연히 이 상황이 무서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어차피 지금 말하지 않아도 맞고 나서도 말하게 되어 있을 것이다.“말해!”진원우가 웅크려 앉아 그녀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그래도 눈치는 빠르네. 조금만 늦었어도 제대로 고통을 맛봤을 것인데 말이야.”간호사는 몸을 움츠리며 말했다.“누군가가 저에게 돈을 줬어요. 방금 수술을 마친 환자분께 물 한 잔을 건네주라며. 물은 그 사람이 준 거예요.”“그 사람이 누군데?”“모르는 사람이에요.”간호사는 진원우가 믿지 않을까 봐 말을 보탰다.“정말 누군지 몰라요. 그때 그 사람이 그저 환자분께 물을 건네면 6000만 원을 준다고 했어요. 워낙 많은 돈을 준다고 하니까, 그대로 한 것뿐이에요.”진원우는 또 간호사에게 신일제약의 임원들 사진을 보여주며 물었다.“이 안에 당신을 매수한 사람이 있어?”간호사가 차례로 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없어요.”그러고는 또 말 한마디를 보탰다.“이 안에 정말 없어요. 저에게 물을 준 그 사람은 아주 말랐고, 얼굴에 주근깨가 있었어요.”진원우는 더
“그럼 원장님은 어떻게 돌아가셨는데요?”옥자현이 거침없이 물었다.송연아가 대답했다.“중독으로 돌아가셨어요.”그녀의 말에 사람들은 믿지 못하는 듯이 침묵을 지켰다.중독? 그럴 리가 있나?“무슨 독에 중독됐나요?”옥자현은 분명 송연아의 말을 못 믿는 눈치였다. 그리고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일부러 중독됐다고 말하는 게 아니냐는 표정을 보였다.원장의 수술은 송연아가 고집해서 진행했고, 이 수술에 문제가 생겼으니 송연아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걸 사람들 모두 알고 있었다.송연아가 인내심 있게 설명했다.“오늘 내가 이 자리에서 한 얘기 모두 비밀을 지켜줬으면 해요. 아직 증거가 불충분하고, 이 소식이 외부에 알려지면 괜히 상대는 경계심만 높일 거예요. 아직 내가 원장님이 중독된 것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거든요.”그녀는 잠깐 멈칫하다가 말을 이어갔다.“여러분들도 분명 원장님께서 중독으로 돌아가셨다는 게 믿기지 않을 거예요. 내가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핑계를 찾고 있다고 생각하겠죠.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는 걸 당당하고도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어요.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그때 인공심장 개발에 기술적인 문제에 부딪혔고, 나중에 이 박사님의 합류 덕분에 우리는 순조롭게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어요. 이 박사님이 우리 연구센터에 합류하기 전에 신일제약에서도 이 박사님과 계약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이 박사님에게 비열한 방법을 쓰면서 협박도 했지만 이 박사님은 결국 우리 연구센터에 들어왔어요. 인공심장 시장은 방대해요. 나라에서도 투자하고 있으니 말이죠. 신일제약은 민간 기업이기 때문에 돈을 버는 게 목적인데 이 박사님이 우리 연구센터로 왔으니 그들에게 있어서 우리 연구센터는 그들의 돈줄을 끊어버린 것과도 같겠죠. 그래서 최선을 다해 우리가 먼저 인공심장을 만들어내고 시장에 진입하는 걸 막으려는 거예요. 신일제약에서 이 박사님를 스카우트하지 못했어도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고 들었어요. 그들은 아직도 연구를 계속하고 있었기에 만약 우리
다시 보니 그의 옆에는 이영이 서 있었다.원장 아들이 바닥에서 몸을 일으키고는 이영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말했다.“당, 당신, 또, 또 나를 때려? 내가 당신을 상해죄로 고소하겠어!”이영이 일부러 손을 들자 원장 아들은 잔뜩 겁을 먹으면서 머리를 끌어안았다.“나 때리지 마!”“맞기 싫으면 꺼져!”이영이 엄숙한 목소리로 경고했다.원장 아들은 자기가 싸움을 잘하는 걸 이영을 전혀 상대할 수 없다는 걸 알고는 의기소침하여 도망갔다.송연아가 이영에게 다가갔다.경호원인 그는 너무 든든했고 안정감을 가져다주었다.“다음에 또 오면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요. 한두 번도 아니고, 끝이 없네요.”송연아가 차에 올라타고는 말했다.“이런 사람은 멀리하는 게 좋아요.”도리를 따지지 않고 마구 사람에게 달라붙으면서 따졌는데 떼어내려고 해도 떼어낼 수 없는 귀찮은 존재였으니 말이다.이영이 말했다.“이런 사람, 저 많이 봤어요.”세상은 넓고 맞을 놈은 많다.그 도리를 납득하고 나면 모든 걸 내려놓게 된다.이영이 물었다.“이번 일, 어떻게 해결할까요? 저 사람 쉽게 그만두지 않을 것 같은데요.”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파 송연아는 이마를 짚었다.“계속 찾으러 오니 피할 수밖에 없죠.”원장 아들은 쉽게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송연아는 몸이 끈적거리는 느낌에 불편했다.휴대폰을 꺼내 확인해 보니 벌써 생리가 올 때가 되었다. 어쩐지 아까부터 몸이 무겁게 느껴지더라니.“이영 씨, 마트 앞에서 차 세워요.”이영이 알겠다고 대답했다.“뭐 사려고 하세요? 제가 사 올까요?”송연아가 말했다.“괜찮아요.”한참 후, 이영은 한 마트 앞에서 차를 세웠다.송연아는 차에서 내려 마트로 향했고 생리대를 사서 주머니에 넣은 후 물도 한 병 챙기고는 돈을 내고 마트에서 나왔다. 그리고 손에 물을 든 채 차에 올라탔다.이영이 물었다.“목마르셨어요?”송연아가 고개를 끄덕였다.“한 병 샀는데 이영 씨는 목말라요? 이거 줄까요?”이영은 괜찮다고 했다.“그럼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