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그날 밤의 모든 챕터: 챕터 661 - 챕터 670

1265 챕터

제661화

손에 막대기를 쥔 안이슬을 보고 심재경은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그는 안이슬이 뒤에서 자신을 습격할 것이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다.“이슬아?”‘무슨 생각으로 나를 때린 거지?’심재경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안이슬은 바로 겁먹은 척하며 말을 더듬었다.“저... 저는 송예걸 씨를 때리려고 했어요...”송예걸이 그 말을 듣더니 분노가 치밀어 올라 심재경이 방심한 틈을 타 뒤에서 발로 그를 걷어찼다.심재경이 넘어졌고 송예걸은 이 기회를 빌려 그의 몸 위에 올라타 두 주먹으로 마구 그의 얼굴을 때리기 시작했다.심재경은 안이슬의 한 방에 머리가 띵해져 송예걸에게 반격할 수가 없었다.집 안에서 CCTV를 보고 있던 진원우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가서 좀 말릴까요?”아니면 심재경은 곧 맞아 죽을 것 같았다.강세헌이 힐끔 보고는 말했다.“두 사람 떼어놔.”진원우는 그제야 나서며 송예걸을 심재경 몸 위에서 끌어내고는 경고했다.“계속 싸우면 이 집에서 쫓아낼 거야!”송예걸은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심재경을 향해 침을 ‘퉤’ 뱉었다.송예걸이 심재경을 때릴 때, 안이슬은 그저 옆에 서서 움직이지도 않았다.그래서 진원우는 이상하다 싶어 안이슬을 보며 물었다.“재경이가 맞았는데 도와주지도 않아요?”“제가 너무 놀라서요.”안이슬은 아무 감정도 없이 설명했다.진원우는 뭐라고 반박할 수도 없었다.그저 안이슬이 심재경에게 한없이 차갑다는 걸 느꼈다.“다 들어가요.”말을 마친 진원우가 먼저 집에 들어섰다.심재경은 온몸이 아프면서도 안이슬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이만 가자.”송예걸은 맨 뒤에 서 있었다. 심재경과 안이슬의 맞잡은 두 손을 보고는 눈이 벌게졌다!안이슬이 고개를 돌려 송예걸의 모습을 보더니 괜히 마음이 뭉클해졌다.그녀는 송예걸의 슬픈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았다.송예걸이 그녀와 눈을 마주치고는 그녀에게 다가가려고 하자, 안이슬은 곧바로 시선을 거두고 심재경의 팔을 잡으며 관심 어린 말투로 물었다.“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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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2화

일기장을 본 강세헌은 화가 치밀어 올랐고, 그의 안색도 한껏 어두워졌다.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뭐 하는 거야? 옛 추억에 잠긴 거야? 아니면 두 사람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해서 아쉬워하는 거야?”“...”송연아는 어이가 없었다.요즘 강세헌은 워낙 신경질적이라 송연아는 그의 비꼬는 말에도 끄떡없었고, 오히려 덤덤하게 말했다.“이만 나가요.”그녀는 손을 내밀어 강세헌의 도움을 받으려고 했다.하지만 강세헌은 화가 났는지 꼼짝하지도 않았다.송연아는 바로 손을 거두었다.그녀도 굳이 강세헌의 도움이 필요 없었기에 스스로 걸으려고 했다.그녀는 발걸음을 옮기면서 살며시 밖으로 발을 내디뎠다.강세헌은 그런 그녀가 눈에 거슬렸다.“일부러 내 앞에서 불쌍한 척하는 거 아니야?”송연아는 그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강세헌은 요즘 정신이 오락가락하는지 질투가 밥 먹듯이 잦았기에 송연아는 그런 강세헌을 건드리고 싶지도, 그에게 화를 내고 싶지도 않았다!그녀는 고집을 부리며 계속 발걸음을 옮겼다.강세헌이 걸어 와서 그녀를 안아 들었고, 송연아가 그에게 물었다.“세헌 씨, 말해봐요, 요즘 무슨 약을 잘못 먹었어요?”강세헌이 퉁명스럽게 말했다.“밥 먹어.”그는 송연아를 식탁까지 안아 가고는 그녀를 의자 위에 앉혔다.오은화가 맛있는 음식을 내놓았다.향기로운 냄새가 코끝을 스치자, 송연아는 배고파 먼저 젓가락을 들었다.이때, 안이슬은 상처를 처리한 심재경을 부축하며 걸어왔다.“얼른 앉아.”진원우가 말했다.심재경이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어이구, 이거 괜히 쑥스럽네.”진원우가 웃으면서 그를 놀렸다.“네 모습이 웃기긴 하네. 얼룩덜룩한 네 얼굴만 봐도 배불러, 밥을 안 먹어도 되겠어.”“꺼져.”심재경이 호통을 치는 척했지만 전혀 화난 얼굴이 아니었다.“맛있는 음식이 이렇게도 많은데 내가 왜 꺼져야 해?”진원우가 말하고는 젓가락을 들었다.식탁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안이슬이 식탁을 떠나 화장실로 가는 틈을 타 진원우가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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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송연아는 자기가 이런 일기를 쓴 적이 있었는지도 생각나지 않았다.기억을 더듬어 보니 송연아는 한 번 송태범과 싸우고 나서 화가 나 집 밖으로 뛰쳐나갔던 것 같은데 그날 마침 비가 와서 온몸이 흠뻑 젖었다.그때 하동훈이 마침 밖에서 돌아오던 중이었고 혼자 있는 그녀를 발견한 하동훈은 우산으로 비를 막아줬다.그때 송연아는 하동훈이 정말 백마 탄 왕자님이라고 생각했다. 부드럽고 자상한 왕자님 말이다.그때 송연아는 겨우 열네다섯 살이었던 것 같은데, 첫사랑이 막 생기기 시작할 때라 하동훈에게 느꼈던 호감을 일기로 적어놨었다.지금 다시 일기장을 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웠다.‘내가 이런 짓도 한 적이 있다고?’그제야 송연아는 강세헌이 왜 이상한 말만 골라 했는지 알 것만 같았다.이 일기장이 ‘원흉’이었다!‘그런데 세헌 씨는 언제 이 일기장을 본 거지? 하긴, 일기장이 서재에 있었으니 언제든지 볼 수 있었겠지. 이제 일기장을 버리고 세헌 씨에게 잘 설명해야지. 이 일기는 내가 멋모르고 쓰던 거니까.’그 생각에 송연아는 아예 일기장을 버리려고 했다, 아니면 강세헌이 또 오해할 것이기 때문이다.이때, 검은 그림자가 문틈으로 스쳐 지나갔다.송연아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서재에서 나왔다.이때, 아기가 배고픈지 어딘가 불편한지 울기 시작했고, 송연아가 방문을 열자 한혜숙은 아기의 엉덩이를 씻기고 있었다.송연아는 한혜숙을 도와 분유를 탔다.“가서 쉬어, 내가 하면 돼.”한혜숙이 말했다.“다 내려왔는데 제가 먹일게요.”한혜숙이 말했다.“그래, 알겠어.”한혜숙은 기저귀를 씻으러 갔고, 송연아는 아기에게 분유를 먹였다.아기는 분유를 먹으면서 서서히 잠이 들었다.송연아는 아기를 안은 채 침대에 누웠고, 아이를 재우다 보니 그녀도 스르르 잠이 들었다.기저귀를 씻은 한혜숙은 깊이 잠든 송연아를 깨우지 않았다.위층에서.강세헌은 침대 옆에 앉아 달빛을 보고있었다.그는 방금 서재에서 송연아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지켜봤었다.송연아가 침대에서 일어난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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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화

거즈를 감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송연아는 차에서 내려 회사 빌딩 안으로 들어갔다. 프런트 쪽으로 가려던 참이었는데, 마침 진원우가 걸어 나왔다.“어떻게 오셨어요?”진원우가 물었다.송연아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세헌 씨를 찾아요, 세헌 씨 지금 어디에 있어요?”“대표님 나갔어요.”진원우가 말했다.“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많이 급해요? 급하면 전화해서 돌아오시라고 할까요?”송연아가 잠깐 고민하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아니에요.”‘그냥 세헌 씨가 돌아온 다음에 말하는 게 좋겠어.’송연아는 다시 나와 병원으로 돌아갔다.마침 하동훈이 회진하고 있었는데 그녀를 위해 약을 바꿔 주었다.“나 퇴원하고 집에서 요양해도 될까요?”송연아가 물었다.하동훈이 웃으며 말했다.“본인도 의사면서 병원 냄새가 싫은 거예요?”송연아가 대답했다.“냄새가 싫은 게 아니고 너무 답답해서요.”“네, 그래도 되죠. 병원에 오기 싫다면 제가 격일로 집에 가서 약을 바꿔드릴까요?”하동훈이 말했다.송연아는 바로 거절했다.강세헌은 원래도 하동훈에 적의를 품었는데 그를 집까지 들이면 오해는 더 깊어질 것이다.“됐어요, 그냥 병원에 있을게요!”하동훈이 웃으며 물었다.“제가 집으로 가는 게 많이 불편한가 봐요?”“아니에요.”송연아가 부인했다.“참, 왜 외국에서 돌아온 거예요?”하동훈이 고개를 숙이자 그의 표정이 감춰졌다.“국내의 성형 업계가 돈 벌기 쉬워서 그렇죠.”그가 눈썹을 들썩이더니 웃으며 말했다.“이 병원 사람 꽉 찬 거 안 보여요? 대부분 다 젊은 여성들인데 자신의 외모에 항상 만족하지 못하나 봐요.”송연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맞는 말이긴 하네, 요즘 외모에 신경 쓰지 않은 여자가 어디 있어? 오히려 신체 건강을 소홀히 해서 문제지. 이것이 결코 좋은 현상은 아닌데 말이야.’“안 좋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이 사람들이 없었다면 우리 병원은 망했을 거예요.”하동훈이 웃으며 말했다.“참,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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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5화

저녁 여덟 시가 다 되었는데도 강세헌은 돌아오지 않았다.송연아는 그에게 전화를 했는데 아무도 받지 않았다.진원우에게 물어보고서야 알게 되었는데 강세헌은 그녀에게 인사 한마디 없이 출장을 떠났다고 한다.송연아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밤에도 잠을 이루지 못해 휴대폰만 뚫어지게 바라보며 그가 전화를 걸어오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강세헌의 전화가 아닌 어떤 병원에서 전화가 걸려왔다.“여보세요, 혹시 심재경 씨 친구분이나 가족분인가요?”송연아는 잠시 멈칫하더니 다시 물었다.“누구세요?”“여기 구급센터인데요, 환자님 번호를 찾아 연락을 드렸거든요. 만약 가족분이 맞으시면 이쪽으로 와줄 수 있어요?”송연아가 미간을 구기며 물었다.“무슨 일이 있었어요?”“화재가 일어났어요, 사람들 다 다쳤어요. 여기는 아성 병원 구급 센터예요.”그녀는 얼른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차려입고는 운전 기사더러 병원으로 가달라고 했다.밤에는 차가 적었기 때문에 곧바로 도착할 수 있었다.송연아는 다급하게 병원에 들어섰고 운전기사가 그 뒤를 따랐다.상황을 물어보니 심재경은 아직 검사와 수술을 하는 중이라고 했다.지금 얼굴을 보지 못하니 송연아는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새벽 4시가 다 되어서야 송연아는 심재경을 만날 수 있었다.그의 팔에는 넓은 면적의 화상이 있었는데 지금 치료 중이었다.심재경은 허약하게 병상에 누워 있었다.“어떻게 된 거예요?”송연아는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심씨 저택은 단독 빌라라 인테리어 할 때 분명 화재경보기가 작동할 텐데. 게다가 오작동으로 화재경보기가 울리지 않았다고 해도 빌라에서 탈출하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어쨌든 고층 주택이 아니었으니.심재경도 무슨 영문인지 모르지만 유난히 깊이 잠이 들었다. 짙은 연기에 잠에서 깰 때 온몸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심재경도 한때 의사였기 때문에 자신의 몸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별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그는 먼저 안이슬을 안고 나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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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송연아가 안이슬을 만나러 갔을 때, 안이슬은 적잖게 놀랐는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그런 안이슬을 본 송연아는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고 자책하기도 했다. 확실히 겁에 질린 안이슬을 의심했으니 말이다.송연아는 왠지 모르게 안이슬은 절대 이런 일에 놀라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지금은 좀 괜찮아요?”송연아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병원에서 잘 쉬지 못하는 거 아니에요? 나랑 같이 돌아가서 우리 집에서 며칠 지내요. 재경 선배는 며칠 쉬어야 퇴원할 수 있대요...”“괜찮아요, 가지 않을 거예요.”안이슬이 그녀의 말을 끊어버렸다.송연아는 선을 긋는 안이슬에 소외감을 느꼈다.“선배.”송연아가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우리는 엄청 친한 친구 사이였어요. 나를 남처럼 생각하지 말아요. 우리 예전에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잤던 사이라고요.”안이슬이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말했다.“그래요? 기억이 잘 안 나서요.”송연아는 포기하지 않았다. 계속 자기에게 냉담하게 구는 안이슬에게도 아랑곳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그래요?”“돌아가요, 난 재경 씨 보러 갈 거예요.”안이슬이 병상에서 내리더니 송연아를 신경 쓰지도 않은 채 혼자 갈 길을 갔다.송연아는 내심 서운했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안이슬이 자신에게 이렇게 차갑게 대하는 것도 기억을 잃었기 때문에 자기가 많이 양보하면 된다고 생각했다.안이슬이 병실로 왔을 때, 심재경은 어머니의 부상 상태를 살펴보고 있었다.안이슬은 차가운 얼굴로 덤덤히 이 모든 광경을 지켜봤는데 심재경이 돌아섰을 때, 그녀는 또다시 놀란 모습으로 변했다!냉기를 뿜던 그녀의 눈망울은 금세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어머님, 괜찮으세요?”안이슬이 낮은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심재경이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괜찮아. 넌 얼른 가서 쉬어.”안이슬은 가지 않고 제자리에 서 있었다.“그 집은 더 있을 수 없죠?”심재경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을 이어갔다.“되도록 빨리 새로운 거처를 마련할게.”“이번 화재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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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7화

‘세헌 씨에게서 걸려 온 전화인가?’송연아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여보세요?”전화기 너머로 한혜숙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연아야, 너 밤에 나갔어?”송연아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하면서 애써 실망을 감추려고 했다.“무슨 일이 있었는데 꼭 나가야 했어? 왜 이렇게 철이 없어. 지금 네가 어떤 상태인지 몰라서 그래?”한혜숙이 송연아를 나무랐다.송연아는 웃으면서 한혜숙에게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알겠어요, 다음부터는 안 그럴게요.”“계속 똑같은 말만 하잖아, 그런데 언제 한 번 약속을 지킨 적이 있어?”한혜숙은 그녀를 혼내고 싶지 않았지만 매번 송연아 때문에 걱정이 가득했다.“엄마, 이 일로 전화하신 건 아닐 테고, 무슨 일이 있어요?”“응, 빨리 돌아와.”“네.”“돌아와서 보면 알 거야.”송연아가 말했다.“저 곧 집에 도착해요.”말을 마친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그녀는 휴대폰을 들더니 잠깐 망설이고는 다시 한번 강세헌에게 전화를 걸었다.프랑스에서.브리언트 본사 빌딩은 국내 지사보다 더 으리으리하고 호화로웠다.대표 사무실은 독특한 프랑스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진중함을 잃지 않았다.강세헌이 이번에 프랑스로 온 건 송연아에게 화가 났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열기를 좀 식히려는 것도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확실히 프랑스에서 처리해야 할 업무가 있었다.널찍한 테이블 위에는 두툼한 서류가 쌓여 있었다.옆에 서 있던 임지훈이 씩씩거리며 말했다.“진원우 이 자식은 안 오려는 거야?”말하는 사이에 임지훈은 강세헌을 힐끔 바라봤다.강세헌은 임지훈을 프랑스 본사로 발령 보냈는데 다시 국내로 발령하지 않을 생각인지 궁금했다.그의 말을 들은 강세헌은 바로 그의 속셈을 알아채고는 그를 힐끔 보더니 말했다.“원우가 일을 너보다 잘해. 넌 여기 남아있는 게 좋을 것 같아!”“...”임지훈은 말문이 막혔다.‘윙윙.’테이블에 놓인 휴대폰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강세헌이 고개를 들자 발신자를 보고는 시선을 휴대폰에 멈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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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화

한혜숙은 웃으면서 말했다.“열어보면 알지.”송연아는 무엇인지를 알 것 같았다.“저더러 돌아오라고 한 게 이것 때문이에요?”송연아는 거실 전체에 수북이 쌓인 각종 고급 선물상자를 가리켰다.한혜숙은 고개를 끄덕였다.송연아는 슬리퍼를 신고 안으로 들어와 상자를 열었다.“아침 일찍부터 많은 사람이 선물을 보냈더라고. 그래서 내가 가서 너를 부르려고 했는데 네가 집에 없었지 뭐야, 넌 곧 신부가 될 사람이야, 모든 일에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너 자신을 좀 봐, 방금 수술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얼굴에 거즈를 두르고 밤늦게까지 밖에 돌아다니는 거야? 그러면 되겠어?”송연아는 웃으며 잘못했다고, 앞으로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말했다. 열린 상자 안에는 다이아몬드가 가득 박힌 하이힐 한 켤레가 들어 있었다.송연아는 눈썹을 찌푸렸다.한혜숙이 말했다.“이건 웨딩 슈즈인가 보네.”송연아는 또 다른 상자들을 하나씩 열어보았는데, 맞춤 드레스며 고급 침구 등 각양각색의 선물이 들어 있었다.대부분 각종 혼수가 들어있었는데, 원래 이런 것들은 모두 여자 쪽에서 준비해야 했지만 송연아는 이번 결혼식에서 아예 손을 뗐고 모든 것을 강세헌에게 맡겼기 때문에 그가 야심차게 준비한 것들이었다.강세헌은 웨딩 전문 업체를 찾아보고 필요한 것들을 다 나열해서 준비하라고 시켰는데, 그중 일부분은 직접 골랐다.“아직 바꿀 시간 있으니까 안 맞는 게 있는지 한 번 쭉 봐봐.”한혜숙이 말했다.송연아는 고개를 들었다.한혜숙은 미소를 지었다.“물건을 준비한 사람이 말했어.”송연아는 결혼한 적이 없었기에 결혼식을 하는데, 뭘 준비해야 할지 몰라 한혜숙에게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엄마가 좀 봐주면 안 돼요?”송연아는 솔직히 아직도 뭐가 부족한지 몰랐다.한혜숙은 딸아이를 바라보았다. 혼수는 원래 신부의 엄마가 다 준비했어야 했는데, 정작 엄마인 그녀는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했다.그래서 마음속으로 송연아에게 죄책감을 느꼈고 그녀에게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이라도 해주어 엄마의 책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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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심재경 어머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심재경은 말을 끊었다.“엄마, 무슨 소리 하시는 거예요?”심재경은 약간 화가 치솟았다.“어머니가 이슬이에게 어떻게 했는지 벌써 잊으신 거예요? 난 아직 그 일로 어머니께 따지지도 않았어요. 이슬이가 기억을 잃지 않았다면 우리가 다시 함께할 기회는 없었다고요. 이슬이가 이렇게까지 되었는데도 어머니는 이슬이를 의심하고 싶으세요?”“의심할 생각은 없었어...”“화재 원인은 이미 밝혀졌어요, 전기 회로 문제였고 누군가의 고의적이 아닌, 불가피한 화재였다고요. 어떻게 이런 일에서 이슬이를 의심할 수 있어요?”심재경은 안이슬에게 마음의 빚이 있었기에 불만으로 가득 찼다.심재경은 일념으로 만회하려고 했다!만약 지금에 와서도 안이슬을 의심한다면, 어찌 그를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병실 문 밖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안이슬은 조용히 자리에서 떠났다.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고 심재경의 말에 마음이 약해진 것도 아니었다.병실 안에서는.심재경 어머니는 증거가 없이 말만 하면 심재경이 믿지 않을 것을 알고 입을 열었다.“아무 말도 안 한 거로 치자.”하지만 의심은 아직 가시지 않았기에 혼자 뒷조사를 하기로 했다.심재경은 속으로 간신히 화를 억눌렀지만, 지금은 이성이 그나마 돌아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전 이슬이를 정말 사랑해요, 다시는 잃고 싶지 않다고요. 그니깐 함부로 의심하지 마세요.”심재경 어머니는 입을 앙다물고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그저 점점 짙어지는 심재경의 눈망울만 바라보았다.심재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앉아 있다가 안이슬이 돌아오자 사 온 사과를 받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는 그녀를 끌고 나갔다.안이슬은 심재경이 왜 기분이 언짢았는지 알았지만 일부러 물었다.“왜 그래요? 기분이 안 좋은 것 같은데요...”심재경이 말했다.“팔이 아파서.”안이슬이 말했다.“의사 부를까요?”“아니, 너만 내 옆에 있으면 돼.”심재경은 안이슬을 돌아보며 말했다.“네가 다시 내 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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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0화

심재경은 송예걸을 몹시 경계했다.어쨌든 안이슬은 기억을 잃기 전에 송예걸과 가까운 사이였다.안이슬이 송예걸에게 마음이 움직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녀를 향한 송예걸의 마음은 누구나 다 알고 있었다.심재경은 안이슬의 팔목을 끌어당겼고 송예걸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경계심과 적개심이 서려 있었다.“여긴 왜 왔어?”송예걸은 심재경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너 만나러 온 것도 아닌데.”심재경은 눈을 가늘게 뜨고 불친절한 눈빛으로 송예걸을 쏘아보았다.“경고하는데, 이슬이 다시는 찾아오지 마.”“하하하.”송예걸이 냉소를 지었다.“누나가 기억을 잃어서 잘됐구나 하고 계속 속이려는 거야? 전에 네가 누나에게 했던 모든 짓을 내가 한 번 여기서 다 까발려 볼까...?”“미친놈.”심재경은 안이슬을 끌고 차로 향했다.“저 사람 말 믿지 마.”안이슬은 아무 말 없이 송예걸을 돌아보았다.송예걸은 안이슬이 심재경에게 끌려가는 것을 보고는 본능적으로 성큼성큼 다가가 심재경에게 따지려고 했지만 안이슬의 눈빛에 제지당했다.송예걸은 잠시 어안이 벙벙해졌다.“이슬 누...”안이슬이 말했다.“저를 다시는 찾아오지 마세요.”송예걸은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심재경은 안이슬을 차에 태웠다.“우리 어디 가는데요?”안이슬이 물었다.“회사로 갈 거야, 처리할 업무가 좀 있어서.”심재경은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안이슬은 얼굴을 찡그렸다.“근데 왜 날 데리고 가는 거예요?”“언제나 곁에서 널 보고 싶으니까.”심재경은 한 손으로 운전했고 다른 한 손으로 안이슬의 손을 잡았다.“너도 집에서 할 일 없잖아. 그러니까 나와 회사에 같이 있어 줘, 일 끝나면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사실 심재경은 송예걸이 안이슬에게 옛날 일을 말할까 봐 두려운 것이었다.안이슬이 기억을 잃었어도 송예걸이 그녀에게 허튼소리를 한다면 그녀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가 되면, 그들 사이의 감정에는 다시 금이 갈 것이다.모처럼 다시 만회할 기회가 생겼는데, 심재경은 이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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