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그날 밤의 모든 챕터: 챕터 641 - 챕터 650

1265 챕터

제641화

“누군가가 강세욱과 그의 여자 친구를 빼갔습니다.”진원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세헌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어떻게 된 거야?”“원장님 전화를 받고 바로 청산정신건강병원으로 가봤는데, 두 사람이 갇혀 있던 방의 벽에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강세헌은 눈을 지그시 감으며 말했다.“알았어. 누가 두 사람을 데려갔는지 빨리 알아봐.”“네.”강세헌이 전화를 내려놓자, 송연아가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정신병원에 있던 강세욱과 임설이 도망갔어.”강세헌은 말하며 숟가락을 내려놓았다.“그래도 밥은 먹어야죠. 내 성의인데?”송연아가 다가와 숟가락을 다시 건네며 말했다.강세헌은 그녀를 바라보며 웃었다.“알았어, 다 먹을게.”“누구일까요?”그녀가 물었다.강세헌은 깊게 생각도 하지 않고 대답했다.“강세욱을 구하고 싶은 사람 그 노인네밖에 더 있겠어. 그런데 왜 진작 구하지 않고 지금에야 움직인 건지 모르겠어.”송연아 역시 그게 궁금했는데 도무지 알 수가 없다.“원우가 알아볼 거니까, 당신은 걱정하지 말고 먼저 올라가서 자.”“밥 다 먹을 때까지 기다릴게요. 다 먹는지 지켜볼 거예요, 낭비하면 안 되니까.”“밥 한 톨도 안 남길 거야. 당신도 한 입 먹어봐.”강세헌은 한 숟가락 떠서 송연아에게 건넸다.송연아는 더 거절할 수 없어 먹었다.아침이 되자, 강세헌은 아침도 먹지 않고 일찍 집을 나갔다.송연아는 강세헌이 강세욱이 구출된 것에 대해 화가 났을 거라는 것과 오늘 아주 바쁠 거라는 것을 알았다.그녀는 정상적으로 일어났고 오늘은 외출하지 않기로 했다.시간이 있을 때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10시가 조금 지났을 때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다.연구센터의 원장이 송연아를 만나고 싶다는 전화였는데 그때 큰 도움을 줬던 원장이기 때문에 거절할 수 없었다.“점심때 유가든 중식당 어때요?”“알았어요.”송연아는 흔쾌히 동의했다.전화를 내려놓자, 한혜숙이 물었다.“외출할 거야?”“네, 가봐야 해요.”“그럼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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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화

“지난번에 연아 씨가 약을 개발할 때, 정말 놀라웠어요. 당신들의 전문성과 인내심 정말로 존경해요. 미디브 연구소에 계셨고 또 최신 데이터도 가져오셔서 정말 큰 공헌을 하셨어요. 그래서 말인데 오늘 연아 씨한테 원장직을 부탁하려고 왔어요.”송연아는 원장이 자기에게 원장 자리를 맡기려 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충격에 눈이 휘둥그레졌고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망설였다.“저는 아직 원장을 하기에 많이 부족합니다.”“서둘러 대답할 필요는 없어요. 돌아가서 천천히 생각해 보세요.”원장은 그녀에게 물 한 잔을 따라주며 말했다.“원래는 부 원장한테 넘기려고 했는데 알고 보니... 다행히 전에 일어났던 일 때문에 그의 실체를 알 수 있었어요. 만약 연구센터를 그자에게 맡겼다면 그야말로 재앙이었을 거예요.”송연아는 뭐라고 할 말이 없어서 차를 한 모금 마셨다.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었기에 굳이 붙잡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생각해 보시고 언제든지 전화 주세요.”원장은 진심이었다.“잘 봐주시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생각해 보겠습니다.”“비록 아직 젊으시지만 연아 씨의 능력을 인정합니다. 연아 씨가 맡아 주신다면 우리나라의 의학 발전에 큰 힘이 될 겁니다.”원장은 연구소 내부에서 적임자를 고르지 못했다.송연아는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경험은 충분했다.원장과 헤어진 송연아는 과일을 사서 병원으로 갔다.송예걸은 잘 회복하고 있었다.그는 송연아를 보자 너무 반가웠다.“나를 잊어버린 줄 알았어.”송예걸이 불만을 털어놓았다.송연아는 그한테 바나나 껍질을 벗겨주며 말했다.“구해주지 말 걸 그랬어. 그럼 이런 불만을 안 들어도 되니까.”송예걸은 웃으며 말했다.“누나, 농담인데 진담으로 받으면 어떡해.”송연아는 의자를 옮겨 침대 옆에 앉으며 물었다.“언제 퇴원할 수 있대?”“일주일 정도 더 있으면 된다고 했어.”“알았어. 그리고 너 이식한 심장 누구 건지 알아?”“어느 기증자겠지.”어차피 더 살 수 없는 사람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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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3화

“케이크 사러 왔어요?”구애린은 전혀 낯선 감이 없이 웃으며 물었다.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진원우가 너무 바빠서 나랑 놀아줄 시간이 없어요. 혼자 너무 심심한데, 저랑 같이 놀아줄래요?”구애린이 물었다.송연아는 거절할 생각은 없었지만 정말 시간이 없었다. 일을 하지 않을 때 집에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뭐라도 할 생각은 없어요? 좋아하는 일이요, 그럼 시간도 보낼 수 있고요.”“저도 그러고 싶었는데 진원우가 먹여 살린다고 하네요.”구애린은 행복한 얼굴로 말했다.송연아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행복하다고 느낄 때 사람에게서 발산되는 빛은 보고 있는 사람까지 따뜻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왜 웃어요? 제가 말을 잘못했나요?”구애린이 물었다.“아니요. 원우 씨 좋은 사람이에요. 두 사람 너무 축하해요.”“저한테 잘해줘요. 그런데 너무 바빠서 만날 시간이 없어요. 어떤 때는 밤에 집에도 못 들어와요.”“일이 많이 바쁜가 봐요.”송연아가 말했다.“아 그거...”구애린이 또 무슨 말을 하려고 할 때 송연아의 케이크가 다 되었다.송연아는 케이크를 받아 들고 말했다.“그럼 저는 먼저 가볼게요.”“네, 들어가세요. 저는 좀 있다가 쇼핑이나 하려고요.”송연아는 케이크를 들고 문 앞으로 가더니 걸음을 멈추고 돌아섰다.“우리 집에 갈래요?”“좋아요.”그런데 뭔가 생각하는가 싶더니 물었다.“강세헌이 저를 보면 화내지 않을까요?”강세헌의 어머니가 그녀를 키워줬을 뿐 둘은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안 그래요.”송연아가 말하자 구애린은 안도하며 그녀를 따라갔다.그녀는 아주 자연스럽게 송연아의 팔짱을 꼈다.“뭐라고 부를까요?”“이름 부르면 돼요.”“안 돼요. 언니라고 부를게요.”“...”“비록 강세헌과 아무런 혈연관계가 없다고는 하지만 엄마가 저를 키워주셨으니 10분의 1 정도의 여동생 지분이 있는 거니까요.”구애린의 설명에 송연아는 웃었다.“성격이 참 좋네요.”집에 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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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뭔데요?”송연아는 엄마의 긴장된 모습을 보고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하다고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갔다.“이거 봐.”한혜숙이 핸드폰을 내밀었다.핸드폰을 받아 뉴스를 보는 송연아의 미간은 점점 굳어졌다.강세헌의 할아버지가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 갔다는 소식이었다.사진도 있었는데 비록 선명하지는 않지만, 강세헌과 강의건 회장인 건 알 수 있었다.“아래 댓글을 봐. 비난이 빗발쳐.”한혜숙은 그들을 혼내주고 싶었지만, 핸드폰을 잘 다루지 못하기에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송연아는 한혜숙을 달래면서 말했다.“제가 가볼게요.”송연아는 이 문제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을 수 있다고 느꼈다.강세헌의 능력에 이런 뉴스는 쉽게 막을 수 있었을 텐데 못 막았다는 건 무슨 음모가 있는 게 분명했다.“네가 가서 뭘 할 수 있는데?”한혜숙이 말했다.“강 회장이 병원에 갔다니까 상태를 알아봐야죠. 세헌 씨가 이대로 모든 걸 뒤집어쓸 수는 없잖아요.”“그래, 너 의사니까, 정말 아픈 건지, 아픈 척하는 건지 알아볼 수 있겠다. 얼른 가봐. 조심해서 다녀오고.”“네.”송연아는 떠나려다가 구애린이 생각나서 한혜숙에게 낮은 소리로 말했다.“엄마, 내가 데려온 손님 이름은 구애린이고 세헌 씨 어머니가 키운 아이예요. 강세헌과 아무런 혈연관계는 없지만 그래도 연계는 있어요. 게다가 지금 세헌 씨가 그쪽 강씨 가문과 연을 다 끊어서 친척도 없잖아요. 구애린 씨 성격도 좋아요. 제가 돌아오지 못하면 엄마가 잘 챙겨줘요.”한혜숙은 딸의 손을 잡아주며 말했다.“잘했어. 걱정하지 말고 다녀와, 내가 알아서 할게.”송연아는 집을 나서기 전 구애린에게 말했다.“저 일이 있어서 나가봐야 해서 그러는데, 걱정하지 말고 여기서 놀아요.”“알았어요.”...차에 탄 송연아는 강세헌에게 전화했다.“지금 어디예요?”“병원에 있어.”“어느 병원이에요?”강세헌은 잠시 침묵하다가 대답했다.30분 후 송연아가 병원에 도착했다.강세헌은 그녀의 등장에 놀라지 않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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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5화

송연아가 대답하기도 전에 강세헌이 거절했다.“그럴 시간 없어요. 할 얘기 있으면 저한테 해요.”“회장님은 송연아 씨만 만나겠다고 하셨습니다.”전 집사가 말했다.강세헌이 또 거절하려고 할 때 송연아가 말했다.“제가 만나볼게요.”강세헌은 몇 초간 침묵으로 송연아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가봐.”송연아는 전 집사를 따라 병실로 들어갔다.강의건은 침대에 기대어 있었는데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았고 얼굴은 노랗고 눈빛은 생기가 없어 보였다.“왔어? 오랜만이군.”강의건이 물었다.송연아도 정중하게 인사했다.“안녕하세요.”“넌 똑똑한 아이니까 내가 널 왜 찾는지 알겠지?”강의건은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죄송합니다만, 무슨 말씀인지요?”“세헌이와 오랫동안 같이 지내더니 닮아가는구나. 내가 사람 하나는 잘 봤어. 자네를 처음 봤을 때부터 세헌이의 마음을 잡아줄 수 있을 것 같았거든. 그런데 내가 잘못하는 바람에 지금 이런 상황이 되긴 했지만. 솔직하게 얘기할게. 세욱이와 세헌이는 사촌지간인데 정말로 죽을 때까지 가둬야겠어?”송연아는 강의건이 강세욱을 살리고 싶었다면 왜 지금까지 기다렸는지 궁금했다.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충분히 기회가 있었을 텐데 말이다.“원래는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얼마 전에 뇌암을 확진 받아 이제 얼마 살지도 못하는데 이대로 죽을 수가 없어서 자네한테 부탁하네. 이미 오래 가뒀었잖아, 세욱이도 이제 제정신이 아니야. 나온다고 해도 아무것도 못 해.”송연아는 강세욱이 저지른 일을 잊지 않았기에 강세헌이 하는 일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할아버지, 세헌 씨의 성격은 할아버지도 잘 아시잖아요. 한번 결정한 건 아무도 못 말려요.”“지금은 달라, 세헌이 네 말은 들을 거야.”“할아버지 저를 너무 높이 평가하시네요.”송연아는 계속 말을 돌리며 거절했다.“이렇게 죽어가는 노인네가 부탁하는데도 안 되겠나?”강의건의 목소리가 눈에 띄게 차가워졌다.그럼에도 송연아는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할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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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6화

강세헌의 표정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그는 송연아의 머리카락을 잡고 빙글빙글 돌리면서 물었다.“우리 작은아들 이름 뭐라고 할까요?”송연아는 그를 돌아보았지만, 도저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왜 그렇게 봐? 내가 그렇게 멋있어?”송연아는 강세헌이 강씨 집안 얘기를 하기 싫어하는 걸 눈치챘다.“전혀, 하나도 안 멋있어요.”그녀는 얼굴을 찡그렸다.강세헌은 송연아를 품에 끌어안고 턱을 꼬집으며 말했다.“진심이야?”송연아의 장난기가 발동했다.“당연히 진심이죠.”강세헌은 그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며 물었다.“말해봐, 어디가 못생겼어?”송연아는 강세헌의 얼굴을 바라봤는데 눈은 반짝반짝 빛났고 이목구비가 뚜렷했으며 코도 높았는데 못생긴 데가 하나도 없이 너무 매력적이었다.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본의 아니게 말했다.“얼굴도 별로고 눈도 못생겼고...”말하다가 송연아는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강세헌은 송연아를 붙잡고 말했다.“이번 일에 관여하지 마. 내가 알아서 처리할 거야.”송연아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세헌 씨가 걱정되니까 그렇죠. 분명히 피해자인데 모두가 가해자라고 떠드니까 억울하잖아요. 뉴스 막을 수는 있는 거죠?”강세헌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떠들고 싶은 대로 떠들라지 뭐.”송연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강세헌을 심각하게 바라보며 말했다.“당신 잘못이 아닌데 왜 오해를 받아요?”그녀는 그가 모함받고 있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왜 그렇게 흥분해?”“속상하니까요. 세헌 씨가 괜찮다고 가만히 있으면 그들은 더 할 거예요.”강세헌의 입가에 미소가 깊어졌다. 그는 이런 송연아가 너무나 좋았다.“바로 처리하라고 할게.”“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이미지 관리를 하느라 자선활동도 하는데 세헌 씨는 왜 모함을 당하고도 가만히 있어요?”“알았어, 주의할게.”사실 강세헌은 위선을 떨고 싶지 않았다.많은 사람들은 자선 활동에 참가하여 기부하면서 외부의 이미지 관리를 하지만, 정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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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7화

구애린과 찬이가 숨바꼭질하다가 강세헌과 부딪쳤다.강세헌의 얼굴이 어두워지자, 구애린은 긴장했다.“미... 미안해요.”송연아는 서둘러 강세헌의 팔을 끌어당기며 웃었다.“제가 집에 초대했어요.”강세헌은 고개를 돌려 송연아를 보며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송연아는 구애린한테 찬이와 놀라고 하고는 강세헌과 같이 방으로 들어갔다.“왜 그래요?”“그럼 웃으면서 반겨줘야 하는 거야?”송연아는 옆에 앉아서 그의 팔을 잡고 말했다.“화내지 말아요. 집에 외부인이 들어오는 걸 싫어하는 거 알아요. 구애린 씨를 데려온 건 나도 생각이 있어서 그런 거예요. 생각해 봐요, 구애린 씨는 지금 세헌 씨 오른팔인 원우 씨랑 사귀고 있어요. 게다가 어머님이 키우신 엄연한 어머님 딸이에요. 모르는 사이로 지낼 수 없잖아요.”송연아는 강세헌의 어깨에 기대어 계속 말했다.“난 세헌 씨 옆에 가족이 있었으면 좋겠어요.”강세헌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당신은 내 가족 아니야?”예전 같으면 가족을 그리워했을지도 모르지만, 이제 강세헌에게는 송연아와 두 아이가 있다. 여기가 바로 그의 집이다. 그들 외에 다른 그 어떤 것도 그에게 중요하지 않았다.“그건 다르죠. 그리고 찬이도 자기를 사랑해 주는 이모가 있어서 좋아할 거예요.”강세헌은 송연아를 몇초간 쳐다보다가 말했다.“말은 잘해.”“인제 그만 나가요. 손님이 있는데 방에만 있으면 안 되잖아요.”송연아는 강세헌을 끌고 나갔다.구애린은 아까처럼 찬이와 놀아주지 못하고 다소곳하게 소파에 앉아 있었고 찬이는 같이 놀자고 떼쓰고 있었다.“우리 계속 놀아요.”송연아가 다가와 아들을 안으며 말했다.“엄마도 같이 놀까?”“네!”찬이는 손뼉을 치며 행복하게 웃었다.“어이구...”송연아는 찬이가 흘린 침을 닦아주었다.구애린이 갑자기 일어났다.“저는 이제 가봐야 겠어요.”송연아가 말렸다.“저녁 같이 해요.”“그게...”“좀 있으면 원우 씨도 올 거예요.”송연아의 말이 끝나자마자 초인종이 울렸다.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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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8화

송연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안에 있는 책들을 계속 정리했다.“중요한 것들도 있죠. 예전에 적어둔 것 중에 지금도 쓸모 있는 것들도 있을 거예요.”그러고는 자신이 정리한 책들을 가리키며 물었다.“이것들을 여기 서재에 둬도 되죠?”강세헌은 송연아가 그 일기장을 '보관해야 할 것' 더미에 넣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송연아는 지금 그의 표정이 얼마나 어두운지 보지 못하고 혼잣말했다.“아무 말 안 하면 동의한 거예요. 걱정하지 말아요. 많은 공간을 사용하지는 않을게요. 나머지는 버릴 거니까, 두 칸 정도 비워두면 될 거예요.”강세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섰다.송연아는 책 정리를 마치고, 한혜숙의 책도 몇 권을 가져다주었다.그리고 찬이를 목욕시키고 작은아들의 기저귀를 갈아주었다.“둘째 이름을 지어줘야지.”한혜숙이 귀띔했다.“찬이처럼 아무 이름이나 짓지 않고 세헌 씨에게 마음을 담은 이름을 지어달라고 해야죠.”“우리 찬이 이름이 어때서? 얼마나 예쁜데.”한혜숙이 말했다.“알았어요.”송연아가 웃었다.그녀는 위층으로 올라가 샤워하고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으며 말했다.“둘째 아들 이름 지어줘요.”강세헌은 못 들은 것처럼 아무 반응이 없었다.송연아는 그가 아직 자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껌딱지처럼 달라붙었을 건데 오늘 이상했다. 지금 상황은 전에 없었던 일이었다.‘화가 났나?’송연아는 뒤에서 그를 껴안으며 물었다.“아직도 구애린 씨 때문에 화났어요?”“나 졸려.”강세헌이 그녀를 밀어냈다.강세헌이 그녀를 밀어낸 건 처음이었기에 놀랐다.“피곤해요?”송연아는 조심스럽게 물었다.강세헌은 눈을 감고 자는 척했다.송연아는 옆에서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아 강세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왜 기분이 안 좋을까 생각했다. 그러다가 강세헌이 정말로 많이 피곤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며 안심하고 눈을 감고 다시 잠을 청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곧 그녀의 부드럽고 고른 숨소리가 들렸다.강세헌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아서 옆에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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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9화

“세헌 씨, 왜 그래요?”송연아가 물었다.왜 갑자기 자기한테 화내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강세헌은 다시 침대로 들어가 이불을 뒤집어썼다.씻고 나온 송연아는 다시 침대에 누워 있는 남자를 보며 뭘 잘못 먹었나 하고 생각했다.“아침 밥 안 먹을 거예요?”강세헌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송연아의 말을 무시했다.송연아는 어린아이 같은 그의 행동을 보며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나 오늘 약속이 있어서, 먼저 내려가 밥 먹고 나갈게요.”강세헌은 순간 벌떡 침대에서 일어나며 물었다.“누구 만나러 가는 건데?”“흉터 수술 때문에 성형외과 예약했어요.”강세헌은 그제야 안도하며 말했다.“알았어.”그러고는 다시 누웠다.어제 밤새 못 잤기 때문에 잠을 좀 자야 했다.송연아는 침대 옆으로 다가가 강세헌을 안아주며 말했다.“잘 자요.”그렇게 말하고는 돌아서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강세헌은 자려고 누웠지만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아 간단히 씻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송연아는 내려오는 그를 보고 물었다.“안 자요?”한혜숙은 아침밥을 가져와 식탁에 올려놓으며 강세헌의 검푸른 다크서클을 보며 물었다.“잠 잘 자지 못 했어?”강세헌은 송연아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좀 까다로운 일이 있어서요.”“일도 중요하겠지만, 몸이 더 중요한 거 알지. 저녁에 일찍 와, 몸보신할 수 있는 거 만들어 줄게.”한혜숙이 걱정하며 말했다.“감사합니다, 장모님.”한혜숙은 강세헌이 부르는 호칭을 들을 때마다 입가에 미소가 더 깊어지곤 했다.식사가 끝난 후.두 사람은 함께 외출했다.“기사님한테 데려다 달라고 하면 되는데.”“내가 데려다줄게.”강세헌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송연아는 어젯밤부터 강세헌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 같아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차에 탔다.차가 성형외과 병원 앞에 멈추자, 송연아는 차에서 내리며 말했다.“나 갈게요.”강세헌은 또다시 자신이 본 것을 떠올리며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을 느꼈다.그래서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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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0화

“강세욱, 넌 내 손에서 못 벗어나. 미친 짓을 해서 도망치려는가 본데 꿈 깨.”강세헌은 잠시 멈칫하더니 조롱 섞인 어조로 말했다.“왜 나한테 졌는지 알아? 멍청해서 그런 거야.”강세욱의 눈이 빨개지고 있었다.미친 것처럼 낄낄대는 목소리도 날카로워졌다.분명 힘들게 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강세헌은 몸을 숙여 그의 자존심을 짓밟으며 말했다.“지금 네 모습을 봐봐, 자기 여자도 지켜주지 못하고 같이 이 고통을 받게 하고 있으니. 너 남자 맞아? 길거리 거지도 너보다는 낫겠다.”“허허, 맛있어, 먹어봐.”강세욱은 웃으며 손에 쥔 밧줄을 들어 강세헌에게 건넸는데 표정만큼은 진짜로 미쳐 있는 것 같아 보였다.“난 네가 정신환자라는 걸 안 믿어.”“네가 정신환자야.”강세욱이 웃으며 말했다.진원우가 강세헌에게 귓속말로 속삭였다.“여기에 오래 둘 수는 없습니다. 다른 곳을 찾아야 합니다.”강세헌은 심호흡하며 생각했다.‘정말 잘 참네. 갖혀 있더니 인내심이 더 늘었어.’“힘들게 다른 곳 찾느라 하지 마. 노인네가 풀어주라고 했으니 그냥 풀어주자.”진원우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돌리더니 금세 강세헌의 의도를 파악하고는 협조했다.“네, 대표님. 이렇게 인력 물력을 낭비할 바엔 그냥 두 다리, 두 손을 부러뜨리고 혀를 잘라버리죠. 그럼 말도 못 하고 글도 쓸 수 없으니 더 이상 나쁜 짓을 못 할 겁니다. 폐인이 된다면 강 회장님 곁으로 보내줘도 별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그래, 그런 방법이 있었구나. 그렇게 해.”강세욱이 참는 건 자유와 희망을 찾고 싶은 거지 폐인이 되려는 건 아니었다.그렇게 살아서 뭘 하겠는가?“강세헌!”강세욱은 눈이 터질 듯이 분노에 찬 눈빛으로 강세헌을 노려보았다!“죽여 버릴 거야!”그러고는 강세헌과 함께 죽으려는 듯이 그에게 달려들었다!강세헌은 강세욱이 미치지 않았을 거라고 확신하고 그를 자극해 본심을 드러내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수시로 방어 준비를 하고 있어서 강세욱이 달려드는 순간 발로 차버렸다.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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