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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송연아는 자기가 이런 일기를 쓴 적이 있었는지도 생각나지 않았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송연아는 한 번 송태범과 싸우고 나서 화가 나 집 밖으로 뛰쳐나갔던 것 같은데 그날 마침 비가 와서 온몸이 흠뻑 젖었다.

그때 하동훈이 마침 밖에서 돌아오던 중이었고 혼자 있는 그녀를 발견한 하동훈은 우산으로 비를 막아줬다.

그때 송연아는 하동훈이 정말 백마 탄 왕자님이라고 생각했다. 부드럽고 자상한 왕자님 말이다.

그때 송연아는 겨우 열네다섯 살이었던 것 같은데, 첫사랑이 막 생기기 시작할 때라 하동훈에게 느꼈던 호감을 일기로 적어놨었다.

지금 다시 일기장을 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내가 이런 짓도 한 적이 있다고?’

그제야 송연아는 강세헌이 왜 이상한 말만 골라 했는지 알 것만 같았다.

이 일기장이 ‘원흉’이었다!

‘그런데 세헌 씨는 언제 이 일기장을 본 거지? 하긴, 일기장이 서재에 있었으니 언제든지 볼 수 있었겠지. 이제 일기장을 버리고 세헌 씨에게 잘 설명해야지. 이 일기는 내가 멋모르고 쓰던 거니까.’

그 생각에 송연아는 아예 일기장을 버리려고 했다, 아니면 강세헌이 또 오해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검은 그림자가 문틈으로 스쳐 지나갔다.

송연아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서재에서 나왔다.

이때, 아기가 배고픈지 어딘가 불편한지 울기 시작했고, 송연아가 방문을 열자 한혜숙은 아기의 엉덩이를 씻기고 있었다.

송연아는 한혜숙을 도와 분유를 탔다.

“가서 쉬어, 내가 하면 돼.”

한혜숙이 말했다.

“다 내려왔는데 제가 먹일게요.”

한혜숙이 말했다.

“그래, 알겠어.”

한혜숙은 기저귀를 씻으러 갔고, 송연아는 아기에게 분유를 먹였다.

아기는 분유를 먹으면서 서서히 잠이 들었다.

송연아는 아기를 안은 채 침대에 누웠고, 아이를 재우다 보니 그녀도 스르르 잠이 들었다.

기저귀를 씻은 한혜숙은 깊이 잠든 송연아를 깨우지 않았다.

위층에서.

강세헌은 침대 옆에 앉아 달빛을 보고있었다.

그는 방금 서재에서 송연아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지켜봤었다.

송연아가 침대에서 일어난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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