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그날 밤의 모든 챕터: 챕터 431 - 챕터 440

1265 챕터

제431화

송연아는 그림자만 보고 그 사람이 누군지 단번에 알아챘다.강세욱과 싸울 때도 그녀는 결코 두려움을 느낀 적이 없었다.그러나 강세헌이 혹시나 강세욱의 꾀에 걸려들지는 않을까 두려움이 생기면서 처음으로 겁먹기 시작했다.어찌 됐든 두 사람의 목숨을 손에 쥐고 있으니 강세헌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다.“봐봐, 내가 올 거라고 했지?”드디어 갑이 된 강세욱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박장대소했다.지금의 혼란스러운 상황과 달리 강세헌의 걸음은 무겁고 안정적이며 여유로웠다.그는 마음 아픈 듯 걱정 어린 눈빛으로 송연아를 힐끗 보고선 곧바로 무표정한 얼굴로 강세욱을 바라봤다.“네가 원하던 거.”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강세욱은 마음속 깊이 그를 두려워하는 감정으로 가득 찼고, 이번에도 직접 가지러 가는 것이 아니라 부하를 시켰다.부하가 망설이며 주춤하자 그는 곧바로 엉덩이를 걷어찼다.“빨리 가.”부하는 전전긍긍하며 강세헌을 향해 걸어갔다.“브리언트로 송연아를 바꾸다니. 아직도 많이 신경 쓰고 있었네.”여자 때문에 브리언트를 포기하는 건 정말 손해가 큰일이기에 내기를 제안할 때만 해도 그는 마음속으로 확신이 없었다.“지금 보니 송연아를 이용해서 협박한 건 정말 잘한 것 같네.”강세욱은 송연아를 완벽하게 다루고 있었다. 폭탄 조끼를 입힌 것뿐만 아니라 부하 두 명이 그녀를 꽉 잡고 있어 아예 움직일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내 아이의 엄마니까 구하러 온 거야. 다른 사람한테 매정하고 무자비하다는 말 듣고 싶지 않거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니까 착각하지 마.”말하면서도 강세헌은 송연아한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일부러 싸늘하게 굴었다.송연아는 몸이 좋지 않은지 초점이 풀린 채 멍한 표정을 지었고 머릿속엔 온통 ‘아이의 엄마니까 구하러 온 거야’라는 말만 울려 퍼졌다.매정한 그의 말에 그동안 잘해주고 챙겨준 건 오직 찬이를 낳은 것 때문이라고 오해했다.그녀는 강세헌을 바라봤다.“좋아했던 적은... 한 번도 없어요?”강세헌은 그녀의 불편함을 깨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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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화

강세헌은 송연아의 움직임을 알아챘다.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송연아는 어느새 사람들한테서 벗어나 강변을 향해 달려갔다!강세헌은 순식간에 눈빛이 변했고 쏜살같이 달려가 그녀의 손목을 붙잡더니 품에 안고 속삭이며 위로했다.“장난치지 마...”절망에 빠진 송연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저 때문에 당신이 위협받는 게 싫어요.”지금껏 잘해준 모든 행동이 단지 아이 때문이라는 그의 말에 송연아는 절망했다.그가 자신 때문에 강세욱한테 위협받는 걸 원하지 않았고 이렇게 떠나는 게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고 생각했다.강세헌은 그녀의 마음에 들어온 사람이었고 그녀가 사랑한 유일한 남자였다!두 사람이 같이 있는 모습에 죽은 어머니와 장애를 입은 아버지를 떠오른 강세욱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버튼을 눌러 두 사람을 함께 죽여버리기로 했다.그의 움직임을 알아챈 송연아는 있는 힘껏 강세헌의 팔을 물었고 그가 아파하며 힘이 풀린 틈을 타 재빨리 밀어냈다.“찬이를 구해줘요...”마지막 말과 함께 그녀는 강으로 뛰어내렸고 곧이어 거대한 폭발음이 울렸다.비록 강세헌은 밀려났지만 너무 가까이 있은 탓에 폭탄의 여력에 밀려 기슭에 쓰러졌다.터지는 불빛은 하늘의 반을 밝게 비추었고 화약 냄새가 공기를 가득 채웠다.강은 물보라를 일으키며 기슭을 적셨고 이때 차에 숨어있던 사람들이 달려 나왔다.강세헌은 사람을 안 데려온 게 아니라 숨길 목적으로 일부러 직접 운전했다.사람들은 하나같이 손에 마취총을 들고 있었고 기회가 엿보며 강세욱과 그의 부하를 쏘려 했으나 적절한 기회를 찾지 못해 결국 이런 일이 일어났다.부하의 허리춤에서 칼을 빼낸 강세욱은 강세헌을 향해 걸어갔다. 그가 죽었는지 직접 확인하고, 살아있으면 직접 죽이려고 했는데 걸음을 떼자마자 목덜미에 마취총을 맞아 그대로 정신 잃고 쓰러졌다.그렇게 강세욱의 부하들은 그렇게 하나둘씩 잡혔다.“얼른 밑으로 내려가. 무조건 사모님을 찾아야 해...”...그 시각 병원, 강세헌은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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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3화

의사 선생님은 안타까워하며 유감을 표했다.“최선을 다했지만 부상이 너무 심각했습니다...”순간 심정이 철렁 내려앉은 진원우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강세헌을 바라봤고 잔뜩 긴장한 그의 표정에서 일촉즉발의 상황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진원우는 살얼음 위를 걷는듯한 느낌이었다.“대표님...”강세헌의 목소리는 가슴 깊은 곳에서 흘러나온 듯 매우 낮고 무거웠다.“지금 농담하시는 거죠?”의사 선생님은 긴장한 채로 답했다.“이런 일로 농담하는 사람이 아닙니다.”강세헌은 애써 현실을 부정했지만 너무 선명하게 귀에 꽂힌 의사 선생님의 말에 마른 침만 삼켰다.“대표님, 일단 진정하세요.”진원우는 그를 설득하려 했으나 강세헌은 진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견딜 수 없는 상황에 그는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갔고 수술실 문 앞에 멈춰 선 그의 다리는 납을 채운 것만 같았다.수술실의 문은 열려있었고 이번 수술을 담당한 의사들이 수술대 옆에 일자로 선 채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주석민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수술대 위에 누워있는 시신에는 튜브가 꽂혀있었는데 그 모습마저도 선명하게 보였고 얼굴은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두 눈이 빨갛게 충혈된 강세헌은 누워있는 시체가 송연아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 헛웃음을 치며 말했다.“가짜 시신으로 날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고개를 숙이고 있던 주석민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얼굴도 없는데 어떻게 안거지?’고개를 들고 강세헌의 당황한 눈빛을 보고서야 시체가 송연아가 아닌 걸 알아챈 게 아니라 그저 이 사실이 믿기지 않아 현실 부정하며 자신을 속이고 있음을 깨달았다.주석민은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최선을 다했지만 부상이 너무 심한 터라 저희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강세헌은 사람을 죽일듯한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당신들이 무능한 게 아니고?”지금 입을 여는 순간 상황이 일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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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진원우는 한숨을 쉬며 무기력하게 말했다.“다들 나가시죠.”어쩌면 혼자 마음을 추스르고 진정하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의사 선생님들도 줄지어 밖으로 나갔다.감히 강세헌과 말할 엄두조차 없었던 주석민은 진원우를 보며 말했다.“시신을 이대로 계속 방치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가능한 빨리 영안실로 옮겨야 합니다.”그의 말에 동의한 진원우도 얼른 시신을 영안실로 보내고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강세헌이 걱정되었다.“노력해 볼게요.”주석민은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그럼 부탁하겠습니다.”강세헌은 모든 사람을 내보낸 후 홀로 수술대 앞에 섰다.세상에 혼자 남은 듯 주위의 모든 게 멈춰있는 느낌이었다!밖에 있던 진원우는 초조했지만 섣불리 들어갈 용기가 없어 날이 저물 때까지 몇 시간 동안 밖에서 기다렸다.그러나 강세헌은 여전히 나오지 않았고 조급함에 발만 동동 굴리던 그때 임지훈이 다가왔다.“어때?”순간 눈시울이 붉어진 진원우는 쉰 목소리로 모든 일을 임지훈한테 말해줬고 충격에 빠진 그는 차마 믿을 수가 없었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모든 준비를 했는데 이런 사고가 일어난다고? 그럼... 대표님은 이제 어떡하지?”“사람을 쫓아내고 혼자 몇 시간 동안 수술실에 있는데 차마 방해할 수가 없었어.”“그렇다고 이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잖아?”“다른 방법이 있을까?”임지훈은 벤치가 앉아 머리를 긁적이며 고민에 빠졌고, 진원우 역시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아이랑 한혜숙 씨는 괜찮지?”그들의 안전이 걱정됐던 진원우는 무의식적으로 물었고 그의 말에 임지훈은 순간 아이디어가 떠오른 듯 고개를 들었다.“생각났어.”“뭐야?”“연아 씨 말고도 대표님한테 다른 가족이 남아있잖아.”진원우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찬이 말하는 거야?”“그래, 연아 씨가 죽었다는 슬픔에서 벗어나기 힘들겠지만 그렇다고 자식인 찬이를 그저 내버려 둘 수는 없을 거잖아?”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진원우는 걱정이 앞섰다.“여긴 병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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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5화

“무슨 방법인데?”임지훈이 흥분한 목소리로 물었다.“형수님이 죽으면 범인은 누구야?”진원우가 물었다.임지훈은 진원우를 바보 보는 것처럼 쳐다보며 말했다.“당연히 이 모든 일을 저지른 강세욱이지!”“강세욱이 도망친다면...?”“절대 도망칠 수 없을 거야. 난 그놈이 도망치게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진원우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지훈이 끼어들어 독기 서린 채 말했다.“감히 도망치면 그의 다리를 부러뜨릴 거야.”진원우는 서두르지 않고 임지훈이 진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설명했다.“그놈이 도망칠 수는 없지만, 우리가 먼저 보내줄 수는 있잖아...”“죽이지 못하는 것도 화가 나는데, 그냥 놔주자고? 제정신이야?”임지훈은 진원우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었다.진원우는 눈을 흘기며 말했다.“조용히 내 말 좀 들어줄래? 내 말을 자꾸 끊지 마!”그제야 임지훈은 진정하고 물었다.“너, 무슨 말을 하려고?”“내 말은, 지금 대표님은 형수님이 죽었다는 충격에 빠져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데, 이때 송연아를 죽인 범인이 도망쳐서 밖에서 자유롭게 다니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송연아의 복수를 위해 정신을 차리지 않겠어?”진원우의 말을 듣고 임지훈은 깊은 생각에 빠졌다.지금으로써는 다른 방법이 없었고, 찬이도 강세헌을 정신 차리게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를 자극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증오뿐이었다.그는 그것이 시도해 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그렇다면 내가 먼저 찬이를 데려온 다음 강세욱을 풀어주겠어...”“잠깐만.”진원우는 임지훈을 불러 세워 말했다.“일단 급하게 풀어줄 생각하지 마. 일이 잘못되면 큰일이야. 아직 준비가 필요해. 그놈은 아직 혼수상태지?”임지훈이 말했다.“그럴 거야. 그런 종류의 마취 총으로 사람을 한 번 쏘면 10시간 이상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어.”“마취제를 조금 더 투여해서 깊은 혼수상태에 빠뜨리고, 그가 의식이 없는 동안 몸에 추적기를 심으면 그가 어디로 도망가도 위치를 알 수 있을 거야.”임지훈은 진원우를 몇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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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화

침대에 누워 있는 사람은 얼굴 오른쪽부터 목까지 큰 화상으로 덮여 있었다.이미 상처를 처리하고 약도 발랐다.그러나 그 끔찍한 흔적을 감출 수는 없었다.화상은 칼에 베인 상처나 긁힌 상처와는 달리 인체의 피부 세포를 태우기 때문에 상처가 아물어도 흉터가 남는다.하지만 요즘에는 의료 기술이 발전했고 피부 이식 수술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성형 수술을 하면 그녀의 얼굴을 거의 원래 모습으로 되돌릴 수 있다.문제는 현재 송연아가 임신 중이라는 것이다.수술하려면 항생제를 투여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 먼저 아이를 낙태해야 한다.낙태하지 않으면 약물로 인해 배 속에 아이가 불완전하게 발달하거나 기형으로 발육할 수 있고, 더 나쁜 경우 유산될 수 있다.“사실, 아이는 다시 가지면 돼...”주석민은 그녀를 설득하려고 노력했다.송연아는 눈을 떴는데 그녀의 눈은 초점을 잃은 채 천장을 바라보았다. 하얀 형광등이 머리를 어지럽게 했다.그녀는 눈을 감고 말했다.“저는 수술을 받지 않을 거예요. 하늘이 저를 이렇게 처참한 폭발에서 살아남게 하신 것은 아마도 제가 뱃속의 이 작은 생명을 지키게 해주려는 것이겠죠.”그녀가 강으로 떨어지는 순간, 몸에 있던 폭탄 조끼가 몸에서 떨어져 나갔고, 그녀가 먼저 물에 빠져서야 폭탄이 터졌다.송연아의 얼굴에 생긴 화상은 폭탄의 충격이 물속으로 파문을 일으키면서 생긴 것이다.그렇게 다쳤지만 다행히도 그녀는 죽지 않았다.그리고 지금 그녀에게 외모가 중요할까?여자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송연아는 그렇게 아름다워서 누구에게 보여줄까?누구를 위해?주석민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강세헌은 너의 죽음에 괴로워하고 하고 있어.”“제가 죽어서가 아니라 아이에게 엄마가 없어서 한탄하고 있을 거예요.” 그녀의 목소리는 차가웠다.평소처럼 활기차고 열정적이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강세헌의 말에 그녀는 자신이 베풀었던 감정과 사랑이 모두 장난이 되어 버렸다고 느꼈다.“제 얼굴에 입은 화상은 사나흘만 지나면 거의 회복할 수 있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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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화

심지어 그는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긴장되었다.원장은 모든 것을 아는 듯한 표정으로 뒷짐 진 채 그를 바라보며 꾸짖었다. “병원을 뭐로 생각한 거야? 주 교수 집인 줄 알았어? 왜 네 마음대로 해? 네가 하고 싶은 걸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곳인 줄 알아?”지난번에는 구진학의 문제로 인해 원장은 주석민의 체면을 지켜주었지만 그에게 다시는 이런 일을 반복하지 말라고 경고했다.하지만 이번에도 주석민은 송연아의 문제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송연아를 도왔다.송연아를 돕는 것은 틀리지 않았다.하지만 거짓말을 한 건 틀렸다.분명히 죽지 않았지만 죽었다고 말하고 다른 사람의 시체를 대용으로 사용했다.“죄송합니다...”“난 자네의 사과를 듣고 싶지 않아. 요컨대, 이 문제는 확실히 자네를 용서하지 않을 거야. 지금 당장 사람을 시켜서 알릴 거야...”“원장님.”송연아는 힘겹게 일어났다.주석민은 걸어가서 그녀를 부축했다. “너 아직 일어나면 안 돼.”송연아는 학장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번 일은 제가 교수님께 도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저를 비난하세요. 그리고 저를 한 번만 용서해 주셨으면 합니다.”원장은 송연아의 얼굴을 보자 미간을 찌푸렸다.예전에 그녀는 절세 미모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하지만 지금은...“네 얼굴...”송연아가 말했다.“심각한 건 아니에요. 얼굴이 조금 망가진 것뿐이에요. 원장님, 제가 병원에 들어온 이래로 실수한 적도 없고 열심히 일을 했으니 이번엔 좀 도와주세요, 네?”원장은 그녀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측은한 표정을 지으며 마침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어휴, 그냥 내가 안 온 걸로 해. 난 아무것도 몰라.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이야. 안 그러면 두 사람 다 병원에서 나가!”원장은 말을 무자비하게 했지만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고 돌아서서 수술실에서 걸어 나갔다.주석민은 긴 숨을 내쉬며 말했다.“원장님이 우리 둘을 탓하지 않아서 다행이야.”송연아는 미안해하며 말했다.“교수님을 난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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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8화

진원우는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대표님.”강세헌은 그를 흘끗 쳐다보고 물었다.“장소는 구했어?”진원우가 대답했다.“찾았어요. 하루나 이틀 안에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강세헌은 무표정으로 알겠다고 대답했다.진원우는 강세헌의 옆에 있는 남자를 보았다. 그 남자는 정장을 입고 있었고, 피부는 지나치게 하얗다. 그는 분명히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긴했지만 사람이 밝아 보이지는 않았다.“대표님, 이분은...”강세헌은 대답하지 않았다.대신 그는 그 남자를 수술실로 안내했다.진원우는 의구심을 품은 채 그 뒤를 따랐다.남자는 상자를 열어 옆으로 치우고는 장갑을 끼고 송연아의 얼굴을 덮은 천을 들어 올렸다. 죽은 사람의 얼굴을 보자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건, 원래 모습으로 복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화상을 입은 거라 살아있는 사람이었으면 피부를 이식해서 재생이 가능하지만, 죽은 사람은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저도 방법이 없네요.”강세헌은 최고의 장의사를 찾아서 데려왔는데, 그의 직업은 죽은 사람의 모습을 죽기 전의 상태로 복원하는 것이다. 얼굴과 몸을 가능한 완전하게 고치는 것인데 죽은 사람에게 치장을 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이미 차가워진 시신에 생기를 부여하여 영원한 아름다움을 주는 것이다.“이 여성분은 너무 심하게 다쳐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요.”장의사가 말했다.강세헌의 눈빛이 어두워졌고, 눈 밑으로 실망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그녀가 생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건가?“가능한 한 빨리 시신을 영안실에 넣는 것이 좋습니다.”장의사가 말했다.기회를 포착한 진원우는 서둘러 그의 말에 동의했다.“네, 맞아요. 병원에 두기 싫으시면 얼음 관에 넣어 지금 바로 별장으로 가져가겠습니다.”그리고 임지훈이 냉동실을 다 지으면 얼음 관을 바로 넣을 수 있다. 거기에 잠시 둘 수 있을 것이다.장의사는 이어서 말했다.“그렇게 하면 보존에 도움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손상되기 쉽습니다.”강세헌은 이렇게 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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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안이슬의 전화였다.안이슬이 먼저 그에게 전화를 거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청양시로 돌아온 후에도 그녀는 송예걸에게 전화를 건 적이 없었다.그런데 이때 갑자기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는 정말 너무 놀랐다.평소 같았으면 이 기회에 안이슬과 대화를 나눴을 텐데 지금은 적합하지 않았다.“이슬 누나, 무슨 일이 있으면 나중에 말해요. 지금은 너무 바빠서요.”“뭐가 바쁜데?”“지금 한 놈을 패야 해요. 바빠서 지금은 말하지 못하고 나중에 연락할 테니 먼저 끊을게요.”그렇게 말한 후 그는 전화를 끊었다.안이슬은 당황했다.아직 어린 송예걸이 설마 과도한 일을 저지르거나 법을 어기지는 않겠지?그녀는 곧바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송예걸은 사람을 때릴 생각뿐이라,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려도 전화를 받지 않았고, 너무 성가셔서 아예 전원을 꺼버렸다.전화가 끊기자 안이슬은 다시 전화를 걸었다.그리고 휴대폰이 꺼져있다는 소리를 들었다.그녀는 많이 불안했다......진원우의 부하들은 송예걸을 어두운 방으로 데려갔다.방의 시야는 매우 어두웠고 창문이 없었다. 네 면의 벽과 철제문 하나뿐이었다. 달칵 소리를 내며 누군가 스위치를 눌렀고 불이 켜졌다.송예걸은 손이 묶인 강세욱을 보았다.갑작스러운 빛에 강세욱은 눈을 감았다. 오랫동안 어둠 속에 있었기 때문에 지나치게 밝은 빛에 적응할 수 없었다.그는 눈이 너무 부셔 뜰 수가 없었고 한참 있다가 눈을 반쯤 가늘게 뜨고 문 쪽을 바라보았다.강세헌이 아닌 것을 확인한 그는 짜증 내며 말했다.“강세헌은 어디 있어? 죽었어, 안 죽었어? 송연아가 밀쳐서 강세헌은 죽지 않았잖아? 지금 송연아 때문에 울고 있는 거 아니야?”그는 조롱하는 말투로 말했다.“나는 강세헌이 눈물을 흘리는 걸 정말 보고 싶어.”송예걸은 분노에 차 말했다.“곧 죽는데도 여전히 헛소리하고 있군. 오늘 내가 널 부모도 못 알아볼 정도로 때리지 않으면 앞으로 난 송 씨가 아니야!”강세욱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그를 무시했다.“넌 어디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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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당신이 무슨 말을 하든 난 동의하지 않을 거예요. 난 그런 일 절대 못 해요. 날 놓아줘요.”송예걸은 임지훈에게서 손을 빼내려 했지만 임지훈이 힘을 주어 잡고 있어서 그는 도망칠 수 없었다.임지훈은 인내심 있게 그에게 말했다.“이 일은 송예걸 씨가 하기에 가장 적합해요.”“내가 하는 게 가장 적합하다는 게 무슨 말이에요? 내가 가서 말하면 혜숙 아주머니가 안 속상할까요? 난 그런 나쁜 사람 안 할래요. 그렇게 못해요.”송예걸은 임지훈이 자신한테 말도 안 되는 농담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그의 어머니는 생전에 한혜숙과 송연아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하지만 그의 어머니가 잘못한 것도 많았다.그는 그들 모녀와 지내면서 착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송예걸은 이미 한혜숙과 송연아를 자신의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었다.한혜숙은 그에게 어머니 같은 존재였다.이제 송연아는 죽었다.한혜숙이 알게 되면 너무 슬퍼서 오열할 것이다!“감추면 안 돼요?”송예걸은 이 사실을 감추는 게 알려주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다.“한 사람이 죽었는데 그걸 감춘다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임지훈은 그를 바라보았다.“하루 이틀을 감출 수는 있어도 한 달 두 달, 일년 이년 후에는요? 감출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신에게 부탁하는 건 우리 모두를 위해서예요.”송예걸은 그의 말이 이해되지 않아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에요?”“사모님이 죽은 건 당신에게도, 우리 모두에게도 다 너무 슬픈 일이에요. 이런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한 건 우리가 원했던 게 아니에요.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 잖아요. 살아있는 사람들은 계속 살아가야 해요. 지금 당신에게 한혜숙 씨께 알려드리라고 부탁하는 건 며칠 후에 저희 대표님이 진정되셨을 때 한혜숙 씨가 찾아와 울면서 다시 대표님의 기분을 흔들까 봐 걱정돼서 그래요.”“강세헌이 며칠이면 우리 누나를 잊을 수 있어요? 우리 누나는 그 사람의 아이도 낳았는데. 잠깐 슬퍼하다가 만다고요? 그건 너무 양심 없는 거 아닌가...”“말이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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