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원우가 말했다.“대표님이 보내셨습니다.”“그 사람은요?”“대표님은 방금 도착해서 지금 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일단 연아 씨를 지키라고 저를 이쪽으로 보냈어요.”진원우의 말을 들은 송연아는 미간을 찌푸렸다.“이제야 도착했다고요? 그럴 리가 없을 텐데?”솔직히 진작에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인데 눈빛을 피하며 말하는 진원우의 모습에 의심을 감출 수 없었다.물론 예정대로라면 일찌감치 도착했겠지만, 비행기 탑승 직전에 걸려온 오은화의 전화에 강세헌은 어쩔 수 없이 비행기를 연기시켰다.그래서 이제 막 그쪽에 도착했고 돌아오려면 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강세헌은 강씨 가문에서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사람이 아니란 걸 알고 있었기에 누군가를 시켜 몰래 그들을 주시했고, 이상한 낌새가 느껴질 때마다 즉시 보고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그 와중에 송연아가 위험에 처할까 봐 걱정된 그는 진원우한테 부탁했다.강세헌과 동행하지 않았던 진원우는 다행히 곧바로 이곳으로 올 수 있었지만, 속사정을 알 리 없었던 송연아는 눈빛을 피하며 답하는 그의 모습에 강세헌이 여전히 그녀와의 만남을 거부한다고 착각했다.“오지도 않을 거면서 걱정하는 척 가식 떠는 모습은 어이가 없네요. 그 사람은 내가 죽든 말든 신경조차 안 쓰고 있죠?!”어찌 된 영문인지 마음속에 쌓였던 불만이 순식간에 터져버렸고 그 모습에 진원우는 급히 입을 열었다.“형수님, 뭔가 오해가...”“오해요?”송연아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강씨 가문한테 위협받고 심지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 아직도 나타나지 않았어요. 원우 씨가 그 사람 때문에 거짓말까지 할 줄은 정말 몰랐네요. 이제 막 도착해서 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요? 참나, 비행기가 아니라 자전거를 타고 오나 봐요?”“갑자기 생긴 일 때문에 일정이 밀렸어요. 실은 대표님 오늘 아침에야...”“됐어요.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요. 지키려고 온 이상 문이라도 잘 봐요.”말을 마친 그녀는 곧바로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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