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그날 밤의 모든 챕터: 챕터 401 - 챕터 410

1265 챕터

제401화

강세헌은 천천히 눈을 들었고 몇 초간 그를 응시하더니 이내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안 죽었다고?”진원우가 대답했다.“안 죽었답니다. 죽은 건 운전기사였습니다.”“깨끗하게 처리해. 돌아가신 운전기사 가족들한테는 보상 넉넉히 드리고.”진원우는 알겠다고 했다.이 일로 인해 진원우는 매우 큰 죄책감을 느꼈는데, 그의 목표는 원래 구진학이었으나 결국 무고한 사람을 죽게 했다.“회사 쪽에는 대표님이 한 번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진원우가 말했다.“알았어.”강세헌은 표정 하나 없이 담담하게 대꾸하였고 태도가 너무 냉랭하여 주위의 공기가 얼어붙을 것만 같았다. 그는 손을 들어 진원우에게 가도 좋다는 신호를 보냈다.요 며칠 동안 강세헌의 안색이 계속 어두웠기에 진원우는 예전처럼 말을 함부로 하지 않았다.그는 물러갔다.서재의 문을 닫은 그는 거실에 있는 송연아를 보고 말했다.“대표님에게 많이 신경 써주시면 안 돼요?”그와 같은 부하들에게 있어서 만약 계속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일하게 된다면, 언젠가는 억눌려 질식할 것만 같았다.임지훈마저 오기 싫어했는데, 예전에 회사 가기 싫다던 사람이 지금은 매일 회사에 붙어있고 돌아오지 않았다.송연아는 강세헌을 관심해 주고 싶었지만, 지금 그는 임옥민의 죽음을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했다.임옥민이 죽은 지 얼마나 되었는가?그를 종일 깔깔 웃게 하란 말인가?이것이 진정 가능하단 말인가?예전에도 강세헌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기에 지금은 더욱 불가능했다.송연아는 그가 지금 겪고 있는 이 고통을 잘 알고 있었다.“세헌 씨한테 시간을 좀 줘요.”그녀는 조용히 말했다.“그냥 대표님이 계속 이러실까 봐 걱정이에요.”이건 진원우의 속마음이기도 했는데, 강세헌이 너무 답답하다고 생각했다.마음이 안 좋으면 차라리 큰 소리로 욕을 해도 되는데, 이렇게 침묵만 하고 있으니 그와 함께 있을 때마다 공간이 남달리 좁은 느낌을 들게 하여 숨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진원우는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하면 강세헌이 병이 날까 봐
더 보기

제402화

강세헌의 잔잔한 눈동자에는 감정 기복이 뚜렷했고 그녀가 할 말을 기대하는 것 같았다.송연아는 그녀와 상관없다는 얘기를 꺼내려는 순간, 임옥민이 편지에서 그녀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그녀는 또다시 딜레마에 빠졌고 입술을 심하게 떨었다.“... 미안해요.”그녀는 고개를 숙이고는 재빨리 말했다.“믿어줘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송연아는 도망치듯 서재를 뛰쳐나왔다.그녀는 화장실로 숨어들어 가슴을 부여잡고는 하고 싶은 말을 애써 꾹꾹 눌러 참았다.그런데 코가 너무 시큰거렸고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다.송연아는 황급히 입을 가렸고 아무에게도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그녀는 감정을 추스를 수 있었다.식사할 때, 그녀는 강세헌의 옆에 앉았고 고개를 숙여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른 채 허겁지겁 먹었다.강세헌은 스스로 입을 열지는 않았고 단지 오은화가 데워놓은 우유 한 잔을 그녀 앞에 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송연아는 우유를 바라보며 오랫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오은화는 정신이 다른 데로 팔린 송연아를 보고 소리 내 당부했다.“우유는 뜨거울 때 마셔야 더 좋아요.”송연아는 그제야 정신이 돌아왔고 고개를 숙이는 순간, 영롱한 물 한 방울이 컵에 떨어졌고 하얀 액체 속에 묻혀 사라졌다.그녀는 컵을 들고 우유를 다 마셨고 방으로 돌아올 때, 강세헌이 찬이 침실에 있는 것을 보았다.송연아는 입구에 서서 들어가지 않았고 묵묵히 몸을 돌렸다.샤워를 마친 그녀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넋을 놓고 있었고 조금도 졸리지 않았다.하지만 강세헌이 침실 문을 열자 그녀는 눈을 감고 자는 척했다.아마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서였을 것이다.어색할까 봐, 또 그의 냉정한 눈빛을 보고 마음이 아플까 봐 아예 잠든 척을 했다.그녀는 콸콸 흐르는 물소리를 들었고 그의 발걸음 소리를 들었으며 이내 옆자리에 인기척이 느껴지자 그가 침대에 누웠다는 것을 알았다.예전에는 침대에만 누우면 강세헌은 꼭
더 보기

제403화

주석민은 깜짝 놀랐다.“몰랐어?”송연아는 담담하게 웃었다.“설마 세헌 씨가 무슨 일을 하는데 저와 상의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시죠?”주석민은 얼른 설명했다.“아니야.”그는 이어서 말했다.“진학이가 공항으로 가던 중 교통사고가 났고, 현장은 참혹했어. 운전기사는 그 자리에서 바로 사망했고 진학이도 심각한 부상을 입었지. 만약 진학이가 재빨리 구조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아마 황천길을 걷고 있을 거야... 이번 일은 너무 심상치 않아, 분명 강세헌이 한 일이겠지?”송연아는 입술을 앙다물고 대꾸하지 않았다.강세헌의 성격대로라면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었기에 송연아는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증거가 없으면 함부로 추측하지 마세요.”송연아는 은은한 말투로 말했다.“구진학 씨가 죽지 않았다니,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네요.”하지만 그녀는 마음속으로 이번 일의 배후가 강세헌이 틀림없다고 확신했다.송연아는 그에 대해 꽤 많이 알고 있었다.주석민이 생각해 보더니 그녀의 말이 일리가 있어 보였다. 임옥민이 죽고 나서 구진학은 폐인처럼 살았는데, 이렇게 처참한 교통사고에서도 목숨을 건진 걸 보면 정말로 아직 그가 죽을 때는 아닌 듯싶었다.“아이고, 진학이 위해서 나도 의리를 지킬 건 다 지켰어.”임옥민의 일이 있고 난 뒤부터 그는 자신의 모든 인맥을 거의 다 써버렸다.그녀의 사망 원인을 수술 도중의 실수에 의한 것이라고 말한 것 자체가 병원의 명예에 손상을 입혔고, 다행히 그는 원장 앞에서 어느 정도의 체면과 위신도 좀 있었기 때문에 원장이 그를 추궁하지 않았던 것이다.또한 의사의 실수로 인한 사망은 유족이 추궁한다면 실수한 의사는 법에 따라 징계를 받아야 한다.그러나 송연아는 강세헌의 아내였기 때문에 강세헌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다시는 출근할 수 없었을 것이다.“주 교수님.”고훈은 복도에서 성큼성큼 걸어와 송연아가 못 본 체하는 것을 보고는 주석민에게 말을 걸었다.“퇴원 처리하러 갔는데, 저쪽에서 무슨 동
더 보기

제404화

“다음 말은 먹어버렸어요?”송연아는 처음에 바로 반응을 하지 못했고 잠시 후에야 비로소 그가 한 말이 무슨 뜻인지를 깨닫고 웃었다.“누구나 당신처럼 유치하다고 생각해요?”고훈이 말했다.“내가 유치해요? 뭐가 유치한데요?”말하면서 그는 송연아에게 기대기도 했다.송연아는 옆으로 한 걸음 물러서 그에게서 떨어졌고 고훈 어머님께 말했다.“회복이 잘 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마음의 부담도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많은 사람은 자신이 심장 수술을 했기 때문에 심장이 더 약해지고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하여 초조해한다.하지만 사실 심장은 인간의 몸에서 가장 강하고 끈질긴 기관이다.그것은 인간의 몸에서 형성된 순간부터 쉬지 않고 뛰기 때문이다.고훈은 입을 삐죽거렸다.“내가 당신을 잡아먹기라도 해요? 왜 이렇게 무서워해요?”송연아는 들은 척하지 않았고 그와 잡담을 하고 싶지 않았다.“퇴원하셔도 됩니다.”말을 마치고 그녀는 돌아서서 병실을 나갔다.고훈은 어머니께 말했다.“제 친구예요.”고훈의 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방금 고훈이 적극적으로 한 여자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고는 그가 그녀를 좋아한다는 것을 고훈 어머니는 단번에 알아챘다.한숨이 절로 나왔다.“여보세요, 송연아 씨, 그렇게 차갑게 굴지 말아 줄래요?”고훈이 송연아를 따라 나왔다.송연아는 바로 못 들은 체했다.“난 아직 일해야 해서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그녀는 발걸음도 멈추지 않았다.고훈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넌 무자비하고 의리도 없을 뿐만 아니라 냉랭해서 인간미가 없어.”송연아는 계속 그를 무시했다.“가지 마요.”고훈은 뒤쫓아와서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당신은 왜 나한테만 이렇게 차갑게 대하는데요?”송연아는 그가 자신의 몸을 터치하는 것을 싫어했고, 그녀는 너무 힘을 쓴 나머지 관성 때문에 연거푸 뒤걸음질 쳤다. 요 며칠 그녀는 입맛도 없고 잠을 잘 자지 못하였기에 몸이 허약했다.하마터면 똑바로 서지 못 할 뻔했다.고훈은 바로 손을 뻗어 그녀를
더 보기

제405화

송연아가 고개를 돌리자 최지현이 눈에 들어왔는데, 그녀와 주혁은 나란히 걷고 있었고 그 뒤에는 경호원 두 명이 따랐다.고훈은 원래 화가 나 있었는데, 최지현이 또 듣기 싫게 말하니 바로 되받아쳤다.“싸우든 말든, 장난치든 말든, 네가 무슨 상관이야?”최지현의 안색은 순간 바뀌었다.“말 그따위로 할래?”“네가 먼저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했잖아.”고훈은 마침 화를 낼 구멍이 없었는데, 최지현이 먼저 시비를 걸자 그는 이때다 싶었다.“너...”최지현도 속에 화가 가득했다.지난번에 송연아의 함정에 걸려들었기 때문이었고, 주혁이 그녀가 고의로 아이를 뗀 것을 알아 그녀에게 매우 실망했다.그래서 그는 이젠 그녀에게 자유시간조차 주지 않았다.최지현이 어디를 가든지 뒤에는 꼭 이 두 명의 경호원이 따라다녔다.사실 주혁은 그녀의 외출조차 허락하지 않았는데, 거의 감금이나 마찬가지였다.주혁은 최지현이 임신해서 애를 낳으면 자유를 주겠다고 했다.그래서 그녀는 아이를 낳기 전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주혁은 이제 최지현이 아무 일도 못하게 할 것이고, 게다가 그녀를 도와서 그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것이다.그녀가 아이를 지운 일은 정말 그를 속상하게 했다.자유가 없는 최지현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속으로 화가 치밀었기에 당연히 송연아를 보고 좋은 말이 나올 수가 없었다.이득을 못 볼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기분이 더욱 우울해졌다.“너를 보면 진짜 사랑에 미친 어리석은 사람 같아!”최지현은 눈을 부릅떴다.고훈은 냉소적으로 말했다.“내가 너한테 미쳤니?”최지현은 두 손을 꽉 움켜쥐었다.주혁은 그녀를 제지했다.“넌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것이지 다른 사람과 싸우러 온 것이 아니야.”그는 예전처럼 최지현을 고분고분 따르지 않았다.최지현도 감히 건드리지 못했다.성이 났지만, 그가 말리니 이쯤에서 그만두었다.“가자. 예약한 시간이 다 됐어.”주혁이 말했다.최지현은 병원에 오는 것을 싫어했다.“다음부터는 안 오면 안 돼?”주혁은 바로
더 보기

제406화

송연아는 자신이 한 말을 재빨리 머릿속으로 되새겼다. 그녀가 틀린 말을 하지는 않은 것 같다.“엄마, 제가 왜 거짓말을 하겠어요?”“너 세헌이랑 싸웠지?”한혜숙이 날카롭게 물었다.송연아는 바로 정신을 차렸다.“아니에요. 우리 잘 지내요, 엄마는 제가 잘 안 되기를 바라세요?”“아니야, 당연히 네가 잘 되기를 바라지. 난 그냥...”“오해하셨어요. 우리 둘은 잘 지내고 있어요.”송연아는 먼저 대화의 주도권을 잡았다.“정말이지?”한혜숙은 여전히 걱정되었다.“정말이죠. 제가 왜 거짓말을 하겠어요. 우린 정말 잘 지내고 있어요. 쓸데없는 걱정 하지 않으셔도 돼요.”그녀가 이렇게까지 말하니, 한혜숙도 자신이 쓸데없는 생각을 한 것 같았다.“알았어.”한혜숙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너희들을 오랜만에 보는 건데, 그동안 많이 보고 싶었거든.”송연아가 말했다.“제가 찬이를 데리고 보러 가도 똑같아요.”“넌 지금 세헌이와 부부야. 그는 내 사위고, 내 아들과 다름이 없는데, 어떻게 똑같니.”송연아는 지금 자신과 강세헌의 관계를 생각하니 마음이 답답했고, 최대한 자신의 목소리가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들리게 하고 싶었다.“엄마, 저 아직 일이 있어서 퇴근 후에 찬이 데리고 갈게요. 장 좀 많이 보셔도 돼요. 저랑 찬이 밥 먹고 갈 거예요.”한혜숙이 말했다.“좋지.”송연아는 전화를 끊고 계속 책을 읽었다.퇴근 후, 그녀는 돌아가서 찬이를 데리고 송가네 집으로 갔다.한혜숙은 이미 음식을 다 준비해 놓고 있었는데, 그야말로 진수성찬이어서 다리 상이 부러질 것 같았다.딱 봐도 많은 시간을 들인 한 끼였다.찬이를 보니 한혜숙은 더욱 다정해졌다.“아이고, 우리 찬이 살 많이 올랐네. 키도 커지고 뽀얀 것이 세헌이와 똑 닮았어.”한혜숙은 찬이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송연아도 찬이를 보니 확실히 강세헌을 많이 닮았다.“아 맞다, 내가 저번에 너희한테 보여줬던 결혼 날짜 생각나? 이제 날씨도 선선해지고 날도 곧 다가오니까 슬슬 준비 시작해도
더 보기

제407화

“이슬이가 한동안 여기서 지냈잖아? 아무래도 예걸이가 이슬이를 좋아하는 것 같아.”한혜숙도 약삭빨랐는데, 송예걸의 작은 속셈을 진작에 알아차렸다.송연아도 어느 정도 눈치를 채고 있었지만, 확신하지는 않았다.지금 한혜숙의 말을 들어보니, 송연아는 송예걸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송예걸은 송연아와 한혜숙의 시선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전화를 걸고 있었다.곧 전화가 연결되었다.“이슬 누나, 저예요.”안이슬이 웃으면서 물었다.“집에는 잘 도착했어?”“네, 근데 누나한테 할 말이 있어요.”송예걸은 막 말하려다가 말을 돌렸다.“잠깐만요.”그는 핸드폰 스피커를 막고 송연아를 바라보며 물었다.“누나, 심재경은 언제 결혼하는데?”“모레.”송연아가 말했다.송예걸은 핸드폰 스피커에서 손을 떼고 안이슬에게 말했다.“모레 아침에 일찍 여기에 올 수 있어요?”안이슬이 말했다.“나 그때 시간이 없는데.”“급한 일이 있어서요. 부탁이에요. 이번 한 번만요, 앞으로 귀찮게 하지 않을게요.”“정말 시간이 없어...”“이슬 누나, 우리 좋은 누나, 약속해 줘요. 제가 누나를 보러 간 걸 봐서라도 날 불쌍히 여겨줘요.”송예걸은 비굴하기 짝이 없었다.안이슬은 정말 그를 참을 수 없었다.“약속할게, 하지만 너도 약속해, 앞으로 이렇게 아무 예고도 없이 제멋대로 행동하지 않기로.”“좋아요.”송예걸은 두말없이 승낙했다.그가 전화를 끊자 송연아가 물었다.“왜 굳이 오라고 했어?”“소식을 듣는 건 직접 보는 것보다는 덜 충격적이잖아, 심재경이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것을 두 눈으로 직접 봐야 체념할 것 같아서.”송예걸이 말했다.그는 정말로 주도면밀하게 생각했다.송연아는 몇 초 동안 송예걸을 쳐다보았다.“이렇게까지 신경 쓰는 거 보니까 너 이슬 언니 좋아하지?”그녀는 트집을 잡았다.“내가 이슬 누나 좋아한다고 해서 뭐? 누나는 아직 미혼이고, 나도 결혼하지 않았어. 내가 여자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누나가 남자친구 있는 것도 아니잖아.”
더 보기

제408화

메시지를 보낸 후, 그녀는 줄곧 핸드폰을 주시했다.그의 답장을 기대하고 있었다.하지만 3분, 5분, 10분, 차가 집에 도착했어도 강세헌의 답장은 받지 못했다.송연아는 아마 이때 그가 바빠서 메시지를 못 봤을 것으로 생각했다.그녀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자신을 위로했다.사실은 그녀가 생각한 것이 맞았다.이때 강세헌은 확실히 바빴다.수십 명의 임원이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회의실에 모였다.밑에 있는 사람 중에는 서양인도 적지 않았는데, 지금 모두 옷깃을 여미고 앉아 있었다.브리언트는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한때 천주 그룹에서 적지 않은 업무를 전이시켰고 강세헌이 시장 추세에 대한 파악과 예리한 비즈니스 기회의 포착, 정확한 투자와 예리한 판단으로 짧은 시간 내에 이미 성숙한 투자 회사가 되었기에 업계에서는 이미 유명했다.강세헌은 국내의 한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투자했는데, 2년 동안 이미 수백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를 만들어냈고, 5천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가진 사람은 이미 3명이나 되었다.이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국내에서 매우 유명했다. 다만 아무도 진정한 우두머리가 누구인지 모를 뿐이었다.이건 강세헌이 나설 가치가 없었기에 회사 책임자가 평소 업무를 관리하였고,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거나 발전 방향을 판단할 때만 강세헌이 관여했다.이 외에도 브리언트가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만윤 실업이 있었는데 자동차제조회사였다. 이 회사는 강세헌이 천주 그룹을 운영할 때 투자한 것으로 수년간의 기다림 끝에 큰 성과를 거두었다. 강세헌은 이 산업을 중시했는데, 더욱 나아가 국산 프리미엄 전기차를 대표하여 글로벌 경쟁에 참여하는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로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었다.계열 제품으로는 KST5, KST6, KST7, WS1, WS2가 있다.지난해에는 뉴욕증권거래소에까지 출시되었다.브리언트가 의료 분야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는데, 오늘 각 회사와 본사의 고위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했다.회의와 각 부서의 책임자 면담도
더 보기

제409화

강세헌이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그녀의 표정은 더욱 굳어졌고 치맛자락을 쥔 손도 더욱 팽팽해졌다.그렇게 익숙한 사람인데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녀가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긴장감을 주는 사람이었다.분명히 그를 그렇게 보고 싶어 했는데, 그가 걸어왔을 때 그녀는 뒷걸음질 쳤다.“더 잡아당기면 치마가 구겨지겠어. 구겨지면 보기 흉해.”강세헌이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았는데, 너무 차가워 그는 조용히 물었다.“추워?”송연아는 당황한 듯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시 고개를 저었다.강세헌이 웃었다.“나를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왜 나를 보고 긴장해, 내가 널 잡아먹기라도 해?”송연아는 고개를 숙였다.“아니에요. 그냥 여기 올 줄은 생각지도 못해서...”강세헌은 그녀의 턱을 살짝 치켜들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오랜만에 네가 이렇게 이쁘게 꾸몄는데, 내가 이때 안 오면 또 언제 이 모습을 볼 수 있겠어?”그는 매우 자상했으나 송연아는 계속해서 그들 사이에 뭔가가 있다고 느꼈다.“가자.”강세헌은 그녀의 손을 들어 팔짱을 끼게 하였다.송연아는 그를 붙잡고 감정을 추슬러 자신의 목소리가 정상으로 들리게 하려고 노력했다.“일은 다 끝냈어요?”강세헌이 말했다.“아니.”아직 일이 끝나지 않았다.송연아는 속상했는데, 일부러 자신을 피하는 것이란 말인가?한번 출장 가면 빨리 오지도 않으면서 지금도 여전히 할 일이 남아있고 바쁘다니.“그래서, 또 돌아가려고요?”그녀는 목소리를 최대한 차분하게 하려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강세헌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네가 가지 말라고 하면, 안 갈게.”송연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를 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그것은 그의 일이었다.자신도 직업이 있는 사람으로서 어쩔 수 없이 바쁠 때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강세헌을 붙잡고 자기 곁에 두려고 했지만, 마음에 아직 벽이 있는 상황에서 그가 자기 곁에 있어도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아마 그들은 모두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아니, 정확히는 강
더 보기

제410화

현장에 워낙 사람이 많아서 그녀는 송예걸의 모습을 찾지 못했다.“강 대표님.”누군가가 구석에 있는 강세헌을 발견하고 다가왔다. 강세헌은 원래 다른 사람을 상대하기 싫어서 송연아를 데리고 구석에 앉았다.“강 대표님이 천주 그룹을 떠나셨다면서요, 그럼 이제 당신을 강 대표라고 부를 수는 없겠죠? 뭐라고 불러야 하나요? 강세헌? 지금의 천주 그룹은 엉망진창이던데, 전에 강세욱이 거액의 빚을 지고 있다가 후에 일이 흐지부지됐다고 들었어요. 아마 이 일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당신이 제일 잘 알고 있겠죠?”예전에 강세헌은 이 바닥에서 모든 사람이 존경하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운 대상이었다.왜냐면, 상업계에서의 그의 수법은 너무 거칠고, 인정사정이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이제 강세헌은 천주 그룹의 대표가 아니었다.그래서 사람들이 이제 그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되어 감히 경망스럽게 그의 이름을 함부로 불렀던 것이다.강세욱이 또 그렇게 큰 실수를 했으니 지금의 강씨 집안은 이미 예전의 강씨 집안이 아니었다.더는 건드릴 수 없는 가문이 아니었다.강세헌은 차갑게 눈을 치켜뜨고 덤덤하고 시큰둥한 어조로 말했다.“그렇게 관심이 있으시면, 당사자한테 물어보시든가요.”“강세욱의 사촌 형이잖아요, 그래서 내가...”“이 대표.”정장 차림의 남자가 다가왔다.방금 말을 꺼낸 이 대표는 천우 엔터테인먼트의 정 대표를 보고는 즉시 웃으며 말했다.“정 대표님 오랜만입니다. 지금 정 대표님이 얼마나 인기 있는지 모르시죠? 대표님 밑에 있는 인플루언서들은 이미 당신에게 많은 돈을 안게 했다죠?”“그럭저럭해요.”“천우 엔터가 인플루언서를 키우는 회사의 원조라는 것을 누가 모릅니까? 오늘날 이렇게 발달한 인터넷을 정 대표님은 유용하게 이용해 많은 이익을 창출하셨죠. 우리는 정 대표님과 싸우지 않을 거고, 싸워도 이길 수 없으니까 그렇게 겸손할 필요 없어요.”이 대표는 말을 맛깔나게 잘했는데, 그는 실업하는 사람이었다.최근 몇 년 동안 경제 상황이 나빠졌는데, 해가 갈수록
더 보기
이전
1
...
3940414243
...
127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