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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강세헌의 잔잔한 눈동자에는 감정 기복이 뚜렷했고 그녀가 할 말을 기대하는 것 같았다.

송연아는 그녀와 상관없다는 얘기를 꺼내려는 순간, 임옥민이 편지에서 그녀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녀는 또다시 딜레마에 빠졌고 입술을 심하게 떨었다.

“... 미안해요.”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는 재빨리 말했다.

“믿어줘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송연아는 도망치듯 서재를 뛰쳐나왔다.

그녀는 화장실로 숨어들어 가슴을 부여잡고는 하고 싶은 말을 애써 꾹꾹 눌러 참았다.

그런데 코가 너무 시큰거렸고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다.

송연아는 황급히 입을 가렸고 아무에게도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그녀는 감정을 추스를 수 있었다.

식사할 때, 그녀는 강세헌의 옆에 앉았고 고개를 숙여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른 채 허겁지겁 먹었다.

강세헌은 스스로 입을 열지는 않았고 단지 오은화가 데워놓은 우유 한 잔을 그녀 앞에 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송연아는 우유를 바라보며 오랫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오은화는 정신이 다른 데로 팔린 송연아를 보고 소리 내 당부했다.

“우유는 뜨거울 때 마셔야 더 좋아요.”

송연아는 그제야 정신이 돌아왔고 고개를 숙이는 순간, 영롱한 물 한 방울이 컵에 떨어졌고 하얀 액체 속에 묻혀 사라졌다.

그녀는 컵을 들고 우유를 다 마셨고 방으로 돌아올 때, 강세헌이 찬이 침실에 있는 것을 보았다.

송연아는 입구에 서서 들어가지 않았고 묵묵히 몸을 돌렸다.

샤워를 마친 그녀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넋을 놓고 있었고 조금도 졸리지 않았다.

하지만 강세헌이 침실 문을 열자 그녀는 눈을 감고 자는 척했다.

아마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서였을 것이다.

어색할까 봐, 또 그의 냉정한 눈빛을 보고 마음이 아플까 봐 아예 잠든 척을 했다.

그녀는 콸콸 흐르는 물소리를 들었고 그의 발걸음 소리를 들었으며 이내 옆자리에 인기척이 느껴지자 그가 침대에 누웠다는 것을 알았다.

예전에는 침대에만 누우면 강세헌은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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