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헌이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그녀의 표정은 더욱 굳어졌고 치맛자락을 쥔 손도 더욱 팽팽해졌다.그렇게 익숙한 사람인데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녀가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긴장감을 주는 사람이었다.분명히 그를 그렇게 보고 싶어 했는데, 그가 걸어왔을 때 그녀는 뒷걸음질 쳤다.“더 잡아당기면 치마가 구겨지겠어. 구겨지면 보기 흉해.”강세헌이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았는데, 너무 차가워 그는 조용히 물었다.“추워?”송연아는 당황한 듯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시 고개를 저었다.강세헌이 웃었다.“나를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왜 나를 보고 긴장해, 내가 널 잡아먹기라도 해?”송연아는 고개를 숙였다.“아니에요. 그냥 여기 올 줄은 생각지도 못해서...”강세헌은 그녀의 턱을 살짝 치켜들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오랜만에 네가 이렇게 이쁘게 꾸몄는데, 내가 이때 안 오면 또 언제 이 모습을 볼 수 있겠어?”그는 매우 자상했으나 송연아는 계속해서 그들 사이에 뭔가가 있다고 느꼈다.“가자.”강세헌은 그녀의 손을 들어 팔짱을 끼게 하였다.송연아는 그를 붙잡고 감정을 추슬러 자신의 목소리가 정상으로 들리게 하려고 노력했다.“일은 다 끝냈어요?”강세헌이 말했다.“아니.”아직 일이 끝나지 않았다.송연아는 속상했는데, 일부러 자신을 피하는 것이란 말인가?한번 출장 가면 빨리 오지도 않으면서 지금도 여전히 할 일이 남아있고 바쁘다니.“그래서, 또 돌아가려고요?”그녀는 목소리를 최대한 차분하게 하려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강세헌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네가 가지 말라고 하면, 안 갈게.”송연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를 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그것은 그의 일이었다.자신도 직업이 있는 사람으로서 어쩔 수 없이 바쁠 때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강세헌을 붙잡고 자기 곁에 두려고 했지만, 마음에 아직 벽이 있는 상황에서 그가 자기 곁에 있어도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아마 그들은 모두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아니, 정확히는 강
현장에 워낙 사람이 많아서 그녀는 송예걸의 모습을 찾지 못했다.“강 대표님.”누군가가 구석에 있는 강세헌을 발견하고 다가왔다. 강세헌은 원래 다른 사람을 상대하기 싫어서 송연아를 데리고 구석에 앉았다.“강 대표님이 천주 그룹을 떠나셨다면서요, 그럼 이제 당신을 강 대표라고 부를 수는 없겠죠? 뭐라고 불러야 하나요? 강세헌? 지금의 천주 그룹은 엉망진창이던데, 전에 강세욱이 거액의 빚을 지고 있다가 후에 일이 흐지부지됐다고 들었어요. 아마 이 일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당신이 제일 잘 알고 있겠죠?”예전에 강세헌은 이 바닥에서 모든 사람이 존경하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운 대상이었다.왜냐면, 상업계에서의 그의 수법은 너무 거칠고, 인정사정이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이제 강세헌은 천주 그룹의 대표가 아니었다.그래서 사람들이 이제 그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되어 감히 경망스럽게 그의 이름을 함부로 불렀던 것이다.강세욱이 또 그렇게 큰 실수를 했으니 지금의 강씨 집안은 이미 예전의 강씨 집안이 아니었다.더는 건드릴 수 없는 가문이 아니었다.강세헌은 차갑게 눈을 치켜뜨고 덤덤하고 시큰둥한 어조로 말했다.“그렇게 관심이 있으시면, 당사자한테 물어보시든가요.”“강세욱의 사촌 형이잖아요, 그래서 내가...”“이 대표.”정장 차림의 남자가 다가왔다.방금 말을 꺼낸 이 대표는 천우 엔터테인먼트의 정 대표를 보고는 즉시 웃으며 말했다.“정 대표님 오랜만입니다. 지금 정 대표님이 얼마나 인기 있는지 모르시죠? 대표님 밑에 있는 인플루언서들은 이미 당신에게 많은 돈을 안게 했다죠?”“그럭저럭해요.”“천우 엔터가 인플루언서를 키우는 회사의 원조라는 것을 누가 모릅니까? 오늘날 이렇게 발달한 인터넷을 정 대표님은 유용하게 이용해 많은 이익을 창출하셨죠. 우리는 정 대표님과 싸우지 않을 거고, 싸워도 이길 수 없으니까 그렇게 겸손할 필요 없어요.”이 대표는 말을 맛깔나게 잘했는데, 그는 실업하는 사람이었다.최근 몇 년 동안 경제 상황이 나빠졌는데, 해가 갈수록
김 씨 어르신은 이 대표를 한 번 쳐다보았다.“강 대표는 천주 그룹을 떠났지, 이 바닥을 떠났니? 왜, 강 대표와 같이 일하고 싶어?”이 대표는 지금 부끄러워서, 쥐구멍이 있다면 들어가 숨고 싶었다.뺨은 술을 마신 듯 벌겋게 달아올랐다.“당연히 같이 일하고 싶죠. 강 대표님은 아마 제가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겁니다.”김 씨 어르신은 이 나이가 될때까지 헛되게 산 것은 아니었다. 모든 것을 똑똑히 알아볼 수 있었고, 꿰뚫고 있었다.총명한 눈빛으로 이 대표와 강세헌을 한 번 둘러본 뒤 미소를 지었다.“강 대표가 하는 일은 다 큰일이니 당연히 너와 같이할 수 없지.”말이 마치고 김 씨 어르신은 한마디 덧붙였다.“참, 회성 은행을 인수했다면서?”이 대표는 너무 놀라 멍해졌다.회성 은행?그것은 백 년 묵은 은행이 아닌가?“어르신은 소식도 빠르십니다.”강세헌은 손을 들어 그와 건배했다.김 씨 어르신은 감탄했다.“네 사업 배치는 정말...”그는 강세헌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신부 쪽에서 부모님이 성대하게 등장했는데, 아무래도 오늘의 주인공 중 한 명이기 때문일 것이다.찾아온 하객과 인사하는 것은 꼭 필요했는데, 강세헌은 여기에 말려들고 싶지 않았지만, 신분이 있는지라 그가 찾지 않아도 다른 사람이 그를 찾아왔기에 상대하고 싶지 않아도 어쩔 수 없었다.송연아는 송예걸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작은 소리로 강세헌에게 말했다.“송예걸도 왔어요. 그 놈이 무슨 일을 저지를까 봐 내가 얼른 찾아야겠어요.”“조심해.”강세헌은 그녀와 가까이 있었기에 그의 체온과 말할 때의 열기는 모두 그녀의 목덜미에 떨어졌고, 따뜻하고 뜨거운 것이 그녀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송연아는 그 순간 따뜻한 기운을 느꼈다.그는 여전히 그녀를 걱정했다. 아무리 지금 그들 사이에 임옥민의 죽음을 사이에 두고 있다고 해도 말이다.강세헌은 여전히 그녀를 신경 쓰고 있었다.그녀는 부드럽게 대답했다.“알았어요.”김 씨 어르신은 송연아를 보고도 아무것도 묻지 않았
심재경이 고개를 돌리자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송예걸과 그 옆에 서 있는 안이슬이 보였다.분위기는 잠시 어색해졌지만, 심재경의 시선은 마침내 안이슬에게로 고정되었다.송예걸은 안이슬과 가까이 서 있었기에 그녀가 떨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고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두려워하지 말아요, 내가 옆에 있으니까.”송예걸이 안이슬의 손을 잡자 심재경은 주먹을 꽉 쥐었다.송연아는 심재경이 화를 참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얼른 안이슬 곁으로 가서 심재경의 시선을 막았다.“사람은 이미 찾았으니까 이제 데리고 떠날게요. 선배, 가서 일 보세요.”심재경은 가지 않고 그들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와 앞을 가로막는 송연아를 밀어냈다.“나 이슬이랑 말 좀 할게.”아무 감정도 없이 눈을 치켜뜬 안이슬은 냉정하게 말했다.“너와 할 말 없어. 오늘 넌 신랑이잖아. 잘 지내, 난 널 방해하지 않을 거야. 정말이지, 내가 만약 오늘 너의 결혼식이란 것을 알았다면, 오지 않았을 거야. 예걸이가 오늘 결혼하는 건 친구 중 한 명이라고 거짓말했어, 그리고 나보고 여자 파트너가 되어달라고 해서 온 거야, 절대로 네 결혼식을 망치거나 너한테 걱정을 끼치려고 한 게 아니라고.”그러자 안이슬은 송예걸을 끌어당겼다.“가자.”심재경이 쫓아와서 송예걸의 손을 덥석 잡아당겼다! 그리고 백핸드로 그를 한쪽으로 밀었다.안이슬에게 있어서 송예걸은 그녀의 친구인데, 그가 왜 그녀의 친구를 그렇게 대한단 말인가?“심재경,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신랑으로서 주인공으로서의 기질이 있어야지, 사람을 다치게 하고 괴롭히기나 하고, 이게 너희 대가족이 손님을 맞이하는 방법이야?”그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심재경은 대답하지 않고 손목을 잡고 그녀를 끌고 갔다.“이거 놔!”안이슬은 분노했다.송예걸이 일어서서 심재경의 손을 잡아당기려고 했다.“그 사람 놔줘...”하지만 송연아는 그를 막았다.송예걸은 씩씩대며 말했다.“왜 말려, 이슬 누나가 지금 심재경한테 끌
몇초간 공기마저 정지 된 것 같았다.윤소민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 분이 바로 이슬 언니죠? 재경 오빠한테서 얘기 들었어요. 저희 결혼식에 참석하러 오신 거예요?”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마치 방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 처럼 말이다.안이슬은 미간을 찌푸렸다.‘심재경이 내 얘기를 했다고? 전 여친이라고 생각하고 현 여친한테 얘기한 건가?’안이슬은 확실히 굴욕을 당했고 그녀는 차갑게 웃었다.“결혼 축하하러 왔어요. 백년해로 하시고 항상 행복하시길 바래요.”말을 마친 뒤 그녀는 심재경을 바라보았다.“그쪽 재경 오빠는 정말 정이 많은 사람이거든요. 그러니 꼭 잘 잡으세요. 다른 여자를 보고 다리가 나른해지면 안되죠.”“재경 오빠 그런 사람 아니에요.”윤소민은 웨딩드레스의 큼지막한 치맛자락을 안고 그들을 향해 걸어왔고 심제경의 팔짱을 꼈다.“오늘은 저희의 결혼식이고 하객들도 많아서 인사하러 가야 해요. 곧 결혼식도 시작하니 다들 로비로 가서 기다려 주세요. 저희도 이만 가야 해서요.”그녀는 시종일관 화를 내지 않고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이 냉정함.이 참을성.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송연아도 이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만약 그녀와 강세헌의 결혼식에서, 강세헌이 다른 여자와 키스를 나눈 모습을 보았다면 그녀는 분명 미쳐 날뛰겠지?심재경은 차마 안이슬을 쳐다 보지 못하고 윤소민따라 가버렸다.송예걸은 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다. ‘심재경은 지금 뭐 하자는 거지? 먼저 이슬 누나에게 치근덕거렸고 목적을 달성하니 지금 이렇게 가버린 다고?’그는 더 이상 신경 쓸 틈도 없이 달려고 심재경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그러고도 당신이 남자야?”윤소민은 화를 냈다.“당신 뭐 하는 거야? 뭔데 사람을 때려?!”송예걸은 콧방귀를 꼈다.“자기의 행동에 책임을 지지 않아서 때렸고. 사람을 괴롭혀서 때린 건데.”“우리 재경 오빠는 당신보다 훨씬 남자답고 당신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은 사람이야. 책임감이 있는 남자라고. 당
송연아는 쪽지를 건네받고 물었다.“누가 저한테 전달하라고 했어요?”종업원한테 쪽지를 건네줄 때 이미 당부하였기에 종업원은 고개를 가로저었다.“말할 수 없어요.”송연아는 그를 난처하게 만들지 않았다.“전달받았어요.”종업원이 떠났다.송연아는 쪽지를 열어봤고 안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26층 502실로 오세요. 말씀드릴 비밀이 있어요.】그녀는 다 보고 나서 쪽지를 공 모양으로 뭉쳐서 바로 쓰레기통에 버렸다.쪽지에 적힌 장소에 가지도 않았다.서명도 없고 이렇게 비밀스러운 것은 분명 좋은 일이 아니다.그녀는 바보처럼 저곳에 가지 않을 것이다.이때 결혼식이 시작되었고 사람들이 흩어졌다.강세헌은 송연아 옆으로 가서 앉았다.송연아가 입을 열었다.“엄청 바쁘시네요.”결혼식에 참석했을 뿐인데 이렇게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니 말이다.그녀는 또 주스 한 모금을 마시고 컵을 힘껏 내려놓았다.강세헌은 주스 컵을 힐끗 보고는 물었다.“화났어?”송연아는 머리를 세게 흔들었다. 그녀가 어찌 감히 그에게 화를 날 수 있냐 말이다.그리고 그는 일 때문에 이러고 있으니 그녀도 화를 낼 이유가 없다. 단지 자신이 그의 옆에서 있는 자신이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그녀는 결혼식을 보며 말했다.“신부가 참 젊고 예뻐요.”강세헌은 아예 신부를 쳐다보지도 않았고 그녀만을 바라보았다.“네가 더 예뻐.”송연아는 그를 바라보았다.그는 지금 그녀를 놀리고 있는 건가?쪽지 생각이 나서 망설이다가 그녀는 입을 열었다.“방금 누군가 26층 502호실로 오라고 했어요. 얘기해줄 비밀이 있다고 하면서요.”“뭐?”강세헌은 조금 미간을 찌푸렸다.송연아가 입을 열었다.“함정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가지 않았어요.”사실 그녀는 궁금하다. 26층 502호실에 무엇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지.이때, 사회자가 하는 덕담이 결혼식장에 울려 퍼졌다.“이 어울리는 한 쌍의 커플은 오늘 이곳에서 혼인하게 되었습니다. 두 분은 이제 함께 인생의 여정을 시작하게
손을 뻗어 살짝 밀자 방문이 열렸다.안은 텅 비었고, 아무것도 없었다.송연아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누가 장난을 치고 있는 걸까요?”강세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이미 마음속으로 생각이 있었다.이건 아마 누군가가 장난을 친 게 아니라 송연아가 낚이지 않자 덫을 놓은 사람이 이곳을 흔적도 없이 깨끗하게 청소한 것 같다.“이만 돌아가요.”그녀가 입을 열었다.남의 결혼식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게 좀 좋지 않은 것 같았다.강세헌은 고개를 끄덕였다.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송연아는 그의 옆에 기대어 그의 손을 잡으려고 하는데, 이때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올라왔고 ‘띵’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송연아는 살며시 손을 움츠렸고 강세헌이 주동적으로 그녀의 손을 잡았다.그녀는 멍해졌다. 의외였다.피부가 맞닿는 순간, 그녀의 마음도 긴장돼서 두근두근 거렸다.그녀는 자신이 왜 긴장되는지 모른다.분명히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잔 지 이미 오랜 시간이 흘렀다.긴장된 심장이 가속도로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강세헌 따라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 빠르게 문이 닫혔고 그는 1층 버튼을 눌렀다.폐쇄된 공간 안, 그들 둘뿐이다.송연아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윤관이 뚜렷한 얼굴과 목선이 연결되어 섹시한 그림을 만들었다.이 남자는 그녀가 봤던 남자 중에 최고의 미모를 가지고 있는 남자이다.그런 남자가 지금 그녀의 남자이니 그녀는 경사라고 생각해야 하는 거 아닌가?이 생각을 하니 어느새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앞쪽 엘리베이터 문에 무심코 시선이 향했다.그녀는 멍해졌다.엘리베이터 문은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로 매우 매끄러워서 사람의 모습까지 선명하게 비친다.방금 그녀가 강세헌을 얼빠진 사람처럼 보고 있는 것도 그가 모두 똑똑히 보았단 말인가?‘으악—— 너무 쪽팔려.’그녀는 당장 쥐구멍이라도 찾아서 숨고 싶었다. 그녀는 맥없이 고개를 떨구었고 차마 고개도 들지 못했다.강세헌은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자세히
다들 위를 보고 있길래 심재경과 윤소민은 계단을 내려가 사람들이 보고 있는 곳으로 시선을 향했다. 빌딩 외벽에 언제부터 걸려있었는지 모를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위에는 글자가 적혀있었다.【심재경, 변심한 놈!】【심재경, 쓰레기 같은 인간!】【윤소민, 뻔뻔한 년!】【윤소민, 천한 년!】심재경은 원래 별로 화나지 않았지만 윤소민을 욕한 현수막을 보고는 얼굴이 어두워졌고 노발대발했다.“경호원들은? 빨리 가서 저거 뜯지 않고 뭐해?”“네.”이 일은 윤소민의 부모님에게 전해졌고 그들은 나와서 아직 뜯지 못한 현수막을 보고는 금세 안색이 어두워졌다.“심재경,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우리에게 제대로 설명하길 바라.”윤씨 집안도 잘 알려진 집안인데 딸이 결혼하는 날에 이런 일을 당하니 그들도 참 부끄러웠다. 심재경은 황급히 설명했다.“이 일은 누군가가 일부러 장난친 게 틀림없어요...”“우리 양가의 세력을 누가 모르겠어요? 감히 이런 짓을 한다고요? 그 이유를 제외하지 않고서야 말이죠...”말하면서 윤소민의 아버지는 심재경을 힐끗 보았다.“여자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여 이런 식으로 복수를 하지 않는 이상, 누가 우리한테 이런 짓을 꾸미겠어요?”심재경 어머니는 바로 안이슬이 생각났고 안이슬에 대한 혐오가 더욱 강해졌다.그녀가 심재경과 헤어지는 것에 대하여 내키지 않아서 이런 짓을 꾸민다는 생각이 들었다.“반드시 저희에게 제대로 설명하셔야 할 거예요.”윤소민의 아버지는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저희한테 딸은 소민이 한 명뿐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좋은 날에 이런 재수 없는 일을 당하다니, 정말 말도 안 되죠!”“이 일은 저희가 꼭 제대로 조사할 거예요.”심재경 아버지도 체면을 잃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심재경 어머니도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지 않으려고 얼른 수습하였다.“오늘 같은 경사스러운 날에 이런 사소한 일로 기분이 상하면 안 되죠.”말을 마친 뒤, 윤씨 집안에 보여주기식으로 말했다.“재경아, 이 일은 반드시 소민이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