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미친 그날 밤: Chapter 381 - Chapter 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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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1화

여자는 문 앞에 서 있었고 긴 머리를 우아하게 늘어뜨리고 맞춤 흰색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몸에 장식을 많이 하지는 않았고 진주 귀걸이만 하고 있어 심플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그녀는 송연아를 바라보며 물었다.“누구...?”송연아는 그 여인을 바라보았는데 사진 속 모습과 똑같았다.그녀는 잠시 넋을 잃고 있다가 곧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살려주세요...”그러자 송예걸은 타이밍에 맞게 뒤에서 소리쳤다.“야, 너 빨리 따라오지 못해? 이걸 확 죽여버릴까, 네가 도망갈 수 있을 것 같아?”송연아는 구민을 바라보며 도와달라는 눈빛을 보냈다.“지금 그 사람과 함께 돌아가면 맞아 죽을지도 몰라요. 제발 살려주세요.”다행히 구민은 송연아가 뒤에 있는 남자에게 붙잡힌 것을 보고 말했다.“이 여자 놔줘요, 그렇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내 사람이야. 내가 잡으면 잡았지, 너랑 무슨 상관인데?”송예걸은 기세등등했고 생김새가 좀 사납지 않다는 것만 빼면, 정말 나쁜 사람 같았다.그는 사실 잘 생겼다.터프한 타입이 아니라 순둥순둥한 타입이었는데, 백수연을 많이 닮았다.구민은 눈살을 찌푸렸다.“여기 CCTV가 있는 건 알고 있죠? 당신 계속 이러는 거 범법행위예요. 당장 호텔 직원을 부르도록 하죠.”송예걸은 냉담하게 코웃음을 치더니 그 틈을 타 송연아를 놓아주었다.“직원들을 불러도 난 두렵지 않아. 내가 딱 옆방에서 기다릴 테니까,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해.”말하고 그는 가버렸다.송연아는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는 연신 고개를 숙였다.“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구민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니에요.”그녀가 막 문을 닫으려 하자 송연아는 얼른 손을 들어 문을 막고는 입을 열었다.“차 한 잔만 주시겠어요?”구민은 머뭇거리다가 들어오라고 했다.송연아는 서둘러 고맙다고 말했다.구민은 테이블로 다가가 물 한 잔을 따라주었다.“일단 물 한 잔 마시면서 마음 진정시켜요. 방금 그분은 남자친구예요?”“네... 다혈질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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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화

송연아가 설명하려 하자 구민이 먼저 얘기를 꺼냈다.“남자친구와 말다툼을 하는 것을 보았는데, 이분이 맞을 것 같아서 내가 도와줬어요. 그리고 내가 방에 들어와서 차 한 잔 마시라고 권했어요.”구진학은 송연아를 날카롭게 바라보며 물었다.“정말 그래요?”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근데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네요.”“진학 씨, 아는 사이에요?”구민은 송연아를 한 번 보고는 구진학에게로 시선을 돌렸다.구진학이 다가와 구민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말했다.“이분은 주석민이 자랑스러워하는 제자인데, 내가 지난번에 석민이를 만나러 갔을 때 우연히 만났어.”구민의 말투는 한결 부드러워졌다.“의사였어요?”송연아는 솔직하게 대답했다.“네.”구민은 갑자기 이마를 짚고는 고통스러운 듯 미간을 찌푸렸다.구진학은 온화한 말투로 물었다.“두통이 또 시작됐어?”구민은 고개를 끄덕였다.“방에 가서 약 먹자.”구진학은 구민을 끌어안고 방으로 들어가며 송연아를 돌아보며 경고했다.“난 다른 사람이 나의 사적인 일을 묻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만약 송연아 씨가 오늘 고의로 그녀를 접근했다면,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송연아는 시치미를 뗐다.“아니에요.”“제발 그랬으면 좋겠네요!”구진학은 쾅 하고 문을 닫았다.어렴풋이 송연아는 구민이 말하는 것을 들었다.“왜 그렇게 무섭게 굴어요, 그냥 여자애예요.”구진학이 말했다.“나쁜 사람 일까 봐 그러지.”송연아는 원래 자신이 너무 많은 생각을 했다고 느꼈지만, 구진학의 태도는 너무나도 의심스러웠다.그는 다른 사람이 구민을 만나는 것을 매우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왜 두려워하는 걸까?“누나, 누나!”송예걸은 쭈뼛쭈뼛하면서 송연아를 향해 작은 소리로 외쳤다.그녀가 고개를 돌려 보니 송예걸은 기둥 뒤에 몸을 움츠리고 숨어 있었다.송연아가 방으로 들어가자 송예걸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어때? 뭐 좀 알아냈어?”송연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그럼 괜히 온 거 아니야? 350만 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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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화

텅 빈 방에는 한 사람도 없었다.찬이도 안 보였다.그녀의 마음은 순식간에 다급해졌다.‘사람은 다 어디 간 거야?’그녀는 몹시 당황스러웠고 황급히 집을 나섰다.그러나 곧 들어오는 차가 보였고 차 문이 열리자, 강세헌은 찬이를 안고는 차에서 내렸다.오은화의 손에는 많은 물건이 들려져 있었다.그녀가 다가와 물었다.“어디 간 거예요?”찬이의 볼이 약간 붉다.평소의 잘 웃는 기색도 없이 나른하고 눈시울이 빨갛게 달아오른 것을 보니 오래 울었던 것 같다.“찬이 어디 아파요?”그녀는 찬이가 이상하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다.강세헌은 그대로 무시한 채, 찬이를 안고 방안으로 향했다.오은화가 다가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찬이가 열이 심하게 났어요.”“아주머니.”강세헌은 낮은 소리로 그녀를 불렀다.오은화는 더는 말하지 못하고 얼른 방으로 들어갔다.송연아가 입을 앙다물고 방에 들어갔을 때, 강세헌은 찬이를 안고 창가에 서 있었고 찬이는 그의 어깨에 얌전히 엎드려 눈을 감고 있었는데, 긴 속눈썹은 눈물로 촉촉해져 있었다.“찬이가 자고 싶어서 그럴 거예요. 내가 달래줄게요.”그녀가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강세헌은 한쪽으로 걸어가며 그녀와 거리를 두었다.송연아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미안해요... 일찍 돌아오려고 했는데, 도중에 일이 생겨서 늦었어요. 일부러 이렇게 늦은 건 아니에요...”“말 다 했으면, 나가.”강세헌이 말을 끊었다.“...”그녀는 잠시 서 있다가 조용히 방을 나갔다.이럴 때는 찬이가 자야 한다.송연아는 먼저 나가 있고 난 뒤에 강세헌에게 설명하려고 했다.오은화는 송연아가 터덜터덜 걸어 나오는 것을 보고 다가와 작은 소리로 물었다.“밥은 먹었어요?”송연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요.”“내가 먹을 것 좀 만들어 줄게요.”오은화가 말했다.송연아가 말했다.“괜찮아요, 저 아직 배가 고프지 않아요.”오은화는 한숨을 쉬었다.“도련님 이해 해주세요. 찬이가 갑자기 열이 나서 우리 모두 멍해 있었고 찬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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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화

송연아는 미처 숨기지 못한 채 눈물을 참는 모습을 강세헌에게 보이고 말았다.그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곧바로 평정을 되찾았다.“억울해?”송연아는 힘껏 눈물을 닦았고 고집을 쓰며 말했다.“아니요.”“그래.”강세헌은 몸을 돌려 욕실로 향했다.송연아는 두 손에 주먹을 쥐었고 그의 냉철함에 기가 막혀 죽을 지경이었다.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가 그를 막았다.“아직도 날 못 믿는 거예요? 그럼 계속 그러세요, 내가 지금 당장 나가서 남자 하나 찾을 테니까!”그녀는 화가 나서 말을 다 하고는 밖으로 뛰쳐나갔다.강세헌은 한발 빠르게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다른 남자를 찾아?”송연아는 몸부림을 쳤다.“어쨌든 당신은 날 믿지 않잖아요. 그래서 차라리 당신이 괜히 화를 내지 않도록 착실하게 있을게요...”강세헌이 조금 힘을 주어 잡아당기자, 송연아는 그의 품에 안겼고 그는 이 기회를 틈타 더 꽉 껴안았으며 한 손으로 그녀의 턱을 움켜쥐었다. 송연아는 아파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그녀는 더 심하게 몸부림쳤다.“이거 놔요...”강세헌은 몸을 굽혀 찐하게 그녀의 입을 맞춰 말을 못 하게 했다.그는 진한 키스를 했고 그녀의 입술을 깨물기까지도 해 그녀에 대한 강한 소유욕을 드러냈다.송연아는 한동안 버티지 못하고 휘청거렸다.그녀의 유일한 느낌은 아프다는 것뿐이었다.아프다.강세헌은 허리를 잡고 그녀를 들어 안아 침대로 향했다.송연아는 그의 품속에 얌전하게 있었고 작은 소리로 물었다.“아직도 화났어요?”“너 하는 거 봐서.”말을 마치고 그는 침대에 그녀를 내려놓았다.송연아의 가냘픈 몸이 부드러운 침대로 빠져들어 갈 것만 같았다.그녀의 머리카락은 흐트러졌고 몹시 가련해 보였다.핑크빛 입술은 강세헌의 유린으로 더욱 붉게 물들었고, 그 위에 이빨 자국이 있었다.그녀는 두 다리를 들어 강세헌의 깡마른 허리를 잡아당겼다...그의 눈동자는 심해보다 더 깊었고 가장 깊은 곳에서는 끝없는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었다.사람을 다 삼켜 버릴 것만 같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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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화

송연아는 입술을 앙다물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지금은 집에서 찬이를 잘 돌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하지만 오늘 주석민이 구민에게 수술에 관련된 진찰을 해주기로 했기에 그녀가 참가한다면 구민의 몸에 있는 비밀을 알아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그래서 그녀는 오늘 무조건 병원에 가야 했다.“나 될수록 일찍 들어올게요. 괜찮죠?”송연아는 애교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다소 어색했다.강세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부탁이에요. 네?”그녀는 두 팔로 강세현의 목을 감쌌다.송연아는 이런 것에 능숙하지 않았지만 강세헌은 송연아가 자신에게 애교 부리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다섯 시까지 돌아와.”“네. 다섯 시전에 무조건 집에 올게요.”“그래.”강세헌은 동의한 셈이었고 송연아는 너무 기뻐서 그의 얼굴에 뽀뽀했다.“저녁에 돌아와서 할 말 있어요.”강세헌은 가볍게 알겠다고 말하고 한마디 당부했다.“고훈을 멀리해.”“네. 꼭 멀리 있을게요.”송연아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약속했다.어쩌다 강세헌이 화를 내지 않았는데 그를 다시 돋구면 안 되었다.송연아는 잠시 멈칫하더니 물었다.“이젠 날 믿어요? 그런데 왜 아직도 화가 나 있어요?”강세헌은 담담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그 영상의 장면들은 분명 누군가 편집을 한 것이었다.그가 화난 이유는 고훈과 송연아가 확실히 가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송연아는 그의 여자이기 때문에 그는 당연히 그녀가 다른 남자와 가까이 있는 것이 싫었다.“그놈을 빨리 돌려보내야겠어.”송연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강세헌이 소심한 면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의 이런 유치한 모습은 너무 귀여웠다.평소의 압도적이고 차분한 그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그의 모든 면이 다 매력적이었다.사실 이런 유치한 모습들이 더 마음이 설레게 만들었다.강세헌도 피와 살로 만들어진 인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그도 감정이 있고 욕망이 있는 사람이었다.송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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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화

“왜 그래요?”구민이 물었다.그녀는 송연아의 놀란 표정을 보고 물었다.“무슨 문제 있어요?”그녀는 말하며 CT 사진을 바라보았다.하지만 구민은 그걸 보고도 무슨 문제가 있는지 몰랐고 송연아는 의사이기 때문에 그걸 알아볼 수 있었다.구민의 기억 신경에 손톱만 한 크기의 무언가가 있었다.CT 사진에서 보면 위치와 모양이 종양처럼 보이지는 않았다.송연아가 물었다.“머리가 어떻게 아픈 거예요? 잠깐씩 아프나요, 아니면 지속적으로 아픈 건가요?”구민은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글쎄요. 뭔가 잊어버린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아요. 애를 써서 생각하면 잠깐씩 두통이 오는데 또 가끔은 오래 지속될 때도 있어요. 요즘 특히 더 자주 아파요.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어요.”송연아는 뭔가 알 것 같았다. 그녀는 다시 CT 사진을 보더니 말했다.“우리 돌아가요.”구민이 머리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방금 안색이 안 좋으시던데 혹시 제 병이 더 악화된 건가요?”송연아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아니에요.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그런데 따님이 계시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따님은 같이 안 오셨나요?”“제 딸은 미국에 있어요. 저희도 그곳에서 쭉 살았는데, 제 병만 아니었다면 진학 씨도 돌아오지 않았을 거예요.”구민이 말했다.송연아가 물었다.“해외의 의료 기술이 국내보다 나쁘지 않은데 왜 특별히 귀국하신 거예요?”구민이 대답했다.“주석민 교수랑 진학 씨는 오랜 친구 사이에요. 엄청 친하거든요. 진학 씨가 다른 사람한테 병 보이는 건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해서 주석민 교수를 만나러 돌아왔어요. 지난번 수술할 때 집도한 분이 그분이예요.”“본인이 수술받은 거 알고 있었어요?”송연아는 깜짝 놀랐다.CT 사진을 봤을 때 구민의 머릿속에 있는 것은 인공적으로 이식된 것이기 때문이다.자기도 수술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네, 몇 년 전에도 이런 증상이 있어서 주석민 교수가 수술해서 종양을 제거했어요. 그래서 다 나았는 줄로 알았는데, 이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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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송연아는 문 쪽을 바라보았고, 구진학의 눈동자는 붉어졌다.옆에 있던 구민은 구진학의 태도에 깜짝 놀란 듯했다.“진학 씨...”그녀는 구진학의 팔을 잡았다.그제야 구진학은 자신이 지나치게 흥분했다는 사실과 구민이 여전히 자신의 옆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하지만 송연아는 분명히 구진학의 당황한 표정을 똑똑히 봤다.왜 당황한 걸까?뭐가 불안한 걸까?그는 도대체 무엇을 숨기려 하는 걸까?“진학 씨, 왜 그렇게 흥분했어요?”구민이 부드럽게 물었다.구진학은 서둘러 그녀를 달래 주었다.“아니야. 내가 뭘 잘못 들어서 그래. 많이 놀랐지?”구민은 고개를 저었다.“난 괜찮아요. 그런데 당신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여요.”구진학은 일부러 구민을 내보냈다.“나 목이 마른데 당신이 가서 물 한 병 사다 줄래?”구민이 말했다.“알겠어요.”구민이 간 후 구진학은 송연아를 의심스럽게 쳐다보면서 물었다.“그쪽이 강세헌의 아내라고요?”송연아는 한 발짝 물러나 테이블 가장자리를 손으로 꽉 쥐고 말했다.“네.”구진학은 실눈을 하고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주석민은 서둘러 구진학을 말렸다.“진학아, 진정해.”구진학은 주석민을 밀치며 말했다.“너 일부러 그런 거야?”주석민의 표정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진학아, 우리가 알고 지낸 지 몇 년인데 나를 못 믿어?”그는 몹시 실망했다.“내가 네 비밀을 지키지 않았다면 진작에 모든 사람이 알았을 거야.”구진학은 자신이 지나치게 흥분한 탓에 자제력을 잃었다는 것을 알았다.“미안해...”구진학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주석민이 말했다.“난 저 애가 젊어서 결혼한 줄도 몰랐어. 게다가 강세헌의 아내일 줄은 더 생각 못 했지. 아마도... 모든 것이 예정되어 있던 것 같아. 난 그때 옥민 씨에게 수술을 해줬었고 지금 옥민 씨의 며느리가 내가 아끼는 제자가 되었으니...”“그만해!”구진학이 그의 말을 잘랐다.주석민은 구진학의 집착이 너무 심하다고 느꼈고 그를 타이르고 싶었다.“이 문제는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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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그리고 구민의 뇌에 있는 그것을 제거하지 않으면 그녀의 생명을 위협할 것이다.구진학은 지금 이 순간 송연아를 죽여 입을 막고 싶은 욕망만으로도 그가 양심이 찔린다는 것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구민이 바로 임옥민이었다.구진학은 임옥민의 이름을 개명하면서 자신의 성을 사용하고 원래 이름의 ‘민’자를 남겨두었다.송연아는 모든 것을 알아냈다.하지만 구진학이 어떻게 사람을 빼돌렸는지 알 수 없었고 강씨 가문에게도 감쪽같이 숨겼다.더 이해 안 되는 것은 강씨 가문이 이 사실을 여태 모른다는 것이었다.“제가 말을 안 한다고 당신의 비밀이 영원히 숨겨질 수 있을 것 같아요?”송연아는 최선을 다해 침착하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며 구진학과 맞섰다.“지금 당신에게 주어진 선택은 두 가지뿐이에요. 하나는 구민 씨 뇌 속의 것을 꺼내지 않는 건데, 그렇게 하면 계속 기억 상실증을 앓을 거고 언제 죽을지 몰라요. 다른 하나는 구민 씨 뇌 속의 것을 꺼내서 기억을 회복하게 하는 거예요. 기억을 회복하면 구민 씨는 과거를 기억할 것이고 당신은 그것을 숨길 수 없을 거예요. 당신이 구민 씨 아들의 아내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면 구민 씨가 당신을 더 미워하지 않을까요? 당신이 첫 번째 선택을 한다면 모를까.”구진학은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그토록 사랑했던 여자가 자신을 미워하는 것이었다.구진학이 망설이는 모습을 본 주석민은 송연아에게 서두르라며 눈치를 보냈다.그는 앞으로 다가가 구진학에게 말했다.“조만간 들통날 테니, 계속 잘못된 선택 하지 마.”“내가 틀렸다고 생각해?” 구진학은 충격을 받았다. 주석민도 그가 틀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니?“당신은 이미 잘못된 선택을 했어요.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틀리지 않았지만, 누군가의 어머니로서 누릴 권리를 박탈하는 것은 잘못이에요.”송연아는 구진학이 큰 잘못을 했다고 생각했다.구진학 때문에 강세헌은 부모 없이 자랐기 때문이다.“네가 뭘 알아?” 구진학이 큰 소리로 말했다.“내가 아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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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구진학은 당황했다.강세헌이 여기에 어떻게 나타난 걸까?구민과 함께 온 걸까?구진학이 경계를 늦춘 틈을 타 송연아는 서둘러 강세헌의 옆으로 다가가 속삭였다.“저 구민이라는 분의 원래 이름은 임옥민이에요.”그녀는 이름만 말하면 강세헌이 알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강세헌은 눈을 내리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는 그녀가 이 말을 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송연아가 자신이 구민을 조사하고 있는 걸 알고 있었단 말인가?하지만 지금은 그런 질문을 할 때가 아니었다.강세헌이 병원에 온 이유는 구민이 이 병원에 왔다는 사실을 진원우가 조사해서 알아냈기 때문이었다.그는 그저 우연히 복도에서 구민을 만나 그녀를 따라 여기까지 왔던 것이었다.구진학은 강세헌이 구민을 데려갈까 봐 겁에 질려 구민을 자신의 뒤로 끌어당겼다.그는 경계심과 방어적인 태도로 강세헌을 노려보며 물었다.“원하는 게 뭐야?”송연아가 막 말을 하려던 찰나에 강세헌은 손을 들어 그녀를 제지했다. 그리고 그는 진원우에게 감정서를 구진학에게 보여주라고 손짓했다.“이건 뭐야?” 구진학은 반발했다.보고 싶지 않다는 뜻이었다.진원우는 다시 감정서를 건네며 말했다.“읽어보면 알 수 있을 겁니다. 비록 당신은 오랫동안 외국에 나가 살았지만, 청양시의 구씨 집안도 대가족이니 당신을 조사하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너희...”이렇게 빨리 정보를 확인하다니?어떻게 이렇게 빠를 수 있는가?어떻게 된 일인가?구진학은 송연라를 바라보며 물었다.“네가 말했어?”송연아가 말했다.“당신 때문에 이 방에 갇혀서 말할 시간도 없었어요.”사실 강세헌은 이미 조사하고 있었다.진원우는 구진학의 행동을 신경 쓰지 않으며 말했다.“당신이 들고 있는 걸 보는 게 좋을 텐데.”구진학은 막연하게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그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친자 확인서를 본 순간 그는 두 걸음 연속으로 뒤로 물러났다.구민은 다급하게 그를 다독였다.“진학 씨, 왜 그래요?”구진학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시선을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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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어떻게 알았어?” 강세헌은 전부터 송연아에게 구민을 어떻게 알았냐고 묻고 싶었다.“세헌 씨 책상에서 사진을 봤는데, 주석민 교수님의 환자분과 닮아서 신경 쓰였어요. 운 좋게도 교수님께서 나를 믿어주셔서 구민 씨와 접촉힐 수 있게 되었고, 세헌 씨가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세헌 씨를 돕고 싶어서 구민 씨에 대해 알아보게 되었어요.”강세헌의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송연아가 오늘 꼭 병원에 와야 한다고 했던 게 구민 때문이었어?그녀는 그가 모르게 조용히 뒤에서 애를 쓰고 있었다.강세헌은 손을 뻗어 송연아의 작은 손을 손바닥에 감싸고 꽉 쥐며 말했다.“고마워.”그는 송연아가 아픈 찬이를 무시할 정도로 일에 열중하는 줄 알고 오해했다.알고 보니 그녀는 일 때문에 그런 게 아니었다.송연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는 부부니까 나한테 고맙다고 할 필요 없어요. 그리고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구민 씨의 뇌 속에 있는 것들을 빼내고 나면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 거예요. 구민 씨는 반드시 세헌 씨를 기억할 거예요. 나는 기다렸다가 오늘 밤에 돌아가서 세헌 씨에게 말하려고 했는데, 세헌 씨가 먼저 병원에 올 줄은 몰랐어요.”“그럼 대표님 어머님 뇌에 있는 게 구진학이 이식한 건가요?”진원우는 갑자기 돌아보며 물었다.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구진학과 주석민 교수님은 매우 친한 친구이고, 이 수술은 교수님이 집도하셨어요. 이번에 구진학이 교수님을 찾아온 이유는 구민 씨가 최근에 두통을 앓았는데, 점점 더 심각해져 약을 먹어도 소용없었기 때문이에요. 구민 씨 머리에 있는 물건은 언제든지 구민 씨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요...”“생명을 위협한다고요?”진원우는 긴장한 표정으로 강세헌을 바라보았다.“대표님...”하지만 강세헌의 표정은 흔들리지 않았다.그는 그저 송연아의 손을 더 단단히 잡았다.송연아는 강세헌의 긴장감을 느꼈다.그녀가 막 말하려고 할 때 진원우가 먼저 말했다.“대표님, 구진학이 과거를 기억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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