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그날 밤의 모든 챕터: 챕터 261 - 챕터 270

1265 챕터

제261화

그는 목소리를 한껏 내리깔았다.송연아는 그런 그가 너무 수상했다.“뭘 웃어요? 내가 우스워요?”“아니.”강세헌이 대답했다.“내가 웃겨서 그래. 아버님 속임수에 홀딱 넘어갔잖아.”송연아는 한참 침묵하다가 그의 뜻을 알아차리고 함께 웃었다.“그럼 이런 내가 좋다는 거죠?”그녀가 물었다.강세헌은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대답했다.“좋아.”그는 또다시 한마디 덧붙였다.“너라서 좋은 거야.”말인즉슨 그녀가 이런 재능이 없어도 여전히 좋아할 거란 뜻이다. 하지만 그녀에게 이러한 재능이 있으니 더 눈부신 것도 사실이다.송연아도 더 깊이 고민하지 않았다. 어찌 됐든 이게 바로 그녀이니까.그녀는 또다시 임설에게 화제를 돌렸다.“아무튼 이번에 나한테 당했으니 다음에 또 무슨 수작을 부릴지 몰라요.”“임지훈한테 사람을 시켜서 강씨 일가 식구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라고 할게.”강세헌이 말했다.그는 아주 홀가분하게 말했다. 담담하고 흔들림 없는 그 말투는 마치 그들이 중요하지 않은 사람인 것만 같았다.송연아는 자신이 아무런 도움이 못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내가 할 수 있는 건 세헌 씨한테 최대한 폐 끼치지 않는 거겠네요.”그녀는 업무상의 일을 도와주고 싶어도 그럴 능력이 안 됐다.“아 참, 나 병원 다녀와야 해요.”송연아는 아직 병원에 가서 송예걸을 보지 못했다.“예걸이가 찬이한테 약을 탄 일로 당신이 걔를 엄청 미워하는 거 나도 다 알아요. 하지만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에 예걸이를 내게 맡겼으니 상관 안 할 수 없어요.”강세헌은 아무 말도 없었지만 차가 이미 병원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곧이어 병원에 도착했고 송연아는 그가 송예걸을 보고 싶지 않을 거란 생각에 이렇게 말했다.“나 좀 오래 있어야 할 것 같아요. 먼저 돌아가요.”강세헌은 확실히 송예걸을 보고 싶지 않았다.“기사한테 데리러 오라고 할게.”송연아가 대답했다.“네.”그녀는 계단에 서 있다가 강세헌의 차가 사라진 후에야 병원에 들어갔다.그녀는 한혜숙에게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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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송예걸이 황급히 얼굴을 가렸다.“아니에요. 아무것도...”“정말?”송연아는 그에게 물을 따라주었다.그녀는 동생의 말을 전혀 안 믿었다.송예걸은 눈길을 피하더니 재빨리 핑계를 둘러댔다.“회사 일이에요. 지난번 일이 해결됐거든요.”송연아는 머리를 끄덕였다.“아주 잘했어.”“그렇지만 아이디어는 누나가 준 거예요.”송예걸이 말했다.그는 살짝 질투 났지만 송태범의 안목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송연아가 회사를 경영하는 건 더없이 완벽한 결정이다. 이는 비록 그녀의 강점은 아니지만 그녀는 뭐든지 빨리 배우는 편이다!“난 너보다 몇 살 위라 생각을 좀 더 많이 할 뿐이야. 몇 년 후엔 네가 분명 날 뛰어넘을 거야.”송연아가 그를 격려했다.사실 송태범이 돌아간 이후로 송예걸은 전보다 훨씬 많이 성숙해졌다.송예걸의 얼굴에 모처럼 미소가 번졌다.“난 괜찮으니까 누나도 돌아가서 찬이를 돌봐요.”송예걸이 대답했다.“그래 그럼.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하고.”송연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잊지 말고 물 마셔.”송예걸은 바로 안 다친 손으로 컵을 들었다.“안 잊어요.”송연아는 머리를 끄덕이고 병실을 나와 문을 닫았다.그녀는 복도에서 한혜숙과 마주쳤는데 송예걸에게 먹을 것을 사 왔는지 음식을 들고 있었다.“예걸이 보러 왔어?”한혜숙은 딸을 보니 너무 기뻐 미소를 지었다.송연아는 머리를 끄덕이고 한혜숙이 든 물건을 보며 물었다.“엄마가 만들었어요?”“병원 밥은 맛도 없고 영양도 없잖아.”한혜숙이 대답했다.그녀가 송예걸을 대하는 세심함이 송연아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진짜 송예걸을 제 아들로 생각하는 걸까?한혜숙은 딸의 속내를 파헤치고 사랑스러운 눈길로 지그시 바라봤다.“질투해?”송연아가 머리를 내저었다.“아니요, 어쨌거나 걔는 백수연 아들이잖아요.”백수연 때문에 한혜숙과 송태범의 결혼생활이 파탄 났다.다만 한혜숙은 이젠 다 내려놓았다. 송태범은 죽었고 백수연도 자신이 저지른 죄의 대가를 치르고 있으니까.송예걸은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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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집에 돌아간 후 송연아는 손부터 씻고 찬이를 보러 갔는데 뜻밖에도 오은화가 아기를 안고 있었다.“아주머니.”송연아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오은화가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도련님께서 오라고 하셨어요. 여기 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안 된다고 하시더라고요.”강세헌은 낯선 사람을 찾는 게 마음이 안 놓여 오은화를 불러왔다.송연아는 아주머니가 돌아오자 매우 기뻤다. 전에 별장에 있을 때 아주머니는 그녀에게 엄청 잘해줬다.아주머니는 참으로 자상한 분이었다.“아주머니가 있으면 제가 훨씬 홀가분하죠.”송연아가 웃으며 말했다.그녀는 오은화의 품에서 아기를 안아왔는데 마침 깨어 있었다.찬이가 표정을 살짝 찡그리자 송연아는 바로 응가 했다는 걸 알아채고 아기의 콧등을 살짝 꼬집었다.“찬이 응가 했구나.”오은화가 말했다.“제가 기저귀 갈게요.”송연아는 스스로 하려 했다.아들에게 늘 빚진 것 같았고 아이를 챙길 시간이 별로 없었는데 인제 드디어 함께할 수 있었다.“그럼 제가 물 받아올게요.”송연아는 머리를 끄덕인 후 찬이를 내려놓았다.그녀는 더러워진 기저귀를 빼서 휴지통에 버리고 물티슈로 아기 엉덩이를 닦아주었다.“세헌 씨는 나갔어요?”그녀가 무심코 물었다.오은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네, 전화 받고 바로 나가셨어요.”“그래요.”송연아는 아기를 안고 쪼그리고 앉아 엉덩이를 깨끗이 닦아주었다. 찬이도 아마 개운해졌는지 생글생글 웃으며 잠들 기미가 없었다.송연아는 아이와 함께 놀아주었다. 찬이는 이젠 앉을 수 있어 그를 소파에 앉히고 장난감으로 놀아주었다.이때 오은화가 불쑥 한마디 건넸다.“사모님도 참 깊숙이도 숨기셨네요. 별장에 그렇게 오래 지내셨는데 저는 사모님이 임신하신 줄도 전혀 몰랐어요.”그녀는 여기 와서 아기를 보더니 경악을 금치 못했다.송연아가 낳은 아이란 걸 알게 된 후 그녀는 놀라서 한참이나 말을 잇지 못했다!깊숙이도 숨기다니.송연아는 가볍게 웃을 뿐 딱히 해명하지 않았다. 상황이 하도 복잡하니까.“저는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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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왜 아직도 안 자?”강세헌이 다가왔다.“나 때문에 깼어?”송연아가 대답했다.“아니요, 쭉 당신을 기다렸어요.”그녀는 말하면서 침대에서 내려와 그에게 다가가더니 품에 쏙 안겼다.그녀의 행동에 살짝 놀란 강세헌은 몸이 굳어버렸지만 웃으며 되물었다.“왜 그래?”송연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다.“그냥 안고 싶어서요.”강세헌은 고개 숙여 그녀를 바라봤다.“일단 이거 놔. 씻고 오면 다시 안아 줘. 지금은 너무 더럽단 말이야.”송연아는 놓아줄 기미가 없이 오히려 더 세게 끌어안았다.두 사람은 몸이 바짝 달라붙었다.강세헌이 나지막이 물었다.“너 무슨 일 있지?”왠지 그녀의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았다.송연아는 그의 품에 머리를 비비며 말했다.“앞으론 내가 있는 곳이 바로 우리 집이에요. 세헌 씨를 더 많이 사랑해줄게요.”강세헌은 그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흐릿한 불빛 아래 떨리는 그의 눈빛과 미세하게 움찔거리는 몸까지, 그녀는 다 느낄 수 있었다.강세헌은 목소리를 내리깔고 그녀에게 물었다.“연아야, 오늘 무슨 일 있었어?”“아니요. 그냥 세헌 씨가 보고 싶었고 만나면 꼭 안아주고 싶었어요.”송연아는 고개 들고 발꿈치를 살짝 올려 그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했다.강세헌은 흠칫 놀라더니 곧바로 진한 키스로 응답했다. 하지만 그는 더 이어가지 않았다.“가서 씻을게.”송연아도 그가 오늘 이상해 보였다. 예전 같으면 강세헌이 먼저 그녀를 안아줬을 텐데 말이다.이렇게 빨리 그녀에게 흥미를 잃은 걸까?송연아는 불쑥 든 생각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세헌 씨, 이렇게 빨리 나한테 질렸어요?”“허튼소리!”그는 여전히 송연아를 터치하지 않았다.“나 돌아와서 죽은 사람 봤어. 안 좋은 기운을 너한테 주고 싶지 않아서 그래.”송연아는 별로 놀라지 않았다. 의사로서 죽은 사람을 너무 많이 봐왔으니까.병원에서 매일 사람들이 죽어 나가니 그녀는 전혀 두렵지 않았다.다만 궁금할 따름이었다.“누군데 밤에 만났어요?”강세헌이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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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송연아는 바로 침대에 눕지 않고 찬이를 보러 갔다. 찬이는 오은화가 옆에서 재우고 있지만 그래도 한 번 더 보고 싶었다.찬이가 깊게 잠들자 송연아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어 나왔다.침실에 들어온 그녀는 침대 머리맡에 앉아서 좀처럼 잠을 청하지 못했다.그녀는 머리를 받치고 이리저리 생각해보았지만 임설과 강씨 일가 외에는 다른 사람이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강세헌은 샤워를 마치고 나와 침대 머리맡에 앉아 있는 그녀에게 다가오더니 덥석 안아서 침대에 눕혔다.그는 몸을 뒤집어 송연아를 짓누른 채 뜨거운 키스를 퍼부었다.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어갈 때 찬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둘은 흠칫 놀랐고 송연아가 먼저 정신 차리며 그를 밀쳤다.“찬이 배고픈가 봐요.”“아주머니가 먹여줄 거야.”“하지만...”그녀가 말을 잇기도 전에 강세헌이 거침없는 키스로 막아버렸다!그녀는 그대로 말을 삼키고 강세헌에게 몸을 맡겼다!긴 밤이었지만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고 둘은 하나가 되어 불타는 사랑을 나눴다!...강씨 일가의 저택은 조명이 환히 밝혀졌다.이번에 강세헌을 모함한 일이 성사되지 않아 강의건과 강윤석 모두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다.“뭐 하나 잘 되는 일이 없어.”강윤석이 투덜거리며 말했다. 강세욱은 강세헌에게 너무 꽉 잡혀있어 그를 아예 구출할 수가 없었고 이제 곧 판결을 내릴 듯싶었다. 게다가 강세헌은 회사에서의 지위도 쉽게 흔들리지 않아 모든 것이 순탄치 못했다.강의건도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강세헌의 현재 세력은 정말 만만치 않다.“아버지, 이젠 어떡하면 좋아요?”강윤석이 초조하게 물었다. 그는 열불이 나서 입 주변에 커다란 물집까지 생겼다.“세욱의 여자친구가 송연아를 망신 줄 계획을 세웠다던데 그건 어떻게 됐어?”강의건이 물었다.차라리 묻지나 말 것을, 그 일을 언급하니 또다시 울화가 치밀었다.임설은 스포츠센터를 청소하는 일로 누군가에게 감시를 받아 결국 진짜 맨손으로 스포츠센트를 청소해야만 했다. 그 사람은 꼬박 하루 동안 그녀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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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전 집사는 조리 정연하게 말했다.“도련님은 지금 아무런 근심이 없어서 우리와 맞서 싸우는 데 전념하고 있어요. 만약 도련님께도 근심이 생긴다면 분명 정신이 팔릴 것이고 우린 그 틈을 노리면 돼요.”“어머, 전 집사 말이 일리가 있네요.”장진희는 매우 찬성하며 팔꿈치로 남편을 찔렀다.“안 그래요, 여보?”강윤석이 말했다.“생각은 좋으나... 강세헌에게 어떤 근심을 만들어줘야 하지? 그게 바로 관건 아닌가?”강의건이 말 없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강세헌은 현재 송연아와 아주 잘 지내고 아이까지 있으니 두 사람 사이가 더욱 돈독해졌다.“그건 쉽죠. 두 사람 사이를 이간질하면 되잖아요?”장진희는 비록 중년이지만 우아한 자태가 여전하고 관리도 잘 받아 실제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였다.그녀는 검은 눈동자를 데굴거리며 말했다.“남녀 사이에 가장 기피하는 대상이 바로 제삼자에요. 그 둘 사이에 제삼자가 나타나도 감정이 여전히 돈독할까요?”“세헌이가 그렇게 똑똑한데 제삼자가 끼어들 수나 있겠어?”강윤석은 썩 내키지 않았다.장진희는 남편을 힐긋 보면서 그가 참 못났다고 생각했다. 강윤석이 능력이 있었다면 강씨 일가의 모든 사업을 강세헌에게 모조리 넘길 필요가 있겠는가?그녀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지만 감히 티를 내지 못했다. 남자는 체면이 서야 하니까.남자의 체면은 그래도 지켜줘야 한다. 아직은 부부간의 갈등을 빚을 때가 아니다. 반드시 서로 손을 맞잡고 외부에 맞서 싸워야 한다!“아버님한테 이미 후보가 한 명 있잖아요?”장진희가 웃으며 말했다.“이지안?”강의건이 머리를 내저었다.“그 애는 안 돼.”“왜요?”장진희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걔한테 세헌의 생명의 은인으로 사칭하라고 시킨 건 맞지만 세헌이가 전혀 관심이 없어. 내가 지안이를 회사로 출근하게 해줬더니 세헌이가 걔를 구석진 곳으로 안배했더라고. 세헌의 얼굴도 보기 힘든데 어떻게 제삼자가 되겠어?”장진희가 두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그건 쉬운 일이죠, 아버님. 세헌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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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송예걸은 눈을 치켜뜨며 물었다.“이렇게 일찍 온 걸 보니까, 다 안거죠?”송연아는 숨길 수 없었다.“그래.”송예걸은 넋이 나간 눈으로 어딘가를 응시했다.“경찰은 현재 상황을 파악하려고 저를 찾아온 거예요. 그 사람 만난 적이 있냐고요.”송연아는 조용히 듣고 있었다.사실 그는 마음속으로 백수연은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빠져나간 것이고 절대 혼자서 도망쳤을 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몸 잘 챙기고.”송연아는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송예걸은 고개를 젖혔다.“엄마가 어젯밤에 돌아가셨는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알았어요?”“그게...”강세헌에게 들은 얘기였기 때문에 말을 바꿀 수 밖에 없었다.“방금 경찰이 한 얘기 듣고 안거야.”“아...”송예걸은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그녀가 숨기고 있다고? 왜 숨기는 거지? 내 어머니를 죽인 사람이 강세헌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그래서 말 안 하는 건가? 일부러 나한테 숨기기까지 하고?’그는 이불 밑에 놓인 손을 움켜쥐었고 마음은 차갑게 식어버렸다.“너무 상심하지 말고 변고에 순응하길 바란다.”송연아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송예걸은 입술을 깨물었다.“사람이 죽으면 다시 살아날 수 없다는 걸 알아요.”“어제, 12시 전에 강세헌이 누나와 함께 있지 않았죠?”그가 물었다.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세헌 씨 회사에 일이 많아서.”“누나, 저 졸려요.”그는 눈을 감았다.송연아는 그에게 이불을 덮어 주었다.“잘 쉬어. 내가 여기서 네 옆에 있어줄게.”송예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눈만 감고 있었다.8시쯤 되었을 때 한혜숙이 아침을 가져다주었다.송연아는 그녀에게 물건을 내려놓으라고 한 뒤, 송예걸을 부르러 가지 않고 한혜숙을 한쪽으로 끌어내었다.“백수연 죽었어요.”“뭐?”한혜숙은 너무 의외였다.“엄마, 조용히 해요. 예걸이 깨날라, 지금 기분이 말이 아닐 거예요.”“그 사람은 감옥에 있지 않았어? 어떻게 이럴 수 있지?”한혜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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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송예걸이 소리를 듣고는 즉시 핸드폰을 이불 밑에 숨겼다.다행히 그의 동작이 빨랐기에 송연아와 한혜숙 모두 아무런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한혜숙은 침대 옆 테이블에 음식을 올려놓으며 말했다.“배고프지? 빨리 아침 먹자.”그러면서 한혜숙은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꺼냈다.“먹고 싶지 않아요. 혼자 있을래요.”송예걸의 표정과 목소리는 싸늘했다.너무 슬퍼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한혜숙이 설득하려 하자, 송연아는 즉시 그녀를 제지했다.“엄마, 혼자 내버려 두세요.”한혜숙은 권하고 싶은 말을 삼키며 당부했다.“음식은 그대로 둘 테니까 배고프면 꼭 먹어.”송예걸이 말을 하지 않자 한혜숙은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아이고.”“됐어요.”송연아는 한혜숙을 끌고 갔다.“예걸아 쉬어.”송연아는 병실 문을 닫고 한혜숙에게 말했다.“예걸이 지금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음식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도 않겠는데 그를 굳이 설득하지 않아도 돼요. 백수연이 그래도 엄만데 당분간 받아들이기 힘든 건 인지상정이잖아요.”한혜숙도 알고 있다.“나도 알아. 근데 난 그저 예걸이 몸 건강이 걱정될 뿐이야. 아직 상처도 남아있고 너무 슬퍼하는 건 몸에 좋지 않으니까.”송연아는 한혜숙을 깊이 바라보았다. 그녀는 너무 자애로웠다. 송예걸은 어쨌든 백수연의 아들이다. 그녀가 과거의 원한에 얽매이지 않고 송예걸에게 마음을 열 수 있다는 사실에 그녀는 매우 놀랐다.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오늘 계속해서 송예걸이 이전과 다르다고 생각했다.도대체 어디가 다른지 그녀도 정확히 말할 수 없었지만, 어쨌든 어딘가 느낌이 달라졌다!그녀는 한혜숙이 송예걸에게 간이고 쓸개고 다 내어줬다가 도리어 상처를 받게 될까 봐 걱정했다.“엄마, 적당히 해요.”한혜숙은 딸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것 같았지만 마음에 두지 않았다. 송예걸은 백수연과 다르다고 생각했다.송연아는 더는 말하지 않았고 다른 일이 있어 먼저 갔다.그녀는 병원을 떠나 이 원장을 만나러 갔는데 지난번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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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임지훈은 어쩔 수 없이 강세헌에게 말을 전했다.강세헌이 발걸음을 멈추더니 임지훈을 돌아보았다.“뭐라고?”임지훈은 다시 한번 말을 전하고는 그에게 물었다.“그녀가 어떻게 이지안을 잡을 생각을 했을까요?”강세헌은 손을 내밀었다.“핸드폰 줘봐.”전화를 받고는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 지금 뭐 하자는 거야?”장진희는 곧장 용건을 말했다.“네가 물에 빠졌을 때, 이지안이 구해줬다고 들었는데 네가 그때 그대로 익사했다면, 네가 지금 가진 모든 것들을 다 우리 세욱이가 가질 수 있었어. 그녀가 내 좋은 일을 망쳤는데 내가 놓아줄 수 있을 것 같아?”“뭘 원하는지 말해.”강세헌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좋아, 네가 이렇게 시원시원하게 나오니 나도 빙빙 돌려서 말하지 않겠어. 이지안이 어떻게 말하면 네 생명의 은인인데 내 아들과 맞바꾸는 건 어때?”장진희가 말했다.그녀가 이지안을 찾은 후, 이지안이 강세헌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현재 두 사람이 손을 잡게 된 것이다.이 계획을 실행할 때 장진희는 이 일로 강세헌과 협상을 하여 자기 아들을 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미안한데 당신 아들 나한테 없어.”강세헌이 임지훈에게 눈짓하자, 임지훈은 즉시 이를 알아차리고 조용히 물러가 현재 장진희의 위치를 추적하였다.“강세헌, 너 똑똑한 사람인 거 알아. 근데 나도 바보는 아니거든. 네가 끼어들지만 않으면 난 내 아들을 순조롭게 구해낼 수 있어.”강세헌이 말했다.“내가 싫다면?”“그럼 내가 사람을 찾아서 이지안을 망쳐 놓을 거야. 네가 정말 그녀가 짓밟히는 걸 볼 수 있을까? 네 생명의 은인이잖아. 네가 정말 그녀가 죽는 것을 보고도 구하지 않는다고?”그녀는 특별히 ‘너의 생명의 은인’이라는 몇 글자를 강조했다.당시 강세헌을 물에 빠뜨린 일을 장진희가 했다는 증거가 없었기에 그녀는 줄곧 부인해 왔지만 지금은 그 당시의 일이 자신이 한 일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셈이 되었다.사실 그녀가 말하지 않아도 강세헌은 이미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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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강세헌은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발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그는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갔다.뒤에서는 이지안이 처량하게 울부짖고 있다.임지훈은 의아했다. 강세헌은 무자비한 사람은 아니었고 특히 그에게 생명의 은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을 이렇게 대할 리가 없었다.그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대표님?”강세헌은 차 문을 열려는 손을 멈추었다.“가서 장진희한테 전해. 아들에 대한 일은 관여하지 않겠다고.”그가 방금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이것이 장진희와 이지안이 함께 벌인 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이것은 확실히 쇼였다.장진희는 이지안에게 절대 그녀를 겁탈하지 않겠다고 말했었다.하지만 그것은 그녀의 감언이설에 불과했다.그녀는 강세헌을 속이려면 연기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이지안이 장진희와 이 쇼를 하기로 약속했을 때부터, 그녀는 이미 정조를 잃은 것과 다름이 없었다.임지훈은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빠른 걸음으로 돌아갔다.하지만 이미 한발 늦은 것 같았다.이지안의 목소리는 매우 비참했다.그래도 그는 말을 전했다.장진희의 예상대로 흘러가자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띠였다.“진작 말하지 그랬어?”그녀는 안으로 걸어갔다. 이지안은 그녀를 보고 미친 듯이 고함을 질렀다.“네가 나를 망쳤어!”장진희는 당연히 제 아들을 구하고 싶었다. 그녀는 이지안에게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안 그러면 강세헌이 어떻게 마음이 약해질 수 있겠어?”이지안은 그녀를 사납게 째려보았다.“내가 바보인 줄 알아? 내가 지금 이렇게 되었는데 그가 과연 나를 좋아하기나 할까?”“아니, 아니, 네가 똑똑하기만 하면 그가 너한테 죄책감을 느끼게 할 수 있어. 잊지 마, 너는 강세헌의 생명의 은인이야. 네가 이렇게 된 것도 그가 제때에 너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야. 네가 약한 척하고 불쌍한 척할 줄만 안다면, 그의 곁에 머물 수 있어. 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는 너한테 달려 있단 말이야.”장진희는 감언이설로 그녀를 세뇌했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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