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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선 이혼, 후 집착: Chapter 631 - Chapter 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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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1화

원이는 작은 물병을 들고 꿀꺽꿀꺽 물을 마시더니 말을 이어갔다.“만약 달이가 다른 남자를 아빠로 여긴다면 전 제일 먼저 나서서 반대할 거예요. 하지만 미스터 Q는 달라요. 진짜 대단한 분이고 우리에게도 인내심 있게 잘한단 말이에요. 엄마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라고 했더니 계속 요리를 연습했어요... 가장 중요한 건 뭔지 아세요?”“난 몰라. 그냥 좋은 사람이 아니란 것만 알아. 대체 너희들한테 얼마나 많은 세뇌를 시킨 거야!”차설아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미스터 Q는 평판이 나쁜 악당인데 어떻게 두 아이에게 살갑게 대할 수 있을까?게다가 두 아이는 바보가 아니었다. 모두 똑똑해서 보통 사람들은 그들을 굴복시킬 수 없었다.“가장 중요한 건 나쁜 아빠의 원수라고 들었어요. 만약 미스터 Q와 손잡고 나쁜 아빠를 혼내준다면 엄마는 안전하다고요.”“너...”차설아는 입을 살짝 벌렸고, 차오르던 분노가 복잡한 기분으로 바뀌었다.아직 어린 원이가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할 줄은 몰랐다.그리고 원이가 성도윤을 이 정도로 원망할 줄은 더 몰랐다. 차설아 자신보다 성도윤을 싫어하는 듯했다.‘요 녀석 몰래 가십 뉴스들을 챙겨봤나 보네. 아니면 자기 친아빠를 이렇게 미워할 리가 없잖아!’차설아는 원이의 마음을 가라앉히려 노력했다.“원아, 엄마 말 잘 들어. 사실 네 아버지는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야. 우리가 헤어진 이유는...”“엄마, 마음 약해지신 거예요? 이러시면 곤란해요.”원이는 턱을 움켜쥐고 엄숙한 표정으로 타일렀다.“나쁜 사람이라면 용감하게 싸워서 물리쳐야죠. 아니면 언젠가 우리를 찾아와 해칠 거예요. 엄마가 지금 마음이 약해진다면 앞으로 또 나쁜 아빠에게 괴롭힘당할 거예요. 원이는 절대 그런 꼴 못 봐요.”“음...”차설아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원이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쯧쯧, 원이가 나보다 더 앞일을 내다볼 줄 아네. 더 똑똑해.’“원이 말이 맞아. 엄마는 반성해야 해. 확실히 나쁜 사람에게 너무 인자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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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차설아는 두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는 핸들을 돌려 천신 그룹 본사로 직행했다.천신 그룹은 해안 CBD의 핵심 지역에 있으며 성대 그룹과 한 블록 떨어져 있었다.다만 성대 그룹보다 규모가 훨씬 작았고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가장 선명한 차이는 두 그룹의 사무공간이었다.천신 그룹은 단지 두 층만 있었지만, 성대 그룹은 건물 전체가 사무실이었다.차설아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28층에 있는 천신 그룹으로 향했다.건물은 개발업자들이 임대하기 때문에 건물 전체에 천신 그룹과 비슷한 규모의 회사가 많았다.차설아는 전에는 회사 배후의 인물로, 원격 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아 빌딩에 오는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오늘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아침 출근 시간이라 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그녀는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낀 채 줄을 섰고, 몸매가 너무 도드라져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앞에서 줄을 서고 있던 평범한 옷차림에 생얼의 두 어린 여자가 도시락을 들고 한창 수군거리고 있었다.“휴, 들었어? 26층 천신 그룹의 배경수 대표님이 자리에서 물러나 다시는 여기에 오지 않는대...”“뭐? 진짜? 경수 도련님이 가셨다고?”어린 여자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나는 경수 도련님을 오랫동안 짝사랑했어. 매일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려고 30분 전에 도착해 대기하고 있었단 말이야. 만약 경수 대표님이 회사에 나오지 않는다면 나도 일 그만두고 싶어!”“작작 해. 대표님은 마음에 품고 계신 분이 있단 말이야. 듣자 하니 천신 그룹도 그 여자를 위해 설립한 회사라고 했어. 자신의 주식뿐만 아니라 누나의 주식까지 모두 그 여자에게 넘겨서 지금 천신 그룹은 사실상 그 여자의 천하래. 같은 여자로서... 그 재주가 부럽단 말이야. 아주 대단해!”뒤에서 듣고 있던 차설아는 어리둥절했다.‘경수가 자기 주식뿐만 아니라 누나의 주식까지 나에게 넘겼다고? 제대로 미쳤네. 배경림의 성격에 경수를 때려죽이고도 남았을 텐데? 쯧쯧, 처리해야 할 일이 또 하나 늘었네.’그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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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차설아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두 여자를 향해 말했다.“이혼한 건 맞아요. 하지만 이혼했다고 해서 당신들보다 레벨이 낮은 건 아니죠. 모든 사람에게는 행복을 선택할 권리가 있어요. 게다가... 여기 있는 모든 여자들은 앞으로 이혼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죠. 저를 비하하면서 언젠가 당신들도 똑같은 곤경에 처할 수 있다는 생각 안 하셨나요? 아마 저보다 더 비참할지도 모르죠.”“당... 당신.”두 어린 여자는 목까지 빨개져서 할 말을 잃었다.주위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특히 차설아의 말에 공감하는 기혼 여성들은 손바닥이 저릴 정도였다.“그래요. 아주 맞는 말이에요. 여자들끼리 똘똘 뭉쳐서 교활한 남자들을 상대해야지, 여기서 암투를 버리면 안 되죠!”검은 볼테 안경을 쓰고 포니테일을 높이 올린 한 여자가 허를 찌르는 발언을 했다.차설아는 그녀를 힐끗 쳐다보더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지금 세대에 이런 여자가 많아져야 직장에서 여자의 지위가 높아지는 법이다.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차설아는 턱을 들고 등을 곧게 펴고는 여왕의 자태로 도도하게 들어갔다.주위에는 아무도 따라갈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유독 검은 볼테 안경 여자만 용감하게 따라 들어갔다.“몇 층 가세요?”차설아가 먼저 그 여자에게 물었다.“28층이요. 감사합니다.”여자는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예의 바르게 차설아를 향해 감사를 표했다.“어머, 동료네요.”차설아는 미간을 치겨올리더니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여자를 바라보았다.여자는 머리를 정리하더니 웃으며 말했다.“아직은 아니에요. 최종 면접 보러 왔어요. 하지만 꼭 통과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자신감 있는 여자가 제일 멋져요. 화이팅!”차설아는 여자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두 사람은 선후로 엘리베이터에서 걸어 나왔다.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마자, 차설아는 마침 소란을 피우러 온 배경림과 마주쳤다.차설아를 본 배경림은 마치 맹수가 사냥감을 만난 듯 당장이라도 갈기갈기 찢어버릴 듯이 으르렁거렸다.“차설아 씨, 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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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대표 사무실 안.차설아는 사무용 가죽 의자에 앉아 강한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맞은 편에 앉은 배경림을 보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말해보세요. 절 며칠 동안이나 기다리셨다고 했는데, 원하는 게 뭐죠?”“당연히 내 지분을 돌려받는 거죠!”배경림은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했다.차설아는 어깨를 으쓱했다.“좋아요. 부대표님의 지분은 다시 돌려드리죠...”“아니, 아니, 아니. 내 뜻을 잘 이해하지 못했어요.”배경림은 안경을 밀더니 예리한 눈으로 말했다.“지금 천신 그룹 처지를 우리 모두 모르는 건 아니잖아요. 제가 원하는 건 제 명의로 변경할 필요 없이 현금으로 달라는 거예요.”차설아는 입꼬리를 올리더니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물었다.“아주 재밌네요. 하지만 천신 그룹이 지금 어떤 처지이기에 부대표님이 도망갈 준비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꼭 말해야 알아요?”배경림은 진작 불만이 쌓였던지라 하찮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최근 몇 년 동안 계속 적자가 났던 건 그렇다 치고, 당신이 계속 연구 개발 센터를 건설하겠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그룹은 점점 부담이 커지고 있어요. 게다가, 이미 전 세계 사람들이 당신과 성대 그룹 성도윤 대표가 원수지간이라는 걸 아는데, 성대 그룹에 밉보인 당신과 누가 감히 손을 잡겠어요?”“가장 짜증 나는 부분은, 어리석은 내 동생 놈까지 도망친 마당에 내가 계속 천신 그룹의 주식을 갖고있는 건 바보 아니에요?”여자의 불만을 들은 차설아는 화를 내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모두 맞는 말씀이시네요. 확실히 천신 그룹이 회피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에요.”배경림은 입을 삐죽거리고 등을 곧게 세우더니 당당하게 말했다.“요즘 돈 좀 마련했다면서요? 어리석은 동생 놈이 은행에 빚진 돈까지 다 갚아줬다고 하던데, 꽤 능력은 있나 보죠. 그럼 좋은 일 끝까지 한다 치고, 내 구멍도 함께 메꿔줘요. 몇조도 마련하는 설아 씨에게 그 정도 잔돈은 아주 쉬울 거 아니에요?”차설아는 차갑게 말했다.“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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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화

배경림은 거의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고민할 필요도 없이 당연히 600억을 가져야죠. 천신 그룹은 이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데 내가 미쳤다고 계속 남겠어요?”“연말 주식 배당금이라니, 이 회사가 연말까지 버틸 수 있을지도 의문이에요. 연말에 파산이라도 하면 저만 손해죠!”배경림은 천신 그룹을 하찮게 여기고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다.그녀가 4년 동안 열심히 일했지만 아무런 성과도 없는 반면, 업계 경쟁사들은 해마다 규모가 커지고 있으니, 회사가 번창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좋아요.”차설아는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말을 이었다.“이 주식 양도서에 서명하면, 잠시 후 재무팀에서 돈을 보내드릴 겁니다.”차설아는 주식 양도서를 그녀에게 넘겼다. 마치 이 순간을 예상했던 것 같았다.“설아 씨 이렇게 시원시원한 사람인 줄 몰랐네요!”배경림은 주식 양도서에 재빨리 서명하고는 도도하게 일어섰다.“나 갈게요. 하지만... 우리 곧 만나게 될 거예요.”배경림이 사무실을 나오자, 인사팀 직원이 우물쭈물 밖에 서 있었다.“대... 대표님.”차설아는 문서를 챙기고 물었다.“무슨 일이에요?”“그게. 말씀드리기 곤란해서요. 잠깐 나와보시겠어요?”인사팀 직원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차설아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일어나 사무실을 나섰다.공공 사무구역에서 한 무리의 직원들이 모여 외치고 있었다.“보상해! 보상해! 보상해!”차설아는 그 소리에 관자놀이가 뛰기 시작했고, 크게 소리쳤다.“다들 그만 해요! 웬 소란이에요!”“대표님이 드디어 나오셨어!”맨 앞에서 사람들을 이끌고 구호를 외치던 남자가 그녀에게 다가와 말했다.“대표님, 저희는 전에 경수 대표님과 경림 부대표님을 따랐지만, 두 분 모두 가셨으니 저희도 남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전에 우리에게 주식과 배당금을 주겠다고 약속하셨잖아요, 왜 저희는 한 푼도 받지 못했죠?”“지금 회사 책임자로 부임하셨으니, 저희가 가기 전에 계약 조항을 이행하기를 바랍니다. 아니면 저희는 소송을 걸 수밖에 없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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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여자는 검은 볼테 안경을 밀더니 진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전 천신 그룹의 발전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생각해요. 비록 지금은 규모가 크지 않고 수익도 나지 않지만 전체적인 사업 구도가 아주 전위적이라고 생각해요. 자체 연구 개발 센터까지 설립할 계획이라고 들었어요. 해안 전체에서 감히 이런 결정을 할 수 있는 동종 회사는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고, 성대 그룹이 그중 하나죠...”“그래서 앞으로 천신 그룹은 성대 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큰 회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시기에 제가 들어오는 것이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됩니다.”여자의 말은 고참직원들의 비웃음을 샀다.홍보팀 책임자는 심지어 대놓고 차설아의 체면을 구겼다.“아가씨, 아직 어려서 대표님을 잘못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잘 모르나 봐요. 우리 대표님은 기댈 수 있는 덕목이 못 돼요. 그저 비참한 운명을 가진 재벌가에서 쫓겨난 이혼녀일 뿐이죠. 지금은 계속 밀어주던 경수 대표님과 경림 부대표님도 돈을 빼돌리고 도망쳤는데, 이것이 무슨 신호인지 모르겠어요?”“여러분들이 떠나는 건 안목이 없어서죠. 전 제 안목을 믿고 설아 대표님의 능력을 더더욱 믿어요!”볼테 안경 여자는 고참 직원의 말에 전혀 영향받지 않고 확고한 말투였다.퇴직 절차를 마친 직원들은 차설아가 보는 앞에서 짐을 싸고 바로 떠났다.원래 백여 명의 직원이 있었던 천신 그룹은 지금 십여 명만 남아 있어 보기에 조금 초라했다.“대표님, 앞으로 무슨 일이 있든 저희는 꼭 대표님 곁에 남을 거예요. 저희를 해고하지 않는 이상, 평생 대표님을 위해 일할게요!”마케팅 부서 책임자 장기용은 주먹을 들어 야심 차게 선서했다.그의 행동에 차설아는 아주 감동적이었다.“네, 고마워요 여러분, 절대 실망하게 하지 않을게요.”그리고, 시선을 검은 볼테 안경 여자에게 돌려 부드럽게 물었다.“이름이 뭐예요?”“제 이름은 서윤입니다. 윤이라고 부르시면 돼요.”“어느 부서에 지원했죠?”“저는 대표님 비서직에 지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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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확실히 퇴근해야 할 것 같아요. 키우는 고양이가 중성화 수술을 했는데, 집에 사람이 없어서 걱정돼서 빨리 돌아가 돌보고 싶어요...”“그래요, 어서 가봐요!”서윤은 두 발자국 걷다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났는지 다시 돌아와 차설아에게 주의를 주었다.“대표님, 오후에 엘리베이터에서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걸 들으니 이 건물에 변태가 자주 나타난다고 했어요. 안전을 생각해서 너무 늦게까지 야근하지 마세요.”“걱정하지 말아요. 변태가 날 만난다면 위험한 건 변태니까요.”“하하하, 대표님은 꽃처럼 아름다우시니까 조심하셔야죠. 이상한 유형의 변태일 수 있으니 그래도 피하는 게 좋죠.”“알겠어요. 고마워요.”차설아는 고개를 들어 서윤을 향해 웃었다. 그녀의 관심에 마음이 따뜻해졌다.서윤이 떠나고 24층 전체에는 차설아 혼자만 야근하고 있었다.각 사무실의 불은 모두 꺼졌고, 오직 차설아의 사무실에만 불이 켜져 있어 썰렁하고 캄캄했다.“드디어 끝났다!”차설아는 기지개를 켜고,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난 역시 효율이 높단 말이야!’그녀는 일어나 불을 끄고 회사를 나와 엘리베이터에 들어갔다. 이미 졸려서 눈꺼풀이 천근만근이었다.엘리베이터는 거침없이 내려가더니 6층에서 체크 무늬 셔츠를 입고 검은 볼테 안경에 컴퓨터 크로스백을 멘 남자가 들어왔다.차설아보다 키가 작았고, 다크서클은 짙게 내려와 눈빛도 흐리멍덩한 것이 딱 봐도 늘 코드와 전쟁을 펼치는 프로그래머 같았다.그는 차설아와 함께 지하 1층 주차장으로 갔다.두 사람은 말이 없다가 지하 1층에 거의 도착할 때 남자가 갑자기 차설아를 향해 말했다.“죄... 죄송하지만 부탁 좀 드려도 될까요?”“네?”차설아는 고개를 돌려 눈썹을 치켜올리며 남자를 보았다.“휴대폰이 없어졌어요. 지금 집에 전화하지 않으면 다들 걱정하실 텐데, 전화 한 통만 해도 될까요?”남자는 보기에 아주 얌전하고 수줍음이 많았으며 얼굴까지 벌겋게 달아오른 것 같았다. 아마 큰 용기를 내서 꺼낸 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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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서윤은 집에 돌아와서야 열쇠를 회사에 두고 온 것이 생각났다.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다시 천신 그룹으로 돌아갔다.건물 아래에 도착했을 때, 야외 주차장에 짙은 슈퍼카 한 대가 주차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와, 애스턴마틴 one-77이라니! 이건 전세계에 단 세 대 밖에 없는 차인데, 왜 여기 있지?”서윤은 보기에는 평범하고 책벌레처럼 얌전한 이미지이지만, 실제로는 반항적인 성격으로 어릴 때부터 스포츠카, 록, 익스트림 스포츠 같은 것을 좋아했다.그래서 이 차를 보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서 전혀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고, 얼른 휴대폰을 꺼내 사진 몇 장을 찍으려 했다.수십 장 정도 찍고 보니 차 안에는 주인이 있는 것을 보았다.서윤은 갑자기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더니 연신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죄송합니다. 폐를 끼쳐서 죄송해요!”그녀가 돌아서려는데 갑자기 차창이 내려지더니 차갑고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혹시 천신 그룹 직원이에요?”“어떻게 아셨어요?”서윤은 자신이 아직도 천신 그룹 직패를 달고 있다는 것을 잊고 열정적으로 대답했다.“전 천신 그룹 직원이에요. 오늘 처음 입사한 차설아 대표님 비서예요.”갑자기 서윤은 눈을 반짝이며 남자를 가리키고 조심스럽게 물었다.“설마... 혹시 성대 그룹 대표, 성도윤 씨?”“대표님. 늘 존경해왔어요. 언젠가 꼭 뵙고 싶었는데 오늘 드디어 보게 되었네요!”성도윤은 입을 비쭉거리며 조금 어이가 없었다.“제가 연예인도 아니고 뭘 그렇게 오버해요.”“아닙니다. 대표님은 연예인보다 훨씬 빛나죠! 연예인은 해마다 수도 없이 생기지만 대표님은 유일무이한 존재시잖아요. 그야말로 완벽한 존재예요!”서윤은 입에 꿀 발린 말을 잔뜩 하더니 갑자기 말끝이 날카로워졌다.“하지만 어린 나이에 눈이 멀어 우리 대표님처럼 완벽한 여자를 놓치고 말았죠. 머리가 이상한 게 분명해요.”사실, 서윤은 성도윤을 아주 숭배했지만, 오늘 차설아와 함께 하루를 보낸 후, 그녀의 매력에 푹 빠지고 말았다.만약 성도윤과 차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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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화

서윤은 매우 비협조적으로 대꾸했다.“전 설아 대표님의 비서이지 그쪽 비서가 아닌데 왜 제가 그쪽 말을 들어야 하죠?”“만약 당신 대표에게 별일 없길 바란다면 내 말대로 하세요. 시간을 더 지체하면 일이 번거롭게 될지도 몰라요.”성도윤은 절대 거절을 용납하지 않는 압박감이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남자의 살기를 느낀 서윤은 이내 겁을 먹고 휴대폰을 꺼내 차설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들려오는 건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알림음뿐이었다.“왜 연결이 안 되지? 이 빌딩 신호가 안 좋나? 아니면 대표님 배터리가 다 되었나?”서윤은 좀 이상했다.만약 아직 회사에 있다면 휴대폰 배터리가 다 되었을 리가 없다. 그럼 지금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일까?“답답해!”인내심을 잃은 성도윤은 스포츠카의 문을 열고 나와 곧장 빌딩 입구로 향했다.서윤은 어리둥절했지만 그의 뒤를 쫓았다.“저희 대표님 찾으러 가시는 거예요? 제 생각에는... 아마 집에 도착하셨을 거예요. 회사 불도 다 꺼졌어요.”“집에 갔을 리가 없어요. 날개가 달렸다면 모를까.”성도윤은 자신이 꽤 좋은 눈썰미를 가졌다고 자부한다. 절대 차설아가 나오는 것을 놓쳤을 리가 없다.서윤은 자신의 직원 카드로 엘리베이터를 열었고, 두 사람은 곧 24층에 있는 천신 그룹에 도착했다. 처음 천신 그룹에 온 성도윤은 눈썹을 찌푸렸다.“회사가 왜 이렇게 작아. 성대 그룹의 한 사무실 구역에도 못 미치잖아.”남자는 하찮은 말투로 비웃었다.“당신네 대표, 고작 이 정도 구멍가게로 성대 그룹을 상대하겠다고 큰소리친 거예요? 이 작은 회사는 핑계고, 나에게 접근해 다시 내 마음을 얻으려는 것이 진짜 목적이 아닌가 싶네요.”“풉!”서윤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고 서둘러 부인했다.“정말 오해세요. 저희 대표님은 단지 순수하게 사업을 하고 계시지, 그 쪽에게 다가갈 생각은 전혀 없어요. 말도 안 되는 자신감은 넣어두시죠.”“흥, 나에게 딴 마음이 없다는 사람이 굳이 성대 그룹의 맞은편에 회사를 차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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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서윤은 한 바퀴 둘러보았지만 차설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이미 집에 돌아갔을 거로 생각해 차설아의 의자에 앉아 있는 남자에게 말했다.“저희 대표님은 이미 댁으로 돌아가셨어요. 여기는 천신 그룹이니 외부인이 오래 머무는 건 곤란해요. 회사 문을 잠가야 하니 이만 일어나 주시죠.”성도윤은 긴 손가락을 맞잡고 턱을 괴고는 예리한 눈빛으로 말했다.“아니요. 아직 집에 돌아가지 않았어요.”만약 차설아가 집에 갔다면, 성도윤이 못 봤을 리가 없다.“집에 돌아가지 않았다면 대체 어디 가신 거죠?”어이가 없는 서윤은 용기를 내어 질문했다.“지금 나가지 않으시려는 건 회사 영업 비밀이라도 훔치려는 목적인가요?”성도윤은 하찮은 듯 콧방귀를 뀌었다.“구멍가게 영업 비밀을 굳이 제가 직접 나서서 훔칠까요?”그의 한 마디에 서윤은 반박할 길이 없었고 난처해서 말했다.“그러네요. 우리 회사가 아직 성대 그룹이 비밀을 훔치러 올 정도는 아니죠. 훔친다고 해도 대표님께서 직접 나설 필요도 없으시고. 그러니 지금 안 나가고 계속 앉아 계시는 건 사실... 우리 대표님을 잊지 못해서죠?”성도윤은 부정도 인정도 하지 않았다.“그럼 설아 대표님 댁의 전화번호라도 있으세요? 가족분들께 전화해서 집에 도착했는지 물어보면 되잖아요. 계속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잖아요.이미 성도윤의 마음에 감동을 한 서윤은 작은 목소리로 제안했다.“이혼한 지 몇 년이 지났는데 집 번호를 어떻게 알고 있겠어요? 그리고 설아는 혼자예요. 연락할 가족이 없다고요.”성도윤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슬픔이 잠겼다.평소 소탈하고 왈가닥한 모습이지만 사실 고통스러운 일들을 겪은 차설아였다.요 몇 년 동안 혼자 분투하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았을까!“아, 깜빡했네요. 저희 대표님은 확실히 팔자가 기구해요. 가뜩이나 집안에 변고가 생겨서 힘든데 당신 같은 배신자한테 시집가서 어린 나이에 이혼했죠. 오늘 아침에도 사람들에게 이혼녀라고 무시나 당하시고!”“그런 일이 있었어요?”“당연하죠. 세상에 입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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