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윤은 할아버지의 말에 기분이 살짝 상했다.“할아버지, 도대체 성진이랑 무슨 이야기를 하시려고요? 저랑은 따로 얘기하신 적 없으시잖아요 그런데 성진이랑 얘기할 때 오히려 제가 나가야 하는 이유가 뭡니까?”최근 며칠 동안, 성주혁은 유독 성진을 따로 남겨두고 은밀한 대화를 나누곤 했다. 성도윤은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었고 점점 소외되는 느낌이 들었다.‘나야말로 할아버지의 친손자인데, 어째서 할아버지는 마치 나를 경계하는 듯할까? 혹시 착각하신 게 아닐까?’“할아버지, 다시 봐보세요. 제가 친손자 성도윤이에요. 성진은 할아버지 동생분의 손자일 뿐이에요. 정말 성진이랑 단둘이 이야기해야 하려고 하시는 건가요?”그 순간 성도윤의 모습은 마치 어른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어린아이 같았다.“성진을 부른 게 맞아. 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어서 나가거라.”성주혁은 성도윤을 재촉하며 방을 나가라고 손짓했다.결국, 성도윤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내쉬고 방을 나섰다.성진은 태연하게 노인의 병상 앞으로 다가와 의자를 하나 끌어당겨 앉았다. 그리고 반쯤 웃는 표정으로 초췌해진 노인을 바라보았다.“큰할아버지, 저를 따로 부르신 게... 설마 그 일 때문인가요?”최근 며칠 동안, 성주혁과 성진이 나눈 대화의 주제는 항상 성대 그룹을 에워쌌다.노인은 성대 그룹이 지금 심각한 내부 갈등과 외부 위협에 직면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고 한순간의 실수로 회사는 모든 걸 잃을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이었다.그리고 그 내부 갈등의 핵심은 바로 성진이었다.성주혁은 성대 그룹에 대한 절대적인 권력을 쥐고 있었지만 지난 몇 년간 그 권한을 성도윤에게 넘겨주었다.그 때문에 성진은 여전히 성도윤의 아래에 있을 뿐, 실질적인 권력에는 닿지 못했다.하지만 현재 그의 세력은 점점 커지고 있었다. 그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성대 그룹을 장악하려면 결국 할아버지의 승인이 필요했다.노인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성진아, 너는 똑똑하고 수완도 좋아. 결정도 빠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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