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윤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그러다 문득 차설아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고 마치 퍼즐이 맞춰지듯 머릿속이 환하게 트이는 느낌이었다.그는 차설아를 부드럽게 안아주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나는 언제나 당신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야. 당신 하고 싶은 대로 해. 모든 걸 내려놓고 싶으면 그렇게 해도 되고 다시 일어서고 싶다면 그렇게 해. 사람들을 만나기 싫으면 안 만나면 되고 평생 집에 있고 싶다면 나도 평생 같이 있어 줄게. 그냥 마음 가는 대로 하면 돼. 별일 아니야.”“고마워요, 도윤 씨.”차설아는 성도윤의 품에 기대어 눈시울이 붉어졌다.지금껏 행복한 순간도 많았고, 성취감에 벅찬 순간도 있었지만 이제야 그녀는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깨달았다.그 행복은 높은 지위도, 많은 재산도 아니었다. 그저 안정적이고, 따뜻하고 든든한 사람과 같이 사는 게, 그게 진짜 행복이었다.“하지만 나가는 게 싫어도 검사는 꼭 받아야 해. 당신뿐만 아니라 뱃속에 있는 우리 아이도 소홀히 할 수 없지.”성도윤은 그렇게 말하며 이미 마음속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리고 차설아의 배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이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당신은 신경 쓰지 마.”그날, 차설아는 뒷마당에 있는 흔들의자에 누워 여유롭게 햇볕을 쬐고 있었다.그러던 중, 최첨단 장비를 갖춘 전문 산부인과 의료진이 저택으로 직접 찾아왔다.성도윤은 큰돈을 들여 저택의 한 방을 개조해 병원급 수준의 산부인과 검사실을 만들었다.그곳의 의료 장비는 전문 병원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게다가, 검사를 맡은 주치의는 그야말로 대단한 인물이었다. 돈과 인맥을 아무리 동원해도 쉽게 모실 수 없는 권력층조차 함부로 데려올 수 없는 명의였다.성도윤이 모든 준비를 마쳤을 때는 한낮이었다. 햇볕은 따스하게 내리쬐었고 몸을 감싸는 포근함 속에서 차설아는 거의 잠이 들 뻔했다.“여보, 의사 선생님이 오셨어. 우리 검사받으러 갈까?”성도윤이 차설아의 귓가에 부드럽게 속삭였다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