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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이혼, 후 집착의 모든 챕터: 챕터 641 - 챕터 650

1299 챕터

제641화

성도윤이 차가운 얼굴로 경비원에게 물었다.“알, 알겠습니다, 대표님!”경비원은 순순히 2호 엘리베이터 CCTV를 열었다.엘리베이터 내부에는 줄곧 차설아 혼자 있었는데 6층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체크무늬 셔츠를 입은 남자가 올라탔다.남자는 차설아와 몇 마디 대화를 나누더니 차설아는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남자는 차설아에게서 전화를 건네받았다.이어서 차설아는 정신이 혼미해진 채 엘리베이터에 쓰러졌고, 체크무늬 남자는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젠장!”성도윤의 차가운 눈빛은 사람이라도 죽일 것 같았다.“이 사람 누구야? 당장 찾아내!”‘배짱도 크네, 감히 내 여자를 건드려? 차설아의 몸에 올려놓은 저 팔을 반드시 부러뜨리겠어!’경비원은 안경을 고쳐 쓰더니 호들갑을 떨었다.“이 사람... 이 사람 전에 저희가 잡은 변태잖아요. 여자 화장실에서 몰래 동영상을 찍던 변태예요. 회사에서 이미 저 사람을 잘랐는데 어떻게 돌아온 거죠?”CCTV 화면은 변태남이 차설아를 끌어안은 채 지하 1층 주차장으로 향하는 것까지 담겼다.“지하 주차장 CCTV는? 당장 재생해!”성도윤은 주먹을 꽉 쥔 채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어... 그게...”경비원이 쭈뼛쭈뼛하며 말했다.“대표님, 죄송하지만 지하 주차장 CCTV가 마침 고장 났어요. 이제 바꾸려던 참인데 이런 일이...”“뭐라고?”성도윤은 경비원의 멱살을 확 잡으며 말했다.“그렇게 중요한 걸 지금 바꿔? 지금 저 변태남을 돕고 있는 거 아니야? 설마 저 변태랑 같은 편인 거야?”“아니요, 아니요. 대표님, 노여움을 푸세요. 저희는 지하 주차장의 CCTV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오히려 더 고급 입체 카메라를 구매했어요. 공교롭게도 이때 일이 일어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저희...”“됐어요, 시간 지체할 수 없어요. 먼저 지하 주차장으로 가서 단서라도 찾을 수 있는지 봐야 해요.”서윤은 지금 성도윤보다 훨씬 더 차분했다.성도윤이 심호흡을 하고는 차가운 얼굴로 경비원을 놔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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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화

어두컴컴한 지하실에 전구 하나만 번쩍번쩍하며 빛을 냈다.공기 중에는 습한 곰팡내가 났고, 쥐가 찍찍거리면서 쓰레기 더미 속을 뛰어다니고 있었다.차설아는 허름한 돗자리 위에 누워 있었는데 힘겹게 무거운 눈꺼풀을 떴다. 머리는 여전히 어지러웠다.“이쁜이, 드디어 깼어? 약 효력이 너무 세서 영영 못 깨어나는 줄 알았잖아.”체크무늬 셔츠를 입은 남자가 안경을 고쳐 쓰고는 차설아를 빤히 쳐다보더니 징그러운 미소를 보였다.차설아는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팔다리가 밧줄에 묶인 걸 발견했다. 게다가 그녀는 온몸이 나른하고 힘을 줄 수 없어 사지가 밧줄에 묶이지 않았어도 일어날 힘이 없을 것이다.“당신, 당신 나한테 왜 이래? 당신에게 잘못한 일도 없을 텐데 말이야...”차설아는 모든 힘을 다해도 소리가 맥없이 나갔다.“이쁜이, 당연히 나에게 잘못한 거 없지. 다만 나 같은 변태를 만나서 운이 안 좋았을 뿐이야...”남자는 차설아 옆에 웅크려 앉더니 손을 뻗어 차설아의 얼굴을 만졌다. 부드러운 촉감에 그는 흥분을 주체할 수 없었다.“쯧쯧. 예쁜 얼굴, 부드러운 피부, 굴곡 있는 몸매... 한 번이라도 즐길 수 있다면 이생에 여한이 없겠네!”그가 말을 마치고는 차설아의 얼굴을 쓰다듬더니 마치 20년 동안 무수히 환상했던 일을 한 번에 누릴 수 있을 거라는 쾌감에 빠졌다.차설아는 헛구역질이 났지만 팔다리가 묶여 움직일 수도 없었다.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소용이 없어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법밖에 없었다.남자가 그녀의 얼굴을 만져도 그녀는 가만히 있었는데 눈으로는 주위 환경을 탐색하기 시작했다.이곳은 빛이 거의 없는 어두컴컴한 작은 땅굴이었는데 사방이 흙으로 되어 통풍이 잘되지 않았다. 아주 먼 곳에는 작은 사다리가 있었는데 아마도 외부로 통하는 것 같았다.만약 그녀의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이 작은 지하실은 눈앞의 변태가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 혼자 몰래 파냈을 것이다.그리고 그녀는 첫 번째 피해자가 아닐 것이다. 주위에는 여자 옷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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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3화

변태는 예상 밖으로 똑똑했다. 그녀의 생각을 바로 눈치챘으니 말이다.차설아는 어쩔 수 없이 전략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내가 당신이라면 다른 여자를 납치해도 절대 나를 납치하지 않을 거야. 내가 누군지 알아?”“네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네가 아주 예쁜 미인이라는 건 알지. 게다가 싱글이잖아. 아니면 이렇게 늦게까지 일하고 퇴근할 리가 없어. 너를 예뻐해 주는 남자가 없으니 내가 예뻐해 줄 수밖에. 나도 지금 좋은 일을 하는 거야!”변태는 차설아의 목에 뽀뽀를 퍼부으면서 차설아의 몸을 마구 만졌다. 그리고 역시 변태답게 역겨운 말들을 쏟아내고 있었다.차설아는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 반항할 수도 없었다. 그녀는 말로 남자의 심리적 방어선을 공격할 수밖에 없었다.“성도윤을 알아?”“성도윤?”남자가 흠칫하더니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성도윤을 모르는 사람이 있어? 성대 그룹 대표잖아, 전체 해안시를 휘두르고 있는 일인자. 성도윤은 우리 남자들의 롤 모델이지. 그런 사람을 내가 모를 리가 있겠어?”“성도윤에게 사람들이 모르는 버릇이 있다는 걸 알아?”“무슨 버릇?”“성도윤은 결벽증이 있는 남자야. 자신의 모든 것에 대해 매우 강한 소유욕을 가지고 있다고. 그의 물건이나 사람을 건드리면 앞으로 살 길이 전혀 없어...”“그게 뭐 어때서, 설마 네가...”“맞아, 내가 바로 성도윤의 전처야. 믿지 못하겠으면 지금 인터넷 검색해 봐도 돼.”차설아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내가 성도윤 전처이긴 하지만 그래도 한때 성도윤의 여자였잖아. 감히 내 몸에 손을 대면 당신 절대 살 수 없을 거야. 당신이 손으로 나를 만지면 성도윤은 당신 손을 잘라낼 거고, 입술로 나에게 입을 맞춘다면 성도윤은 당신의 입을 틀어버릴 거야. 감히 나를 건드리면 당신이 곧 산산조각이 날 것이라고. 성도윤은 당신의 몸을 토막 내어 개 먹이로 줄 거야. 죽는 것보다 못한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야 할 거라고, 평생 괴롭힘을 당하고 싶어?”차설아는 변태가 사태의 심각성을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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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성도윤과 서윤은 원래 경찰서로 향하는 차에 앉았지만 가는 길에 성도윤은 계속 어금니를 깨물며 어떤 생각에 잠겼는지 미간을 찌푸렸다.경찰은 그가 너무 걱정하는 줄 알고 위로를 건넸다.“대표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별일 없을 거예요. 매년 오피스텔에 이런 변태가 많이 나타나요. 그리고 변태들이 겁도 많아서 기껏해야 사진 찍지 않으면 몸에 조금 손을 댈 뿐이에요. 감히 함부로 하지 못하니 걱정...”“차 세워요!”성도윤이 차가운 눈빛을 보이더니 싸늘한 목소리로 명령했다.“왜, 왜 그래요? 대표님?”“당신들 헛소리를 들을 시간이 없어요. 지금 당장 차에서 내려야 하겠어요.”성도윤은 경찰이 주절거리는 그 몇 분 동안에 새로운 단서를 발견했다. 하지만 더 경찰과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운전기사는 성도윤의 명령을 어길 수 없어 바로 길가에 차를 세웠다.성도윤이 차가운 얼굴로 차에서 내리고는 고개를 돌려 서윤에게 당부했다.“먼저 경찰서로 가서 조서를 작성하고 있어요. 그리고 내 소식을 기다려요. 이 일이 절대 외부에 알려져서는 안 돼요.”“네, 알겠습니다!”서윤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남자에게 약속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성 대표님. 저 입이 무거운 사람입니다. 오늘 밤 있었던 일은 절대 입 밖으로 내뱉지 않을게요.”성도윤은 가장 빠른 속도로 오피스텔 지하 주차장으로 돌아갔다.왠지 모르겠지만 그는 차설아가 지금 심상치 않은 상황을 겪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리고 지하 주차장에 가까워질수록 그 느낌이 강했다.그는 엘리베이터를 따라 지하 주차장을 차례로 살펴봤다.아니나 다를까, 남자는 예리한 눈썰미로 지하 주차장 안쪽, 가장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 다른 곳과는 조금 다른 부분을 발견했다.바닥 위의 도색 면은 옆과는 달리 다시 칠한 적이 있는 것 같았다.성도윤은 웅크려 앉더니 손가락으로 한 번 만져봤는데 이 자리의 밑부분은 텅 비어 있었고, 어떤 통로로 향하는 문과도 같았다.“젠장!”성도윤은 미간을 찌푸리며 한 치의 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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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5화

“아닙니다, 제가 어디 그럴 배짱이 있겠습니까. 성 대표님, 살려주십시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않겠습니다. 살려주십시오...”“걱정하지 마, 네 목숨은 살려줄 거니까. 앞으로 죽는 것보다 못한 삶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맛보게 해줄게!”성도윤은 염라대왕처럼 위엄 있게 남자의 머리를 흙까지 짓눌렀다.그 변태는 감히 반항하지도 못한 채 곧 정신을 잃었다...차설아는 아직 돗자리에 누워 있었다. 몸을 묶었던 밧줄이 풀렸고 입고 있던 옷이 거의 다 벗겨져 희고도 분홍빛을 띤 속살을 드러냈는데 세상 가장 맛있는 음식보다도 먹음직스러웠다.그녀는 미꾸라지처럼 성도윤의 발을 더듬더니 뜨거운 두 손으로 남자의 늘씬한 두 다리를 끌어안고는 예쁜 얼굴로 비비적거리면서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성도윤, 정말 나타났구나. 이거 환각이야?”성도윤은 차가운 얼굴을 보이더니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자신의 두 다리를 꼭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는 여자를 보며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당신 이젠 안전해. 얼른 옷 입어, 장난치지 말고!”그는 차설아가 약을 먹어 정신이 흐릿해진 걸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차설아의 눈에 자기가 몸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해독약이라는 사실은 더더욱 모르고 있었다.“나 안전한 거 아니야. 너무 괴롭고 몸이 뜨거워. 당신 좋은 사람이니까 나 살려줘. 제발 도와달라고...”차설아가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는데 성도윤의 목을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당신이 나의 해독약이잖아. 당신이 필요해, 제발 나 떠나지 마.”그녀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그녀의 옷이 자연스럽게 모두 바닥에 떨어졌다. 그녀는 옷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모든 속살을 드러냈다.“콜록콜록!”성도윤이 아무리 인내심이 있는 남자라고 하지만 이런 차설아는 감당할 수 없었다.그는 차설아의 턱을 치켜들더니 그녀의 눈을 보며 차갑게 물었다.“잘 생각했어?”차설아는 몽롱한 눈빛으로 남자를 보고는 입을 남자의 귓가에 대며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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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6화

차설아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저 눈만 끔뻑끔뻑하며 멍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물었다.“무... 무슨 일?”성도윤은 차가운 얼굴로 차설아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살펴보더니 의미심장한 표정을 보였다.차설아는 몸에 아주 얇은 실크 잠옷을 입고 있어 바로 이불로 밖에 드러난 속살을 감추고는 계속 조심스럽게 물었다.“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좀 힌트를 주면 안 될까?”“나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몰라서 물어?”성도윤은 침대 쪽으로 걸어가면서 차설아에게 점점 가까워졌다. 그리고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아니면 일부러 모르는 척해서 이 일을 없던 일로 만들려는 거야?”“나 정말 기억이 안 나. 증거가 있으면 내놓아 봐. 나한테 누명 씌우지 말고.”지금의 그녀는 마치 머릿속의 일부 기억을 모조리 잃어버린 것 같았다.그녀가 기억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어제 퇴근 후 어떤 체크무늬 사내에게 휴대폰을 빌려준 것밖에 없었다. 그 뒤로 무슨 일이 있었던지는 정말 조금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그래서... 어젯밤에 자기가 욕구를 주체하지 못하고 짐승처럼 성도윤을 ‘괴롭혔는지’ 알 수 없었다.그녀는 마음속으로 기도했다.‘제발 아니어야 해. 제발 아니어야 한다고. 아니면 너무 부끄럽잖아. 앞으로 성도윤 앞에서 얼굴을 들지도 못하겠어.’“증거야 당연히 있지... 두 눈 뜨고 똑바로 봐!”성도윤이 말하고는 몸에 입고 있던 가운의 끈을 풀었다.구릿빛 피부가 서슴없이 드러났는데 초콜릿 같은 복근은 마치 명품 모델 같았다.차설아는 저도 모르게 군침을 꿀꺽 삼켰다.뚫어지게 쳐다보는 게 실례인 걸 알면서도 시선을 옮길 수 없었다.그리고 그녀는 남자의 피부에 아주 또렷한 ‘증거’들이 남아있다는 걸 발견했는데 그야말로 ‘장관’이었다.“여기뿐만 아니라 등에도 있어!”성도윤이 어금니를 깨물고는 가운을 아예 반쯤 벗고 돌아섰다.그의 튼실하고 넓은 등에는 온통 손톱자국이었는데 차설아가 소름이 돋을 정도로 많았다.“그게... 그게...”차설아는 잘못을 저지른 어린아이처럼 아주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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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7화

성도윤이 입을 삐죽 내밀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반항했지. 하지만 쓸모가 있겠어? 당신이 얼마나 싸움을 잘하는데, 내가 이겼을 리가 있겠어?”“그게...”차설아는 남자의 몸에 난 상처를 다시 보자 양심에 찔렸는지 목소리를 낮췄다.“그럼 당신이 옷을 너무 적게 입은 거 아니야? 좀 반성해. 나 꼬시려고 일부러 가볍게 행동한 거 아니야? 남자로서, 특히 흔히 볼 수 없는 우수한 수컷으로서 자신을 잘 지켰어야지. 맨날 여자를 꼬시니까 그렇게 당하는 거야. 자기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한다면 누가 당신을 지켜주겠어. 그러니 그런 일을 당해도 싸지. 인터넷에 이 일을 올려도 네티즌들은 내를 욕하는 게 아니라 당신이 스스로 자초한 거라고 말할걸?”“...”성도윤은 어이가 없었다.‘차설아랑 이런 일로 다투고 있는 내가 정신이 나갔지.’하지만 차설아는 결국 양심의 가책을 느꼈는지 쓰레기 남자들이 여자들을 달래는 말투로 말했다.“됐어, 됐어. 너무 속상해하지 마. 그 일은 내가 너무 충동적이었어. 당신의 마음도 고려하지 않고 말이야... 이러는 건 어때? 내가 이따가 돈을 이체해 줄 테니까 가서 당귀나 구기자, 굴이나 사 먹고 몸을 좀 보양해. 남자니까 씩씩해야지!”“...”성도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차설아는 그의 마음을 잘 달래준 줄 알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그녀는 몸을 일으켜 눈을 크게 뜨고는 방 안을 뒤지며 자신의 옷을 빨리 찾고 자리를 뜨려고 했다.아무리 어젯밤에 일어난 일이 황당하다고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이고, 그녀가 기억할 수도 없으니 아예 없던 일로 생각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차설아는 성도윤과 그 어떤 관계도 맺고 싶지 않았다!차설아의 옷은 방 곳곳에 널려 있었는데 심지어 속옷은 소파 위에 걸려 있어 유난히 눈에 띄었다.“그게... 다른 일이 없다면 좀 자리를 비켜줄래? 나 옷을 입어야 하니까.”‘정말 눈치 없는 녀석, 내가 이런 것까지 직접 말해야 해?’성도윤은 순순히 그녀의 말을 따랐다.자리에서 일어서고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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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8화

“설아 쨩, 설아 쨩이 왜 도윤이 형 방 안에서 나와? 설마 두 사람...”그 사람들 중에 사도현도 있었는데 그는 깜짝 놀란 얼굴로 물었다.그리고 강진우를 포함한 다른 명문 가문 도련님들도 모두 믿을 수 없는 얼굴을 보였다.차설아가 목을 가다듬고는 애써 덤덤한 척 도도하게 말했다.“나 일 때문에 찾아왔어요. 우리 두 사람 사이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느니 다른 생각은 하지 마요.”잇따라 성도윤이 젖은 머리를 한 채 가운만 입고는 느긋하게 방에서 걸어 나왔다. 그리고 차설아에게 말했다.“아직 안 갔네. 머리띠는 안 가져가?”차설아의 얼굴이 그대로 굳어버렸다.‘X발, 진짜 민망하네.’그는 남자가 건넨 검은색 머리띠를 건네받고는 애써 웃으며 말했다.“다행이야, 안 그래도 찾고 있었는데. 도윤 씨가 주었구나.”성도윤이 팔짱을 끼고는 차설아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갑자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당신은 그래도 머리를 푸는 게 예뻐. 어젯밤에...”“콜록콜록.”차설아는 미친 듯이 기침을 하면서 남자를 말리려고 했다.‘아니, 눈이 멀었어?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는 게 안 보여? 그런 민망한 일은 왜 쓸데없이 자꾸 디테일하게 말하는 거야?’다른 남자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 보더니 사도현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는 웃으며 말했다.“됐어, 설명할 것 없어. 우리 다 성인이잖아. 말 안 해도 알지.”강진우도 말했다.“우리가 잘못 왔네요. 지금 자리를 피해줄 수도 있는데.”“자리를 피해줄 것 없어.”성도윤이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리고 잘못 온 거 아니야. 이미 다 지나간 일이거든.”“도윤 씨!”차설아는 화가 나 어금니를 깨물고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위협했다.“헛소리를 하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하지만 성도윤은 두 팔을 안은 채 무심하게 벽에 기대더니 웃는 듯 마는 듯 말했다.“아니야? 그럼 당신이 했던 일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라도 할까?”“그렇게 하기만 해!”“나 피해자인데 못할 게 뭐가 있어?”“당신...”성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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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9화

성도윤이 차설아를 바라보더니 입꼬리를 씩 끌어올렸다.“당신은 어떻게 생각해?”차설아는 화가 치밀어 올라 눈을 희번덕거리며 말했다.“정신이 어떻게 된 거 아니야? 나 저 사람들이랑 친한 거 아니잖아. 남정네들이 고기 하나 굽지 못해서 여자인 나를 시켜? 어이가 없어서...”“하긴!”성도윤이 웃는 듯 마는 듯 말했다.“어젯밤에 워낙 체력을 많이 소모했으니까. 나만 불쌍하게 되었지...”“닥쳐!”차설아는 능구렁이 같은 성도윤이 당장이라도 가운을 벗을 것으로 보이자 다급하게 그의 말을 끊고는 어금니를 깨물었다.“알겠어. 고기를 구울게. 구우면 되잖아!”마침 차설아는 이따가 사도현과 따로 나눌 얘기가 있었다.넓은 뒷마당에서.푸르고 평평한 잔디밭 위에 각종 식재료와 바비큐 그릴이 놓여 있었다.오늘 날씨가 좋아 성도윤과 친구들은 천막 아래 의자에 누워 있으면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그들과는 달리 차설아는 그릴 앞에 앉아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남정네들을 위해 고기를 굽고 있었다.삼겹살이 기름지게 굽히고 있었고, 윙도 겉에 꿀이 발려 ‘겉바속촉’으로 굽혀져 있어 유난히 향기로운 냄새를 풍겼다.“X발,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러서 벌을 받고 있나? 저 남정네들을 위해 여기서 고기를 굽고 있다니.”차설아는 멀지 않은 곳에 누워 있는 남자들을 보고는 화가 나 고기 위에 고춧가루를 잔뜩 뿌렸다.‘쯧쯧, 괜히 어젯밤 일 때문에 이게 무슨 고생이야!’남자들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각자 지난날의 재미있는 일들을 회상했다.성도윤은 상대적으로 말수가 적은 편이었는데 존재감이 어마어마했다. 그들은 모두 성도윤의 일에 대해 수다를 떨고 있었으니 말이다.사도현이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말했다.“도윤이 형, 대단한데? 그날 설아 쨩이 그렇게 화가 났는데도 이제 며칠이 지났는데 두 사람 화해한 거야? 나 두 사람 서로 영영 얼굴 안 보는 줄 알았잖아. 그런데 설아 쨩이 지금 형 말을 저렇게 잘 듣는다니.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 우리에게도 경험을 전수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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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0화

성도윤은 친구들의 부러운 눈빛을 받으며 으쓱한 얼굴로 윙을 한 입 베어 물었다.그리고 감당할 수 없는 매운맛이 혀끝에서 전해져 오더니 칼에 베인 것처럼 괴로웠다.“도윤이 형, 어때? 설아 쨩의 사랑이 가득 담긴 고기가 엄청 맛있지? 냄새만 맡아도 침이 나올 것 같아...”그들 중에서 나이가 가장 어린 추씨 가문 도련님인 추이준이 군침을 꿀꺽 삼키면서 부러운 얼굴로 물었다.“콜록콜록!”성도윤의 얼굴은 곧바로 굳어졌다.그는 고기를 씹지도 않고 말을 하지도 않았는데 매운맛에 정신이 어질했다.하지만 겉으로 온갖 허세를 부렸는데 맛이 없다고 말하면 체면이 서지 않을 것이다.전에도 이미 차설아가 인사도 없이 떠난 바람에 그는 많이 체면이 구겨졌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차설아를 찾겠다고 인적이 드문 섬까지 찾아갔는데 돈 한 푼 없이 부모의 도움으로 겨우 해안시로 돌아온 일은 아직도 친구들이 술안주로 일삼곤 했었다.오늘 겨우 체면을 되찾을 수 있게 되었는데 이렇게 빨리 들통나고 싶지 않았다. 아니면 그의 친구들은 또 분명 오랫동안 그를 놀릴 것이다.그래서 성도윤은 혀가 마비될 정도로 매웠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우아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정성을 다해 구웠으니 정말 맛있군.”“그렇게 맛있어?”사도현이 미간을 찌푸리며 의심스러운 얼굴로 물었다.‘도윤이 형은 분명 행복의 표정이 아니라 고통스러워 보이는데?’강진우의 눈썰미가 특히나 예리했다.“도윤아, 괜찮아? 왜 눈까지 빨개졌어?”“너무 맛있어서 그렇지. 눈물이 날 지경이야.”성도윤이 애써 미소를 지으며 차설아를 힐끔 보고는 어금니를 깨물며 말했다.“설아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겠어. 정말 그 사랑이 뜨겁다니까.”차설아는 얼굴이 벌게진 남자를 보며 하마터면 참다못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그럼. 당연하지. 내 사랑이 가득 느껴지지? 도윤 씨가 내 정성에 감동했다면 하나도 빠짐없이 다 먹어야 해.”‘하하하. 아까 고기에 고춧가루 반 통은 퍼부은 것 같은데 오늘 저 고기를 다 먹으면 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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