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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화

어두컴컴한 지하실에 전구 하나만 번쩍번쩍하며 빛을 냈다.

공기 중에는 습한 곰팡내가 났고, 쥐가 찍찍거리면서 쓰레기 더미 속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차설아는 허름한 돗자리 위에 누워 있었는데 힘겹게 무거운 눈꺼풀을 떴다. 머리는 여전히 어지러웠다.

“이쁜이, 드디어 깼어? 약 효력이 너무 세서 영영 못 깨어나는 줄 알았잖아.”

체크무늬 셔츠를 입은 남자가 안경을 고쳐 쓰고는 차설아를 빤히 쳐다보더니 징그러운 미소를 보였다.

차설아는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팔다리가 밧줄에 묶인 걸 발견했다. 게다가 그녀는 온몸이 나른하고 힘을 줄 수 없어 사지가 밧줄에 묶이지 않았어도 일어날 힘이 없을 것이다.

“당신, 당신 나한테 왜 이래? 당신에게 잘못한 일도 없을 텐데 말이야...”

차설아는 모든 힘을 다해도 소리가 맥없이 나갔다.

“이쁜이, 당연히 나에게 잘못한 거 없지. 다만 나 같은 변태를 만나서 운이 안 좋았을 뿐이야...”

남자는 차설아 옆에 웅크려 앉더니 손을 뻗어 차설아의 얼굴을 만졌다. 부드러운 촉감에 그는 흥분을 주체할 수 없었다.

“쯧쯧. 예쁜 얼굴, 부드러운 피부, 굴곡 있는 몸매... 한 번이라도 즐길 수 있다면 이생에 여한이 없겠네!”

그가 말을 마치고는 차설아의 얼굴을 쓰다듬더니 마치 20년 동안 무수히 환상했던 일을 한 번에 누릴 수 있을 거라는 쾌감에 빠졌다.

차설아는 헛구역질이 났지만 팔다리가 묶여 움직일 수도 없었다.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소용이 없어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남자가 그녀의 얼굴을 만져도 그녀는 가만히 있었는데 눈으로는 주위 환경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이곳은 빛이 거의 없는 어두컴컴한 작은 땅굴이었는데 사방이 흙으로 되어 통풍이 잘되지 않았다. 아주 먼 곳에는 작은 사다리가 있었는데 아마도 외부로 통하는 것 같았다.

만약 그녀의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이 작은 지하실은 눈앞의 변태가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 혼자 몰래 파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첫 번째 피해자가 아닐 것이다. 주위에는 여자 옷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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