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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9화

성도윤이 차설아를 바라보더니 입꼬리를 씩 끌어올렸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

차설아는 화가 치밀어 올라 눈을 희번덕거리며 말했다.

“정신이 어떻게 된 거 아니야? 나 저 사람들이랑 친한 거 아니잖아. 남정네들이 고기 하나 굽지 못해서 여자인 나를 시켜? 어이가 없어서...”

“하긴!”

성도윤이 웃는 듯 마는 듯 말했다.

“어젯밤에 워낙 체력을 많이 소모했으니까. 나만 불쌍하게 되었지...”

“닥쳐!”

차설아는 능구렁이 같은 성도윤이 당장이라도 가운을 벗을 것으로 보이자 다급하게 그의 말을 끊고는 어금니를 깨물었다.

“알겠어. 고기를 구울게. 구우면 되잖아!”

마침 차설아는 이따가 사도현과 따로 나눌 얘기가 있었다.

넓은 뒷마당에서.

푸르고 평평한 잔디밭 위에 각종 식재료와 바비큐 그릴이 놓여 있었다.

오늘 날씨가 좋아 성도윤과 친구들은 천막 아래 의자에 누워 있으면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들과는 달리 차설아는 그릴 앞에 앉아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남정네들을 위해 고기를 굽고 있었다.

삼겹살이 기름지게 굽히고 있었고, 윙도 겉에 꿀이 발려 ‘겉바속촉’으로 굽혀져 있어 유난히 향기로운 냄새를 풍겼다.

“X발,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러서 벌을 받고 있나? 저 남정네들을 위해 여기서 고기를 굽고 있다니.”

차설아는 멀지 않은 곳에 누워 있는 남자들을 보고는 화가 나 고기 위에 고춧가루를 잔뜩 뿌렸다.

‘쯧쯧, 괜히 어젯밤 일 때문에 이게 무슨 고생이야!’

남자들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각자 지난날의 재미있는 일들을 회상했다.

성도윤은 상대적으로 말수가 적은 편이었는데 존재감이 어마어마했다. 그들은 모두 성도윤의 일에 대해 수다를 떨고 있었으니 말이다.

사도현이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말했다.

“도윤이 형, 대단한데? 그날 설아 쨩이 그렇게 화가 났는데도 이제 며칠이 지났는데 두 사람 화해한 거야? 나 두 사람 서로 영영 얼굴 안 보는 줄 알았잖아. 그런데 설아 쨩이 지금 형 말을 저렇게 잘 듣는다니.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 우리에게도 경험을 전수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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