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아파!”뜨거운 숯이 서은아의 발등에 떨어졌고, 그녀는 아파서 꽥꽥 소리를 질렀다.천막 아래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남자들은 소리를 듣고 달려왔고, 모두 서은아를 빙 둘러쌌다.“무슨 일이야? 그릴이 왜 엎어졌어? 고기를 구우라고 했더니 왜 자기 살을 굽고 있어!”사도현은 혼란스러운 현장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다.“이 상황에 그런 말이 나와? 나 발 데인 거 안 보여? 빨리 처리해 줘. 흉터라도 남으면 어떡해!”서은아는 발을 껴안고 아파서 이를 악물고는 당장이라도 눈물을 흘릴 기세였다.추이준은 두들겨 맞을 위험을 무릅쓰고 말했다.“은아 누나에게도 이렇게 연약한 모습이 있다니. 오래 살고 볼 일이야. 이 숯불이 참 우리를 대신해 정의를 구현했군!”서은아는 주먹을 휘두르며 이를 갈았다.“너, 그게 지금 사람이 할 소리야? 딱 기다려.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모두들 상황을 보고 서둘러 말렸고, 모두들 하나같이 긴장해서 서은아의 화상 상태를 확인했다.강진우는 묵묵히 관찰하더니 낮은 소리로 말했다.“은아야, 상처가 심각해 보여. 빨리 처리해야 할 것 같아.”“그러니까요, 오빠. 제 발등 좀 봐요. 다 타버렸어요. 아파 죽을 것 같아요.”“걸을 수 있겠어?”“아니요. 움직이기만 해도 아픈데 어떻게 걸어요? 누가 나 좀 업어줘!”말을 마친 서은아는 다른 사람에게 기회도 주지 않고 옆에 있던 성도윤을 가리키며 말했다.“도윤아, 이 녀석들 중에 너랑 진우 오빠가 가장 믿음직스러워. 진우 오빠를 번거롭게 할 수 없으니 네가 나 좀 업어줘!”성도윤의 시선은 줄곧 차설아에게 향했고, 그의 차가운 눈에는 걱정스러운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서은아가 부르자 그는 마치 부정행위를 하다가 들킨 사람처럼 황급히 시선을 거두더니 허리를 굽혀 서은아의 팔을 잡아당기며 덤덤하게 말했다.“가서 약 발라 줄게.”나머지 사람들도 긴장한 상태로 그 뒤를 따라갔다.처음부터 끝까지 사도현 말고 그 누구도 차설아를 관심하지 않았다.“설아 쨩, 진짜 안 다쳤어?
차설아는 약간의 기대를 품고 고개를 번쩍 들었지만, 실망스럽기도 하고 약간 의외였다.“진우 씨?”강진우는 마치 소설 속 백마 탄 왕자처럼 빛을 거슬러 자상하게 말했다.“이 연고 효과 좋아요. 얼른 처리하세요. 흉터 남으면 어떡해요.”“제가 다친 걸 어떻게 아셨어요...”차설아는 약간 난처하고 낭패한 표정이었다.방금 그녀가 극심한 고통을 참으며 자신이 화상을 입었다는 사실을 애써 숨긴 것은 심리소질이 좋아서도 아니고, 고통을 느끼지 못해서도 아니었다.다만, 모두가 서은아 옆을 에워싸고 있는 상황에서 ‘보잘것없는’ 존재처럼 보이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방금 표정이 어색해서 설아 씨도 화상을 입었을 거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티를 내지 않으니 설아 씨만의 생각이 있겠구나 했죠.”강진우는 부드럽게 말했다. 그는 다정한 오빠처럼 큰 안정감을 주었다.차설아는 한숨을 쉬더니 씁쓸하게 웃으며 어느새 남자에게 마음을 열고 말했다.“다들 은아 씨 챙기느라 바쁘니 저까지 폐 끼치고 싶지 않았어요. 제가 엄살이 많은 사람도 아니고.”몇 년 전, 사랑이 넘치는 환경에서 살 때, 그녀도 자신의 ‘연약함’을 표현하기 좋아했다.하지만 요 몇 년 동안 너무 많은 일을 겪었고, 그녀는 이미 강인함에 익숙해져서 다른 사람의 보살핌 없이 스스로 치료할 수 있었다.“참 바보네요. 울 줄 아는 아기가 젖을 먹는 법인데. 여자는 너무 강하면 삶이 힘들어요...”강진우는 차설아 옆에 앉아 따스한 봄바람처럼 담담하게 말했다.“은아 봐봐요. 겉으로는 남자처럼 왈과닥해도, 똑똑해서 연약함을 표현할 줄도 알고, 자기가 원하는 것도 잘 표현하기 때문에 애들도 고분고분 말을 들으며 공주님처럼 떠받들고 있는 거예요.”“진짜 공주님 대접을 받고 있던데요? 전 그런 성격이 참 부러워요. 어딜 가도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잖아요. 저한테는 아주 어려운 일인데 말이에요.”“맞아요, 설아 씨는 아주 착하지만 거리감이 느껴져요. 도윤이와 부부로 지냈던 몇 년 동안 우리 무리들은 자주 만났
차설아는 성씨 저택을 떠난 후 곧장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어젯밤에 일어난 황당한 일들, 그리고 팔에 입은 화상 때문에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두 아이와 민이 이모가 걱정하지 않도록 컨디션을 조절하고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이모, 요 며칠 일이 너무 바빠서 당분간은 돌아가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일 끝나는 대로 돌아갈게요.”차설아는 민이 이모에게 안부를 전한 후, 주소록을 열어 누군가와 마음속의 우울함을 털어놓고 싶었다.하지만 주소록을 다 뒤져보았지만 배경윤 외에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은 없는 듯했다.그리고 공주 대접을 받던 서은아를 떠올리니 문득 자신의 모습이 초라해 보였다.배경윤은 실연당한 상처로 타히티로 휴가를 떠나, 적어도 보름은 지나야 돌아올 것이다.주소록을 뒤적거리다가 차설아는 머릿속에 갑자기 한 사람의 그림자가 스치더니 눈이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다.“참, 그 친구가 있었지! 이 방면으로는 전문가잖아!”저녁 8시, 화려한 등불이 켜지고 네온사인이 반짝이며 밤 생활이 시작되었다.차설아는 선글라스를 끼고 세련된 메이크업을 하고 시크한 자태를 뽐내며 여자들을 위한 ‘보이 바’로 향했다.술집 내부는 예전과 다름없이 활기가 넘쳤다.무대에서 섹시한 춤을 추는 미남들을 둘러싸고 여자들은 열광적인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차설아는 술집 구석구석을 보았지만, 에이스 택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앞에서 가장 신나게 뛰는 한 소녀를 툭툭 치며 물었다.“오늘 택이 공연 있어요?”“당연하죠. 택이는 보이 바의 기둥인걸요. 택이가 공연을 안 하면 보이 바가 어떻게 돈을 벌겠어요? 저희 모두 택이 보러 왔어요. 이 잘생긴 남자들은 그저 맛보기에 불과해 전혀 우리를 만족시킬 수 없어요!”차설아는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매일 밤 공연하나요?”“맞아요. 매일 공연하기도 힘들겠네요.”다른 여자들도 이러쿵저러쿵 말하기 시작했다.“들어보니 택이 가정 형편이 별로 안 좋대. 원래는 모범생이었는데 부모님
술집 사장은 아마 차설아의 요구를 예상하지 못했는지, 순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다.“사람들 앞에서 춤추고 웃고 떠들게 하는 건 결국 돈 벌기 위함이잖아요. 그 돈을 제가 지금 한꺼번에 드리겠다는건데, 뭘 고민하는 거죠?”차설아는 돈이 만능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많은 일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적어도 돈에 눈이 먼 이런 인간들에게 돈은 특히 효과가 좋았다.“설아 씨 말씀이 맞지만, 택이를 파는 건 저희가 잘 상의해봐야겠어요. 제가 동업자와 상의한 후에 대답을 드려도 될까요?”술집 사장은 말을 마치고 방을 나갔다.동업자와 상의한다고 했지만, 사실은 성도윤의 의견을 묻는 것이었다.“택이를 산다고요?”이 말을 들은 성도윤은 흥미를 느꼈다.잠시 고민하더니 술집 사장에게 명령했다.“팔 수는 있지만 조건이 있다고 하세요...”“네네, 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 그대로 전하겠습니다.”성도윤의 지령을 받은 술집 사장은 재빨리 휴게실로 돌아갔다.차설아는 이미 기다리다 지쳐서 재촉했다.“어떻게 됐어요? 되는지 안 되는지 한마디만 하세요.”“동업자에게 물어보니 돈을 받지 않고 택이를 팔아도 되지만, 설아 씨가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하더군요.”“돈을 안 받는다고요?”차설아는 좀 뜻밖이었다.‘이 술집 사장 의외인데? 돈 벌 수 있는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마다한다고?’“말씀해보세요. 제가 어떤 약속을 지켜야 하죠?”차설아는 궁금해서 물었다.“첫째, 택이는 우리 보이 바의 기둥으로 술집에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었으니, 저희도 택이에게 정이 있습니다. 그러니 택이를 데려가시면 잘 보살펴주세요. 절대 힘든 생활을 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차설아는 눈썹을 치켜올렸다.“그거야 당연하죠.”“둘째, 택이는 자존심이 아주 강한 아이입니다. 설아 씨가 아무리 택이를 키운다고 하셔도, 택이가 싫어하는 일을 절대 강요하시면 안 됩니다.”차설아는 어이가 없었다.“안심하세요. 저는 그저 택이가 젊은 나이에 술집에 발목을 잡히는 것이 아까울 뿐 그 몸을 탐내
차설아는 택이의 집 주소를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 술집 근처에 있는 아파트였다.그녀는 오늘 기분이 나빴지만, 젊은 청년의 인생을 구해줬다는 생각에 강한 성취감을 느끼며 기분이 좋아졌다.차설아는 자신의 기억대로 택이가 있는 층에 도착해 벨을 눌렀다.잠시 후, 문이 열렸다.택이는 심플한 흰 셔츠에 검은색 정장 바지를 입고, 잘생긴 얼굴에는 그가 공연에 자주 쓰는 하얀 깃털 가면을 쓴 채로 차설아를 오래 기다린 모습이었다.“오랜만이네요. 나의 여신님. 절 잊은 줄 알았어요.”남자는 부드럽게 말했다.차설아는 순간 봄바람에 마음이 흔들린 듯, 참지 못하고 남자의 턱을 치켜들며 웃었다.“지난번 너의 최면술 덕분에 편안하게 잠을 잤어. 한 번 더 최면술을 부탁하고 싶었는데 어떻게 널 잊겠어?”“영광이네요. 안심하세요 여신님. 이번에는 더 편하게 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역시 인기가 많은데는 이유가 있다니까!”차설아는 택이가 볼수록 더 마음에 들었다.‘쯧쯧, 역시 잘생기고 부드러운 남자가 힐링이야. 얼음처럼 차가운 성도윤에 비하면 택이는 그야말로 인간 세상에 내려온 천사네!’애석하게도, 차설아는 자기가 천사라고 여기는 사람이 바로, 죽도록 미워했던 전남편 성도윤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성도윤은 술집 사장의 보고를 받고 즉시 택이의 집에 도착했다.“택아, 오늘 우연히 너의 비참한 상황을 듣고 마음이 편치 않았어. 그래서 널 반드시 불구덩이에서 구하기로 마음먹었지...”차설아는 말하면서 계약서를 꺼냈다.“이것 봐봐. 맘에 들어?”“이... 이건?”성도윤은 계약서를 받아들어 능청스럽게 보더니 갑자기 몸을 돌려 어깨를 살짝 떨며 슬픈 척 연기했다.“왜 그래? 감동 받아서 우는 거야?”차설아는 남자의 등을 토닥이며 호기롭게 말했다.“너무 고마워할 필요 없어. 돈도 쓰지 않았고, 기껏해야 앞으로 네 생활비만 주는 정도야.”“생활비요?”남자는 천천히 몸을 돌려 차설아를 보며 물었다.“그 말은 앞으로 저를 스폰하시겠다는 건가요?
“그 인간이 무슨 자격으로?”차설아는 원래 그렇게 화나지 않았지만,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왜 갑자기 그 인간을 들먹여? 재수 없게!”성도윤의 얼굴은 조금 어두워지더니 참을성 있게 물었다.“왜 그래요? 그렇게 성도윤이 싫어요?”“완전 제멋대로인 인간이야!”차설아는 이를 갈며 말했다.“내가 지난밤 자기를 덮쳤다는 걸 빌미로 날 협박하면서 자기 친구들에게 꼬치를 구워주라고 했어. 세상에 어디 이런 인간이 다 있어?”“단지 그 이유 때문에요?”성도윤은 어이가 없었다.때때로 차설아의 마음은 아주 복잡해서 도무지 그 속을 알 수 없을 정도였지만, 또 가끔은 어린아이처럼 단순한 것 같았다.바로 이런 모순덩어리 때문에, 성도윤의 마음도 모순되게 만들었다. 머리는 그녀를 멀리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무의식적으로 계속 그녀에게 접근하고 있었다.그래서 황당하게도 술집 댄서의 신분을 빌려 그녀를 가까이 하는 것이다.마치 가면을 써야 그의 모든 행동이 부끄럽지 않은 것 같았다.“당연히 그것뿐만이 아니지!”차설아는 갑자기 소매를 걷어붙이고는 성도윤의 악랄함을 마음껏 고발하려 했다.“팔이...”성도윤은 그녀의 팔뚝에 난 화상을 단번에 발견하고는 미간을 찌푸렸다.‘역시, 설아도 숯에 화상을 입었을 줄 알았어. 그런데 이렇게 데이고도 찍소리 한번 내지 않은 거야? 이 여자 참 독해.”“맞아. 화상 입었어. 아파 죽겠단 말이야.”차설아는 아픈 것을 티 내지 않는 사람이었지만, 이상하게도 택이 앞에서 그녀는 아이처럼 불쌍하게 말했다.아마, 택이는 이미 그녀의 사람이고, 그녀의 해어화이고, 무조건 그녀를 지지하고 옆에서 힐링할 수 있는 존재라 강한 척할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른다.“이리 와서 앉아요!”성도윤은 차설아를 끌고 소파에 눌러앉았다.“왜 그래?”“움직이지 말아요. 약 발라 줄게요!”택이는 약상자에서 연고를 하나 꺼내더니 약간 강한 어조로 명령했다.“괜찮아. 이미 발랐어...”“말 들어요. 손 내밀어요!”성도윤의 목소리는 다소
성도윤이 열심히 연고를 바르고 있는데, 차설아는 다른 손으로 갑자기 강아지를 만지듯 그의 머리를 어루만졌다.“택아,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차설아는 부드럽게 성도윤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신비롭게 물었다.남자는 흠칫 놀라더니 고개를 들어 소파에 앉아 있는 이상한 표정의 여자를 보며 경각심을 세웠다.“어쩌시려고요?”“참, 왜 그렇게 긴장하고 그래? 안 잡아먹어.”차설아는 약간 얼굴이 붉어지더니, 잠시 감정을 추스른 후,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너처럼 인기가 많은 사람들은 연애 경험도 풍부할 것 아니야? 그러면... 그 방면도 대단해?”“어떤 방면이요?”“다 큰 성인들끼리 모르는 척하지 마. 당연히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경험이지!”차설아는 빙빙 돌리기 귀찮아 노골적으로 말했다.택이 앞에서 그녀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 같았다. 마음속으로 무엇을 생각하든 숨김없이 표현할 수 있었다.“왜 갑자기 그런 걸 물어봐요?”성도윤의 짙은 눈썹은 찡그려지더니, 입가에는 차가운 미소가 흘렀다. 다소 불쾌한 듯 보였다.‘이 여자가 대체 무슨 꿍꿍이야. 천한 신분의 술집 댄서에게 이런 사적인 질문을 하다니. 설마 약효가 아직 가시지 않아서 전문가를 통해 욕망을 표출하려는 거야?’“아, 오해하지 마. 그냥 내가 이쪽 경험이 적어서 약간 혼란스럽거든. 그래서 너처럼 경험이 많은 사람에게 상담 받고 싶어.”차설아는 솔직하게 설명했다.그녀는 지금 27살로, 거의 서른이 되어가지만 연애 경험은 성도윤을 제외하고 거의 0에 가까웠다.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경험은 오직 성도윤과만 있었으니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그래서 계속 성도윤을 잊지 못하고, 그 사람으로 인해 기분이 좌지우지되는 이유가 연애 경험이 너무 적어서인지, 아니면 사랑을 나눈 경험이 적어서인지 궁금했다.“그렇군요...”성도윤의 눈빛은 한결 부드러워지더니 흥미를 느낀 듯 물었다.“뭐가 혼란스러운지 구체적으로 말해봐요.”“그건... 말하자면 좀 민망하고 부끄러워.”차설아는 조
그는 면봉과 연고를 한쪽에 놓고 긴 다리를 구부린 채 소파에 반쯤 무릎을 꿇었다. 차설아를 자신과 소파 등받이 사이에 가둔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렇게 궁금하다면, 한번 시도해볼래요?”차설아는 점점 다가오는 남자를 보며 바짝 긴장하더니 침을 꿀꺽 삼켰다.“뭘... 시도해?”“다른 남자와 친밀한 관계를 가지는 느낌이 다를지 궁금하다면서요? 제가 경험이 많으니 어쩌면 그 해답을 드릴 수 있을지도 모르죠.”성도윤은 한쪽 팔로 소파 등받이를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 여자의 턱을 치켜들며 느릿느릿 말했다.“그렇긴 한데... 이건 좀 곤란하지 않을까?”그녀는 이 방면의 경험이 정말 적었기에 선수를 만나니 더없이 둔해 보였다.“절 키워주시는데, 설아 씨를 위해 이 몸을 바치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요?”성도윤의 깊은 눈동자는 가면을 통해 차설아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여자는 그의 붉은 입술을 보니 마음이 더욱 뜨거워졌다.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완벽하고 매혹적인 입술이 있을 수 있을까? 이브가 아담을 유혹하기 위해 먹은 빨간 사과처럼, 범죄를 부르는 입술이었다.“천만에. 내가 널 키우는 건 그것 때문이 아니야!”차설아의 얼굴은 더욱 붉어지더니 더듬거리며 설명했다.“아직 어린 나이에 술집에서 몸을 팔며 돈을 버는 게 안타까워서야. 난...”“그건 중요하지 않아요!”성도윤은 긴 손가락을 여자의 입술에 대고 속삭였다.“지금 중요한 건, 우리 사이에 전남편과는 다른 화학반응이 일어날 수 있을지예요.”“네 말이 맞아. 늘 그 답을 알고 싶었지만 마땅한 실험상대가 없었어...”차설아는 눈앞의 택이를 보며 감탄했다.‘그래, 아주 완벽한 실험상대야!’그녀는 늘 남자들과 거리를 두었고, 가까이 오는 모든 남자들에게 철벽을 치는 습관이 있었다.유독 택이와 있을 때, 매우 편안하고 저도 모르게 먼저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거부감이 들지 않고 심지어 마음을 빼앗길 정도였다.이것은 성도윤에게서만 느꼈던 기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