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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0화

차설아는 성씨 저택을 떠난 후 곧장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어젯밤에 일어난 황당한 일들, 그리고 팔에 입은 화상 때문에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두 아이와 민이 이모가 걱정하지 않도록 컨디션을 조절하고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

“이모, 요 며칠 일이 너무 바빠서 당분간은 돌아가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일 끝나는 대로 돌아갈게요.”

차설아는 민이 이모에게 안부를 전한 후, 주소록을 열어 누군가와 마음속의 우울함을 털어놓고 싶었다.

하지만 주소록을 다 뒤져보았지만 배경윤 외에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은 없는 듯했다.

그리고 공주 대접을 받던 서은아를 떠올리니 문득 자신의 모습이 초라해 보였다.

배경윤은 실연당한 상처로 타히티로 휴가를 떠나, 적어도 보름은 지나야 돌아올 것이다.

주소록을 뒤적거리다가 차설아는 머릿속에 갑자기 한 사람의 그림자가 스치더니 눈이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참, 그 친구가 있었지! 이 방면으로는 전문가잖아!”

저녁 8시, 화려한 등불이 켜지고 네온사인이 반짝이며 밤 생활이 시작되었다.

차설아는 선글라스를 끼고 세련된 메이크업을 하고 시크한 자태를 뽐내며 여자들을 위한 ‘보이 바’로 향했다.

술집 내부는 예전과 다름없이 활기가 넘쳤다.

무대에서 섹시한 춤을 추는 미남들을 둘러싸고 여자들은 열광적인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

차설아는 술집 구석구석을 보았지만, 에이스 택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앞에서 가장 신나게 뛰는 한 소녀를 툭툭 치며 물었다.

“오늘 택이 공연 있어요?”

“당연하죠. 택이는 보이 바의 기둥인걸요. 택이가 공연을 안 하면 보이 바가 어떻게 돈을 벌겠어요? 저희 모두 택이 보러 왔어요. 이 잘생긴 남자들은 그저 맛보기에 불과해 전혀 우리를 만족시킬 수 없어요!”

차설아는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

“매일 밤 공연하나요?”

“맞아요. 매일 공연하기도 힘들겠네요.”

다른 여자들도 이러쿵저러쿵 말하기 시작했다.

“들어보니 택이 가정 형편이 별로 안 좋대. 원래는 모범생이었는데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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