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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2화

차설아는 택이의 집 주소를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 술집 근처에 있는 아파트였다.

그녀는 오늘 기분이 나빴지만, 젊은 청년의 인생을 구해줬다는 생각에 강한 성취감을 느끼며 기분이 좋아졌다.

차설아는 자신의 기억대로 택이가 있는 층에 도착해 벨을 눌렀다.

잠시 후, 문이 열렸다.

택이는 심플한 흰 셔츠에 검은색 정장 바지를 입고, 잘생긴 얼굴에는 그가 공연에 자주 쓰는 하얀 깃털 가면을 쓴 채로 차설아를 오래 기다린 모습이었다.

“오랜만이네요. 나의 여신님. 절 잊은 줄 알았어요.”

남자는 부드럽게 말했다.

차설아는 순간 봄바람에 마음이 흔들린 듯, 참지 못하고 남자의 턱을 치켜들며 웃었다.

“지난번 너의 최면술 덕분에 편안하게 잠을 잤어. 한 번 더 최면술을 부탁하고 싶었는데 어떻게 널 잊겠어?”

“영광이네요. 안심하세요 여신님. 이번에는 더 편하게 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역시 인기가 많은데는 이유가 있다니까!”

차설아는 택이가 볼수록 더 마음에 들었다.

‘쯧쯧, 역시 잘생기고 부드러운 남자가 힐링이야. 얼음처럼 차가운 성도윤에 비하면 택이는 그야말로 인간 세상에 내려온 천사네!’

애석하게도, 차설아는 자기가 천사라고 여기는 사람이 바로, 죽도록 미워했던 전남편 성도윤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성도윤은 술집 사장의 보고를 받고 즉시 택이의 집에 도착했다.

“택아, 오늘 우연히 너의 비참한 상황을 듣고 마음이 편치 않았어. 그래서 널 반드시 불구덩이에서 구하기로 마음먹었지...”

차설아는 말하면서 계약서를 꺼냈다.

“이것 봐봐. 맘에 들어?”

“이... 이건?”

성도윤은 계약서를 받아들어 능청스럽게 보더니 갑자기 몸을 돌려 어깨를 살짝 떨며 슬픈 척 연기했다.

“왜 그래? 감동 받아서 우는 거야?”

차설아는 남자의 등을 토닥이며 호기롭게 말했다.

“너무 고마워할 필요 없어. 돈도 쓰지 않았고, 기껏해야 앞으로 네 생활비만 주는 정도야.”

“생활비요?”

남자는 천천히 몸을 돌려 차설아를 보며 물었다.

“그 말은 앞으로 저를 스폰하시겠다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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