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설아는 부엌을 떠나 성심 전당포를 둘러보았다.장재혁은 그녀에게 열정적으로 전시관 하나하나를 소개했다.“설아 씨, 여기는 동방문완관입니다. 안에는 모두 국제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보물들이 있죠. 예를 들면 십이지지 동물 머리, 금옥새, 상고청옥...”“여기는 서방보물관입니다. 안에는 순금 파라오 권장, 오색 다이아몬드 왕관, 비너스 조각...”“이곳은 진귀관으로, 전 세계에 남아 있는 칠색 영롱새 표본과 수천 년 된 영지, 만 년 된 펜던트 등...”차설아는 입을 살짝 벌리고 보는 내내 탄성도 지르지 못했다. 성심 전당포가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전당포 실력이 보통이 아니네. 이 정도 보물은 아무거나 내다 팔아도 중견 회사 1년 이윤에 필적할 텐데.’경제력만 본다면 미스터 Q는 확실히 괜찮은 돈줄이었다. 잘만 잡으면 평생 옆에서 호의호식할 수 있었다.안타깝게도, 그녀는 돈이라면 충분히 자기 힘으로 벌 수 있었으니, 돈이라는 요소는 그녀에게 아무런 우세도 없어 절대 현혹되지 않을 것이다.“재혁 씨 일 보세요. 저 혼자 천천히 볼게요.”차설아는 성심 전당포의 어두운 면을 더 쉽게 파헤치려고 일부러 장재혁을 떼놓으려 했다.장재혁도 그녀를 경계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전 방해하지 않을 테니 천천히 참관하세요.”그는 몇 발자국 걷다가 갑자기 고개를 돌리고는 신비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설아 씨, 우리 성심 전당포에는 금지구역이 있습니다. 만약 전시관 앞에 진입 금지 표시를 본다면, 부디 호기심을 억누르고 함부로 침입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결과는 아주 엄중하니까요!”이 말을 들은 차설아는 속으로 한껏 기뻐했다.‘좋아, 바로 이거야!’“걱정하지 마세요. 그 정도 머리는 저도 있어요.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라면, 보통 사람은 절대 들어가지 않겠죠!”“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장재혁이 떠나고 차설아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나 차설아는 절대 보통 사람이 아니잖아? 기어코 들어가야겠어! 당신네 사장
이렇게 생각하자 그녀는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방안엔 여전히 아무런 기척도 없었는데 마치 조금 전의 울음소리와 살려달라는 소리가 환각인 것 같았다.“그래요, 당신이 두렵다는 거 알아요. 그러니 대답하지 않아도 돼요. 내가 당장 이 문을 열어 당신을 구할 테니, 그냥 내 아이 앞에서 그 자식 추악한 얼굴을 까발리기만 하면 돼요.”차설아는 이렇게 말하면서 힘을 쓰기 시작했다. 손을 뻗어 내리치려고 했을 때 뒤에서 누군가가 그녀의 손목을 꽉 쥐었다.“성심 전당포 금지구역에서 뭘 하려는 겁니까?”남자의 묵직한 목소리가 서늘한 한기를 지니며 그녀의 머리 위에서 들려왔다.고개를 돌리자, 미스터 Q가 차가운 기운을 뿜으며 서 있었다.칠흑 같은 어둠과 그의 검은 색 가면을 보니 정말 “자정 살인마”가 자신을 훑어보는 것만 같았다.설아는 비록 겁이 많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여긴 다른 사람의 공간이었고, 심지어 그 사람이 널리 악명을 떨친 악당이었다. 그러니 설아는 상황을 파악한 후 적당히 자세를 낮추며 머쓱한 웃음을 지어냈다.“아하하, 미스터 Q, 생선 만들고 계시지 않았어요? 왜 갑자기 여기에 온 건가요? 아휴, 깜짝 놀랐잖아요.”“이미 다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겸사겸사 그쪽 보러...”미스터Q는 입술을 꾹 다물고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는데 차가운 기운이 맴돌았다. 심지어 아주 강한 압박감도 들 정도였다.그는 천천히 설아에게 다가갔다.“켕기는 게 있나 봅니다?”“그럴 리가 있어요. 농담도 참. 전 단지 이 전시관을 참관하러 왔을 뿐이에요. 겸사겸사 당신의 엄청난 재력에 감탄도 하면서요. 그런 제가 켕기는 게 뭐가 있어요...”부자연스러운 표정으로 말하는 설아.“장재혁이 알려주지 않았습니까? 함부로 성심 전당포에 들어오는 대가가 뭔지 말이에요.”미스터 Q는 설아의 손목을 잡고는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악마의 속삭임 같은 공포가 배어있었다.“무... 무슨 대가요?”설아는 조심스럽게 물었다.“함부로 금지구역에 들어온 사람은 평생 여기에
설아는 순간 오한이 났다. 그녀는 앞의 남자를 힘껏 밀치고는 차갑게 말했다.“돌았어요? 이런 농담도 막 하고 말이에요. 내가 확 베어버릴 수도 있으니까 조심해요.”재력은 그를 초과한다고 말하지 못하겠으나 무력으로 그를 제압하기엔 너무 쉬운 일이었다. 만약 정말 지나치게 몰아붙인다면 그녀는 사정없이 대처할 것이다.미스터 Q는 다시 설아에게 다가갔다. 가면 밖의 표정은 매우 진지했고 엄숙했다.“난 농담 같은 거 안 해요. 차설아 씨가 그 귀여운 아이들을 낳은 걸 보면 유전자가 나쁘지 않다는 걸 설명하죠. 그러면 저랑 꽤 어울릴 겁니다. 만약 우리가 협조한다면 아마 저 아이들보다 더 완벽한 아이를 낳을 수도 있어요. 정말 나랑 한번 해보지 않을래요?”“우웩!”설아는 그의 말에 구토하는 몸짓을 하면서 차갑게 쏘아붙였다.“제발 상황 파악 좀 해요. 아이는 한 사람만의 산물이 아니에요. 그리고 내 아이들이 그렇게 귀여운 건 내 유전자가 완벽한 외 아이 아버지 유전자도 대단할 수 있어요. 당신은 아이 아버지보다 거리가 되게 먼 거 알아요? 그러니까 제발 헛된 자신감을 가지지 마요!”“하하.”그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터뜨렸다.“차설아 씨도 아네요. 아이는 한 사람만의 산물이 아닌 거.”“그럼요? 당신 혼자, 아니면 나 혼자 어떻게 아이를 낳아요?”설아는 이 남자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계속 쓸데없는 소리만 하니까 말이다.“그렇다면 왜 아이 아버지와 만나지 못하게 해요? 아이들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그들의 부성애를 앗아가는 건 이기적인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미스터 Q의 말투엔 조금의 분노와 아이에 대한 안쓰러움이 담겨 있었다.“그게 당신과 무슨 상관인데요?”설아는 경계하는 얼굴로 그를 보며 빈틈없이 말했다.“말했잖아요. 아이 아버지는 쓰레기라고요. 그리고 이미 죽었어요. 그래서 알려줄 필요가 없었던 거예요. 아이에겐 나처럼 완벽한 엄마만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아이들의 아버지는 누구예요? 그 사람 유전자 좀 저랑 비교해 보게요. 누가
그때 성도윤에게 첫눈에 반한 건 다 그 잘생긴 얼굴 때문이었다.만약 그 얼굴만 아니었다면 어떻게 사 년 동안 멍청하게 그의 곁에서 버텨왔을까. 아마 결혼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얼굴만 보다간 정말 평생 망할 수도 있었다. 근데 그녀는 하필 잘생긴 얼굴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그래요...”미스터 Q는 한숨을 내쉬더니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정말 그것 때문이라면 난 확실히 그와 비교할 수 없죠. 예전엔 그래도 꽤 볼만 했는데 안타깝게도 얼굴이 망가지는 바람에 그 흉터를 볼 때마다 남들은 말해서 뭐 해, 나 자신도 구역질 날 지경이에요.”설아는 늘 교만하던 이 남자가 갑자기 열등감에 시달리는 것을 보자 살짝 안쓰러웠다. 아까 너무했나 싶기도 했다.그녀는 머쓱하게 웃으며 위로했다.“아유 그게 무슨 큰 영향이 있겠어요. 남자는 얼굴로 결혼하는 것도 아니고. 당신 돈 되게 많잖아요. 당신이 수장해 놓은 보물중 하나만이라도 예쁜 아내 한 열 명 정도는 살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아이도 마음껏 낳고 말이에요.”“안 돼요!”미스터 Q는 진지하게 말했다.“난 당신이 엄청 흥미로워요. 그래서 당신과 결혼해 귀여운 아이들을 낳고 싶어요. 다른 여자는 모두 당신을 대신할 수 없어요. 만약 차설아 씨가 나랑 결혼만 해준다면 돈을 갚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섬도 줄게요. 그리고 성심 전당포 안의 모든 보물도 당신 소유로 해줄게요. 어때요?”“아니, 왜 이렇게 똥고집에요? 말했잖아요. 난 얼굴 본다고. 그러니까 얼굴 신경 쓰지 않는 여자 만나면 안 돼요?”설아는 진짜 못 말린다는 말투로 다시 거절했다.사실 이 남자가 건넨 조건은 아주 성의 있고 유혹적이었다. 아이들도 친 아버지처럼 좋아했다.만약 그와의 결혼에 동의한다면 정말 좋은 선택일 것이다.그러나...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엔 아직도 경계선이 존재했다. 남편이란 자리에 성도윤 외에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기는 아직 어려웠다. 자신을 설득하지 못했다.“얼굴을 본다...”미스터 Q는 갑
원이와 달이는 두 눈을 깜박거리며 순진하고 무고한 모습으로 미스터 Q의 편을 들어주었다.“엄마, 분명 저희 아저씨를 오해했어요. 아저씨는 경수 아빠 외 달이가 본 제일 다정하고 착한 남자예요! 그런데 어떻게 나쁜 사람일 수 있어요?”“달이 말이 맞아요!”원이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자기 턱을 만지며 진지하고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Q아저씨는 제가 여러 번 시험한 후에야 엄마에게 소개해 드렸는걸요. 남편감으로 말이에요. 달이 안목을 믿기 어려우시면 제 IQ를 믿어주세요.”“어...그게...”설아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다른 건 몰라도 원이 IQ는 확실히 높았다. 그 아이가 낸 시험을 통과한 사람은 IQ가 더 높지 않으면 정말 좋은 사람일 것이다.이렇게 봤을 때 이 남자는 전혀 좋은 사람 같지 않았다. 그러니 매우 뛰어난 지능으로 두 아이의 환심을 샀을 가능성이 컸다.“믿든 안 믿든 상관없어. 여기 이 문만 열면 엄마가 왜 이러는지 알게 될 거야.”쓸데없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하고 싶지 않은 설아는 사실로 설명하려 했다.그녀는 주먹을 꽉 쥐고는 다리를 쭉 뻗었다. 온몸의 힘을 다해 문을 찼다.그러면서 아이들에게 멀리 떨어져 있으라고 말했다.“원아, 달아. 저기 일 미터 뒤로 물러서. 이 나쁜 놈이 어느 정도로 변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문 뒤에 아마 끔찍한 게 있을 수도 있어. 너희들에게 트라우마라도 남겨주면 안 되니까 얼른 뒤로 물러서.”두 아이는 설아의 말에 조금 두려워졌다. 그들은 얼른 미스터 Q 뒤에 숨어 조심스럽게 문을 보고 있었다.하지만 어색한 것은 한참을 찼음에도 문은 꿈쩍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설아만 지친 숨을 헐떡거렸다.이런 작은 나무문을 그녀의 힘으로 밀치지 못한다는 게 이상했다.“힘들어요? 쉬었다가 할래요?”미스터 Q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마치 자신과는 연관이 없는 듯 설아의 안부를 물었다.“허위적인 관심 필요 없어요. 내가 이 문 반드시 열어버릴 거예요!”설아는 땀을 쓱쓱 닦고는 계속 힘을 주었다.이때 미스
설아는 재혁의 말을 들은 후, 자신의 생각이 맞다고 여겼다.그녀는 재빨리 두 아이를 자신의 앞으로 데려오고는 그들의 눈을 손으로 막아주면서 경고했다.“먼저 눈 감고 있어. 엄마가 안에 상황이 어떤지 확인한 다음에 다시 눈 떠.”동시에 미스터 Q에게 말했다.“문 열지 않아도 돼요. 난 당신이 한 변태 짓에 관심 없어요. 그냥 내 아이 앞에서 나쁜 놈이라고 인정만 해주면 돼요.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애들 앞에 나타나지 않겠다고 약속해요.”설아는 깊이 생각했다. 이 변태가 자신의 범죄를 들킨 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게 두려워 아이를 먼저 보낼 생각이었다. 그리고 다시 때를 노려 이 안에 갇힌 사람도 구할 것이다.미스터 Q는 그녀를 상대하지 않았고 다시 재혁에게 명령했다.“문 열라고 했다. 못 들었나?”“그게...”재혁은 비록 썩 내키지는 않았으나 미스터 Q의 명령을 어길 수 없어 평소 갖고 다니던 열쇠로 문을 열었다.“조심해!”설아는 두 아이를 꼭 끌어안고는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섰다.그러나 한참이 지나도 방에는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이때 재혁이 입을 열었다.“숨지 말고 얼른 나와요. 계속 나오겠다고 소리 질렀잖아요. 그러니까 빨리 나와 차설아 씨에게 똑똑히 보여줘요. 저희 보스가 어느 정도로 ‘나쁜’ 지 말이에요.”방안이 꽤 어두운지라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저 아무 기척도 없었다.미스터 Q가 차가운 목소리로 협박하듯 말했다.“나와요!”이때 어떤 여자가 조심스럽게 나왔다. 그녀는 소박한 옷을 입고 있었고 머리는 헝클어졌으며 얼굴은 수척하게 야위었는데 눈언저리는 해골처럼 깊게 들어갔다.하지만 이 모습은 설아가 상상한 것보다 괜찮았다.“당... 당신은?”설아는 이 여자가 낯이 익다고 생각했다.“가고 싶다면 지금 가도 돼요. 하지만 나중에 도움이 필요할 때 울면서 우리더러 살려달라고 하지만 마요!”재혁은 그 여자를 노려보았는데 마치 딱하게 여기기는 하지만 또 이 모습에 화를 내는 것 같았다.“어어! 생각났어요.
“그건...”여자는 말하다가 말았는데 어려운 사정이 있는 듯했다.“사정이 있으면 직접 말해요. 어떤 결과든 내가 감당해 줄게요. 만약 계속 이 나쁜 인간 감싸려 한다면 나도 이젠 더는 상관하지 않을 거예요.”설아는 조금 화 난 표정을 지었다. 가여운 사람에겐 반드시 고약한 점이 있는 법이다.그들이 나약하므로 나쁜 사람들이 멋대로 날뛴다. 못된 짓을 저질러도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여길 테니까.“아니요, 아가씨께서 오해한 것 같아요. 전 나쁜 사람을 감싸려는 게 아니라...”여자는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용기를 내어 말했다.“좋은 분을 오해하시는 것 같아서 알려드릴게요. 사실 전 싱글 맘이에요.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어렵게 생활하다가 밥 한 끼도 먹기 어려운 지경이 됐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클럽에서 일했는데, 너무 혼란한 와중에 실수로 약을 먹게 됐어요.”“어느 한번, 손님에게 희롱당할 때 미스터 Q님과 재혁 님께서 절 구해주셨어요. 그리고 저에게 일자리도 마련해 주셔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요, 전 이미 인이 박였거든요. 번 돈은 아들을 키우는 데 쓰지 않고 그걸 사는 바람에 늘 부족했어요. 그러다가 나중에 정신이 어떻게 돼서 여기 보물을 훔쳐 팔다가 아가씬데 걸린 거고요...”“그건 알아요. 나중에 벌 받지 않았어요? 그것 때문에 여기 갇힌 거예요?”설아는 이 여자의 말을 듣자 놀람을 금치 못했다.정말 가여운 여자였다. 혼자 아이 키우는 것도 힘든데, 약에 인이 박이다니... 정말 괴로웠을 것이다.“아니요!”여자는 단칼에 부정했다.“미스터 Q님께선 제가 정말 벌 받는다면 제 아들이 혼자 남을 걸 배려해 주셔서 절 풀어주셨어요. 선심을 베푸신 거죠. 그리고 여기 갇혀 있는 건 제가 직접 원한 거예요.”“직접 원한 거라고요?”“네!”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붉어진 눈시울로 고통스럽게 말했다.“저는 약을 끊고 싶었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곳에 갇히기로 결심했어요. 오랫동안 견지했는데 조금만 더 노
“엄마, 어저씨가 오늘 저녁에 엄청나게 바빴잖아요. 뭘 했는지 알아요?”달이는 설아에게 물었다.“뭐 했는데?”설아는 살짝 붉어진 눈시울로 되물었다.“따라와 보면 알아요!”달이는 신비로운 말투로 설아를 끌고는 성심 전당포 이층에 있는 전망대로 향했다.이 전망대는 삼국의 경계선에 있는 바다를 두고 만들어졌는데 경치가 매우 아름다웠다.그들은 전망대에 올라갔다. 어두컴컴한 이곳에서 별만이 또렷이 보였다. 밤하늘에 걸려서 반짝거리는 별들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달아, 날 왜 여기에 끌고 온 거야?”설아는 이 별들로 반짝이는 밤하늘을 보며 도통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달이는 또 신비롭게 웃었다.“엄마,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아요?”“무슨 날인데? 주말?”설아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요즘 너무 많은 일이 생겨서 그녀는 날짜를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오늘 팔월 구, 엄마 생일이잖아요. 엄마 바보야.”달이는 달콤하게 웃었다.“오늘이 팔월 구라고?”설아는 그제야 생각났다. 오늘은 그녀의 생일이었다.“엄마, 뒤를 봐요!”설아는 달이가 손짓하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눈에 안겨 온 건 재혁이 삼 층짜리 케이크를 들고 한 걸음 한 걸음 그녀에게 다가오고 있는 장면이었다.케이크의 외관은 매우 정교했고 새끼 사자 모양이었다. 그리고 예쁜 촛불도 꽂혀 있었는데 아름다웠고 로맨틱했다.미스터 Q는 곁에서 미적지근하게 말했다.“아이들이 그러던데, 오늘이 차설아 씨 생일이라고요.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이 케이크를 만들었어요. 팔월이면 사자자리니까 역시 성격이 화끈하시네요. 조금만 늦었으면 이미 경찰서에 끌려갔겠어요.”설아는 머리를 긁적거렸는데 마음속엔 미안함 뿐이었다.“아, 진짜 미안해요. 이렇게 마음 써줄 줄 몰랐는데 고마워요.”“그럴 줄 알았어요.”미스터 Q는 농담이 반쯤 섞인 말투로 말했다.“불의 별자리는 멍청하기로 소문났잖아요. 그중 사자자리는 단연 1등이고.”차설아: “?”‘자정 살인마’라고 불리는 이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