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아는 재혁의 말을 들은 후, 자신의 생각이 맞다고 여겼다.그녀는 재빨리 두 아이를 자신의 앞으로 데려오고는 그들의 눈을 손으로 막아주면서 경고했다.“먼저 눈 감고 있어. 엄마가 안에 상황이 어떤지 확인한 다음에 다시 눈 떠.”동시에 미스터 Q에게 말했다.“문 열지 않아도 돼요. 난 당신이 한 변태 짓에 관심 없어요. 그냥 내 아이 앞에서 나쁜 놈이라고 인정만 해주면 돼요.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애들 앞에 나타나지 않겠다고 약속해요.”설아는 깊이 생각했다. 이 변태가 자신의 범죄를 들킨 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게 두려워 아이를 먼저 보낼 생각이었다. 그리고 다시 때를 노려 이 안에 갇힌 사람도 구할 것이다.미스터 Q는 그녀를 상대하지 않았고 다시 재혁에게 명령했다.“문 열라고 했다. 못 들었나?”“그게...”재혁은 비록 썩 내키지는 않았으나 미스터 Q의 명령을 어길 수 없어 평소 갖고 다니던 열쇠로 문을 열었다.“조심해!”설아는 두 아이를 꼭 끌어안고는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섰다.그러나 한참이 지나도 방에는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이때 재혁이 입을 열었다.“숨지 말고 얼른 나와요. 계속 나오겠다고 소리 질렀잖아요. 그러니까 빨리 나와 차설아 씨에게 똑똑히 보여줘요. 저희 보스가 어느 정도로 ‘나쁜’ 지 말이에요.”방안이 꽤 어두운지라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저 아무 기척도 없었다.미스터 Q가 차가운 목소리로 협박하듯 말했다.“나와요!”이때 어떤 여자가 조심스럽게 나왔다. 그녀는 소박한 옷을 입고 있었고 머리는 헝클어졌으며 얼굴은 수척하게 야위었는데 눈언저리는 해골처럼 깊게 들어갔다.하지만 이 모습은 설아가 상상한 것보다 괜찮았다.“당... 당신은?”설아는 이 여자가 낯이 익다고 생각했다.“가고 싶다면 지금 가도 돼요. 하지만 나중에 도움이 필요할 때 울면서 우리더러 살려달라고 하지만 마요!”재혁은 그 여자를 노려보았는데 마치 딱하게 여기기는 하지만 또 이 모습에 화를 내는 것 같았다.“어어! 생각났어요.
“그건...”여자는 말하다가 말았는데 어려운 사정이 있는 듯했다.“사정이 있으면 직접 말해요. 어떤 결과든 내가 감당해 줄게요. 만약 계속 이 나쁜 인간 감싸려 한다면 나도 이젠 더는 상관하지 않을 거예요.”설아는 조금 화 난 표정을 지었다. 가여운 사람에겐 반드시 고약한 점이 있는 법이다.그들이 나약하므로 나쁜 사람들이 멋대로 날뛴다. 못된 짓을 저질러도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여길 테니까.“아니요, 아가씨께서 오해한 것 같아요. 전 나쁜 사람을 감싸려는 게 아니라...”여자는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용기를 내어 말했다.“좋은 분을 오해하시는 것 같아서 알려드릴게요. 사실 전 싱글 맘이에요. 혼자 아이를 키우면서 어렵게 생활하다가 밥 한 끼도 먹기 어려운 지경이 됐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클럽에서 일했는데, 너무 혼란한 와중에 실수로 약을 먹게 됐어요.”“어느 한번, 손님에게 희롱당할 때 미스터 Q님과 재혁 님께서 절 구해주셨어요. 그리고 저에게 일자리도 마련해 주셔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요, 전 이미 인이 박였거든요. 번 돈은 아들을 키우는 데 쓰지 않고 그걸 사는 바람에 늘 부족했어요. 그러다가 나중에 정신이 어떻게 돼서 여기 보물을 훔쳐 팔다가 아가씬데 걸린 거고요...”“그건 알아요. 나중에 벌 받지 않았어요? 그것 때문에 여기 갇힌 거예요?”설아는 이 여자의 말을 듣자 놀람을 금치 못했다.정말 가여운 여자였다. 혼자 아이 키우는 것도 힘든데, 약에 인이 박이다니... 정말 괴로웠을 것이다.“아니요!”여자는 단칼에 부정했다.“미스터 Q님께선 제가 정말 벌 받는다면 제 아들이 혼자 남을 걸 배려해 주셔서 절 풀어주셨어요. 선심을 베푸신 거죠. 그리고 여기 갇혀 있는 건 제가 직접 원한 거예요.”“직접 원한 거라고요?”“네!”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붉어진 눈시울로 고통스럽게 말했다.“저는 약을 끊고 싶었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곳에 갇히기로 결심했어요. 오랫동안 견지했는데 조금만 더 노
“엄마, 어저씨가 오늘 저녁에 엄청나게 바빴잖아요. 뭘 했는지 알아요?”달이는 설아에게 물었다.“뭐 했는데?”설아는 살짝 붉어진 눈시울로 되물었다.“따라와 보면 알아요!”달이는 신비로운 말투로 설아를 끌고는 성심 전당포 이층에 있는 전망대로 향했다.이 전망대는 삼국의 경계선에 있는 바다를 두고 만들어졌는데 경치가 매우 아름다웠다.그들은 전망대에 올라갔다. 어두컴컴한 이곳에서 별만이 또렷이 보였다. 밤하늘에 걸려서 반짝거리는 별들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달아, 날 왜 여기에 끌고 온 거야?”설아는 이 별들로 반짝이는 밤하늘을 보며 도통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달이는 또 신비롭게 웃었다.“엄마,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아요?”“무슨 날인데? 주말?”설아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요즘 너무 많은 일이 생겨서 그녀는 날짜를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오늘 팔월 구, 엄마 생일이잖아요. 엄마 바보야.”달이는 달콤하게 웃었다.“오늘이 팔월 구라고?”설아는 그제야 생각났다. 오늘은 그녀의 생일이었다.“엄마, 뒤를 봐요!”설아는 달이가 손짓하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눈에 안겨 온 건 재혁이 삼 층짜리 케이크를 들고 한 걸음 한 걸음 그녀에게 다가오고 있는 장면이었다.케이크의 외관은 매우 정교했고 새끼 사자 모양이었다. 그리고 예쁜 촛불도 꽂혀 있었는데 아름다웠고 로맨틱했다.미스터 Q는 곁에서 미적지근하게 말했다.“아이들이 그러던데, 오늘이 차설아 씨 생일이라고요.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이 케이크를 만들었어요. 팔월이면 사자자리니까 역시 성격이 화끈하시네요. 조금만 늦었으면 이미 경찰서에 끌려갔겠어요.”설아는 머리를 긁적거렸는데 마음속엔 미안함 뿐이었다.“아, 진짜 미안해요. 이렇게 마음 써줄 줄 몰랐는데 고마워요.”“그럴 줄 알았어요.”미스터 Q는 농담이 반쯤 섞인 말투로 말했다.“불의 별자리는 멍청하기로 소문났잖아요. 그중 사자자리는 단연 1등이고.”차설아: “?”‘자정 살인마’라고 불리는 이 남자
설아는 순간 이성을 되찾았다. 그녀는 몸을 돌려 잔뜩 경계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어떻게 벌하고 싶은데요?”“간단해요.”미스터 Q는 설아의 귓가에서 낮은 소리로 말했다.“저번에 내가 그랬죠. 해바라기 섬을 되찾아 오기 전까진 달이를 내 수양딸로 삼겠다고 했던 거. 이번엔 여기에서 더 보탤 겁니다.”“뭘 더 보태요? 설마 원이를 양아들로 삼을 생각이에요?”“더 있어요.”그는 빙그레 웃으며 계속 말을 이었다.“달이를 양딸로, 원이를 양아들로 삼고 차설아 씨 당신이 내 여자로 되어줬으면 해요.”“미쳤어요?”설아는 감전된 듯, 그로부터 일 미터 멀찍이 떨어져 섰다. 마치 맹수를 마주한 듯 기세등등하게 외쳤다.“그럼 그렇지, 고양이 쥐 생각하는 거였어요. 나한테 선심 쓸 리가 없잖아요!”“아니 왜 갑자기 그렇게 잘해주나 싶었어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생선 요리도 해주지 않겠나 또 아이들과 함께 케이크도 만들어주지 않겠나, 불꽃놀이로 생일을 축하해주지 않겠나. 여기서 기다린 거였어요? 당신 진짜 욕심 많네요. 그냥 우리 세 식구 다 먹어버릴 생각이네요!”미스터 Q는 손을 주머니에 넣고 그녀의 말을 들었는데, 너무 침착하고 여유로운 나머지 제왕의 강한 아우라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그는 전망대에 서서 고개를 들어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불꽃을 보며 서늘하게 웃었다.“허, 선심 쓸 일이 없다라...”“그러면 차설아 씨는 내가 이렇게 많은 일을 하면서, 그것도 내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일을 하면서 당신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합니까? 아니면...내가 뭘 바란다고 생각해요?”“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설아도 그의 목적이 뭔지 잘 몰랐다.그녀의 돈을 탐내는 걸까?하지만 그에겐 더 많은 돈이 있었다.그렇다면 공짜로 얻는 아이를 원하는 걸까?하지만 누가 혈연관계도 없는 아이의 아버지를 선뜻 하려고 나설까.이것도 아니라면 설마...그녀의 미모를 원하나?그런데 그의 신분과 지위라면 어떤 여자가 없을까. 굳이 그녀에게서 이런
“김칫국 좀 마시지 말죠? 아마 당신이 성도윤 원수라는 점이 원이 마음에 들었나 봐요. 적의 적은 친구잖아요.”설아는 속으로 미스터 Q의 제안을 받아들여 그와 부부 행세를 하면서 아이들의 소원을 이루어줄지 고민했다. 만약 좋은 사람이라면 아이들에게 그들을 사랑해 주는 사람이 한 명 정도 더 있는 것도 결코 나쁜 일이 아니었다.만약 나쁜 인간이라면 결국 들통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더는 막무가내로 그들을 이어주지 않을 것이다.“어때요? 한번 해볼래요?”미스터 Q는 설아의 망설임을 눈치채고는 한마디 더 보탰다.“아이들이 보고 있어요. 반응 좀 해봐요. 우리가 만약 아이들의 바람처럼 된다면 정말 기뻐할 거예요.”설아는 아이들을 보았다. 그들은 멀지 않은 곳에서 반짝거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기대된 표정으로 설아 쪽을 보고 있었다.결국, 그녀는 미스터 Q에게 말했다.“해봐도 안 될 건 없죠. 대신 먼저 말하는데 우리는 부부행세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이지 진짜 부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절대 하면 안 돼요. 만약 함부로 내 몸에 손댔다간 정말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알겠어요.”그는 이렇게 대답하자마자 손을 뻗어 설아를 품에 끌어안았다.“이 변태가 지금 뭘 하자는 거야? 아까 한 말 잊었어요? 함부로 손대지 말라니까. 죽고 싶어요? 당신...”“쉿, 움직이지 말아요. 아이들이 보고 있는데 실망하게 할 수는 없잖아요.”두 아이는 확실히 그들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너무 흥분한 나머지 퐁퐁 뛰기까지 했다.“오빠, 엄마랑 아저씨 정말 안고 있어! 너무 좋아, 우리는 이제부터 엄마도 있고 아빠도 있는 거잖아. 유치원 친구들이 다시는 아빠 없다고 놀리지 않을 거야!”“그래. 아저씨 꽤 잘하는 것 같아. 앞으로 나뿐만 아니라 아저씨도 달이랑 엄마 지켜줄 수 있어. 그래서 너무 기뻐.”“엄마랑 아저씨 나중에 동생들도 낳을까?”“글쎄. 근데 남자 동생이든 여자 동생이든 난 다 좋아. 너와 엄마를 지켜주는 것처럼 동생들도 지
성심 전당포에서 돌아온 후, 두 아이는 눈에 띄게 즐거워했다.길에서 웃는 얼굴은 사라지지 않았고 설아의 손을 잡으면서 그녀더러 미스터 Q와 아이를 낳으라고 졸랐다. 동생이 갖고 싶은 모양이었다.“엄마 엄마, 언제 Q 아빠랑 결혼식 올려요? 나랑 오빠가 결혼식에서 꽃을 뿌려도 돼요?”“결혼식 올리면 우리 네 식구는 함께 살 수 있어요. 그럼 엄마랑 Q아빠는 나랑 오빠에게 동생들도 만들어 줄 수 있고요!”달이는 미스터 Q와 그들의 행복한 생활을 상상하고 있다.집안의 작은 공주로서 늘 다른 사람들에게 보살핌만 받았던 달이는 지금 동생이 생길 것을 생각하자 작은 마음에 동생을 지켜주고 싶은 책임감이 자리 잡았다. “달이 말이 맞아요. 두 분께서 더 잘 알아가신 후, 빨리 결혼식 올려야겠어요. 그때 가면 Q아빠는 저희랑 함께 지낼 수 있으니, 엄마를 보살펴줄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고 엄마가 좋아하는 해바리기꽃 심어주고 일 스트레스를 나눠주고 함께 성도윤 그 나쁜 놈을 상대할 수 있고 얼마나 좋아요. 완벽해요!”원이도 미래의 일을 계획하고 있었다.“어, 너희들, 너무 멀리 생각하는 거 아니야?”설아는 조금 난처했다. 원래 미스터 Q와 사이좋은 부부 연기를 하면서 아이들을 기쁘게 해주려고 했는데...이러다가 아이들이 이 거짓말을 알아차리거나 어느 날 미스터 Q와 연기마저 할 필요 없는 사이로 됐을 때 아이들이 얼마나 슬퍼할까!“엄마, 그게 어떻게 멀리 생각한 거예요. 엄마랑 Q아빠는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앞으로 자연스럽게 발생할 일이에요. 빠르나 늦으나 다 생각해 둬야 할 텐데 조금 이르면 뭐 어때요.”“맞아요, 엄마. 드라마에선 남주랑 여주가 사랑하면 결혼하는 거래요. 그리고 아이도 낳고요. 진짜 사랑한다면 미루는 것보단 빨리빨리 하고 싶을 거란 말이에요.”두 아이가 한사람이 한마디씩 내던지자 설아는 받아주기 힘들었다. 심지어 꽤 일리가 있는 말이라서 더 미안했다.“그건 맞는데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잖아. 엄마는
“어... 그게요...”다들 기쁨에 겨워 있는 것을 보자 설아는 몇 번이나 사실대로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입 밖에 낼 수 없어 꾹꾹 참았다.분위기가 가장 좋을 때 달이가 갑자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는데 사과처럼 귀여운 얼굴이 순간 창백해졌다.“윽, 괴로워요. 엄마, 나 괴로워요...”달이는 가슴을 움켜잡으면서 호흡하기 어려워했다.순간, 아파트의 사람들은 비상사태에 들어갔다.“민이 이모, 약, 빨리 약 가져다주세요!”설아는 달이를 안고는 손을 아이의 가슴에 대고 위로했다.“달아, 서두르지 말고 먼저 호흡부터 조절해 봐. 자, 천천히 조절하자. 후, 후, 후, 후...약 금방 올 거야.”민이 이모는 재빨리 스프레이 모양의 약을 설아에게 건넸다.“아가씨, 여기요!”설아는 약을 받은 후 달이의 콧구멍에 대고 익숙하게 누르기 시작했다.그러자, 달이의 호흡은 조금씩 정상으로 돌아왔고 창백하던 얼굴에 혈색이 돌기 시작했다.“엄마, 잘못했어요. 달이 때문에 놀랐죠? 오늘 너무 즐거워서 약 뿌리는 거 잊어버렸어요. 달이가 정말 잘못했어요.”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가엽게 말하는 달이를 보자 그들은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그게 왜 네 잘못이야. 엄마가 소홀했어. 달이한테 알려주는 거 잊는 바람에 우리 달이 힘들었지? 미안해!”설아는 달이의 이마에 입술을 대었다. 너무 가슴이 아팠다.달이는 원이랑 달랐다. 태어날 때 체중은 원이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고 선천적인 발육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특히 페 쪽에 문제가 있었는데 계속 천식을 앓았다.이런 병은 생활 환경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았다. 특히 공기가 깨끗하고 오염이 없어야 했다. 조금의 먼지가 있더라도 쉽게 병이 도질 수 있었는데 만약 제때 치료하지 않는다면 생명에 위협이 있었다.달이는 어릴 때부터 해바라기 섬에서 살고 있었다. 공기의 청정도와 습도는 매우 완벽했는데 마치 온실 같았다.요 몇 년 동안, 민이 이모는 줄곧 약을 연구해 오면서 달이의 이 병을 완전히 치료해 주기 위해 애썼다.하
다음 날 아침 일찍, 설아는 서류를 가지고 비서 서윤과 어느 지하철역에서 만났다.“사장님, 저 여기 있어요!”서윤은 지하철 입구에서 나오면서 안경을 위로 밀었다. 그러고는 설아의 차를 향해 달려와 문을 열고 차에 앉았다.“사장님, 무사하신 거 보니 너무 기뻐요. 저희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세요? 사장님이 저희를 버릴까 엄청 두려웠습니다!”서윤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설아를 보았는데 그 모습은 마치 자신의 롤모델을 보는 것 같았다. 그는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설아가 변태를 만난 후, 한 번도 회사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서윤이나 회사 기타 직원들은 설아의 상황을 매우 걱정했고 설마 무슨 일이 벌어졌나 예측했다.서윤은 입이 꽤 무거웠기 때문에 설아의 명성에 해를 끼칠까 봐 아무 말도 함부로 하지 않았다.설아는 담담하게 웃으며 여유로운 자세로 핸들을 돌렸다.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왜요, 월급 안 주고 도망갈까 봐 두려워서요?”“에이, 그건 아니죠. 남아 있는 직원들은 모두 사장님께 충성심이 가득하잖아요. 월급을 주지 않으셔도 달갑게 사장님을 따랐을 겁니다. 저희는 그냥 사장님께 무슨 일이라도 생겼을까 봐 걱정했어요...”“걱정은 무슨. 이렇게 멀쩡한데 무슨 일을 당했겠어요.”“그럼 다행이에요. 참 다행이에요!”서윤은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몇 번이나 참았다.설아는 서윤을 힐끔 보고는 그녀의 시선이 조금 이상하다고 여겼다.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다.“할 말 있으면 그냥 해요. 소심하게 머뭇거리지 말고. 알잖아요, 난 시원시원한 사람 좋아한다는 거.”설아는 살짝 불쾌한 티를 내며 서윤에게 압박을 해주었다.서윤은 크게 숨을 들이쉬더니 입을 열었다.“저 실은 묻고 싶은 게 있긴 해요. 사장님, 그 성대그룹 대표님과 어떻게 되셨어요?”“그날 사장님을 되게 걱정한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소문처럼 차갑고 매정한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 뭐예요. 그리고 끝까지 사장님 구하러 가셨잖아요. 아니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