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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이혼, 후 집착의 모든 챕터: 챕터 411 - 챕터 420

1335 챕터

제411화

케빈은 뉴욕에 있었는데 인맥이 넓고 소식이 빨랐다.그는 거지든, 의원이든, 신분의 높낮이를 막론하고 한 사람의 신상을 이른 시간 안에 파헤칠 수 있었다.“강우혁, 나 잘 알지.”전화기 너머의 케빈이 열정적으로 말했다.“10분만 기다려, 그 사람 모든 자료를 정리해서 보낼게.”“고마워, 그럼 기다리고 있을게.”그렇다, 그녀는 식사 자리에서 강우혁을 인정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그에게 믿음이 가지 않았다.그녀는 오히려 완벽한 사람이 더 미심쩍다고 생각했다.배경윤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그녀는 잘 알아보기로 했다.케빈을 기다리는 사이에 그녀는 두 아이에게 줄 예쁜 옷을 사기 위해 3층에 있는 아동복 코너로 향했다.두 아이가 생긴 후로 그녀는 아이들에게 예쁜 재킷이나 치마를 사주는 게 가장 큰 취미였다.“이거, 이거, 그리고 이것도요...”차설아는 단숨에 대여섯 벌을 사서 점원에게 일일이 쇼핑백에 잘 담아달라고 했다. 두 손으로 들기 힘들 정도로 많은 옷을 샀기에 차설아는 낑낑거리고 있었다.매장을 나서려던 그때, 차설아는 성도윤, 그리고 임채원과 마주쳤다.“씨발!”차설아는 저도 모르게 욕을 내뱉었다.‘나 오늘 똥 밟은 날인가? 왜 이렇게 재수 없어?”눈물을 글썽이던 임채원은 성도윤의 부축을 받으며 연약한 모습을 보였었는데 차설아를 보더니 안색이 확 바뀌고는 일그러진 얼굴로 차설아에게 달려들어 그녀의 목을 조르면서 소리를 질렀다.“차설아, 하늘도 결국 무심하시지 않아. 우리 아들 기일에 너를 만나게 하다니. 내가 아들을 위해서라도 오늘 너를 죽여버린다!”“억!”차설아는 두 손에 짐을 가득 들었고, 또 워낙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 때문에 미처 반응하지 못해 그녀에게 당하고 말했다.“채원아, 진정해! 손을 놔!”성도윤이 차가운 얼굴로 재빨리 다가와 그녀를 제지했다.하지만 임채원은 작정하고 차설아를 죽일 셈이었다.뼈마디가 보일 정도로 마른 열 개 손가락은 마치 해골처럼 흉측했다.그녀는 전신의 힘을 다해 차설아의 목을 비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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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그러면 죽길 바라는 거야?”성도윤이 차가운 얼굴로 차설아를 힐끔 보고는 의식을 잃은 임채원을 안아 들어 옆에 있는 벤치에 눕혔다.임채원은 이성을 잃었기에 차설아는 하마터면 목 졸려 죽을 뻔했다.다급해진 성도윤은 어쩔 수 없이 임채원의 뒷덜미를 쳐 그녀를 잠시 혼수상태에 빠뜨렸다. 그래서 차설아가 살 수 있었던 것이었다.성도윤은 임채원에게 큰일 없을 거로 생각했다. 잠깐 누워있으면 깨어날 것이니 더는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몸을 돌려 아직 아동복 코너에 있는 차설아에게 다가가고는 차가운 얼굴로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아기 옷을 가리키며 물었다.“아동복은 왜 이렇게 많이 산 거야?”차설아는 점원과 함께 쪼그려 앉아 예쁜 옷들을 다시 주머니에 담고 있었다.성도윤의 말을 들은 그녀는 화난 말투로 말했다.“당신이 알 것 없어. 예쁘니까 샀지, 안 돼?”성도윤은 긴 다리를 구부리더니 멀지 않은 곳에 떨어진 줄무늬 양말을 줍고는 자세히 연구하기 시작했다.작고 앙증맞은 핑크색 양말은 부드러운 소재로 만들어졌다. 손가락 세 개 크기도 안 되었기에 엄청 귀여웠고 성도윤은 왠지 마음이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이 양말도 예뻐서 산 거야?”성도윤이 말하고는 양말을 차설아에게 건넸다.하지만 차설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가 건넨 양말을 받지 않았다.“예뻐서 산 건 맞아. 하지만 당신이 만졌으니 재수 없을 것 같아. 나 안 가질래.”“뭐?”성도윤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이 여자 도대체 뭐야? 어제까지만 해도 앞으로 친구로 하자며 털털한 척을 하더니 오늘 바로 생각이 바뀐 거야? 내 손에 묻은 건 다 재수 없어? 태세 전환 대박이네.’“나 아까 당신 구해줬잖아, 채원이를 쓰러뜨리기까지 했는데 나한테 이럴 거야?”성도윤은 어이가 없어 차설아 앞을 가로막고는 꼬치꼬치 캐물었다.“알려줘, 내가 또 심기를 건드렸어? 왜 갑자기 이러는 거야?”차설아는 아직도 목이 따갑고 아팠다. 화도 가라앉지 않아 그대로 속사포를 날렸다.“흥, 성도윤 씨, 당신이 내 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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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어서, 날 때리라고. 당신 싸움 잘하잖아. 내가 피를 흘릴 때까지 때려. 아니면 나처럼 목을 졸라”성도윤은 차설아의 손을 자기 목 위로 올려두고는 농담이 전혀 섞이지 않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정, 정신이 어떻게 된 거 아니야?”차설아는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성도윤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저도 모르게 손을 빼내고는 그를 피하기 급급했다.“나 경고하는데 여기 CCTV 있어, 자해 공갈할 생각 하지 마.”“그럼 내가 CCTV 앞에서 당신이 날 때리는 것을 허락할게. 나 병신 만들어도, 혹은 나 때려죽여도 내가 알아서 책임질 거니까 절대 당신 원망하지 않을게!”“미친놈이네, 이거 완전 미친놈이네!”차설아는 겨우 그에게서 벗어나고는 멀찍이 뒤로 물러섰다. 마치 성도윤이 사나운 짐승인 듯이 가까이할 수 없었다.‘쯧쯧, 성도윤은 역시 미친 사람이네. 자기 자신까지 때리려고 하다니, 무서워서 내가 피한다!’“4년 전에 내가 당신한테 못된 짓을 한 건 맞아. 그래서 지금 나 다시 괴롭힐 기회를 주겠다는 건데 당신이 스스로 이 기회를 포기한 거야. 그러니까 앞으로 이 얘기 더는 꺼내지 마, 감정 상하니까.”성도윤이 차가운 얼굴로 차설아를 보더니 이내 다시 우아하고 도도한 모습으로 돌아왔다.차설아는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씨발, 지금 나 일부러 함정에 빠뜨린 거야?’“성도윤, 당신 정말 머리가 문제 있는 거 아니야? 누가 당신이랑 앞으로 더 본다고 했어? 그리고... 우리 두 사람 사이에는 감정이라는 게 없는데 감정 상할 일이 뭐가 있겠어?”차설아는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휙휙 넘겨주며 자신을 진정시키려고 애썼다.그녀는 다시 이 남자 때문에 기분이 상하지 않을 거라고 맹세했었다.“감정이 없으면 다시 키우면 되지. 그 감정이 미움이 되었건, 원한이 되었건 난 좋다고 생각해!”성도윤이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진지하면서도 농담 섞인 얼굴로 말했다.차설아는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정말 미친 거야?”이때, 기절했던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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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성도윤은 임채원이 약을 다 넘긴 걸 보고서는 그녀더러 옆에 있는 벤치에 가만히 앉아있으라고 했다.임채원은 아무 불평도 없이 멍한 눈빛으로 다시 벤치로 돌아갔다. 마치 영혼 없는 좀비처럼 벤치에 가만히 앉아 떠들지도 않았다.성도윤은 굳은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네가 무슨 염치로 그걸 물어봐? 채원이가 왜 저렇게 되었는지 네가 몰라?”차설아는 다시 화가 치밀어 올랐다.“성도윤, 말은 똑바로 해야지. 내가 그렇게 잘못했다면 아까 복수하지 그랬어. 여기서 나 비꼬지 말란 말이야. 당신이 내 책임을 물을 수 있을 정도로 잘한 건 없어!”성도윤은 싸늘한 표정으로 차설아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슬픔이 담긴 얼굴을 하고서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채원이의 아이가 당신 때문에 죽었어. 채원이도 당신 때문에 인생을 망쳤다고. 정말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이 없어? 정말 자기에게 아무 책임도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나...”차설아는 말문이 막혔다.어떻게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았을까. 그녀는 4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죄책감에 시달렸다.다만 시간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다. 이 사고로 그녀는 평생 자신을 자책할 수는 없었다.“그날, 나는 피범벅이 된 채원이를 안고 병원으로 향했어. 의사 선생님께서는... 조금만 일찍 와도 아이를 살릴 수 있었고, 채원이도 굳이 자궁을 제거하는 수술을 할 필요 없었대. 조금만 일찍 왔어도.”성도윤의 깊은 눈망울에는 슬픔이 가득 찼다.그는 눈시울이 붉어졌는데 정말 고통스럽고 슬퍼하는 것 같았다.그는 잠긴 목소리로 차설아에게 물었다.“왜 채원이를 밀었어? 내가 이미 사회에 나가지도 못하게 했잖아. 당신이 볼 수 없는 곳에 보냈는데도 왜 당신은 채원이를 놓아주지 않았던 거야?”“나...”차설아는 어찌할 바를 모른 채 그저 제자리에 서 있었다. 손바닥에는 어느샌가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그녀는 해명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았다.성도윤에게 그녀가 먼저 임채원을 찾아간 게 아닌, 임채원이 그녀를 불렀다고 알려주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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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성도윤은 고통스러운 표정을 보였다.그는 그동안 이미 이 일들을 모두 봉인했고 다시는 꺼내지 않으려 했다. 그리고 남은 평생 딴생각하지 않고 조용하게 속죄하며 살려고 했다.그런데 하필이면 차설아는 돌아왔다.성도윤은 더는 전처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척을 할 수 없었다.“내가 당신을 미워한다고 했었지. 인정해. 한동안은 당신이 미웠어, 목 졸라 죽이고 싶었어. 하지만 내가 가장 미워하는 건 나 자신이야. 내가 우리 두 사람 관계를 잘 처리하지 못했어. 내가 모든 걸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어. 내가 너무 느리게 반응해서 이 비극을 막지 못했어...”성도윤은 말을 잇지 못했다.우람한 체구의 그는 등을 돌리더니 몸을 살짝 떨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에게 이 슬픔을 모두 삼키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 같았다.차설아는 차갑고 자존심이 강한 그에게 이렇게 취약하고 불쌍한 모습이 있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 그는 마치 길을 잃은 어린아이처럼 가여워 보였다.지난번, 그가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였던 건 형님의 장례식장에서였다.그녀의 마음도 덩달아 괴로워졌고, 저도 모르게 그를 끌어안고 싶었다...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 다른 목소리가 튀어나와 그녀를 경고했다.“성도윤을 불쌍하게 생각하지 마, 그럼 너에게만 골치 아픈 일이 생길 거야!”결국 차설아는 그저 몇 마디 위로를 건넸다.“다 일어난 일인데 이제 와서 뭐 어떡하겠어? 이제 내려놔!”내려놓는 것 빼고는 다른 방법도 없었다.“내가 뭐라도 하는 게 좋겠어?”차설아가 성도윤을 향해 물었다.성도윤은 심호흡을 하며 마침내 마음을 가다듬었다.그는 천천히 몸을 돌리고는 평소처럼 차가운 얼굴을 드러냈다.다만 빨개진 눈가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당신이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 채원이를 좀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줘. 채원이가 착한 여자는 아닐지라도 악독한 여자는 아니잖아. 채원이도 그동안 힘들었고 비참한 삶을 살아왔어...”‘형은 그렇게 채원이를 사랑했으니 만약 형이 살아있었다면 세 식구는 행복하게 살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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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내가 가보는 게 맞아. 어쨌든 아이는 죄가 없잖아. 그리고 가엽기도 하고.”차설아는 성도윤과 임채원의 아이가 묻힌 묘소를 찾아갔다.그곳은 해안의 가장 서쪽 교외로 울창한 측백나무 숲에 묘비가 즐비해 조금 음산한 곳이었다.그녀는 차 뒷좌석에 앉아 지나가는 나무들을 보며 마음이 무거웠다.그녀와 임채원의 원한이 어떻든, 이 아이는 확실히 피해자였다. 그녀가 피할 수 없는 죄악이기도 했다.차 안의 분위기는 매우 우울했고, 세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임채원의 흐느끼는 소리만 들렸다.차설아는 임채원을 미워하지만 엄마로서 이런 일을 겪은 그녀가 얼마나 고통스럽고 절망적인지 너무 이해되었다.“자!”차설아는 휴지 한 장을 꺼내 임채원에게 건네주었다.임채원은 눈물이 글썽해서 차설아를 보더니 겁에 질린 얼굴로 고개를 가로 저었다.“설아 씨 앞에서 불쌍한 척하는 게 아니라 난 진짜 고통스럽고 무서워... 제발 앞으로 나랑 도윤이 옆에 나타나지 말아줘. 설아 씨만 보면 그때 날 땅바닥으로 밀어내고, 내가 아이를 잃었던 장면이 자꾸 떠올라.”“그만해. 기분 나쁜 얘기를 자꾸 반복해서 뭐해.”성도윤은 차가운 눈빛으로 처량하게 울고 있는 임채원의 말을 끊었다.성도윤은 앞으로 차설아가 임채원의 일 때문에 자신을 피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하지만 차설아는 아주 명쾌하게 대답했다.“걱정하지 마요. 당신이 말하지 않아도, 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요. 난 두 사람이 잘되길 축복해요.”여기까지 말한 차설아는 내친김에 아이디어까지 냈다.“두 사람 분명 백년해로할 텐데, 그러려면 당연히 아이가 있어야지. 내가 외국에서 공부할 때 캘리포니아 대학의 한 생물학과 교수님과 사이가 좋았어. 그때 이미 인공 자궁 시술을 연구하고 있었으니까, 두 사람 만약 필요하면 나한테 말해. 어떻게 가장 안전한 방식으로 아이를 가질 수 있는지 내가 물어볼 테니까...”만약 그들에게 아이가 생긴다면, 성도윤이 달이와 원이의 존재를 알아도 빼앗으려 하지 않을 테고, 차설아가 저지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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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말이 안 되는 걸 알면 입 닥쳐. 낳을지 말지, 누구랑 낳을지는 내가 알아서 하니까 당신이 걱정할 문제가 아니야!”성도윤은 화에 잠겨 말하더니 곧 차를 세웠다.차설아도 자신이 너무 성급했다는 생각이 들었다.성도윤은 천성적으로 모든 것을 통제하는 걸 좋아한다. 아이를 낳는 것과 같은 인생의 큰 문제에 외부인이 개입했으니 분명 기분이 나쁠 것이다.“미안해. 방금은 내가 성급했어. 다른 뜻은 없고 그저 이 기술을 추천해주고 싶었을 뿐이야. 어쨌든 채원 씨랑...”“내려!”성도윤의 얼굴은 이미 극도로 어두워졌고, 사나운 어투로 명령했다.“어? 벌써 도착했어?”차설아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도착하지 않은 게 분명했다.“내리라고!”성도윤은 다시 명령했다.그는 차설아를 차에서 내쫓고 있었다.이토록 비매너적인 행동을 한 것은 성도윤이 이미 화가 극에 달했다는 것을 말해준다.“그래 그럼!”차설아는 토를 달지 않고 차 문을 당기고 내렸다.차 안의 분위기가 우울해서 그녀도 불편했고, 차라리 걸어가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그녀가 내리자 차는 쌩 하고 가버렸다.“소심하기는!”차설아는 시야에서 사라지는 차를 보며 참지 못하고 욕했다.“내가 두 사람 출산 문제를 해결해준다고 하는데 엎드려 절을 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화를 내? 대체 뭔 심보야?”그녀는 음산한 묘지 숲을 혼자 걸었다. 옆에는 울창한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있었다. 한여름이었지만 온도가 낮아 서늘한 분위기였다이때 휴대폰이 울렸고, 케빈에게서 온 메시지였다.“네가 부탁한 사람 다 조사했고, 자료는 메일로 보냈어.”차설아는 지체없이 이메일을 확인했다. 수십 쪽 분량의 PDF 파일에는 ‘강우혁’이 어디에서 태어나 어느 대학을 다니고 어떤 친구를 사귀었는지 낱낱이 적혀있었다.자료상으로만 본다면, 강우혁은 자신의 가문과 학력에 대해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확실히 학문 있는 가문에서 태어났고, 모범생이고, 사귄 친구들도 깨끗했고, 평판도 좋은 사람이었다.단 한 가지가 아주 이상했다.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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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이 묘지는 외진 곳에 있고, 나무가 울창하고, 굽이치는 갈림길이 많아 일 년 내내 짙은 안개로 가득 차서 자기장도 영향을 받는다.일단 길을 잘못 들어서면 마치 미궁에 들어간 것과 같아 동서남북을 전혀 판별할 수 없어 아주 위험했다.차설아는 케빈이 보낸 자료에 푹 빠져, 강우혁이 임채원 때문에 자살 시도를 했다는 사실을 배경윤에게 알릴까 말까 망설이다가 갑자기 발을 헛디뎠다.꽈당 소리와 함께 그녀는 절벽 아래로 굴러떨어져 머리를 바위에 부딪혀 정신을 잃었다.한편, 성도윤과 임채원은 아이를 묻은 곳에 도착했다.작은 무덤에 비석이 세워져 있었는데, 그 위에 생일과 성씨가 새겨져 있었다.“아가, 엄마랑 도윤이 삼촌이 또 널 보러 왔어. 잘 지내? 날이 추워져서 엄마가 옷을 많이 사 왔어. 어때? 이뻐?”임채원은 묘비 앞에 무릎을 꿇고 아동복 가게에서 산 옷을 불붙였고, 귀신에 홀린 듯 중얼거렸다.성도윤은 처음에 자책했지만, 지금은 평온해졌고, 오히려 진저리가 나기도 했다.하지만 임채원은 지금 환자라는 생각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어두운 얼굴로 여자를 내버려 두었다.일반적으로 태어난 지 한 개월이 채 되지 않은 아이는 독립적인 사람으로 간주되지 않으며 현학적 관점에서 비석을 세워 제사를 지내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으면 가족의 운명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었다.하지만 이 아이는 특별했다. 죽은 형의 유일한 핏줄이자, 임채원의 유일한 아이였다. 임채원의 간절한 애원 끝에 성도윤은 아이의 시신을 특별 제작한 관에 넣고, 유명한 풍수사를 찾아 이렇게 외지고 음산한 곳에 아이를 안장했다.임채원은 묘비를 향해 쉴 새 없이 똑같은 말을 반복했고 성도윤은 이미 심드렁해졌다.그는 묘비 입구를 자꾸 쳐다보며 자기도 모르게 눈썹을 찡그렸다.‘쯧쯧, 왜 아직도 안 와. 분명 여기서 2㎞도 안 되는 거리에서 내렸고, 곧은 큰 길이라 보통 20분 정도 걸으면 충분할 텐데?’하지만... 한 시간이 넘도록 차설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임채원은 드디어 곡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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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차설아는 손을 더듬거리며 겨우 휴대폰을 찾았지만, 이미 깨져서 전원이 꺼져버렸다.“젠장, 성도윤 이 재수탱이. 난 왜 너만 만나면 이 꼴이야?”차설아는 캄캄하고 황량한 사방을 바라보며 절망했다.“누구 있어요? 살려주세요!”차설아는 목청을 돋우어 소리쳤지만, 들려오는 건 음산한 기운과 까마귀 울음소리뿐이었다.머리와 다리의 통증으로 그녀는 체력이 점점 떨어졌고, 도움을 요청할 힘조차 없었다.“나 오늘 여기서 죽는 건 아니겠지? 그건 너무 억울하잖아!”성가 저택.성씨 가족은 오랜만에 모여 식사를 했지만 분위기가 좀 이상했다.소영금은 계속 성도윤이 차설아에게 연락했는지 궁금해 빙빙 돌려서 말했다.그녀도 성주혁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을 통해 4년 동안 사라진 차설아가 갑자기 해안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았다.차설아에 대해 소영금은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이 있었다.처음에는 차설아가 임채원 뱃속의 아이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고, 차설아를 사무치게 미워했고, 심지어 사람을 고용해 차설아를 찾게 하고, 그녀가 뼈아픈 대가를 치르게 하라고 했었다.하지만 4년이 지났고, 차설아는 보지 못하고, 오히려 자기 아들이 하루 종일 고통 속에서 보내는 모습만 보았다.소영금은 성도윤의 마음속에 아직도 차설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차설아만이 성도윤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인물이었다.소영금은 더 이상 차설아를 미워하지 않았고, 자기 아들이 진정한 행복을 찾기만을 바라고 있었다.“아들, 너무 많은 것에 연연하지 마. 네가 어떤 결정을 하든 우린 모두 널 지지할 거야. 지나간 일은 그냥 묻어 둬. 앞으로의 생활도 중요하잖아!”소영금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제가 알아서 해요.”성도윤은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었다. 성도윤이 거절하자 모두 더 말하지 못하고 묵묵히 밥을 먹었다.소영금은 문득 무슨 생각이 나서 말했다.“아들, 너 요즘 그 애 제사 지내러 자주 가? 내가 그곳은 사악한 곳이라 자주 가지 말라고 진작 말했잖아. 며칠 전 뉴스에서 보니 몇몇 유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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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성도윤은 차를 몰고 최대한 빨리 묘림에 도착했다.방금 식사 자리에서 소영금의 말이 그를 일깨웠다.묘림은 외지고 지형이 복잡하고 난기류가 가득해, 차설아가 탐험 유투버처럼 묘림에서 길을 잃을까 봐 걱정했다.비록 1%도 되지 않는 가능성이지만, 만약을 대비해 직접 찾아 나서야 안심할 수 있었다.차는 어둠 속을 달렸고, 전조등은 앞길을 밝히고, 성도윤은 두 손으로 핸들을 잡고 예리한 두 눈으로 사방을 살피며 계속 차설아의 이름을 중얼거렸다.“차설아!”음산한 묘림은 밤에 인적이 없으니 새가 푸드덕거리는 소리까지 메아리쳤다. 성도윤은 어느새 차설아와 헤어진 위치에 도착했고, 문을 열고 내렸다.“차설아, 어디 있어? 대답해!”성도윤은 목이 쉬도록 큰 목소리로 외쳤다.애석하게도, 그에게 대답하는 것은 까마귀의 울음소리와 고요함 뿐이었다.이름을 부르던 성도윤은 순간 자신의 모습이 바보처럼 느껴졌다.어쩌면 지금 차설아는 집에 돌아가 따뜻한 이불 속에서 꿈을 꾸고 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성도윤은 그 1%의 가능성 때문에 바보처럼 한밤중에 이 음산하고 외진 곳에서 차설아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가 귀신에 홀린 줄 알 것이다.성도윤은 주먹을 움켜쥐고, 마지막으로 세 번만 더 외치라고 자기 자신에게 명령했다. 만약 대답이 없으면 당장 이 어리석은 행동을 멈추라고.“차설아, 대답하지 않으면 나 갈 거야!”성도윤는 화가 난 듯 소리쳤다.비탈길 아래의 차설아는 반혼수 상태에서 몸이 피곤하고 아팠고, 무엇보다... 배가 고파서 기절할 것 같았다.누군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귀를 기울여보니 성도윤이었다.처음에는 살았다는 생각에 흥분했지만, 후에는 정말 성도윤의 손에 구원받는다면 그에게 빚을 지게 될 것은 물론, 창피까지 당해야 했다.그래서 차설아는 일부러 대답하지 않았다.하지만 성도윤이 대답하지 않으면 간다는 말에 위기의식을 느껴 나른하게 두 번 기침했다.이 기침 소리는 모기 소리보다 작았기에 차설아는 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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