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이혼, 후 집착의 모든 챕터: 챕터 421 - 챕터 430

1297 챕터

제421화

성도윤은 뼈가 어긋난 왼쪽 다리를 손바닥으로 감쌌다. 아파서 식은땀이 흘렀지만 여전히 도도하고 오만한 모습을 보였다.“그럼 됐어.”차설아는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역시 남자는 살이 거칠고 두꺼워서 몇 미터 높이의 구덩이에 빠져도 아무렇지도 않네! 든든하기도 하지!’“당신은 어때?”성도윤은 통증을 참으며 어둠 속을 더듬어 차설아가 있는 위치로 향했다.“난 엉망이야. 머리도 까졌고, 다리도 부러졌고, 피곤하고, 춥고, 너무 배고파서 배가 등 가죽에 붙게 생겼어!”차설아는 몇 번 일어나려고 했지만 다리가 움직이지 않아 힘없이 웅덩이 바닥에 누워 있었다.배가 고파서 정신이 혼미해져, 곧 염라대왕을 만나러 가는 줄 알았다.“길을 걷다가 이 지경이 돼? 정말 머리가 없어. 전화를 해서 구조 요청이라도 해야 할 것 아니야?”성도윤은 너무 걱정되었고, 화가 나 차설아를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이 여자는 4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자신을 돌볼 줄을 몰랐다.“휴대폰이 고장 났는데 어떻게 전화를 해?”차설아는 반박했다.“그러는 당신도 걷다가 넘어진 거 아니야? 단지 운이 좋아서 다치지 않은 것뿐이지!”“내가 넘어진 건...”성도윤은 말을 잇지 않았다.“왜 넘어졌는데?”성도윤이 말을 하지 않자 차설아가 웃으며 놀렸다.“당신도 머리가 없다는 걸 인정하기 싫은 거지? 내가 일깨워줬는데도 어리석게 달려오더니! 뒤에 귀신이라도 쫓아와?”“그래, 성도윤이 세상에서 제일 어리석은 사람이다! 아니면 왜 한밤중에 이 미련한 여자를 구하러 왔겠어?”성도윤은 차갑게 말했다.‘이 미련한 여자는 왜 내가 자신을 너무 걱정해서, 급한 마음에 넘어졌다는 걸 몰라!’“당신한테 구해달라고 한 적 없어. 그냥 목이 좀 간지러워서 기침을 두 번 했을 뿐인데, 당신이 황급하게 달려온 거지. 내 탓이라고 하지 마.”차설아는 성도윤에게 빚지고 싶지 않았다.두 사람은 가까스로 정리했으니, 더 이상 얽히고 싶지 않았다.“휴대폰 좀 빌려줘. 내가 친구한테 전화해서 구해달라고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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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뭐?”차설아는 어두운 달빛을 통해 남자의 넓은 뒷모습을 보고 의심했다.“그래도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꾸물거리지 말고 업혀. 아니면 나 혼자 간다?”성도윤은 싸늘한 얼굴로 재촉했다.사실, 성도윤은 다친 자신의 다리가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기에, 더 꾸물거리다가 시간이 지체되면 조금도 움직이지 못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알았어. 당신만 괜찮다면 나도 문제 될 것 없지!”차설아는 말을 마치고, 가느다란 팔로 남자의 목을 와락 끌어안고 그의 등에 엎드렸다.“꽉 잡아.”남자는 낮은 목소리로 당부하고 일어서려고 애썼다. 큰 체구는 그녀의 무게를 견뎌야 했기에 약간 흔들렸다.차설아는 숨을 참고 조용히 물었다.“진짜 괜찮은 거 맞아? 좀 힘들어 보이는데? 곧 쓰러질 것 같아.”“나... 괜찮아!”성도윤은 이를 악물며 힘겹게 말했다.왼쪽 다리의 뼈가 부러진 듯 걸을 때마다 뼈와 살이 날카로운 칼에 베인 듯 통증이 극에 달했다.그의 이마, 등, 손바닥은 온통 통증 때문에 식은땀이 흘렀다.하지만, 그는 멈출 수 없었고, 차설아를 알게 해서도 안 되었다. 한 걸음 한 걸음 처형을 받는 것처럼 도로 방향으로 기어올랐다.“성도윤, 진짜 괜찮아? 왜 당신 몸이 떨리고 있는 것 같지?”차설아는 남자의 등에 엎드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조심스레 물었다.차설아는 남자의 이상함을 감지했지만, 자신이 걱정한다고 오해할까 봐 너무 많은 것을 캐묻지 못했다.“내가 당신처럼 연약한 줄 알아?”성도윤은 온갖 힘을 다 쏟아부으며 평온한 척했다.“아니다. 이렇게 무거우니 연약함은 아니지. 돼지 같은 미련함이지!”“헛소리하지 마. 나 50킬로도 안 된단 말이야. 당신이 너무 허약해서 그래. 여자를 업고 땀을 비 오듯 흘리면서? 큰 키가 부끄럽지도 않아?”차설아는 화가 나서 성도윤을 두 주먹 내리쳤다.‘역시 내가 괜한 걱정을 했어. 성도윤 같은 철저한 이기주의자는 만약 자신이 다쳤으면 나 같은 거 신경 쓰지도 않지. 지금 상황에서 나보고 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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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응!”차설아도 순간 숫자들의 특수함을 알아채지 못했고, 자세히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재빨리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곧 연결되었다.“경수야, 난데, 지금 시간 있어? XX묘림으로 좀 와줘.”전화기 너머의 배경수는 차설아를 찾느라 골머리를 앓다가 하마터면 성가로 쳐들어갈 뻔했다. 지금 차설아의 전화를 받고 너무 격분해서 견딜 수 없었다.두 사람은 전화로 몇 마디 나누다가 성도윤이 참지 못하고 휴대폰을 낚아채 소리쳤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당장 오라고! 설아가 다쳤어!”이때서야 차설아는 성도윤의 손이 온통 피투성이라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순간 긴장하더니 다가가 물었다.“성도윤... 당신 왜 이렇게 피가 많이 나? 어디 다쳤어?”“나 괜찮아.”성도윤은 얼른 손을 거두었다.“괜찮긴 뭐가 괜찮아? 피가 이렇게 많은데? 대체 어디를 다친 거야? 빨리 말해!”차설아는 휴대폰의 전등을 켜고 남자의 몸 전체를 검사했다. 그의 왼쪽 다리가 이미 피로 젖었고, 뼈도 이미 어긋난 것을 발견했다.“다리가!”차설아는 입을 가리고 눈앞의 광경이 믿기지 않았다.너무 충격적이었다. 부러진 다리로 그녀를 업고 여기까지 오면서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을지, 그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괜찮다니까, 보지 마!”성도윤은 다시 휴대폰을 낚아챘다.그는 자신의 낭패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여태까지 참았다. 그런데 지금 차설아가 보게 되었으니... 정말 창피해 죽을 것 같았다.“이 정도 상처면 다리가 부러졌을 수도 있어. 당장 고정해야 해, 아니면 다리를 못 쓰게 될 수도 있다고... 내가 당장 고정해줄게!”차설아는 두말없이 자신의 옷을 벗고, 성도윤의 부러진 다리를 간단히 처리하려고 했다.“악!”하지만, 그녀는 자신도 다쳐서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당신 다리야말로 처치가 필요해 보이는데?”성도윤은 비틀거리는 몸을 이끌고 여자의 다친 다리를 손바닥에 받친 다음 그녀의 옷을 가져다가 간단히 고정했다.“난 괜찮아. 지금 당신 상황이 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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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휴, 그렇게 됐어. 일단 우리를 병원으로 데려가 줘!”차설아는 심하게 다친 성도윤의 다리를 보며, 배경수에게 더 설명할 겨를이 없었다.“그래!”배경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배경수는 내키지 않았지만 의식을 잃은 성도윤을 업고 차에 태웠다.그는 빠른 속도로 근처의 병원으로 도착했고, 차설아를 차에서 안고 내려 초조한 얼굴로 도움을 요청했다.“선생님, 살려주세요!”차설아는 고개를 돌려 아직 누워 있는 성도윤을 바라보며, 배경수의 팔을 잡고 말했다.“도윤 씨 상태가 더 심각해. 일단 도윤 씨부터 치료해달라고 해!”배경수는 늘 차설아에게 고분고분했지만, 이번만은 그러지 않았고, 거의 백 미터 속도로 응급실에 달려갔다. 그는 고개를 숙여 품속의 여자를 보고 말했다.“보스, 내가 보스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건 맞지만, 나도 남자라는 걸 잊지 말아 줘. 나 보스가 생각하는 만큼 마음이 넓은 사람이 아니야. 저 자식을 병원에 데려온 것만으로 충분히 인정을 베풀었어. 더 이상은 못 해.”결국, 차설아가 먼저 수술실에 들어가 응급처치를 받았다.그녀는 뇌에 손상을 입었고, 오른쪽 다리가 골절되었다. 생명에 위험이 있는 건 아니지만, 만약을 대비해 24시간 관찰이 필요했다.24시간 후, 차설아는 관찰실에서 보통 병실로 옮겨졌고, 외부와 연락이 가능했다.그녀의 다리는 깁스를 했고, 병상에 고정되어 움직일 수 없었다.배경수는 맛있는 음식을 들고 걱정 가득한 얼굴로 차설아에게 걸어갔다.“보스, 좀 어때? 배고파? 하루 동안 아무것도 못 먹었잖아. 일단 먹어.”차설아는 이미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었지만, 먹을 기분이 없었다. 배경수의 팔을 잡고 긴장해서 말했다.“성도윤 어때? 다리는 괜찮아?”배경수의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화제를 돌렸다.그는 죽 한 숟가락을 떠서 천천히 식혀 마치 아이를 달래듯 말했다.“보스, 영양가 좋은 해삼 죽이야. 상처 회복에 좋으니까, 따뜻할 때 먹어!”차설아는 그의 손을 밀치고 성도윤의 상황을 알고 싶어 강력한 태도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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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자기 다리가 다쳤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억지로 참으며 날 구덩이에서 도로까지 업고 나왔어. 만약 그 사람 다리에 문제라도 생긴다면 난 평생 이 빚을 갚을 수가 없어. 난 그 사람과 평생 얽힐까 봐 두려워서 묻고 있는 거야. 알아?”차설아는 배경수에게 자세히 설명했다.“뭐? 그 자식이... 보스를 업었다고?”배경수는 돌아서서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말도 안 돼. 다리를 그렇게 다쳐서 제대로 걷지도 못할 텐데, 어떻게 보스를 업어. 난 못 믿어!”“나도 안 믿겨. 그것도 그렇게 냉혈하고 무자비한 이기적인 사람이. 하지만 사실이야. 그 사람이 아니었다면 난 아파서 죽거나 굶어 죽었을 거야...”차설아는 지금도 성도윤이 어둠 속에서 그녀를 업고 한 걸음 한 걸음 언덕을 오르던 모습을 떠올리며 마치 꿈만 같았다.그런 고통은 피를 나눈 형제라도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하물며 차설아를 목 졸라 죽이고 싶어 하던 성도윤이 그런 행동을 했다니.“말도 안 돼. 그 다리로는 절대 불가능해!”배경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도저히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왜냐하면 성도윤의 부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배경수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런 고통은 인간이 감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그러니까, 그 사람 상황이 어떤지, 다리가 어떻게 됐는지... 알려주면 안 돼?”차설아는 다시 한번 다그쳤다.배경수의 반응에 차설아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아직 몰라!”배경수는 심호흡을 하고 끝내 고백했다.“아직 수술 중이야. 상황이 복잡해서 보수적인 치료를 할지, 위험이 있는 치료를 할지, 전문가팀을 꾸려서 연구 중인데 아직 명확한 방안은 없다고 했어.”차설아는 순간 얼굴이 굳어지더니 물었다.“뭐가 보수적인 치료고, 뭐가 위험이 있는 치료야?”“보수적인 치료는 일단 다리부터 보존하고 다음 치료를 진행하는 건데, 그 자식 상황이 너무 심각해. 다리 신경이 여러 군데 끊어지고 일부 조직이 괴사해서 혈류가 원활하지 않아 제때 다리를 절단하지 않으면 몸 전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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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배경수는 차설아가 우울해하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어 말했다.“조급해하지 말고 우선 얌전히 누워 보스 몸부터 챙겨. 내가 바로 의사한테 가서 구체적인 상황을 물어볼게. 그 자식 명줄이 길어서 분명 아무 일도 없을 거야!”“그렇긴 하지. 명줄 하나는 대단한 사람이야. 물에 뛰어들어도, 불에 뛰어들어도 죽지 않는 사람인데 넘어졌다고 뭔 큰일이 있겠어?”차설아는 그제야 마음을 가라앉히고 배경수를 재촉했다.“여기 있지 말고 얼른 의사한테 가서 물어봐. 네가 안 가면 내가 간다?”“움직이지 마! 지금 갈게!”배경수가 일어나 떠나려다가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그가 가져온 음식을 가리키며 말했다.“내가 올 때까지 저거 다 먹어. 자기 몸은 챙겨야지. 만약 보스가 굶어 죽으면 두 아이는 어떡해...”배경수가 떠난 후에도 차설아는 여전히 속이 타들어 갔고, 도저히 입맛이 없었다.만약 성도윤이 죽거나 한쪽 다리를 잃는다면, 여생을 얼마나 무거운 자책 속에서 살아갈지 그녀는 상상할 수 없었다.곧, 배경수가 병실로 돌아왔고, 잘생긴 얼굴은 어두웠다.“어때? 의사가 뭐래?”차설아가 다급하게 물었다.만약 지금 병상에 고정되어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그녀는 진작에 뛰어갔을 것이다.배경수는 대답 대신 한 입도 먹지 않은 죽을 보며 나무랐다.“내가 먼저 뭐 좀 먹으라고 했잖아. 오랫동안 굶고 또 큰 수술까지 했는데 아직 아무것도 안 먹었어? 정말 죽고 싶어?”“경수야, 화내지 마. 나 걱정하는 건 알겠는데 나 좀 이해해줘. 이렇게 큰일이 터졌잖아. 성도윤의 생사도 알 수 없고, 한쪽 다리를 잃을 수도 있는데 내가 어떻게 밥이 넘어가겠어?”차설아는 눈시울을 붉히며 목이 메었다.“빨리 말해줘. 의사가 최종 방안이 뭐라고 했어?”배경수는 머뭇거리다가 말했다.“방금 전문가가 달려와서 다리를 절단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는 아니니 보수적인 치료 방안을 선택하고, 수술한 후 재활치료 잘 받으면 된대.”“진짜?”차설아는 반신반의했다.방금까지 상태가 심각해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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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사실 성도윤의 상황은 그가 말한 것보다 더 심각했다. 다리의 괴사 조직이 너무 많아서 절단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생명까지 위험했다.“다 먹었어. 배부르다!”차설아는 배를 움켜쥐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배경수에게 물었다.“나 이 깁스 언제 풀 수 있는지, 언제 퇴원하는지 물어봤어?”“그건 보스 회복 속도에 달렸지. 빠르면 두 주일, 늦으면 수개월 걸려.”“그럼 몸조리를 잘해야겠네. 완쾌하고 퇴원하는 날에 정식으로 그 사람한테 감사 인사를 해야겠어.”배경수는 순간 당황하여 황급히 말했다.“그럴 필요까지는 없지 않을까? 그 자식, 전에 보스한테 한 짓이 있지, 이걸로 죄를 갚는다고 생각해!”만약 진짜 성도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차설아는 견디지 못할 테니, 차라리 성도윤의 소식을 모르고 있는 것이 좋았다.“너 이 녀석, 속이 왜 그렇게 좁아? 다시 옛정이라도 되살아날까 봐 두려워?”차설아는 배경수의 어깨를 툭툭 치며 세 살배기 어린아이를 달래듯 말했다.“착한 동생아, 누나가 장담하는데, 세상 남자가 다 죽어도 나랑 그 사람은 절대 불가능해. 그런 걱정은 마음속 깊이 넣어둬!”차설아는 말하면서 배경수의 잘생긴 뺨을 쿡쿡 찔렀다.“이것 봐. 젖살이 튀어나올 정도로 화난 거야? 귀여워 죽겠네!”“알았어!”배경수는 고개를 끄덕였고, 허탈한 한숨을 내쉬었다.아마 해안 전체에서 차설아만이 소문난 ‘해안의 악동’인 배경수를 어린애로 여길 것이다.배경수는 성도윤의 명줄이 길어, 이번 고비만 넘기만을 바랐다.배경수는 차설아가 잠든 것을 확인한 후, 또 성도윤이 있는 수술실로 달려가 상황을 살폈다.비록 성도윤은 그의 라이벌이고, 전에 차설아에게 잘해주지 않아 조금도 맘에 들지 않았다.하지만, 그는 차설아가 가장 사랑하는 남자이고, 두 아이의 친아버지라는 것을 생각하면, 배경수는 그가 일찍 저세상으로 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비록 배경수는 차설아를 뼛속까지 사랑하고,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내어줄 수 있지만, 만약 언젠가 두 사람이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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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절대 불가능해!”배경수는 너무 놀라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았다.곧이어 간호사가 수술대를 밀고 수술실에서 나왔고, 커다란 남성의 몸이 흰 천으로 덮인 채 누워 있었다.“가족분 와서 보시겠어요?”의사는 얼굴이 창백한 배경수에게 말했다.“보지 않으시면 곧바로 영안실로 보내겠어요. 빠른 시일 내로 장례를 치르세요.”“저는...”배경수는 침을 삼키고, 일어서서 한번 보려고 했지만, 가혹한 현실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안 보겠습니다.”그는 손을 내저으며 의기소침하게 고개를 숙였다.간호사는 수술대를 밀고 그의 앞을 지나 영안실로 향했다.성도윤이 죽었다!성도윤이 죽었다!성도윤이 죽었다!이 소식은 마치 저주처럼 배경수의 머릿속에서 반복되어,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그의 신경을 곤두세웠다.‘그 대단하고 잘난 인간이 이렇게 갔다고? 앙숙인 나도 받아들일 수 없는데, 보스는 어떻게 받아들이겠어...’배경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안돼, 절대 보스가 이 일을 알게 해서는 안돼. 몸이 완전히 회복하기 전까지 절대 모르게 해야 해!”다음날.배경수는 정성껏 만든 아침 식사를 들고 제일 먼저 차설아의 병실에 도착했다.“왔어?”차설아는 진작에 깨어나 열심히 책을 보고 있었다.“어때? 아직도 아파?”배경수는 작은 상판을 올려놓고, 각양각색의 아침 식사를 하나씩 꺼내며 정성스레 물었다.“전혀 안 아파. 간호사가 말리지 않았더라면 진작 내려가 걸었을 거야!”차설아는 씩씩하게 말했다.그녀는 작은 탁자 위에 정교하게 만들어진 아침 식사를 보며 침을 삼켰다.차설아는 아침 식사를 하며 성도윤의 안부를 물었다.“그 사람은 수술 끝났어? 방금 간호사한테 물었는데 안 알려주더라고.”“그 자식은...”배경수는 심호흡을 하며 애써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진작 괜찮아졌지. 전문가가 직접 나서서 수술했잖아. 누가 감히 부잣집 도련님의 몸을 함부로 대하겠어!”“맞는 말이네. 그럼 나도 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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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하지만 직원이 말했다.“죄송하지만, 성도윤 씨 시체는 이미 인계되었습니다.”“네? 인계되었다고요?”배경수는 신경이 곤두서서 물었다.“누가요?”“고인의 가족분께서 어제저녁에 옮기셨어요.”‘그렇다면, 성가의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다는 건데... 왜 이렇게 조용하지?’배경수는 생각에 잠겼다.그는 휴대폰을 들고 주식 시장, 언론, 심지어 성대 그룹까지 최신 정보를 훑어보았지만 별다른 소식이 없었다.‘혹시, 죽은 사람이 성도윤이 아니란 말인가?’“확인할 것이 있는데요, 그 시신이 성대 그룹의 성도윤 대표가 맞나요?”배경수는 직원에게 물었다.“아마 맞을 거예요. 시신을 받으러 온 분이 아버지셨어요.”직원은 사실대로 말했다.“그럼 더 이상한데요?”배경수는 의심을 가득 품고 차설아의 병실로 돌아갔다.공교롭게도 배경윤은 남자친구 강우혁을 데리고 차설아를 보러 왔다.“언니, 걱정돼서 죽는 줄 알았잖아. 하룻밤 사이에 이게 대체 뭔 일이야? 대체 누가 그랬어? 내가 당장 가서 복수할 거야!”배경윤은 차설아을 끌어안고 눈시울을 붉히며 분을 토했다.“내가 길에 잘못 들어서서 넘어진 거야.”차설아는 몸을 움직이며 자신만만해서 말했다.“걱정 마. 이 정도 상처는 열흘이나 보름 정도면 충분해!”강우혁이 말을 보탰다.“저희 집은 의사 가문이라, 아버지께서 정형외과 의사들을 많이 알고 있으니, 설아 씨가 필요하면 제가 소개해드리죠.”배경윤이 급히 말했다.“뭘 묻고 그래? 당장 전화해서 오라고 해야지! 반드시 최고의 의사가 언니를 치료해줘야 내가 마음이 놓인단 말이야.”강우혁은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당장 전화할게.”차설아는 원래 거절하려 했지만 정형외과 의사라는 말을 듣고 냉큼 말했다.“그럼 우혁 씨한테 부탁 좀 할게요. 저는 필요하지 않지만 성도윤이 필요할 것 같아요.”“성도윤? 그 인간이랑 뭔 상관인데?”배경윤은 성도윤의 이름을 듣고 급히 물었다.“설마, 두 사람 같이 있다가 사고 난 거야?”“그 인간 나 구하려다가 심하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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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당연하지!”배경윤은 망설임 없이 승낙했다.배경수와 마찬가지로, 배경윤도 차설아를 백 프로 신뢰했다.“그럼 언니만 믿을게.”배경윤은 떠나기 전, 차설아를 향해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또 강우혁의 어깨를 툭툭 치며 당부했다.“우리 언니한테 잘 보여. 언니가 허락하지 않으면 난 결혼 못 한다고.”“걱정하지 마. 설아 씨는 분명 나의 진심을 알아주실 거야.”강우혁은 미소를 지으며 의기양양해서 말했다.“맞죠, 설아 씨?”“아마도요?”차설아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았다.배경수와 배경윤이 병실을 떠나고, 차설아는 입꼬리를 내리더니 차갑게 말했다.“문 좀 닫아주세요.”강우혁은 차설아의 요구대로 문을 닫고 차설아 앞에 다가가 점잖은 얼굴에는 시종 온화한 웃음을 띠며 말했다.“저에 대해 뒷조사를 한 모양인데, 제 과거를 아셨나 봐요?”차설아는 조금 의외였다.“생각보다 똑똑하네요.”“과찬이세요. 경윤이가 늘 저한테 설아 씨는 정과 의리를 중히 여기고 신중한 사람이라고 했어요. 친한 동생이 오래 만나지도 않은 사람과 결혼을 하겠다니, 절 조사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죠.”“좋네요. 똑똑할 뿐만 아니라 사리에도 밝네요. 확실히 흠잡을 데가 없어요.”차설아는 강우혁의 태도가 이렇게 겸손할 줄 몰랐다. 자신에 대해 뒷조사를 한 걸 알면서도 전혀 화내지 않고 사리에 밝은 말만 골라 하니, 차설아는 조금 부끄러웠다.“그럼 솔직하게 말해요. 경윤이에게 접근한 목적이 뭐죠?”차설아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강우혁은 덤덤하게 웃었다.“말씀이 지나치시네요. 저는 윤이를 사랑해요. 굳이 목적이라고 한다면, 윤이와 부부가 되어 평생 함께 사는 것?”“헛소리!”차설아는 하찮은 듯 말했다.“그런 말은 세상 물정에 어두운 경윤이나 믿지, 난 절대 못 속여요. 당신이 전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어떤 생활을 했는지, 내가 모르는 줄 알아요? 똑똑한 분이, 그 여자가 우리에게 얼마나 특별한 사람인지 모를 리 없을 텐데요?”“지금 채원이를 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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