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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1화

성도윤은 뼈가 어긋난 왼쪽 다리를 손바닥으로 감쌌다. 아파서 식은땀이 흘렀지만 여전히 도도하고 오만한 모습을 보였다.

“그럼 됐어.”

차설아는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역시 남자는 살이 거칠고 두꺼워서 몇 미터 높이의 구덩이에 빠져도 아무렇지도 않네! 든든하기도 하지!’

“당신은 어때?”

성도윤은 통증을 참으며 어둠 속을 더듬어 차설아가 있는 위치로 향했다.

“난 엉망이야. 머리도 까졌고, 다리도 부러졌고, 피곤하고, 춥고, 너무 배고파서 배가 등 가죽에 붙게 생겼어!”

차설아는 몇 번 일어나려고 했지만 다리가 움직이지 않아 힘없이 웅덩이 바닥에 누워 있었다.

배가 고파서 정신이 혼미해져, 곧 염라대왕을 만나러 가는 줄 알았다.

“길을 걷다가 이 지경이 돼? 정말 머리가 없어. 전화를 해서 구조 요청이라도 해야 할 것 아니야?”

성도윤은 너무 걱정되었고, 화가 나 차설아를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 여자는 4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자신을 돌볼 줄을 몰랐다.

“휴대폰이 고장 났는데 어떻게 전화를 해?”

차설아는 반박했다.

“그러는 당신도 걷다가 넘어진 거 아니야? 단지 운이 좋아서 다치지 않은 것뿐이지!”

“내가 넘어진 건...”

성도윤은 말을 잇지 않았다.

“왜 넘어졌는데?”

성도윤이 말을 하지 않자 차설아가 웃으며 놀렸다.

“당신도 머리가 없다는 걸 인정하기 싫은 거지? 내가 일깨워줬는데도 어리석게 달려오더니! 뒤에 귀신이라도 쫓아와?”

“그래, 성도윤이 세상에서 제일 어리석은 사람이다! 아니면 왜 한밤중에 이 미련한 여자를 구하러 왔겠어?”

성도윤은 차갑게 말했다.

‘이 미련한 여자는 왜 내가 자신을 너무 걱정해서, 급한 마음에 넘어졌다는 걸 몰라!’

“당신한테 구해달라고 한 적 없어. 그냥 목이 좀 간지러워서 기침을 두 번 했을 뿐인데, 당신이 황급하게 달려온 거지. 내 탓이라고 하지 마.”

차설아는 성도윤에게 빚지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은 가까스로 정리했으니, 더 이상 얽히고 싶지 않았다.

“휴대폰 좀 빌려줘. 내가 친구한테 전화해서 구해달라고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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