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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성도윤은 고통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그는 그동안 이미 이 일들을 모두 봉인했고 다시는 꺼내지 않으려 했다. 그리고 남은 평생 딴생각하지 않고 조용하게 속죄하며 살려고 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차설아는 돌아왔다.

성도윤은 더는 전처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척을 할 수 없었다.

“내가 당신을 미워한다고 했었지. 인정해. 한동안은 당신이 미웠어, 목 졸라 죽이고 싶었어. 하지만 내가 가장 미워하는 건 나 자신이야. 내가 우리 두 사람 관계를 잘 처리하지 못했어. 내가 모든 걸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어. 내가 너무 느리게 반응해서 이 비극을 막지 못했어...”

성도윤은 말을 잇지 못했다.

우람한 체구의 그는 등을 돌리더니 몸을 살짝 떨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에게 이 슬픔을 모두 삼키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 같았다.

차설아는 차갑고 자존심이 강한 그에게 이렇게 취약하고 불쌍한 모습이 있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 그는 마치 길을 잃은 어린아이처럼 가여워 보였다.

지난번, 그가 이렇게 약한 모습을 보였던 건 형님의 장례식장에서였다.

그녀의 마음도 덩달아 괴로워졌고, 저도 모르게 그를 끌어안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 다른 목소리가 튀어나와 그녀를 경고했다.

“성도윤을 불쌍하게 생각하지 마, 그럼 너에게만 골치 아픈 일이 생길 거야!”

결국 차설아는 그저 몇 마디 위로를 건넸다.

“다 일어난 일인데 이제 와서 뭐 어떡하겠어? 이제 내려놔!”

내려놓는 것 빼고는 다른 방법도 없었다.

“내가 뭐라도 하는 게 좋겠어?”

차설아가 성도윤을 향해 물었다.

성도윤은 심호흡을 하며 마침내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는 천천히 몸을 돌리고는 평소처럼 차가운 얼굴을 드러냈다.

다만 빨개진 눈가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당신이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 채원이를 좀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줘. 채원이가 착한 여자는 아닐지라도 악독한 여자는 아니잖아. 채원이도 그동안 힘들었고 비참한 삶을 살아왔어...”

‘형은 그렇게 채원이를 사랑했으니 만약 형이 살아있었다면 세 식구는 행복하게 살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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