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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성도윤은 임채원이 약을 다 넘긴 걸 보고서는 그녀더러 옆에 있는 벤치에 가만히 앉아있으라고 했다.

임채원은 아무 불평도 없이 멍한 눈빛으로 다시 벤치로 돌아갔다. 마치 영혼 없는 좀비처럼 벤치에 가만히 앉아 떠들지도 않았다.

성도윤은 굳은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

“네가 무슨 염치로 그걸 물어봐? 채원이가 왜 저렇게 되었는지 네가 몰라?”

차설아는 다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성도윤, 말은 똑바로 해야지. 내가 그렇게 잘못했다면 아까 복수하지 그랬어. 여기서 나 비꼬지 말란 말이야. 당신이 내 책임을 물을 수 있을 정도로 잘한 건 없어!”

성도윤은 싸늘한 표정으로 차설아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슬픔이 담긴 얼굴을 하고서는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채원이의 아이가 당신 때문에 죽었어. 채원이도 당신 때문에 인생을 망쳤다고. 정말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이 없어? 정말 자기에게 아무 책임도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

“나...”

차설아는 말문이 막혔다.

어떻게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았을까. 그녀는 4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죄책감에 시달렸다.

다만 시간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다. 이 사고로 그녀는 평생 자신을 자책할 수는 없었다.

“그날, 나는 피범벅이 된 채원이를 안고 병원으로 향했어. 의사 선생님께서는... 조금만 일찍 와도 아이를 살릴 수 있었고, 채원이도 굳이 자궁을 제거하는 수술을 할 필요 없었대. 조금만 일찍 왔어도.”

성도윤의 깊은 눈망울에는 슬픔이 가득 찼다.

그는 눈시울이 붉어졌는데 정말 고통스럽고 슬퍼하는 것 같았다.

그는 잠긴 목소리로 차설아에게 물었다.

“왜 채원이를 밀었어? 내가 이미 사회에 나가지도 못하게 했잖아. 당신이 볼 수 없는 곳에 보냈는데도 왜 당신은 채원이를 놓아주지 않았던 거야?”

“나...”

차설아는 어찌할 바를 모른 채 그저 제자리에 서 있었다. 손바닥에는 어느샌가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해명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았다.

성도윤에게 그녀가 먼저 임채원을 찾아간 게 아닌, 임채원이 그녀를 불렀다고 알려주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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