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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내가 가보는 게 맞아. 어쨌든 아이는 죄가 없잖아. 그리고 가엽기도 하고.”

차설아는 성도윤과 임채원의 아이가 묻힌 묘소를 찾아갔다.

그곳은 해안의 가장 서쪽 교외로 울창한 측백나무 숲에 묘비가 즐비해 조금 음산한 곳이었다.

그녀는 차 뒷좌석에 앉아 지나가는 나무들을 보며 마음이 무거웠다.

그녀와 임채원의 원한이 어떻든, 이 아이는 확실히 피해자였다. 그녀가 피할 수 없는 죄악이기도 했다.

차 안의 분위기는 매우 우울했고, 세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임채원의 흐느끼는 소리만 들렸다.

차설아는 임채원을 미워하지만 엄마로서 이런 일을 겪은 그녀가 얼마나 고통스럽고 절망적인지 너무 이해되었다.

“자!”

차설아는 휴지 한 장을 꺼내 임채원에게 건네주었다.

임채원은 눈물이 글썽해서 차설아를 보더니 겁에 질린 얼굴로 고개를 가로 저었다.

“설아 씨 앞에서 불쌍한 척하는 게 아니라 난 진짜 고통스럽고 무서워... 제발 앞으로 나랑 도윤이 옆에 나타나지 말아줘. 설아 씨만 보면 그때 날 땅바닥으로 밀어내고, 내가 아이를 잃었던 장면이 자꾸 떠올라.”

“그만해. 기분 나쁜 얘기를 자꾸 반복해서 뭐해.”

성도윤은 차가운 눈빛으로 처량하게 울고 있는 임채원의 말을 끊었다.

성도윤은 앞으로 차설아가 임채원의 일 때문에 자신을 피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하지만 차설아는 아주 명쾌하게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요. 당신이 말하지 않아도, 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요. 난 두 사람이 잘되길 축복해요.”

여기까지 말한 차설아는 내친김에 아이디어까지 냈다.

“두 사람 분명 백년해로할 텐데, 그러려면 당연히 아이가 있어야지. 내가 외국에서 공부할 때 캘리포니아 대학의 한 생물학과 교수님과 사이가 좋았어. 그때 이미 인공 자궁 시술을 연구하고 있었으니까, 두 사람 만약 필요하면 나한테 말해. 어떻게 가장 안전한 방식으로 아이를 가질 수 있는지 내가 물어볼 테니까...”

만약 그들에게 아이가 생긴다면, 성도윤이 달이와 원이의 존재를 알아도 빼앗으려 하지 않을 테고, 차설아가 저지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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