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이혼, 후 집착의 모든 챕터: 챕터 361 - 챕터 370

1297 챕터

제361화

“3개월 안에 그 내용을 영화로 만들어. 전 세계적으로 상영하고, 돈을 퍼부어서 올해 최고의 영화로 만들어.”성도윤은 단도직입적으로 자신의 요구를 말했다.사씨 가문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엔터테인먼트 회사 ‘윈스 엔터테인먼트’를 갖고 있었고, 소속 연예인은 모두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영화, 드라마, 예능 등 다수에 출연한 세계적인 스타들이었다. 이 일을 사도현에게 맡긴다면 성도윤은 충분히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나도 그때 보고 똑같은 생각을 했었어!”사도현은 눈을 반짝이더니 급히 말했다.“그 팬 픽션은 주인공의 캐릭터가 입체적이고 갈등과 충돌이 심해서 상품으로 만들기 딱이야. 하지만… 내용이 좀 막장이라 아이돌 드라마로 만들기 더 적합해. 영화로 만들고, 또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로 만들기에는 난이도가 좀 높아.”“난이도가 낮은 일이었으면 내가 왜 널 찾았겠어?”성도윤의 태도는 강경했고 군령을 내리는 듯 말했다.“3개월 후에, 난 이 영화가 세계적으로 퍼지는 것을 봐야겠어.”사도현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형, 그렇게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내가 영화로 만든다고 해도, 줄거리와 결말이 없잖아. 배우는 또 어떻게 구해? 저작권 분쟁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 안 해봤어?”“그건, 나랑 상관없는 일이지.”성도윤은 더욱 강력한 말투로 차갑게 명령했다.“3개월 후에 나한테 결과를 보여줘. 만약 성공하지 못한다면 넌 끝이야.”“휴, 형, 제발! 내 말 좀 들어봐…”“뚜뚜뚜…”성도윤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사도현은 제자리에서 울분을 토했다.영화로 만드는 건 식은 죽 먹기이지만, 이런 막장 로맨스물을 세계적인 영화로 만드는 건 결코 쉽지 않았다.이때, 계속 깜빡이던 응급실의 빨간 불이 멈췄다.수술실에서 나오는 의사의 안색이 꽤 좋았다.“어떻게 됐어요? 선생님.”사도현은 얼른 다가가서 물었다.“환자분 명이 길어요. DDVP를 반 병 마시고도 살았으니. 아주 기적이에요.”의사는 감탄하며 말을 이었다.“약 먹고 자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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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3개월 후, 동남아시아의 어느 개인 섬.차설아는 하얀 해먹에 누워 차가운 수박을 여유롭게 먹으며 동영상을 보고 있었다.출산 예정일이 두 달 남짓하여 배가 이미 크게 불렀다.해안을 떠난 후, 차설아는 줄곧 이 섬에 머물면서, 매일 바닷바람을 쐬고, 먹고 마시고, 원격으로 천신 그룹과 법률사무소의 일을 보며 편안하고 여유로운 삶을 보냈다.역시, 인터넷에서 말했듯이 남자를 가까이하면 불행해진다는 말이 맞았다!성도윤의 세계에서 완전히 물러난 후부터, 차설아는 잘 먹고 잘 자며, 행복하게 지내서 몸도 마음도 좋아져 살까지 올랐다.이 개인 섬은 수년 전, 그녀가 학술 상금과 특허 비용,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모은 돈으로 샀고, 자신이 꿈꾸던 모습으로 만들었다.원래 이 섬을 무릉도원처럼 개조하여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를 모시고 이곳에 휴가로 데려오려고 했다.아쉽게도 섬을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아 집안에 변고가 생겼고, 그녀는 성가로 시집갔기 때문에 한 번도 섬에 온 적이 없었다.최근 몇 년 동안 이 섬은 배경수가 자비를 털어 유지한 덕에 황폐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점점 더 업그레이드되었다. 기지국도 건설되어 자주적으로 신호를 제공할 수 있었다.이것이 바로 차설아가 계속 인터넷을 사용하지만, 행적이 전혀 잡히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이 작은 섬은 작은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섬에는 없는 것이 없었고, 차설아가 마음만 먹으면 죽을 때까지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고 살기에 충분했다.차설아는 이 섬을 ‘해바라기 섬’이라고 이름 지었다. 그녀는 섬에 해바라기 꽃을 가득 심었다. 아이들이 태어나면 해바라기처럼 영원히 햇빛을 따라 강인하고, 낙천적인 삶을 살기를 바랐다.차설아와 섬에서 함께 지내고 있는 사람은, 그녀의 유모 민이 이모였다.민이 이모는 조상의 의술을 물려받아 태아의 발육에 주의를 기울이고 매일 다양한 영양가 있는 식사를 준비했다.두 사람은 아이가 태어나 이 섬에 더 많은 생명력을 가져다줄 것을 더없이 기대하고 있었다.‘다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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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알았어! 잔소리 그만해! 여기까지 오는 동안 쉬지 않고 말했잖아. 모르는 사람이 보면 오빠가 아이 아빠인 줄 알겠어!”배경윤은 짜증스럽게 배경수를 힐끗 쳐다보고는 다시 차설아를 안았지만 이번에는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안았다.배경윤은 손으로 차설아의 볼록한 배를 만져보고 생명의 위대함에 감개무량했다.“대박, 언니, 배가 이렇게 커졌어? 너무 신기해. 이 안에 정말 아기가 두 명 있다고?”배경수가 이미 배경윤에게 말한 것을 깨닫고, 차설아도 더 이상 숨기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맞아, 이란성 쌍둥이야. 이제 두 달 남았어.”차설아도 생명이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다.섬에 있는 동안, 차설아는 느린 삶을 살며 뱃속에서 두 아이가 조금씩 자라는 것을 몸소 느꼈다.매일 아이들에게 말을 걸고, 노래하고, 이야기를 들려주면 아이들은 마치 알아들은 듯 꼬물거리며 그녀에게 답해주어서 너무 행복했다.“이란성 쌍둥이라니!”배경윤은 눈알이 땅바닥에 떨어질 정도로 놀랐다.“언니, 역시 대단해. 한 번 하는 임신 제대로 하네! 성도윤 그 인간이랑 절대 관계를 가진 적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꽤 닭살 부부였나 봐? 아니면 어떻게 한방에 이란성 쌍둥이를 임신해!”“음...”차설아는 손바닥으로 이마를 짚으며 난처했다.배경윤의 노골적인 말에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하지만, 성가네 집안에는 이란성 쌍둥이 유전자가 없는 거로 아는데. 혹시...”배경윤은 갑자기 흥분하여 펄쩍 뛰었다.“혹시 우리 오빠 아이를 가진 거 아니야? 우리 집에는 이란성 쌍둥이 유전자가 있잖아! 나 고모 되는 거야? 너무 좋아!”차설아는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차설아도 오히려 배경수의 아이이기를 바랐다. 그러면 적어도 아이에게 좋은 아빠가 있으니 말이다.요즘 배경수는 그녀를 만나러 하루가 멀다 하고 섬에 들락거렸다. 천신 그룹의 상황을 보고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차설아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였다.배경수는 올 때마다 차설아와 아이를 위해 선물을 잔뜩 가져오고, 재미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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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화

“뭐?”차설아는 호기심이 발동하여 얼른 다가갔다.배경윤은 영화관에서 찍은 듯한 영상을 보여주더니, 여러 남녀가 스크린 앞에 서서 영화를 홍보하는 듯한 모습이었다.“이건...”차설아는 남녀 배우의 자기소개를 보고는 붉은 입술이 살짝 벌어져 외계인을 본 듯 충격을 받았다.“하하, 놀랍지! 영화 ‘차성커플’의 시사회야... 언니 예상이 맞아. 언니랑 성도윤의 팬 픽션을 영화로 만들었어. 내가 봤는데 엄청 재밌는 거야. 얼마나 펑펑 울었다고!”배경윤은 영화를 다시 한번 보고 싶을 정도로 깊은 감동을 받았다.“알겠는데, 왜 남자 주인공이... 하필 성도윤이야?”‘이 자식 소문난 워커홀릭 아니었어? 1분에 몇백억의 돈을 버는 재계 엘리트, 재벌가 도련님이 이런 막장 로맨스 영화를 찍으러 갔다고? 한가한 거야? 아니면 투자사한테 약점이라도 잡힌 거야?’“그러니까! 이 영화는 비밀리에 촬영해서 갑자기 개봉했잖아. 출연진이 발표되고, 연예계, 비즈니스계, 재벌계, 네티즌 등등 모두 깜짝 놀라서 바로 실검에 올랐어. 성도윤이 직접 출연하게 된 건 대본의 진짜 작가가 성도윤이기 때문이래. 그러니까 인터넷을 핫하게 달군 팬 픽션은 사실 본인이 쓴 것이고, 영화로 만든 건 언니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래.”“개소리 치고 있네.”차설아는 화가 나서 벌떡 일어나 욕설을 퍼부었다.“누가 그 팬 픽션을 성도윤이 썼대? 그 인간 너무 뻔뻔한 거 아니야? 다른 사람의 창작 성과를 멋대로 갈취해? 사람들도 어리석지. 빙산처럼 차가운 냉혈인간이 어떻게 그런 따뜻하고 감정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겠어?”“참, 언니 일단 진정하고 앉아서 천천히 얘기해. 아기한테 안 좋아.”배경윤은 차설아를 잡고 앉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나도 그 점이 이상하단 말이야. 냉혈하고 무자비한 인간은 절대 그렇게 감동적인 소설을 쓸 수 없어. 하지만 지금까지 원작자가 나타나서 소송을 걸지 않은 거로 보아 성도윤이 맞는 것 같단 말이지.”“게다가... 전에 인터넷에 발표된 소설은 완결되지 않았지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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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5화

배경윤은 마당발로서 자연히 모든 방면의 찌라시들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녀는 스크린에 비친 여배우를 가리키며 말했다.“이 여자 좀 눈에 익지 않아? 언니랑 많이 비슷한 것 같아!”차설아는 미간을 구겼다.“그러고 보니, 어디서 본 것 같네.”“기억력하고는. 바로 성도윤이 술집에서 데리고 나간 그 어린 여자애잖아. 언니랑 엄청 닮은!”“아, 맞다!”차설아는 겨우 생각났고, 마음이 좀 복잡했다.성도윤은 죄책감 때문에 임채원에게만 집중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상대를 바꿀 줄은 몰랐다.‘남자는 역시 똑같아!’“성도윤 진짜 무슨 속셈이야? 왜 이렇게 희생을 해가면서 이 여자를 꼬시는 거야?”배경윤은 차설아를 보고 또 휴대폰 속의 여자를 보며, 너무 닮은 모습에 연신 감탄했다.“혹시, 언니에 대한 미련 때문에, 언니를 닮은 여자를 대역으로 삼은 건 아닐까?”“말도 안 되는 소리!”차설아는 흔들림 없이 차갑게 말했다.“나한테 미련이 남은 게 아니라, 원한이 남은 거지. 나 때문에 그 사람 아이가 죽고, 사랑하는 여자는 자궁까지 적출 했잖아. 날 죽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큰 은혜를 베푼 거야.”“그럼 언니가 그 사람 아이를 가진 건 알아? 만약 알게 된다면 두 사람 혹시...”“그만해!”차설아는 배경윤의 말을 끊고 귀찮은 듯 말했다.“나를 진짜 언니로 생각한다면, 내 앞에서 그 사람 거론하지 마. 이 두 아이는 다른 사람이랑 상관없는 내 자식이야. 자꾸 헛소리하면 나도 어떻게 나올지 몰라.”“미안해, 언니. 내 생각이 짧았어. 언니 마음 충분히 이해해. 앞으로 다시는 그 인간 말하지 않을게. 다시 말하면 내 입을 찢어버려!”배경윤은 얼른 손을 들어 맹세했다.배경윤은 영화를 보고 ‘차성커플’의 결말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지금 세상에, 남편은 없고 자식만 있는 여자가 더 행복할지도 모르니, 배경윤은 당연히 차설아를 지지했다.차설아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옆에 있던 배경수에게 말했다.“서재로 가자. 우리 따로 얘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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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화

배경수와 배경윤을 떠나보낸 후, 날은 이미 어두워졌다.섬은 다시 평온한 분위기로 돌아왔고, 꽃향기가 잔잔한 파도를 동반하여 더할 나위 없이 쾌적했다.차설아는 이것저것 만지작거렸다. 심지어 새로 키운 고양이 귤에게 통조림을 무려 30분이나 먹이기도 했다. 마치 몸을 바쁘게 움직여 딴생각을 하지 않으려는 것 같았다.차설아의 촉촉한 눈망울은 틈틈이 서재 컴퓨터 쪽을 바라보았고, 자신의 손을 억누르며 애써 어떠한 욕망을 참는 모습이었다.결국, 차설아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컴퓨터를 켰다.긴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몇 번 만지더니, 차설아는 영화 배급사의 내부 시스템을 해킹해 개봉을 앞둔 ‘차성커플’을 복사하는 데 성공했다.‘흥, 얼마나 대단하기에 호평이 가득한지 직접 한번 봐야겠어!’영화는 2시간 남짓했고, 차설아는 개인 극장에서 과일과 간식을 준비해, 소파에 기대어 조용히 감상했다.확실히 훌륭한 영화였다. 일본 순애보 영화의 촬영수법처럼, 매 프레임 모두 세심하게 신경 쓴 것이 보였다. 조잡하게 만들어진 삼류 영화가 절대 아니었다.영화의 첫 장면은 단번에 차설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남녀 주인공이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한여름에 만난 줄거리를 생생하게 복원했다.차설아는 보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영화가 아니라 거울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긴 4년간의 결혼생활이 2시간으로 단축되었다. 기쁨과 슬픔, 기대와 실망이 모두 영화에 녹아 있었다.영화의 후반부는 성도윤이 직접 창작한 것이었다. 분위기가 전반부처럼 슬프지 않고, 주요하게 남녀 주인공이 아이와 함께 행복하고 다정하게 사는 모습을 그렸다.그러던 어느 날, 남녀 주인공은 사소한 오해로 크게 다퉜고, 여자는 홧김에 문을 박차고 나간 후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남자는 아기를 데리고 세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여자를 찾았고, 한 곳에 도착할 때마다 여자에게 엽서를 썼다.엽서는 점점 더 많아졌고, 트렁크 하나를 가득 채웠지만 남자는 끝내 여자의 소식을 얻지 못했다.마지막에 남자가 잠결에 ‘드디어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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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화

민이 이모는 그제야 영화 속의 남자 주인공이 성도윤인 것을 발견했다.“어머나, 이 나쁜 놈이 왜 영화까지 찍었어요? 성대 그룹이 파산하나요? 높으신 대표님이 왜 연예계에 돈 벌러 가셨어요?”차설아는 어이없는 얼굴로 농담하듯이 말했다.“저 여자 주인공을 꼬시기 위해서라고 하네요.”“퉷!”성도윤이 임채원의 일로 차설아를 목졸라 죽일 뻔했다는 것을 알고 나서, 민이 이모는 성도윤을 극도로 싫어했다. 매일 남자를 저주하면서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지금 이 냉철하고 무정한 남자가 또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주었다는 말을 듣고 더욱 화가 나서 욕설을 퍼부었다.“양심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는 매정한 인간은 조만간 여자의 손에 죽게 될 거예요. 이혼 너무 잘하셨어요. 아니면 밖에 나가서 무슨 일을 저지르고 다닐지 몰라요. 아이들이 그런 환경에서 절대 행복하게 자랄 수 없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이혼은 너무 명확한 선택이었네요.”“...”차설아는 담담하게 웃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만약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민이 이모의 말을 듣고 함께 남자를 마구 욕했을 것이다.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차설아는 욕을 할 수 없었다. 항상 그 차가워 보이던 남자가 생각만큼 그렇게 냉혹하고 무자비한 인간이 아니고, 그도 섬세한 마음을 지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이렇게 아름답고 감동적인 결말을 쓸 수 없을 것이다.“됐어요, 아이도 있으니 더 욕하지 않겠어요.”민이 이모는 심호흡을 하고 애써 화를 가라앉혔다.민이 이모는 관례대로 차설아의 맥을 짚고, 태아의 건강, 혈당 및 혈압 등을 측정했고, 모든 지수가 정상이었다.“아기들이 참 대견해요. 너무 잘 자라고 있어요.”민이 이모는 기뻐하며 말했다.“아가씨께서 수중 분만을 원하신다는 말을 듣고 경수 도련님이 얼마 전 몰래 디자이너와 일꾼들을 불러 수중 분만실을 수리했어요. 방은 침하 식으로 설계되어 바다 밑까지 뻗어 있고 벽도 모두 유리 재질로 되어 있어요. 출산하시면서 주변에 바닷가 생물들이 헤엄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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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8화

성도윤은 ‘차성 커플’ 영화가 실검에 올라 세계의 이목을 끌면 차설아가 분명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하지만 여자의 반응이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이 영화는 아직 소규모 개봉일 뿐, 정식 개봉도 하지 않았다. ‘이 여자가 많이 급한가 봐? 쿨하게 떠난 건 아닌가 보네?’사도현은 거들먹거리며 성대 그룹의 대표 사무실로 들어갔고, 성도윤의 손에 작은 쪽지를 쥐여 주었다.“형, 잘 챙겨. 내가 이렇게까지 도와줬는데, 놓치면 그건 형 능력 문제야. 그때 가서 날 탓하지 마.”일에 열중하고 있던 성도윤은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손에 든 쪽지를 내려다보며 물었다.“이게 뭐야?”“차설아 위치!”사도현은 감격스러워 말했다.“내가 방금 누가 배급사의 내부 시스템을 해킹해서 영화를 복사해 갔다고 했잖아. 내가 거금을 들여 해커를 고용해 그 사람의 주소를 확인했지. 이름도 없는 작은 섬이지 뭐야. 어쩌면 차설아가 지금 그 섬에 있을지도...”“쯧쯧, 어쩐지 우리가 오랫동안 찾아도 소식이 없더라니. 그런 곳에 숨어있을 줄이야.”성도윤의 그윽한 눈동자는 순간 흔들리더니 이내 덤덤하고 차가운 모습으로 돌아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어디에 있든 나랑 상관없어. 나 이거 필요 없으니 가져가.”“형, 그게 뭔 말이야? 나한테 설아의 움직임을 지켜보라고 했잖아. 애초에 이 영화를 만들고, 직접 출연한 것도 차설아에게 이런 방식으로 사과하려던 거 아니었어? 드디어 차설아가 미끼를 물었는데, 이제 와서 형이랑 상관없다고?”“내가 지켜보라고 한 건, 진짜 미련 없이 쿨하게 떠난 게 맞는지 확인해 보려던 거였어. 이제 확인했으니, 그 여자가 어디 있는지 나랑 상관없어.”성도윤은 말하면서 손에 있는 서류를 처리했다. 마치 차설아가 어디 있는지 관심이 없고, 찾아갈 생각은 더더욱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이에 사도현은 크게 당황했다.사도현은 자신이 차설아의 주소를 알아내면 성도윤이 밤새 헬기라도 타고 날아갈 줄 알았다. 차설아를 찾은 ‘공’으로 앞으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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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화

그룹 빌딩 전체에는 직원이 거의 없었다.성도윤은 사무실에 앉아 산더미 같은 서류들을 처리하고 있었다.최근 몇 년 동안 성대 그룹은 빠르게 발전함과 동시에 많은 문제와 적들이 생겼다.특히 전자 기술 분야에서 성대 그룹은 R&D 회사인 KCL과 오랜 협력으로 거의 천하무적이었고 시장의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었다.따라서 많은 경쟁자들이 암암리에 행동을 개시했다. 전체적인 판도는 변하지 않았지만, 시간을 들여 처리해야 하니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었다.예를 들어, 최근 누군가 끊임없이 루머를 퍼뜨리고 있었다. 성대 그룹이 새로 출시한 스마트 팔찌는 사용자의 사생활을 도청한다고 하여, 성대 그룹은 많은 컴플레인과 고소를 당했다. 이미지가 계속 손상되고 있어 아주 번거로웠다.“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울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홍보팀에 알리세요.”“당장 루머를 퍼뜨린 사람을 찾아내고, 법무팀에 고소장을 준비해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으라고 하세요.”“스마트 팔찌를 일단 회수하고 기술팀에 진짜 허점이 있는지 확인하라고 하세요.”“…”성도윤은 얼마나 많은 화상 통화를 하고, 얼마나 많은 서류에 사인하고, 얼마나 많은 프로젝트를 검토했는지 모른다. 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쓰레기통으로 가서 사도현이 찢어서 버린 쪽지를 주었다.쪽지는 크지 않았지만, 눈송이 모양으로 찢어져서 붙이기 쉽지 않았다.성도윤은 머리를 파묻고 한참이나 붙이더니 눈이 침침해지고 머리가 윙윙거렸다.‘망할 사도현, 전생에 분쇄기였나? 쪽지를 이렇게 찢으면 어떡해!”거의 붙이려던 순간, 비서가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왔다.“대표님.”“콜록!”성도윤은 도둑질한 듯 서둘러 종이를 막았지만, 동작이 너무 커서 그대로 날아가 땅바닥에 너부러졌다.비서는 화들짝 놀라 다가가 물었다.“대표님, 괜찮으세요?”“움직이지 말아요!”성도윤은 큰소리로 외치며 바닥에 떨어진 종잇조각을 보며 차갑게 명령했다.“밟지 말아요!”비서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대표님, 바닥이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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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화

성도윤은 자가용 비행기를 출동시켜, 가장 빠른 속도로 밤새 사도현이 알려준 섬으로 날아갔다.도중에 성도윤은 차설아를 만나면 무조건 도도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다짐했다.‘한밤중에 내가 설아를 찾아가는 건 절대 보고 싶어서도 아니고, 다시 잘해보려는 것도 아니야. 단지 회사에 최근 법무 문제가 너무 많아서 성윤 법률사무소의 변호사를 빌리려고 가는 것뿐이야! 맞아! 바로 그거야!’성도윤은 끝내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섬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다음날 새벽이었다.주황색 아침 해가 해수면에 떠오르고 검푸른 바닷물이 붉게 물들어 장관을 연출했다.성도윤은 현지 보트를 타고 파도를 헤치고 섬에 올랐다.섬에 도착하자마자 현지 소녀가 마중 나왔다.“아저씨, 설아 이모 찾으러 왔어요?”어린 소녀는 햇볕에 그을린 작은 얼굴을 하고는 순진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맞아.”성도윤은 어린 소녀를 보며 속으로 매우 기뻐했다.‘차설아, 이제야 정신을 차렸나 보네. 사람을 보내 날 접대할 줄도 알고.’“그럼 아저씨 나 따라오세요, 제가 설아 이모한테 데려다줄게요!”어린 소녀는 성도윤을 향해 손짓하며 앞으로 달려갔다.성도윤은 의심하지 않고 그 뒤를 따랐다.원래 그리 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성도윤이 순진했다.태엽을 감는 것처럼 산 밑의 굽이굽이를 돌아 꼬박 두 시간 동안이나 계속 올랐다.건장한 성도윤도 힘이 들어 숨을 헐떡이며 앞에서 길을 안내하는 소녀에게 말했다.“아직도 멀었어? 대체 어디 있는 거야?”“설아 이모 집은 멀지만 아주 예뻐요. 무릉도원이라고요. 가면 반드시 좋아하게 될 거예요.”성도윤은 불평을 부리고 싶었지만, 꾹 참고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그럼 우리 좀 쉬었다 가자.”“아저씨, 고작 이만큼 걷고 힘든 거예요? 역시 설아 이모 말대로 약골이네요.”“???”‘차설아, 아주 잡히기만 해봐. 내가 약골인지 아닌지 제대로 보여줄 테니.’또 세 시간 남짓 걸은 끝에 산기슭에서 산꼭대기까지 올랐다.성도윤은 멀리 넓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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