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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화

배경수와 배경윤을 떠나보낸 후, 날은 이미 어두워졌다.

섬은 다시 평온한 분위기로 돌아왔고, 꽃향기가 잔잔한 파도를 동반하여 더할 나위 없이 쾌적했다.

차설아는 이것저것 만지작거렸다. 심지어 새로 키운 고양이 귤에게 통조림을 무려 30분이나 먹이기도 했다. 마치 몸을 바쁘게 움직여 딴생각을 하지 않으려는 것 같았다.

차설아의 촉촉한 눈망울은 틈틈이 서재 컴퓨터 쪽을 바라보았고, 자신의 손을 억누르며 애써 어떠한 욕망을 참는 모습이었다.

결국, 차설아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컴퓨터를 켰다.

긴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몇 번 만지더니, 차설아는 영화 배급사의 내부 시스템을 해킹해 개봉을 앞둔 ‘차성커플’을 복사하는 데 성공했다.

‘흥, 얼마나 대단하기에 호평이 가득한지 직접 한번 봐야겠어!’

영화는 2시간 남짓했고, 차설아는 개인 극장에서 과일과 간식을 준비해, 소파에 기대어 조용히 감상했다.

확실히 훌륭한 영화였다. 일본 순애보 영화의 촬영수법처럼, 매 프레임 모두 세심하게 신경 쓴 것이 보였다. 조잡하게 만들어진 삼류 영화가 절대 아니었다.

영화의 첫 장면은 단번에 차설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남녀 주인공이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한여름에 만난 줄거리를 생생하게 복원했다.

차설아는 보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영화가 아니라 거울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긴 4년간의 결혼생활이 2시간으로 단축되었다. 기쁨과 슬픔, 기대와 실망이 모두 영화에 녹아 있었다.

영화의 후반부는 성도윤이 직접 창작한 것이었다. 분위기가 전반부처럼 슬프지 않고, 주요하게 남녀 주인공이 아이와 함께 행복하고 다정하게 사는 모습을 그렸다.

그러던 어느 날, 남녀 주인공은 사소한 오해로 크게 다퉜고, 여자는 홧김에 문을 박차고 나간 후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남자는 아기를 데리고 세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여자를 찾았고, 한 곳에 도착할 때마다 여자에게 엽서를 썼다.

엽서는 점점 더 많아졌고, 트렁크 하나를 가득 채웠지만 남자는 끝내 여자의 소식을 얻지 못했다.

마지막에 남자가 잠결에 ‘드디어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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