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선 이혼, 후 집착: Chapter 351 - Chapter 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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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화

사도현은 순식간에 기운이 쭉 빠졌다.차설아는 정말 보통 여자와는 달랐다. 머리가 너무 똑똑했기에 그의 속셈을 단번에 꿰뚫어 볼 것이고, 쉽게 사도현에게 넘어갈 것 같지는 않았다.게다가 그는 방금 호들갑을 떨며 부둣가 주위를 열심히 찾아봤지만 차설아의 그림자조차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의기소침하게 성도윤이 있는 쪽으로 달려와 소식을 알아보려고 한 거였다.그는 어색한 마음에 애써 화두를 돌리며 말했다.“도윤 형, 지금 뭐 하는 거야? 손에 왜 대나무 통을 들고 있어? 요술이라도 하려는 거야?”성도윤은 사도현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그저 대나무 통을 열심히 흔들기 시작했다.대여섯 번 흔들더니 스틱 하나가 땅에 떨어졌다.노인은 스틱을 줍더니 그 위에 쓰인 글을 보고는 복잡한 표정으로 물었다.“젊은이, 자네 무엇을 알고 싶은가?”성도윤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 사람과 더 인연이 있는지 알고 싶어요.”‘그 사람’은 당연히 차설아였다.노인은 한숨을 푹 내쉬더니 말했다.“바람은 불다가 멈추고를 반복하고, 인연은 사람의 마음에 달린다.”성도윤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자네와 그 사람의 인연은 허무맹랑한 바람과 같아 기복이 심하고 아무것도 정해졌다고 말할 수 없지. 인연이 다했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아. 하지만 운세를 풀어보자면 앞으로 4년 동안은 더는 만날 수 없을 것 같네. 4년 뒤의 상황은 당신들에게 달렸고. 서로 그리워한다면 인연을 더할 기회가 있을 것이야. 하지만 한쪽이라도 포기한다면 인연은 다한 거나 다름없지.”노인은 자세하고도 솔직하게 말했다.“...”성도윤은 그 말을 듣더니 곰곰이 생각에 잠기면서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다.옆에서 이 모든 걸 지켜보던 사도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쳇, 거짓말쟁이 아니야. 아무 얘기도 안 한 거나 다름없는데. 인연이 다했는데 또 계속될 수 있다는 건 뭔 말이야? 그런 말은 나도 할 수 있겠네.”그는 성도윤을 위로하며 말을 이어갔다.“도윤 형, 저 늙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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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사도현이 말하고는 쏜살같이 달려 나갔다.“유치해!”성도윤은 이마를 짚더니 어이가 없는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리고 그도 차설아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되어 자리에서 일어서려고 했다.하지만 노인이 그를 붙잡더니 의미심장한 얼굴로 말했다.“젊은이, 그건 자네 친구의 인연일세. 따라가지 말고 여기 남아서 내 보물들을 한 번 보는 건 어때? 언젠가 자네와 그 사람이 다시 인연을 이어가는 증표가 될지 누가 알겠나?”다른 사람이 노인의 말을 들었으면 그가 헛소리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하지만 성도윤은 이상하게도 그의 말에 이끌려 발걸음을 멈추었다. 바닥에 놓인 물건들을 보더니 한 비단이 그의 눈길을 끌었다. 정확히는 비단 위의 패턴이 그의 눈길을 끈 것이다.“선생님, 이 비단은 얼마입니까?”성도윤이 노인을 향해 물었다.“우리가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니 그냥 1000원을 주게. 운세 풀이하는 돈만 받을 테니까.”노인이 말하고는 비단을 꼼꼼히 상자 안에 담아 성도윤에게 넘겼다.“역시 안목이 다르네. 이 비단도 자네 같은 주인을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네.”“고맙습니다.”성도윤이 상자를 건네받고는 말했다.그는 물어볼 게 많았지만 차설아에게 어쩌면 위험이 있을지도 몰라 더는 말하지 않고 빠르게 지하 카지노로 향했다.영흥 부둣가에 있는 골동품 시장 지하 카지노는 법의 속박을 받지 않고, 오직 주먹으로만 힘을 겨루는 위험한 곳이었다.이곳에는 매일 어둠과 폭력, 피비린내로 가득 찼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목숨을 잃기도 했다.‘차설아도 말이야. 왜 하필 이곳으로 온 거야? 정말 죽으려고 작정한 것도 아니고! 정말 사람 걱정하게 만드네!’지하 카지노에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온갖 담배 연기와 냄새가 진동했는데 동시에 위험한 분위기를 풍겼다.아무도 통제하지 않는 이곳에서 사람들은 그 어떤 물건이라도 거래할 수 있었다. 수많은 도박꾼들이 눈을 붉히며 도박판을 둘러쌌는데 그들은 순식간에 부자가 될 수도 있었고, 또 순식간에 빈털터리로 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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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차설아,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정말 사람 괴롭힐 줄 아네. 나한테 잡히면 죽었어!’카지노는 워낙 컸기에 매개 구역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하지만 한 구역은 유독 인기가 많았다. 사람들이 바글바글 원형 테이블을 둘러싸고 있었는데 여기저기서 흥분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성도윤은 바로 그쪽이 심상치 않음을 깨닫고선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아니나 다를까, 원형 테이블 위에는 묘령의 여인이 밧줄로 묶여 있었다.그녀는 비칠 듯 말 듯 한 흰색 레이스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얼굴에는 깃털 가면을 쓰고 있었는데 움츠린 채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성도윤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는 주먹을 불끈 쥐고는 앞으로 돌진하려고 했다.깃털 가면에 가려진 그녀의 이목구비는 차설아와 똑같다고 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똑같이 오뚝한 콧날과 앙증맞은 입술, 그리고 그녀의 턱선, 쇄골까지, 모두 차설아 그대로였다.다만 그녀는 어떤 우람한 몸집의 흑인에게 잡히고 있었다.“이 여자는 흔히 볼 수 없는 천하절색 미인이죠. 베팅에 성공해서 혼자 쓰든,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선물을 하든 절대 밑진 장사는 아닐 겁니다. 또 베팅하실 분 있나요?”흑인이 소리를 지르며 말하고는 또 여인을 호되게 잡아당겼다.그 힘에 여인은 몸을 비틀거렸고 가엾은 목소리를 내었다.그 소리는 곧바로 남자들의 심금을 울렸고 그들의 투지를 불태웠다.그들은 하나둘씩 돈을 쏟아부어 베팅했다.성도윤이 그 모습을 보고는 모든 동작을 멈췄다.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저 제자리에 서 있기만 했다. 그리고 그의 표정은 한껏 어두워졌다.이때, 이미 사람들의 중심에 섰던 사도현이 입을 열었다.“셋까지 셀 테니까 당장 그 사람 내놔. 아니면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가만 놔두지 않을 거야.”흑인은 매일같이 사도현처럼 소란을 피우는 사람을 만났었기에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는 웃으며 말했다.“이봐요, 무릇 남자라면 다 미인을 좋아합니다. 미인을 얻으려면 베팅하셔야지요. 승리하면 데려가시고, 패배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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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조심해!”성도윤이 인파의 가장자리에서 높은 목소리로 경고했다.이곳은 결국 다른 사람의 영역이었고, 사도현은 워낙 눈에 띄게 행동했으니 매우 위험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공범까지 있어?”흑인이 성도윤을 발견하고는 다른 쪽에 있는 경호원을 보며 말했다.“저 사람도 잡아! 가차 없이 쏴버려!”“누가 감히 총을 쏘는지 내가 한 번 보겠어!”원래 비교적 잠잠했던 사도현이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그는 먼저 품에 안긴 차설아를 조심히 내려놓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흑인을 보며 말했다.“나한테 어떻게 말하든 상관없는데 우리 도윤 형한테 그런 말을 하는 건 죽으려고 작정한 거나 다름없지!”흑인은 사도현의 말에 어안이 벙벙했다.죽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봤어도 이렇게 날뛰는 사람은 처음인데 말이다.총까지 보였는데도 잘못을 빌기는커녕 오히려 도발을 해?사도현은 두말없이 또 흑인의 배를 발로 걷어차고는 목소리를 높였다.“당장 무릎 꿇고 도윤 형한테 사과해!”성도윤은 어이가 없었다.‘무릎이야 꿇을 수는 있지만 굳이 그럴 필요까지.’그는 원래 이 모든 걸 구경하고만 있었을 뿐이다.하지만 사도현의 말에 그는 순식간에 이 일에 연루되었다.‘총알 맞지 않고 안전하게 이곳을 떠나는 건 어려워 보이는데? 사도현이 아주 나를 제대로 끌어내렸구나.’경호원들은 총알을 장전하고 당장이라도 총을 쏘려고 했었다.하지만 그들은 성도윤과 사도현의 강한 분위기에 압도되어 꼼짝하지 못했고, 총을 쏘려는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저 두 사람은 보내줘. 그리고 여기 책임자를 불러와. 이 일은 내가 모두 책임질 테니까.”성도윤이 두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는 바닥에 쓰러진 흑인을 내려다보며 말했다.사도현이 곧바로 입을 열었다.“도윤 형, 먼저 설아 쨩이랑 가. 이런 분야는 내가 더 잘 아니까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사 가문은 해안의 90%에 가까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대부분 그레이존을 걸쳤고, 그는 어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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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네, 알겠습니다!”블랙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흑인은 놀란 마음에 오줌이라도 지릴 것 같았다.그는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사도 도련님, 감사합니다! 제가 정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그들에게 있어서 사씨 가문은 워낙 지위가 높았기 때문에 이렇게 비굴하게 굴 수밖에 없었다.아무도 쉽게 손댈 수 없는 그레이 존에서 그들은 법을 안중에 두지 않았지만 사씨 가문 만큼은 뼛속까지 두려워했다. 사씨 가문을 건드린다면 이 바닥에서 절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사도현은 여기로 오기 전에 블랙에 소식을 전하라고 부하들을 분부했다. 그래서 그는 아까 아무 걱정도 없이 날뛸 수 있었던 것이었다.“카지노 안의 냄새가 너무 코를 찌르네. 1분도 더 못 있겠어!”사도현이 코를 막고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어쩔 수 없어요, 도련님. 카지노는 이렇게 해야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으니까요. 여기가 좀 혼란스럽기는 해도 원하는 물건이라면 모두 얻을 수 있는 곳이에요. 다른 곳에서 살 수 없다면 이곳에서 따내 가면 되거든요.”블랙은 지하 카지노의 보스가 아닌, 기껏해야 책임자였다.최근 몇 년 동안 그는 보스의 지시로 이곳을 잘 운영해 왔다. 심지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기도 했다.사도현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렇지, 모든 걸 얻을 수 있는 곳이지. 감히 우리 도윤 형 와이프를 두고 도박을 해? 정말 대단해!”블랙이 그 말을 듣더니 식은땀을 줄줄 흘리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혹시 도윤 형이라고 말씀하신 분이 성대 그룹의 성...”“그렇다!”“네? 세상에, 세상에!”블랙은 하늘이 무너질 것만 같았다.성씨 가문은 해안 8대 가문 중 서열 1위, 지위는 심지어 사씨 가문보다 더 위였다. 하지만 그들은 성도윤의 아내를 두고 도박판을 벌였으니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아마 죽음밖에 없을 것이다!블랙은 또 바닥에 쓰러진 흑인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너 죽을래? 성대 그룹 대표님의 아내분에게도 손을 대? 정말 죽으려고 작정한 모양이구나.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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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성도윤은 덤덤하게 말하고는 차설아를 힐끗 쳐다보고 돌아섰다.“휴, 형, 그냥 가는 거야?”사도현은 쿨하게 돌아서는 남자의 뒷모습을 보고 장난이 심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급해서 소리쳤다.“방금 농담이었어. 왜 그래? 내가 구했지만, 설아는 여전히 형 거야. 나 선은 지킨다고!”“선을 지키든 말든, 상관없어.”성도윤은 그들에게 등을 돌린 채 OK 손짓을 하고, 고개도 돌리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사도현은 성도윤을 미처 말리지 못하고 멍한 표정으로 자리에 서 있었다.‘자기 마누라를 다른 사람에게 양보할 만큼 통이 큰 사람이었나?’사도현은 아직도 온몸이 묶여 있는 차설아를 돌아보았다. 그녀의 모습은 마치 주인을 기다리는 선물상자 같아 괜히 쑥스러웠다.“그게, 형수, 무서워하지 마. 도윤이 형이 질투가 났는지 먼저 가버렸어. 지금부터는 내가 보살펴줄게.”사도현이 처음으로 차설아를 ‘형수’라고 불렀다. 그녀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한없이 깨끗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함이었다.하지만 지금 보니, 사도현이 차설아에게 공손할수록 오히려 그녀에게 딴마음을 품은 것처럼 보이고 있었다.어쩔 수 없었다. 지금 차설아는 흰 레이스 치마를 입고 있었고, 그 모습이 너무 매혹적이었다.“윽윽윽!”차설아는 입이 테이프로 막혀 말을 잇지 못하고 고양이처럼 연약한 소리를 내며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많이 놀란 모습이었다.“기다려, 일단 밧줄부터 풀어줄게.”사도현은 말을 마치고 차설아의 몸에 묶인 밧줄을 풀어주느라 바빴다.이 굵은 밧줄은 차설아의 몸에 여러 바퀴 휘감겨져 있어 시간이 꽤 걸렸다.두 사람의 몸은 어쩔 수 없이 조금 붙게 되었다.여자의 비단결 같은 머리카락은 라일락꽃의 은은한 향기를 풍기며 사도현의 잘생긴 뺨을 스쳤고, 이는 사도현의 마음을 간지럽혔다.“잠깐만, 곧... 다 풀었어.”사도현은 심호흡을 하며 간지러운 마음을 달랬다.‘휴, 정말 미치겠네. 내가 가장 하찮게 생각했던 차설아에게 이런 매력이 있다니. 귀엽고 섹시한 매력을 누가 당해내겠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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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사도현은 침을 꿀꺽 삼켰고, 여자의 말이 이해되지 않는 모습이었다.“저는 저를 카지노에 팔았어요. 카지노는 저를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죠. 어떤 남자의 손에 들어가도 죽기보다 못한 인생이니 살 마음도 없었어요. 그런데 하느님이 절 불쌍히 여기셔서 당신을 제게 보내셨네요...”여자는 감정이 격해져서 자기도 모르게 사도현에게 다가갔다.“잠깐! 다가오지 마요!”건장한 체구의 사도현은 마치 맹수라도 본 듯 연신 뒷걸음질 치며 여자와 거리를 두려고 노력했다.그녀의 가녀린 몸은 멈칫하더니, 상처를 받은 눈빛으로 말했다.“제가 당신에게 빌붙을까 봐 걱정하시는 거예요?”“아니요! 아니요!”사도현은 손을 내저었다. “그 뜻이 아니라, 제 말은, 당신은 사람이지 물건이 아니잖아요. 자기 인생을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 안 되죠!”“무슨 뜻인지 알아요. 하지만 저는 이미 카지노와 신체 매매 계약을 했고, 만약 당신이 저를 원하지 않으시면, 전 분명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가요. 더 이상 상품처럼 카지노 테이블에 묶여 징그러운 남자들의 비위를 맞추기 싫어요.”“신체 매매 계약이 있다고요?”사도현은 눈살을 찌푸리고 옆에 있는 블랙을 바라봤다.블랙은 겁에 질려 당장이라도 도망갈 기세였고, 즉시 갈치를 재촉하여 신체 매매 계약을 내놓았다.“여기.... 여기 있습니다. 카지노에서는 이 여자를 2억에 샀습니다. 이제 도련님의 것입니다.”갈치는 전전긍긍하여 가방에서 여자의 서명과 손도장이 찍힌 계약서를 꺼냈다.사도현은 위에 적힌 이름을 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윤설?”그리고 눈을 반짝이더니 문득 깨달았다.“생각났어. 그날 술집에서 도윤이 형이랑 춤을 추던 여자지? 어쩐지 눈에 익더라고!”“맞아요, 드디어 제가 생각나셨군요. 전에 술집에서 뵙고 당신한테 깊은 인상을 받았어요.”윤설은 물결처럼 부드러운 눈으로 사도현을 바라보았다.그날 밤, 그녀는 성도윤에게 설렜을 뿐만 아니라, 사도현에게도 끌렸었다.늘 사도현처럼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스타일을 좋아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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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아, 누가 쓰러졌어요!”사람들 속에서 황급한 고함소리가 들렸다.사도현은 이미 차에 탄 상태였고, 자신과 무관한 여자의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결국,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모여들고, 생각이 불순한 남자들도 있는 것이니, 사도현은 미간을 찌푸리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다 비켜!”사도현은 빽빽이 들어찬 인파를 헤치고 위엄있는 목소리로 말했다.구경꾼들은 딱 봐도 부잣집 도련님인 사도현의 모습을 보고 순순히 길을 비켜주었다.하지만, 사도현을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의식을 잃은 윤설을 독점하려는 건방진 인간도 있었다.“그 손 놔!”사도현은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윤설의 몸에 손대고 있는 얼굴에 칼자국이 있는 남자에게 명령했다.“네가 뭔데 참견이야? 이 여자는 내가 먼저 발견했어! 빼앗아 갈 생각하지 마!”칼자국 남자는 윤설의 팔을 잡아당기며 당당하게 그녀를 업고 떠나려 했다.구경꾼들도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만류하기는커녕 오히려 부러워하는 눈치였다.이건 확실히 이 지역의 ‘특색’으로, 흔히들 ‘시체 줍기’라고 한다.이곳에서 거리에 쓰러져 의식을 잃은 모든 여자들은, 술에 취했든, 배가 고파서 기절했든, 아니면 아파서 쓰러졌든, 모두 생수처럼 공공자원으로 여겨져 먼저 주운 사람이 임자라는 규칙이 있었다.윤설 같은 절세미인은 보기 드문 보물이라, 그녀를 주운 사람은 당연히 놓아주려 하지 않았다.“그 여자 놓으라고!”사도현은 큰 체구로 남자의 앞을 가로막았다. 차가운 기운이 극도에 달해 사람을 섬뜩하게 만들었다.물론, 칼자국 남자도 현지에서 꽤 유명했다. 일반인들은 그를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니, 당연히 사도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네가 뭔데 나한테 명령이야?”“이 여자는 내 사람이야!”사도현은 또박또박 말한 후, 찢은 계약서를 꺼내 냉소를 지었다.“방금 블랙한테서 받아온 신체 매매 계약서야. 굳이 이 여자를 데려가겠다면 네가 블랙을 찾아가든가!”“블랙... 형님?”칼자국 남자는 갑자기 침을 꿀꺽 삼키더니 당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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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뭐? 뭘 들었는데?”“저는 도현 씨의 사람이라고. 이건 저를 받아드렸다는 뜻이죠, 맞죠?”“오해하지 마. 방금 돌발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고마워요!”윤설은 웃으면서도 눈시울을 붉히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었으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네요. 저승길에서 외로운 혼령이 아닐 거예요.”“그게 무슨 말이야? 죽다니?”사도현은 윤설이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마치 임종 전의 유언을 남기는 것 같았다.“제가 작은 부탁을 해도 될까요?”윤설은 사도현의 팔을 붙잡고 불쌍하게 말했다.사도현은 여자의 애처로운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마음이 약해졌다.“말해봐.”“제가 죽으면 유골을 작은 상자에 담아 이장의 오래된 우물에 묻어주세요. 장례식도 필요 없고, 그저 기일에 아무나 보내서 제사를 지내면 돼요.”여기까지 말한 윤설은 이미 호흡이 약해졌다.사도현은 생각할수록 이상해서 엄숙한 표정으로 물었다.“대체 뭔 일이야? 나한테 숨기는 거 있어?”“아니에요. 그저… 콜록!”윤설은 갑자기 피를 토하더니 의식을 잃었다.사도현은 당황하여 빠른 걸음으로 그녀를 차에 태우고 계속 말했다.“조금만 버텨, 당장 병원으로 데려다줄 테니, 조금만!”차는 사람들이 붐비는 길을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어쩌면 이 순간부터 두 사람의 운명은 함께 묶였는지도 모른다.그 늙은 어르신의 말씀대로 윤설은 사도현의 운명이자 재난일 지도 모른다.성도윤은 성가 저택으로 돌아왔고, 이미 늦은 밤이었다.여전히 차설아에 대한 소식을 얻지 못했다.‘이 여자 진짜 지구에서 사라진 거 아니야?’강진우는 위로하며 말했다.“도윤아, 조급해하지 마. 이미 사람들을 더 보내서 전국에서 찾고 있어… 다른 나라의 정보 부서와도 연락해서 설아 씨 행적을 찾고 있으니까, 곧 소식이 있을 거야.”성도윤은 의욕을 잃고 덤덤히 말했다.“찾지 마. 그냥 내버려 둬!”“도윤아, 그게 무슨 말이야? 포기하겠다는 소리야?”“우리 사이는 이미 너무 많이 멀어졌어. 찾더라도 서로 상처만 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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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성도윤은 이 지도의 지형구조와 선로의 방향이 성가의 북성 노군산에 있는 선조의 무덤 입구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놀랐다.성가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었고,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도, 대대로 장군 대신으로 세력이 뛰어났다. 가문은 북성 일대에서 활동했고, 조상들도 북성에서 가장 풍수가 좋고 외부인의 접근이 가장 어려운 노군산에 묻혔다.증조할아버지 때 온 가족은 해안 시로 와 지금의 성과를 이룩했다.몇 년 동안 성가는 주요 제삿날을 제외하고는 북성으로 돌아가지 않았다.“이상하네. 성씨 가문의 지형도가 왜 차설아의 포대기에 있지?”‘혹시 두 가문 사이에 어떤 인연이라도 있었나? 할아버지한테 기회를 봐서 여쭤야겠어.’성도윤은 조심스럽게 이불과 비단을 작은 상자에 넣었다.그는 갑자기 또 무슨 생각이 나서 차설아의 노트를 꺼내 사도현에게 전화를 걸었다.지금 사도현은 응급실 문밖의 벤치에 앉아 윤설을 기다리고 있었다.사도현은 자신이 아마 미쳤다고 생각되었다.종래로 남 일에 나서지 않고 독선적으로 행동하던 자신이 열정적으로 나서서 밥도 못 먹은 채로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있으니 말이다!“형,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야?”사도현은 성도윤의 전화를 받았지만, 주의력은 여전히 끊임없이 반짝이는 응급실의 빨간 불에 있었다.빨간 불이 멈추면 응급처치가 끝났다는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사도현은 윤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녀에 대한 강한 끌림으로 인해, 그녀가 이렇게 죽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내가 전에 차에서 너한테 노트를 보여줬잖아. 나 도와주겠다고 했던 말 기억나?”전화기 너머에서 성도윤이 느릿느릿 물었다.“콜록, 기억 안 난다고 해도 돼?”성도윤의 말투를 들은 사도현은 분명 좋은 일이 없다는 것을 직감했다.이건 성도윤이 함정을 파놓고 사도현에게 ‘네가 약속했으니, 뛰어들어!’라고 말하는 격이었다.“긴장할 필요 없어. 돈을 버는 일이니까, 너한테 손해 가지 않아.”“고마워, 형. 하지만 난 돈이 부족하지 않아. 이렇게 좋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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