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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화

사도현은 순식간에 기운이 쭉 빠졌다.

차설아는 정말 보통 여자와는 달랐다. 머리가 너무 똑똑했기에 그의 속셈을 단번에 꿰뚫어 볼 것이고, 쉽게 사도현에게 넘어갈 것 같지는 않았다.

게다가 그는 방금 호들갑을 떨며 부둣가 주위를 열심히 찾아봤지만 차설아의 그림자조차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의기소침하게 성도윤이 있는 쪽으로 달려와 소식을 알아보려고 한 거였다.

그는 어색한 마음에 애써 화두를 돌리며 말했다.

“도윤 형, 지금 뭐 하는 거야? 손에 왜 대나무 통을 들고 있어? 요술이라도 하려는 거야?”

성도윤은 사도현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그저 대나무 통을 열심히 흔들기 시작했다.

대여섯 번 흔들더니 스틱 하나가 땅에 떨어졌다.

노인은 스틱을 줍더니 그 위에 쓰인 글을 보고는 복잡한 표정으로 물었다.

“젊은이, 자네 무엇을 알고 싶은가?”

성도윤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 사람과 더 인연이 있는지 알고 싶어요.”

‘그 사람’은 당연히 차설아였다.

노인은 한숨을 푹 내쉬더니 말했다.

“바람은 불다가 멈추고를 반복하고, 인연은 사람의 마음에 달린다.”

성도윤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게 무슨 뜻이죠?”

“자네와 그 사람의 인연은 허무맹랑한 바람과 같아 기복이 심하고 아무것도 정해졌다고 말할 수 없지. 인연이 다했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아. 하지만 운세를 풀어보자면 앞으로 4년 동안은 더는 만날 수 없을 것 같네. 4년 뒤의 상황은 당신들에게 달렸고. 서로 그리워한다면 인연을 더할 기회가 있을 것이야. 하지만 한쪽이라도 포기한다면 인연은 다한 거나 다름없지.”

노인은 자세하고도 솔직하게 말했다.

“...”

성도윤은 그 말을 듣더니 곰곰이 생각에 잠기면서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다.

옆에서 이 모든 걸 지켜보던 사도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쳇, 거짓말쟁이 아니야. 아무 얘기도 안 한 거나 다름없는데. 인연이 다했는데 또 계속될 수 있다는 건 뭔 말이야? 그런 말은 나도 할 수 있겠네.”

그는 성도윤을 위로하며 말을 이어갔다.

“도윤 형, 저 늙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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