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이혼, 후 집착의 모든 챕터: 챕터 1181 - 챕터 1190

1213 챕터

제1181화

차설아의 말은 배경수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결정적 인물이라니?”배경수가 턱을 들고 차설아의 곁에 다가갔다.“자세히 말해봐.”차설아는 고개를 돌려 배경수를 째려보고는 손가락으로 웹 페이지를 내리며 말했다.“우리 오빠가 성도윤을 그토록 미워하는 건 사실 얼굴에 흉터를 낸 것뿐만아니라 오빠가 제일 믿던 사람을 꾀었기 때문이야. 그 사람은 한때 우리 오빠 생명에서 한 줄기의 빛이었지. 근데 마지막에 성도윤을 위해서 오빠를 찔렀고 그래서 지금 뭐라고 할까... 사람이 극단적이지.”“극단적인 건 인정.”배경수가 고개를 끄덕였다.“첫눈에 보는 순간 나처럼 상처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니까.”차설아가 어이없어했다.“네가 뭔 상처를 받았다고 그래.”“10년을 쫓아다녀도 대답 하나 못 들었는데, 안 불쌍해? 보스는 몰라. 상처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들은 눈빛이 매서워. 형이 딱 그 스타일이라니까.”차설아는 더 대꾸하고 싶지 않았다. 이 자식은 예전과 같은 모습이었다.하지만 배경수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차성철이 사람에게 주는 인상이 바로 독하고 날카로워 마음속이 시커 만 것 같은 사람이다.차성철의 마음의 응어리를 풀지 못하고 한을 내려놓지 못하면 큰 일이 일어날 거 같은 예감이 든다.차설아는 실시간 검색을 보다가 갑자기 한 사진을 보게 됐다. 그 사진에는 예쁜 여자애가 맨발로 해변에 앉아 있었는데 머리카락은 아주 광택이 났고 온몸에는 깨끗하고 청순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마치 성안에 있는 공주님 같았다.이 사진을 올린 사람은 자정 살인마의 영원한 사랑이라는 글과 함께 올렸다.“이 사람이 바로 송지아야?”차설아는 숨을 참은 채로 그 사진을 확대하고 또 확대해 봤다.만약 이 사람이 송지아라면 차성철의 분노를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았다.이렇게 아름다운 공주님이 마지막에 다른 남자 때문에 자신을 배신했다는 건 너무나도 아픈 일이다.만일 차설아였다면 성도윤만 미운 게 아니라 온 세상을 피바다로 만들고 싶을 것이다.배경수가 커피를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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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2화

만약 송지아를 데리고 와서 차성철하고 잘 화해 할 수 있다면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거 같았다.“그럼 더 안 되지.”배경수는 손가락으로 X를 했다. “그런 곳은 나 같은 베테랑도 견뎌 못 내는데 너 같은 여자애가, 심지어 절세미인이 가면 그냥 머리 내어주는 거랑 뭐가 달라?”“듣기만 해도 무서운 곳이기는 해. 마왕이 가도 신장 두 개 빼주고 나와야 한다니까. 근데 나도 호락호락한 삶이 아니야. 내가 누구 무서워하는 거 본적 있어?”“보스가 실력이 좋은 건 알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그 스승님은 진짜 쉬운 사람이 아니라니까. 아들로 삼겠다는데 달아 나와서 이미 빡쳤을 텐데 네가 가면 잡아다가 색시 삼겠다고 할걸?”“입 닥치고 주소나 대.”차설아는 더는 기다리기 싫어 배경수의 팔을 등에 뒤집어 걸고 힘을 주어 팔이 찢어질 것 같게 했다.“말할래 안 할래?”“안 해!”“말 안하면 팔 뽑아버린다.”차설아는 힘을 더 줬다.“아! 아파, 아프다고.”마지막에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정 가야겠다면 나랑 같이 가. 그래도 스승님인데 너무 과분하게 굴진 않을 거야.”차설아가 고민을 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같이 가. 내가 가면 널 괴롭힐 사람도 없어.”하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실시간 검색의 일이 커지면서 성대그룹의 주가에 큰 영향을 끼쳤고 성대그룹 문 앞에는 많은 기자들이 모여있었다.성도윤은 대표 사무실에 앉아 태양혈을 누르고 있었다.4년 전의 일이 이렇게 다시 터지게 될 줄 생각지 못했다. 지금 모두에게 침밭이가 된 처지였다.당시 차성철에게 심하게 손을 쓴 걸 인정한다. 하지만 당시 금방 사업을 물려받아 그렇게 독하지 않으면 안 됐었다.가문의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고 그룹에서도 누구도 말을 들어주지 않고 유일하게 성도윤의 말에 복종하는 사람은 그의 친형, 성도현이었다.젊은 나이였기에 너무나도 큰 성적을 해내고 싶어 영흥 부둣가의 사업을 따내려고 했다.하지만 영흥 부둣가는 당시 성심 전당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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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3화

차설아는 예서의 에스코트 하에 성도윤의 사무실에 들어갔다.이렇게 오래 지나 성도윤의 사무실에 다시 들어가니 마치 그때 떠날 때로 돌아온 것 같았으나 앞에 있는 남자는 이미 완전히 달라진 사람이었다.차설아의 마음은 먹먹해 났다.커다란 낙지 창 앞에 우람한 몸을 가진 성도윤의 뒷모습은 귀공자 같았다.“여기 와서 뭐 해?”성도윤이 뒤돌아 차가운 눈빛으로 차설아를 쳐다봤다. 별로 반가워하지 않는 모습이었다.예서가 말했다.“대표님, 바쁘시면 제가 먼저 차설아 씨를 모시고 돌아보고 있겠습니다. 일을 끝내시면 다시 돌아올까요?”속으로는 성도윤이 차설아하고 오랜 부부였음에도 이렇게 거만하니 사모님이 달아난 게 아니겠는가 하고 생각했다.성도윤은 예서를 째려보고 말했다.“나가.”“실례했어요.”차설아가 뒤돌아 나가려고 했다.성도윤의 얼굴색은 더 푸르러졌다.“쟤보고 나가라고 한 거야. 넌 남아.”“네, 그럼 전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예서가 웃음을 참으며 잽싸게 대표 사무실을 나가고 친절히 문도 닫았다.복도에는 모두 궁금해하는 사람들이었다.“어떤데, 어떤데. 대표님하고 사모님 재결합 하실거 같아?”“이렇게 오래 지났지만 나는 아직도 사모님이 제일 대표님하고 어울린다고 생각해. 서씨 가문 큰 아가씨하고는 전혀 안 어울려.”“됐어. 대표님 지금 평판이 이렇게 나쁜데 사모님이 아까워.”“맞아, 맞아. 사모님은 솔로가 더 빛나.”복도에서 수다를 떠는 사람들은 전과 같이 재결합에 대해 열변은 하고 있었다.시간이 빨리 흘러 많은 것이 변한 것 같지만 모든 게 또 변하지 않은 것 같았다.사무실 안은 시베리아 북극 같은 얼음장이었다.성도윤이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손가락에는 비싼 만년필을 돌리며 오만 자태로 쳐다보고 있었다.차설아를 위아래로 훑으며 말했다.“오늘 온 건 화해를 구하러 온 거야, 아니면 결투 신청이라도 하러 온 거야?”차설아가 눈썹을 올리면서 역시 오만한 모습이었다.“그렇게 총명하신 분께서 맞춰보시죠.”“나 성도윤은 이런 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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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4화

차설아는 아무렇지도 않은 남자의 태도에 화가 나 남자 앞으로 걸어가 그의 넥타이를 잡고 말했다.“내 오빠의 얼굴을 그은 것도 당신이 아니고, 오빠를 이길 수 있었던게 송지아의 배신 때문이 아니라고 할 셈이에요?”“지아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선택을 했을 뿐 난 그게 배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성도윤은 고개를 들고 깊은 눈망울로 여인을 마주했는데 두 사람의 호흡이 느껴질 정도로 거리가 가까워 분위기가 묘했다.차설아는 침을 삼키고 남자와 거리를 두고는 이를 갈았다. “당신이 남자라면 그냥 인정해요, 당신이 송지아를 꼬드겨 내 오빠를 망치고도 한치의 미안함도 없는 거예요?”“그때 우리는 적수였어. 그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는 싸움이었지. 내가 좀 더 독하지 않았다면 지금 얼굴이 망가지고 바다에 묻힌 사람은 바로 나였을 거야.”“당신...”“자정 살인마는 기회가 있다면 더 심한 짓도 했을 거야.”성도윤은 여기까지 말하고 일어섰다. “물 감옥에서의 치욕, 내가 눈이 멀고 느낀 절망... 뼈에 사무치는 고통이었어. 당신은 이래도 그가 독하지 않다고 생각해?”“그, 그건 사고였어요...”차설아는 반박하고 싶었지만 그녀 자신도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어느 정도는 차성철이 성도윤보다 더 지독한 사람이라는 걸 차설아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주장에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사고?”성도윤의 웃음은 조롱으로 가득 찼다. “그때 그의 얼굴을 망친 것도 사고였어. 지아가 찌른 것 때문에 차성철이 미쳐 모든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지 않았다면 나도 이런 식으로 그를 진정시키지 않았을 거야.”남자는 여기까지 말하고는 눈썹을 살짝 찡그렸는데 그는 다시는 그런 끔찍한 일들을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나중에 차성철은 지아를 붙잡고 바다에 몸을 던지고 둘 다 자취를 감췄지. 성심 전당포라는 간판을 지키기 위해 몇 년 동안 내가 공짜로 운영해오면서 더러운 짓거리만 해오던 전당포를 좋게 되돌려 놓았으니... 나 자신에게 상을 주고 싶을 정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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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5화

차설아는 성도윤의 답을 듣고 마음속의 큰 바위를 마침내 내려놓았고 동시에 마음속으로는 이 남자는 아직 냉혹하고 무정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비록 시간이 촉박하고 임무가 막중하지만 적어도 열흘 동안은 성도윤이 차성철을 건드리지 않는다고 약속했으니 안심하고 해안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대표실을 나서자 복도에 하나둘씩 그녀를 쳐다보는 직원들이 눈에 띄었다.“사모님!”한 직원이 차설아를 보고 마치 팬들이 아이돌을 본 것처럼 손짓했다.“어, 오랜만이네요.”차설아는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호칭을 바로 잡았다.“앞으로는 사모님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이미 이혼했거든요...”그것도 두 번이나...성도윤과의 두 번째 이혼은 모두 차성철의 소행으로 당시 성도윤이 미스터 Q로 가장해 혼인신고를 한 것처럼 당사자로서 그녀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진행됐다.그때 차성철은 성도윤이 눈이 멀어 전당포에 잡혀 있는 틈을 타 이혼 합의서에 서명하게 했고 그렇게 그녀는 성도윤과 두 번째 이혼을 하게 되었다.“괜찮아요, 저희 마음속에서 당신은 영원히 우리의 사모님인걸요. 앞으로 자주 저희 보러 와주세요.”인사를 하던 직원은 눈물을 글썽이며 차설아를 향해 말했다.성도윤과 차설아의 사랑과 전쟁 스토리를 줄곧 봐온 사람으로서 그들은 이미 두 사람의 사이에 과몰입 중이었다.“맞아요, 맞아요...”다른 몇몇 직원들도 열정적으로 맞장구를 쳤다.그러다 갑자기 떠들썩한 장면이 한순간 얼어붙었고 모두를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오므리며 전전긍긍했다.“어머나, 성대 그룹에 무슨 귀한 손님이 왔길래 전 직원이 영접을 하나 했더니... 차설아 씨였네요?”한정판 명품 가방을 멘 채 직원 뒤에서 냉소를 흘리며 차설아를 보는 그녀의 눈빛은 질투와 도발로 가득했다.“은아 씨, 오셨어요?”직원들이 작은 소리로 서은아에게 안부를 전했다.서은아는 태연하게 웃으며 직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말했다.“커피와 디저트 좀 사 왔는데... 다들 고생이 많아요.”“감사합니다.”“고맙긴,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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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6화

“아까 직원들이 당신을 뭐라고 불렀는지 못 들었어요? 계속 이렇게 되면 도윤이는 조만간 모든 것을 생각해낼 거예요. 그때 도윤이의 병이 또 재발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1년 전에 그 사람이 무엇을 겪었는지 그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당신과 나는 잘 알잖아요. 이제야 조금 안정되었는데 또 그 사람 마음을 흔들 속셈이에요? 당신 때문에 그가 매번 다치고 있는데 정말 가책을 느끼지 않는 거예요?”“저... 난 그렇게 많이 생각하지 않았어요.”차설아는 서은아의 말에 고개를 숙였다.1년 전 성도윤은 그녀의 손에서 거의 죽을 뻔했고 그녀도 평생 남자와 재결합하지 않겠다고 하늘에 맹세했다.그래서 그녀는 성도윤과의 감정이 다시 살아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았다.다만, 그녀 자신만 잘 통제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미처 예측하지 못했다. 일은 항상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법이니 말이다.예를 들어 차성철과 성도윤의 원한으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다시금 이 관계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었고 그녀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서은아는 말하다 눈물을 흘렸다.“은아 씨, 미안해요. 나랑 도윤이 지금까지 함께 헤쳐오느라 힘들었어요. 우리의 감정이 겨우 안정되었는데 당신이 다시 나타났으니... 내가 전혀 개의치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죠...”“물론 도윤이랑 내가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신의 관대함 덕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저도 당신의 부탁대로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당신이 나타나자 도윤이는 마치 줄이 끊어진 연처럼 보였고 난 전혀 잡을 수 없다고요... 미안해요, 미안해요...”그녀는 말을 하면 할수록 고개가 점점 내려갔고 차설아를 향해 굽신했다.그러다 마침 문을 열고 나오는 성도윤의 눈에 띄었다.“뭐해?”남자는 서은아를 뒤로 감싸며 차설아를 차갑게 바라보았다.“우리 얘기가 끝난 줄 알았는데, 내 약혼녀한테 뭐 하는 거야?”차설아는 그토록 긴장해 하는 남자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미어졌다.“걱정 마세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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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7화

차설아는 성대 그룹에서 나와 성심 전당포로 돌아왔다.차성철은 배경수와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고 배경수와 배경윤한테 저녁 식사를 함께하자고 초대했다.한편 차설아는 밤 10시 출발하는 금변시로 가는 항공권을 예약했다.식탁 위에 푸짐한 요리가 놓여 있고 모두 모여 잡담을 나누며 매우 따뜻하고 화목한 분위기였다.“자, 건배. 내년 이맘때, 내후년 이맘때, 앞으로 매년 이맘때 우리 모두 이곳에서 좋은 술과 좋은 음식을 함께 즐길 수 있기를!”차성철은 잔을 들며 기분 좋게 말했다.“건배!”모두 일어나 잔을 들자 원이와 달이도 음료수를 따라놓은 잔을 들고 흔들었다.차설아는 분위기가 좋아지자 차성철한테 말했다.“오빠, 오늘 기분이 좋으니까 나랑 한 가지 약속해 줄 수 있어?”“너는 내 친동생이야. 한 가지 일은 말할 것도 없고 열 가지, 백 가지라도 약속할게.”“나 떠나...”“뭐?”차성철은 안색이 변하며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이제야 돌아왔는데 왜 또 떠나려고 하는 거야? 이번에는 또 어느 자식을 위해 떠나는 건데?”원이와 달이도 기분이 좋지 않은지 한 손씩 잡고 흔들며 애교를 부렸다.“엄마, 가지 말아요. 나랑 오빠가 슬플 거예요.”“엄마 어디 가요? 나도 따라갈래요.”차설아는 달이와 원이의 머리를 만지며 부드럽게 말했다.“원이 달이 착하지? 이번에는 엄마가 짧은 출장을 가는 거야. 늦어도 일주일, 빠르면 3~5일만 있으면 엄마가 돌아올 거야.”“그래요, 엄마. 엄마가 올 때까지 기다릴게요.”두 녀석은 그제야 잠잠해져서 얌전히 앉아서 밥을 먹는다.사실 차설아가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두 아이가 아니라 충동적이고 과격한 차성철이었다.“오빠, 내가 없을 동안 다시는 성도윤을 도발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줘. 그 사람도 열흘 안에는 복수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 이 시간을 평화롭게 보내길 바래.”차성철은 얼굴이 더욱 차가워져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그 자식 찾아갔어?”“응.”차설아도 숨기기 싫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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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8화

“잘됐다, 오빠. 오빠가 내 말 들어줄 줄 알았어.”차설아는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차성철에게 큰 포옹을 해주었다.배경윤은 호기심에 가득 찬 얼굴로 물었다.“설아야, 너랑 오빠는 어디 갈 건데 우리한테 안 알려줘? 나도 가고 싶게.”배경수는 닭 다리를 집어 배경윤의 입에 쑤셔 넣으며 말했다.“어린애가 무슨 소란이야. 고기 많이 먹고 키나 더 커.”배경윤은 화가 나서 죽겠다는 듯 배경수를 노려보았다.“배경수, 내가 너보다 고작 몇 분 늦게 태어났거든? 애긴 누가 애야?”“우리 애가 이렇게 철이 없어요.”배경수의 말에 다들 참지 못하고 따라 웃었다.그러자 배경윤은 더욱 화가 났다. “아니, 말 좀 해봐. 원이 달이는 이렇게 보기 좋은데 왜 이 자식만 이렇게 날 못 괴롭혀서 안달이야?”“그러니까 너 자신을 잘 반성해봐.”배경수의 말에 다들 또 한바탕 웃었다.“그래, 알았다.”배경윤은 눈알을 굴리며 무언가 문득 깨닫고 배경수를 노려보았다. “솔직히 말해. 너 우리 설아랑 다시 만나는 거야? 그래서 우리를 속이고 신혼여행을 떠나는 거 아니야?”배경수는 좀 어색했다.“글쎄...”“맞아, 신혼여행 가는 거야.”차설아는 소탈한 표정으로 농담하듯 진지하게 말했다.“좋아, 좋아. 이 혼사는 내가 제일 먼저 동의해.”차성철도 손뼉을 치며 동의를 표했다.시끌벅적하고 오붓한 만찬이 끝난 뒤 차설아와 배경수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비행기에 올랐다.목적지가 민감해 비행기 안에 사람이 많지 않았고 비즈니스석은 그들 두 명뿐이었다.차설아는 잡지도 보고 커피도 마시고 아주 홀가분한 듯싶었다.오히려 옆에 있는 배경수가 아주 반듯했다.이 녀석은 줄곧 말이 가장 많았는데 비행기에 오르면서부터 이상하게 침묵을 지켰고 표정은 무거웠다.“경수야, 괜찮아? 나는 왜 네가 걱정이 많은 것 같지?”차설아가 남자 앞에서 손을 흔들며 물었다.“내 결정이 옳은지 그른지 정말 걱정이야. 내가 너의 명령에 복종하는 것이 오히려 너를 해치는 걸까 봐...”“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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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9화

비행기는 다음날 새벽 금변시에 도착했다.출국장에는 일찌감치 차량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는데 큰 인물이 도착했는지 의심할 수 있을 정도였다.“경수야!”선글라스에 꽃무늬 셔츠를 입고 이쑤시개를 입에 문 남자가 멀리서 배경수를 향해 손짓하고 있었다.남자는 온몸이 까맣게 탔지만 몸은 말랐고 키가 크고 팔뚝에 용 두 마리를 문신하고 있어 딱 봐도 깡패 같았다.“주혁 형!”배경수도 남자에게 손짓하면서 작은 소리로 차설아에게 소개했다. “이 사람은 명해라고 해. 내 사부님이 가장 중시하는 부하지. 지독한 사람이야. 도시 전체에서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없어. 우리 사부님의 신임을 얻으려면 그의 신임을 얻어야 해.”말하는 사이에 명해는 이미 배경수에게로 다가와 뜨겁게 안으며 등을 두드렸다.“이놈아, 돌아올 줄도 알고 아직 양심이 좀 남아있네. 사부님이 네 얘기 많이 하셨는데 이번에는 사부님께서 기뻐하시겠다.”“당연히 돌아와야죠. 하루 스승은 평생 아버지라고 하잖아요?”배경수는 여유롭게 명해와 교류하며 마치 생사를 함께 한 형제처럼 보였다.“푸하하!”차설아는 옆에서 애써 웃음을 참았다.땅에 떨어지기 10분 전만 해도 배경수는 근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마치 지옥 불에 뛰어들려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또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태세였다.차설아의 웃음소리는 곧 명해의 불만을 자아냈고 칼날 같은 눈빛으로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는데 마치 그녀의 가죽을 벗기려는 것 같았다.“이 여자 누구야? 방금 그 웃음, 혹시 비웃는 거야?”“이쪽이 바로 내가 형한테 말했던 나의 여신 차설아야. 이제 그녀는 나의 여자친구야. 그래서 형이랑 의부, 그리고 지아한테 소개해 주려고 특별히 같이 왔어...”배경수는 여기까지 말하고 차설아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다정하게 말을 이었다.“너무 좋아서 웃는 거야, 비웃을 리가 있나.”명해는 반신반의하면서 여전히 험상궂게 차설아를 노려보며 물었다.“정말 그래요? ”“그럼요...”차설아는 뜻밖의 일이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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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0화

“긴장은 무슨, 그냥 좀 재미있네?”그녀가 은퇴한 이후로 이런 스릴 넘치는 장면은 거의 경험하지 못했으니 갑자기 흥미가 끌려 아드레날린이 자신도 모르게 분비되었다.마을 한가운데가 바로 변강섭이 사는 곳이었다. 큰 응접실은 비록 5성급 호텔의 럭셔리함에는 못 미치지만 웅장한 기운이 풍겼다. 특히 사방에 무기를 든 호위대가 이를 지키고 있어 저도 모르게 행동이 조심스러워졌다.응접실의 가운데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이 바로 변강섭이었는데 겉보기론 매우 선량해 보이는 늙은이로 블레이저 차림에 희끗희끗한 수염을 기르고 있었고 배경수를 보자마자 빙그레 웃었다.그의 옆자리에는 각기 다른 나이의 남자 다섯 명이 앉아있었는데 이들은 명해와 마찬가지로 모두 변강섭의 의자로 하나같이 범접하기 어려운 모습이었다.응접실에 앉아있는 사람은 모두 사내들인데 오직 한 여인만이 아름답고 우아하며 현지의 전통 복장을 하고 있었는데 흰색의 치파오 같은 두루마기는 몸을 매우 아름답게 감쌌다.차설아는 어느새 이 여자아이에게 관심이 생겨 배경수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물었다.“경수야, 이게 송지아야?”사진과는 다른 것 같지만 마을 전체에서 지위가 높아 보이는 여자는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아니, 저 여자는 사부님께서 가장 아끼는 막내딸 변가을이야. 사부님의 유일한 자식이지. 금지옥엽으로 키운 딸이니 절대 미움을 사서는 안 돼.”“오... 어쩐지 사부님 옆에 앉아있다 했어.”차설아가 여자아이를 훑어보고 있는데 변강섭이 일어서서 씩 웃으며 수염을 쓰다듬었다. “하하하, 역시 내 제자. 가을이가 얼마 전 네가 돌아올 거라고 말했는데 정말 돌아왔구나. 어서 와 앉아.”“사부님, 요즘 안녕하신지요?”배경수는 공손히 변강섭과 인사를 나누었다.“원래는 안녕하지 않았지. 우리 가을이의 혼사로 고민이 많았는데 네가 돌아왔으니 고민이 좀 덜었어...”변강섭은 분명히 말 속에 말이 있었다.“아빠, 이러지 마세요. 오빠가 놀라잖아요.”변가을은 변강섭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수줍은 듯 고개를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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