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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4화

차설아는 아무렇지도 않은 남자의 태도에 화가 나 남자 앞으로 걸어가 그의 넥타이를 잡고 말했다.

“내 오빠의 얼굴을 그은 것도 당신이 아니고, 오빠를 이길 수 있었던게 송지아의 배신 때문이 아니라고 할 셈이에요?”

“지아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선택을 했을 뿐 난 그게 배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성도윤은 고개를 들고 깊은 눈망울로 여인을 마주했는데 두 사람의 호흡이 느껴질 정도로 거리가 가까워 분위기가 묘했다.

차설아는 침을 삼키고 남자와 거리를 두고는 이를 갈았다.

“당신이 남자라면 그냥 인정해요, 당신이 송지아를 꼬드겨 내 오빠를 망치고도 한치의 미안함도 없는 거예요?”

“그때 우리는 적수였어. 그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는 싸움이었지. 내가 좀 더 독하지 않았다면 지금 얼굴이 망가지고 바다에 묻힌 사람은 바로 나였을 거야.”

“당신...”

“자정 살인마는 기회가 있다면 더 심한 짓도 했을 거야.”

성도윤은 여기까지 말하고 일어섰다.

“물 감옥에서의 치욕, 내가 눈이 멀고 느낀 절망... 뼈에 사무치는 고통이었어. 당신은 이래도 그가 독하지 않다고 생각해?”

“그, 그건 사고였어요...”

차설아는 반박하고 싶었지만 그녀 자신도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느 정도는 차성철이 성도윤보다 더 지독한 사람이라는 걸 차설아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주장에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사고?”

성도윤의 웃음은 조롱으로 가득 찼다.

“그때 그의 얼굴을 망친 것도 사고였어. 지아가 찌른 것 때문에 차성철이 미쳐 모든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지 않았다면 나도 이런 식으로 그를 진정시키지 않았을 거야.”

남자는 여기까지 말하고는 눈썹을 살짝 찡그렸는데 그는 다시는 그런 끔찍한 일들을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나중에 차성철은 지아를 붙잡고 바다에 몸을 던지고 둘 다 자취를 감췄지. 성심 전당포라는 간판을 지키기 위해 몇 년 동안 내가 공짜로 운영해오면서 더러운 짓거리만 해오던 전당포를 좋게 되돌려 놓았으니... 나 자신에게 상을 주고 싶을 정도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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