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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사위의 모든 챕터: 챕터 691 - 챕터 700

2050 챕터

제691화

건방진 녀석!눈앞에 누워 있는 노인이 누군지 알게 된다면 절대 저런 건방은 떨지 못할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약 여기 있으니까 드시든 말든 알아서 하세요.”한지훈은 유건실에게 약을 건네며 덤덤히 말했다.이것은 평범한 알약이 아니었다.용국의 신의 손강수가 3년의 연구를 거쳐서 제작해 낸 약이었다.기혈을 보강하는 약으로, 질병에 고통받던 사람에게 활기를 되찾아주고 기사회생의 효능이 있는 명약이었다.게다가 이 약은 용국에 고작 다섯 알밖에 존재하지 않았다.손강수는 자기가 두 알 남기고 나머지 세 알을 한지훈에게 주었다.한지훈은 만일을 대비해 항상 이 약을 품에 지니고 다녔는데 오늘 이렇게 쓰이게 될 줄은 몰랐다.물론 한지훈은 침술로 이 노인을 치료해 줄 수는 있었다.하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약을 주기로 했다. 나중에 누가 발견하면 손강수와의 친분을 내세우면 되기 때문이었다.한지훈은 용국의 의학 거장에 뒤처지지 않는 의술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그는 북양의 총사령관이자 용국의 5대 주국의 수석 군의관이기도 했다.유건실은 의심 가득한 얼굴로 소예민에게 약을 건넸다.“소 선생, 이 약… 정말 괜찮은 거 맞아?”소예민은 한지훈의 신분을 확신할 수 없었기에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혹시… 조금 쓸모가 있을 수는 있겠죠.”그녀는 자신 없는 얼굴로 말했다.“그래. 모든 책임은 내가 지지.”유건실은 이를 악물고 결정을 내렸다.“어서 약을 장군의 입에 넣어드려!”한지훈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회혼단을 직원에게 건넸다. 직원이 약을 들고 다가가서 기절한 노인의 입에 넣었다.룸 안에 삭막한 정적이 흘렀다.모두가 그 노인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룸 밖에는 검은 정장을 입은 경호원들이 입구를 단단히 봉쇄했다.한지훈은 자신이 도망칠까 봐 그들이 경계를 강화했다고 판단했다.‘재밌네.’그는 전혀 걱정이 없었기에 느긋하게 구석에서 차를 마셨다.일분이 지나갔지만 노인의 의식이 돌아오지 않자, 젊은 남자가 이때다 싶어 달려 나와 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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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유건실은 그 자리에서 손을 들어 남자의 귀뺨을 후려치고는 소리쳤다.“닥치고 구석에 찌그러져 있어!”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남자는 원망 가득한 두 눈으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조용히 옆으로 물러났다.유건실은 그제야 노인에게 다가갔다. 40대 중년 남자는 눈물을 훔치며 감격에 겨워 노인을 불렀다.“최 장군님, 정신이 좀 드십니까?”백발이 성성한 노인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벌떡 일어서며 주먹을 꽉 쥐어 보였다. “이렇게 온몸에 힘이 샘솟은 게 얼마만이야! 유 청장이랑 달리기를 해도 이길 것 같아.”소예민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다 죽어가던 노인이 지금 기운이 펄펄 남아돈다며 웃고 있는 모습이 너무 비현실적이었다.안색도 생기가 돌아온 것으로 보아 지병은 완전히 치유된 것 같았다.그녀는 저도 모르게 한지훈에게로 시선이 갔다.이 사람 대체 뭐지?약 한 알로 다 죽어가던 사람을 살려내다니!‘설마 약왕파 사람인가?’알약으로 각종 희귀병을 치유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약왕파 사람이어야 가능했다.약왕파는 용국의 신의로 불리는 손강수가 창건한 의학 문파였다.신이 내린 손으로 불리는 손강수는 신묘한 제약 실력으로 용국의 약왕이라고도 불렸다.“소 선생, 빨리 확인해 봐.”유건실은 다급히 소예민을 호출했다. 눈앞에 보고도 한지훈이 알약 하나로 노인의 병을 치료했다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다.소예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최 장군의 맥박을 짚었다.힘 있게 뛰는 맥박 상태로 최 장군은 앞으로 최소 10년은 건강히 살 수 있었다.“유 청장님, 맥박 상태로 보아 어르신께서는….”소예민은 일부러 말끝을 흐리며 한지훈을 바라보았다.“왜 그래? 무슨 문제라도 있어?”유건실이 다급히 물었다.“아까 그 알약으로 최 장군은 최소 10년의 수명을 연장하셨습니다.”소예민은 사실대로 대답했다. 한지훈에 대한 경외심과 궁금증이 점점 깊어져갔다.대대로 의학을 전공한 그녀의 가문도 손강수 앞에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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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3화

한지훈은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형님. 다른 일 없으면 이만 가볼게요.”만약 눈앞의 인물이 북양의 총사령관인 걸 알았더라면 절대 형님 소리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잠깐, 젊은 친구. 아직 내 인사도 받지 않고 어딜 가?”최 장군은 만면에 자상한 미소를 지으며 한지훈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어르신,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도운 것뿐이니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한지훈은 다급히 다가가서 노장군의 팔을 부축했다. 그는 용국을 위해 평생을 바친 군인을 고개 숙이게 하고 싶지 않았다.최 장군은 흐뭇한 얼굴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보면 볼수록 마음에 드는 청년이었다.인성 좋고 노인 공경할 줄도 아는 남자다운 청년!만약 그가 20년 젊었더라면 이 청년을 끌고 연병장으로 달려가서 기술을 전수해 주고 싶었다.한지훈은 그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 룸을 나와 도설현을 찾아갔다. 직원에게서 도설현이 이미 돌아갔다는 얘기를 전달받고 호텔을 나오는데 입구에서 한무리 사내들이 들이닥쳤다.“이게 누구야? 한지훈 아니야? 수갑 채워서 끌고 가!”제복을 입은 남자가 한지훈을 싸늘하게 바라보며 소리쳤다.조국진은 오후에 송천우의 연락을 받은 뒤, 부하들을 데리고 호텔 입구에서 잠복하며 한지훈을 기다렸다.“제가 뭘 잘못했죠?”한지훈이 굳은 표정으로 조국진에게 물었다.조국진은 손에 번쩍이는 수갑을 들고 흔들거리며 싸늘한 미소를 지은 채 한지훈을 노려보았다.“하, 뭘 잘못했냐고?”그는 자신이 마치 정의의 사도라도 된듯,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오늘 오후 도영그룹에서 손님들에게 폭행을 휘두른 게 너지? 폭력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되지 않아! 나랑 같이 조용히 서로 가자고. 조사를 해서 아무 문제 없다는 게 밝혀지면 곱게 돌려보내 줄 거야. 법대로 진행하는 거니까 힘빼지 말고 따라와.”“하!”한지훈은 냉소를 지으며 반박했다.“법대로 진행한다고요? 그 사람들이 일부러 회사에 쳐들어와서 난동을 부린 거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 모두가 아는데요? 그 사람들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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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4화

당황한 조국진은 한지훈을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내가 형사고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야! 형사 비방죄로 죄명을 추가할 수도 있어!”30분 전, 조국진은 시키는 일을 성사시키면 2천만 원을 주겠다는 송천우의 연락을 받았다.자세히 들어보니 싸움에 휘말린 서민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일이었고 이런 일은 조국진이 자주 해온 일이었다.그는 한지훈에게 다가와서 귓가에 대고 말했다.“살고 싶으면 조용히 따라와. 조사에 협조하면 부드럽게 대해줄 거야. 하지만 계속 이렇게 반항하면 너한테도 좋을 거 없어!”한지훈은 덤덤한 얼굴로 조진국을 바라보다가 피식 미소를 지었다.“왜 웃어?”조진국은 점점 더 짜증이 치밀었다. 아무리 봐도 상대가 자신을 비웃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궁금해?”한지훈의 얼굴이 순식간에 싸늘하게 식었다. 그는 매서운 눈빛으로 상대를 노려보며 말했다.“앞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고 날뛰는 당신 모습이 우스워서 말이야.”“이 자식이!”분노한 조진국이 한지훈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려는데 호텔 로비에서 한무리 사람들이 밖으로 나왔다.“무슨 일이야!”유건실은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다가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직감하고 이쪽으로 다가왔다. 조진국을 알아본 그의 얼굴에는 불쾌함이 가득했다.예전에 한번 지나가다가 봤던 사람인데 별로 좋은 인상은 아니었다.조국진은 유건실을 알아보고 얼굴색이 급격하게 밝아졌다.그는 다급히 앞으로 다가가서 공손히 인사를 건넸다.“유 청장님이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S시 동해구 경찰청 청장 유건실은 그의 직속 상관의 상사라고 할 수 있었다.그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 승진할 수만 있다면 앞으로 꽃길만 걸을 수 있었다.하지만 유건실은 싸늘한 눈빛으로 조국진에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꾸중하듯 물었다.“무슨 일인데 주변이 이렇게 시끄러워? 지금 뭐 하는 거야?”그는 포위당한 한지훈을 알아보고 매서운 눈길로 주변 상황을 살폈다.“신고를 받고 출동했는데 곧 끝나갑니다.”조국진은 다급히 부하에게 눈짓하며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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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5화

“쓸데없는 소리는 집어치워!”유건실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지훈 동생은 신묘한 의술로 최 장군을 살려낸 정의로운 청년이야! 그런 사람이 아무 이유 없이 폭력을 저질렀을 리 없어! 똑바로 조사하고 보고해!”신묘한 의술?최 장군을 살려내?조국진은 머리가 어지럽고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유건실이 극진히 모시는 최 장군을 한지훈이 살려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불과 몇분 사이에 조국진은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고 살벌한 위기감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그는 떨리는 손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만약 지금 시점에서 한지훈이 말 한마디라도 하면 그는 불구덩이에 던져질 판이었다.한지훈은 그의 그런 생각을 한눈에 꿰뚫어 보고 웃으며 말했다.“형님, 조 팀장님이 뭔가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돌아가서 다시 조사를 해보고 나중에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그 말을 들은 조국진은 감격에 겨워 한지훈을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요, 우리 애들이 뭔가 착오가 있었던 것 같아요. 돌아가서 다시 조사해 볼게요.”유건실은 그제야 표정을 풀고는 근엄한 표정으로 조국진을 바라보며 지시했다.“똑바로 조사해! 백성들의 세금으로 먹고 사는 우리는 한번의 실수로 무고한 백성을 잡아들이는 과오는 절대 저지르면 안 돼!”조국진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예, 가르침 감사합니다. 지금 바로 가서 조사하겠습니다.”“지훈 동생, 이 정도면 만족해?”유건실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한지훈에게 물었다.그 모습이 조국진에게는 더 무섭게 비춰졌다.유건실 청장이 이 정도로 한지훈을 중요하게 생각할 줄이야!그는 하마터면 저승길에 발을 내딛을 뻔했다며 속으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 겸손하게 말했다.“형님, 농담이 지나치십니다. 조 팀장님도 열심히 일하다가 사소한 오해로 벌어진 일이니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말을 마친 그는 일부러 옆에서 식은땀을 흘리는 조국진을 힐끗 바라보았다.조국진은 눈빛으로 한지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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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6화

송천우는 병실에 누워 핸드폰에 대고 포효하고 있는 중이었다.그의 부하들은 전부 고개를 푹 숙이고 숨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었다.“오늘 밤 무슨 일이 있어도 놈의 팔다리를 잘라버려! 당장 인력을 추가해서 그쪽으로 보내!”송천우는 씩씩거리며 핸드폰을 바닥에 던졌다.조국진까지 잡혀갔다는 소리에 분노가 진정이 되지 않았다.무능한 녀석들!송천우는 부글거리는 화를 억누르며 오늘 밤은 무조건 한지훈을 혼내줘야겠다고 이를 악물었다.도설현을 놓친 것도 짜증 나는데 자신은 병원에 입원한 신세가 되었으니 더 화가 났다.“한지훈, 지옥이 뭔지 맛보게 해주겠어!”그는 주먹으로 침대를 치며 이를 갈았다.알아본 결과 한지훈은 백수에 마누라한테 빌붙어 사는 무능한 인간이었다.그게 더 화가 치밀었다.리양 제약의 대표이자 후계자로서 한낱 백수한테 밀린 게 너무 화가 났다.한편, 호텔을 나선 한지훈은 차를 타고 집으로 갈 생각으로 길가로 나갔다.그와 멀지 않은 곳 길가에서 담배를 피우던 양아치들이 그를 보자마자 담배를 버리고 몰래 그의 뒤를 쫓아갔다.어둠이 내려앉은 밤길, 한지훈은 양손을 호주머니에 찔러넣고 정처없이 걸었다. 그의 뒤를 양아치들이 건들거리며 따라오고 있었다.그들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걷고 있었지만 앞에서 가는 한지훈은 이미 그들을 발견하고 냉소를 짓고 있었다.호텔을 나온 뒤로 놈들이 따라붙었다는 걸 알았지만 일단은 모르는 척하기로 했다.누군가가 자꾸 그에게 시비를 걸어온다면 그 역시 가만히 당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그는 한참 걷다가 인적이 드문 골목으로 들어갔다. 그의 뒤를 따르던 양아치들은 이때다 싶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그들은 흩어져서 두 명은 한지훈을 따라 골목으로 들어가고 둘은 남아서 입구를 지켰다.그들 중 두목으로 보이는 자는 골목으로 들어가는 한지훈의 뒷모습을 노려보다가 신호를 받고 품에서 비수를 꺼냈다.“저 자식 가슴팍에 칼을 꽂아넣으면 천만 원이 생긴단 말이지!”그는 이렇게 쉽고 가성비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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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7화

“내가 뭐? 어디 덤벼봐!”한지훈은 가소롭다는 듯이 웃으며 다시 주먹을 들어 문신남의 얼굴을 쳤다.문신남은 주먹이 날아오는 것도 보지 못하고 그대로 고개가 돌아가더니 세상이 빙글빙글 돌았다.그게 끝이 아니었다.그 뒤로 골목에서는 퍽퍽퍽 하는 소리가 연달아 들려왔다.한지훈은 살짝 힘이 들다고 느꼈을 때쯤에야 일방적인 폭력을 멈추었다.물론 힘조절은 완벽했기에 상대가 심하게 다치는 일은 없었다.그는 일반인을 상대로는 절대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문신남은 이미 얼굴이 묵사발이 되었고 입가에는 피가 흘러나오더니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졌다.상황을 해결한 한지훈은 골목 입구에서 꼼짝도 못하고 벌벌 떨고 있는 양아치들에게 시선을 돌렸다.“혀… 형님! 목숨만 살려주세요!”겁에 질린 양아치 녀석이 바닥에 무릎을 꿇더니 엉금엉금 기어와서 한지훈의 다리에 매달렸다.모시는 형님마저 이 낯선 남자에게 맞아 바닥을 구르는 상황에 당연히 그에게 덤빌 엄두는 내지 못했다.‘뭐야? 싸움을 할 줄 아는 자였잖아!’이제 그 양아치는 누가 양아치인지도 분간할 수 없었다.한지훈은 피식 웃고는 싸늘한 눈빛으로 상대를 노려보았다.눈빛 한번에 겁을 집어먹은 양아치는 부들부들 떨며 한지훈을 올려다보았다.한지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차라리 너 스스로 귀뺨을 때려. 백 번 정도면 되려나?”“예?”놈의 두 눈에 짙은 공포가 서렸다.‘그럼 형님처럼 얼굴이 묵사발이 될 텐데?’“혀… 형님, 열 번이면 안 되겠습니까?”놈이 조심스럽게 물었다.한지훈은 정색하며 고개를 저었다.“안 돼. 할인은 없어. 너무 많으면 내가 도와줘?”“아… 아닙니다! 할게요!”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양아치는 손을 쳐들고 스스로 귀뺨을 때렸다.짝!짝!한지훈은 리듬감 있는 소리를 들으며 골목 입구를 지키는 두 사람에게 시선을 돌렸다.조금 전 상황을 멀리서 지켜본 그들은 이미 바지에 오줌을 지린 상태로 오도가도 못하고 있었다.한지훈이 슬금슬금 그들에게 다가가자 그들은 비명을 지르며 걸음아 나 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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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8화

그들이 차에 오르자 놀란 승객들은 슬금슬금 길을 비켰다.“형님, 저놈입니다. 저놈이 들개 형님 얼굴을 반죽으로 만들었어요!”빡빡이들 중에 유난히 눈에 띄는 놈이 맨 뒤쪽에 앉은 한지훈을 가리키며 소리쳤다.한지훈은 그들을 힐끗 보고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도망가는 게 하도 불쌍해서 내버려뒀더니 지원병을 불러왔어?”큰형님으로 보이는 빡빡이는 180은 족히 넘어 보이는 키에 배가 불룩 나온 근육돼지였다.그는 한지훈을 아래위로 훑더니 옆에 있는 부하에게 말했다.“쟤야? 들개 그 녀석 요즘 운동을 너무 게을리한 거 아니야? 저런 놈 하나 해결하지 못해서 나까지 동원하게 만들어? 딱 봐도 비실비실해 보이는구만, 너희는 대체 뭐 하는 놈들이야?”부하 녀석이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형님, 그게 아니라… 저놈 겉모습에 속으면 안 됩니다. 비실비실하게 생겨서 몸놀림이 심상치 않아요!”형님이라는 녀석은 짜증스럽게 부하를 밀치더니 한지훈의 옆으로 가서 다리를 쩍 벌리고 앉았다.“친구, 내 동생을 때렸다는 얘기 들었어. 동생이 맞았는데 형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겠나. 앞으로 내가 이 도시에서 얼굴을 어떻게 들고 다니라고. 딱 봐도 비실해 보이는데 차라리 이건 어때? 지금 내 앞에 무릎 꿇고 잘못했다고 빌고 현금 2천만 원을 내놓으면 없던 일로 해주지.”한지훈은 멍청이를 보는 눈으로 그를 빤히 바라보더니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 제안 별로인데? 차라리 이렇게 하자. 너희가 나한테 2천만 원 주면 내가 그냥 넘어가 줄게. 어때?”“이 자식이 지금 뭐라고….”양아친은 제 귀를 의심했다.건방진 자식!그의 뒤를 따라온 부하들이 발끈하며 소리쳤다.“형님, 이 자식이 우릴 무시하는 것 같은데 본때를 보여줍시다!”“건방진 자식, 지금 누구한테 감히 헛소리를 지껄여!”이 일대의 왕을 자처하며 괴롭힘을 일삼핬던 그들 일당에게 이는 커다란 수치심을 안겨주었다.형님이라는 작자는 그 자리에서 한지훈의 허리를 향해 발길을 날렸다.이걸 제대로 맞는다면 허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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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9화

부하 녀석들은 서로 눈치만 보다가 씩씩거리며 다시 주먹을 다잡고 한지훈에게 달려들었다.한지훈은 피식 웃고는 맨 앞에 다가오는 놈의 볼에 주먹을 날려버렸다.퍽! 퍽퍽!동작이 너무 빨라서 그들은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고개가 돌아가고 입가가 터져 피가 흘러나왔다.일부는 이미 의자에 주저앉았고 일부는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쳇, 약골들이네.”한지훈은 팔목을 우드득 꺾으며 혼비백산한 우두머리에게로 천천히 다가가 차갑게 물었다.“어때? 이제는 좀 고민해 봐야 하지 않겠어?”우두머리는 이마에 흐른 땀을 닦으며 다급히 말했다.“알았어요! 목숨만 살려주시면 뭐든 하겠습니다!”그는 상대의 실력이 자신들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빡빡이가 부하들에게 눈짓하자 겁에 질린 부하들은 저마다 호주머니를 털어 겨우 백만 원 정도를 내놓았다.그 모습을 본 빡빡이의 손에 땀이 고였다. 그는 두 손으로 돈을 한지훈에게 내밀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형님, 저희가 가진 현금은 이것뿐이에요. 이 정도로 어떻게 안 될까요?”솔직히 그는 두려웠다. 심기가 뒤틀린 한지훈이 자신의 남은 다리마저 부러뜨릴 것 같았다.안타까운 시선으로 한지훈을 바라봤던 승객들은 상황이 역전된 것을 보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부릅떴다.한지훈은 꾸깃꾸깃한 현금뭉치를 보고 싸늘하게 말했다.“이 자식들이 누굴 거지로 보나!”그 말을 들은 빡빡이 우두머리는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고 눈물 콧물 쥐여짜며 말했다.“형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도 집에 먹여 살려야 할 가족이 있단 말입니다.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그의 부하 녀석들도 덩달아 무릎을 꿇고 바닥에 머리를 조아렸다.평소에 약한 시민을 괴롭히며 이 일대에서 온갖 횡포를 일삼던 놈들은 이 순간이 수치스럽고 억울했다.그들은 마치 자신들이 피해자라도 된 것처럼 눈물을 흘렸다.한지훈은 잠시 고민하는 척하다가 고개를 저었다.“안 되겠는데?”이런 녀석들에게 숨겨둔 금고가 존재하지 않을 리 없었다.결국 빡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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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0화

“결혼식 날에 북양 30만 대군과 8대 용장, 천성전 인원들을 본식에 초대할 거야. 다른 4대 전쟁부에도 초대장을 보내고 총사령관을 초대하도록. 용각과 천자각은 내가 직접 초대장을 들고 방문할 생각이야.”한지훈의 두 눈이 생기로 반짝였다.“알겠습니다, 사령관님.”용일이 격앙된 표정으로 대답했다.총사령관의 결혼식, 그리고 용국을 뒤흔들 성대한 국혼이 이 작은 도시에서 열릴 것이다.5대 주국의 수령들이 축하인사를 하러 몰려들 것이며 전국적으로 생중계될 것이다.용일은 이 성대한 파티의 일원으로서 자부감을 느꼈다.다음 날 아침, 한지훈은 낯선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한지훈이 물었다.“한지훈 씨 맞아요? 저 소예민이에요. 시간 괜찮으면 한번 만나뵙고 싶은데요.”수화기 너머로 차분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한지훈은 한참을 생각해서야 그날 케빈 호텔에서 만났던 여자 의사를 기억해냈다.그런데 연락처는 어떻게 알았을까?한지훈은 경계심 가득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소 선생님이셨군요. 그런데 무슨 일이시죠? 저 지금 출근하러 나가는 길인데요.”소예민은 청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그럼 저녁에는 시간 어떠세요?”한지훈은 더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여자가 밤중에 외간남자를 불러내서 뭐 하자는 거지?“시간 괜찮습니다.”그는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러자 소예민은 확연히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저녁에 모시러 갈게요. 어디 출근해요?”“도영그룹이요.”통화를 끝낸 한지훈은 고운이를 유치원에 데려가고 도영그룹으로 출근했다.안내데스크 직원은 그를 보자마자 고개를 홱 돌리더니 인사도 받지 않고 다급히 자리를 떠버렸다.한지훈은 어리둥절했지만 아무렇지 않게 안으로 들어갔다.마케팅부서로 가자 직원들이 연말 보너스 이야기를 나누며 하하호호 떠들고 있었다. 그런 그들도 한지훈을 보자마자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각자 자리로 돌아가서 입을 꾹 닫았다.분위기는 삭막하다는 말로도 표현이 안 될 정도로 가라앉았다.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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