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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용왕사위: Chapter 701 - Chapter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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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1화

“이사님, 그게 아니라….”장신혁은 당황한 얼굴로 급기야 해명하려고 했지만 이한명이 그의 말을 잘랐다.“아니긴 뭐가 아니야! 장신혁 씨 일하기 싫은 거 티나.”이한명은 음침한 표정으로 계속해서 비난을 퍼부었다.“일할 시간에 일을 열심히 하지는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잡담이나 할 거면 회사 그만둬! 두 사람 다 해고야!”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던 한지훈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이 이사님, 저 하나 때문에 다른 사람한테까지 화풀이하실 건 없잖아요. 저를 회사에서 내치고 싶으신 거 아닙니까? 장신혁 씨랑은 아무 상관없어요.”“지훈 씨….”장신혁이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그의 옷깃을 잡아당겼다.“네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분노한 이한명이 빽 하고 소리 질렀다.한지훈은 장신혁의 어깨를 가볍게 다독이고 앞으로 나섰다.“이 이사님은 저를 자그로 싶은 거잖아요. 그런데 이걸 어쩌죠? 저는 나갈 생각이 없는데요? 도 대표님은 이사님 생각 아세요?”현장에 있던 마케팅부 직원들의 입이 떡 벌어졌다.감히 이한명 이사를 상대로 저런 발언을 하다니!정말 회사 다니기 실은 건가?이한명 이사와 도 대표의 관계를 몰라서 저런 말을 하는건가?이한명도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버럭 소리를 질렀다.“지금 뭐라는 거야? 나 이 회사 이사야! 너 같은 평사원 자르는 건 일도 아니라고!”한지훈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이사가 대표는 아니잖아요. 저는 도 대표님께서 친히 선택하신 경호원입니다.”“이 자식이!”화가 머리 끝까지 치민 이한명이 한지훈을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무례한 녀석! 윗사람 공경할 줄도 모르는 직원 뒀다 뭐해? 회사 위계 질서만 망칠 뿐이지! 도 대표가 너 같이 건방진 녀석을 계속 옆에 둘 것 같아?”소란은 끝끝내 대표 사무실까지 전해졌다.“시끄럽게 뭣들 하는 거야!”도설현이 인상을 확 찌푸리고 마케팅부로 들어왔다.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본 그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한지훈의 주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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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2화

그녀는 지금 머리가 아팠다.리양제약의 송천우를 건드린 탓에 오늘 아침부터 협력 제안은 없던 걸로 하자는 통보를 받았다.오후에 리양제약을 찾아 송천우와 다시 협력에 관한 사안을 재논의해야 했다.한지훈은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마냥 순하고 만만할 줄 알았는데 생각처럼 쉽지 않은 여자였다.10분 뒤, 몸매를 강조한 정장 원피스를 입은 대표실 비서 이안영이 마케팅부로 왔다. 허벅지만 살짝 가린 베이지톤의 원피스는 그녀의 길고 쭉 뻗은 다리를 강조했다.안으로 들어선 그녀는 입구에서 빈둥거리는 한지훈을 보자 저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다.그러고는 재빨리 한지훈을 지나쳐 사무실로 달려갔다.여자의 마음이란 참 종잡을 수 없는 것이었다.대체 저럴 거면 얼굴은 왜 붉히는 걸까.잠시 후, 마케팅 부장 사무실에서 두 여자가 나왔다.한 명은 이안영이고 다른 한 명은 한지훈도 모르는 얼굴이었다.하지만 한눈에 봐도 존재감이 확실한 여자였다.균형잡힌 몸매에 화려한 이목구비를 가진 굉장한 미인이었다.저 여자는 누구지?도영그룹에 도설현을 제외하고도 대단한 미인이 있다는 사실이 한지훈은 놀라왔다.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그 여자에게 시선이 갔다. 그녀는 이안영을 따라 밖으로 향하고 있었다.이안영이 청순미인이었다면 저 여자는 성숙한 여자의 매력을 한껏 뽐내고 있었다.주변 남자 직원들을 돌아보니 이미 홀린 듯, 그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마케팅부 부장 조민아가 돌아왔다. 높은 하이힐에 차가운 도시 미녀 이미지를 풀풀 풍기며 지나가는 모습에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시선이 갔다.물론 그에게는 강우연뿐이었다.그냥 정말 단순히 예뻐서 잠깐 쳐다봤을 뿐이었다.“지훈 씨, 뭘 그렇게 봐요?”옆에 있던 장신혁이 그의 옆구리를 찌르며 물었다.“마케팅 부장님이랑 친해요?”한지훈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물었다.‘굉장한 미인이네.’그의 시선을 따라가본 장신혁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설마, 우리 부장님한테 마음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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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3화

하정혜는 팔짱을 끼고 거만한 얼굴로 다가오더니 한지훈을 벌레 보듯이 내려다보며 물었다.“당신이 한지훈이야?”한지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여자를 바라보았다.진한 화장을 한 것부터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저 화장을 벗기면 어떤 얼굴이 나올지 딱 봐도 알 것 같았다.몸매는 조금 괜찮은 편이었지만 이한명의 사람 보는 눈이 너무 형편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그런데요. 무슨 일이시죠?”한지훈이 담담히 물었다.하정혜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더니 시비를 걸어왔다.“고작 경호원 주제에 우리 이 이사님한테 말대꾸나 하고 말이야! 이사님 한마디면 당장 짐 싸서 떠나야 하는 주제에! 신세가 안타까워서 충고하는데 당장 회사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이 이사님께 사과해! 안 그러면 당신 내 손에 죽을 줄 알아!”마케팅부 직원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멀찌감치 물러났다.일부는 몰래 핸드폰을 꺼내 영상을 녹화해서 회사 커뮤니티에 뿌렸다.장신혁도 자리를 피하고 싶었으나 용기를 내서 다가와 공손한 얼굴로 말했다.“하 부장님, 지훈 씨가 신입이라 아직 회사 생활이 익숙치 않아서 그래요. 이 이사님이랑 뭔가 오해가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도 대표님 사람인데 공개 사과는 좀 그렇지 않나요?”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하정혜는 손을 번쩍 들어 장신혁의 귀뺨을 때렸다.“장신혁, 네가 뭔데 끼어들어? 마케팅부 평사원 주제에 네가 뭐라도 된 줄 알아? 언제부터 부장이 하는 일에 평사원 따위가 잔소리나 늘어놓고 있어? 당장 안 꺼져?”싸늘한 경고에 겁에 질린 장신혁이 볼을 붙잡고 한지훈의 뒤로 물러섰다.평사원에 불과한 그가 이번 일로 직장까지 잃으면 앞날이 깜깜했다.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날카롭게 하정혜를 쏘아보았다.그리고 천천히 손가락을 들어 장신혁을 가리키며 말했다.“당장 장신혁 씨한테 사과하세요!”“헉!”그 한마디에 사무실 직원들 전부가 놀란 숨을 들이켰다.지금 뭘 들은 거지?부장인 하정혜에게 당당히 사과를 요구하다니!미친 거 아닌가?아니면 하정혜의 신분에 대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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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4화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하정혜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한지훈, 들었지? 장신혁은 다 아는 당연한 이치를 넌 모르네? 나 홍보부 부장이야. 너 같은 일개 경호원 나부랭이가 감히 건드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 내가 고작 말단 사원한테 사과를 해? 꿈도 야무지지!”“내가 사과하면 장신혁 씨는 받을 용기는 있고? 그거 받으면 당장 내일 짐 싸서 회사를 떠나야 하는데?”잘못을 하고도 뻔뻔한 하정혜의 태도에 한지훈은 인상을 찌푸렸다.그는 다 안다는 듯이 장신혁의 어깨를 다독였다.“나한테 처음으로 다가와준 동료인데 괴롭힘 당하게 둘 수는 없죠.”말을 마친 그는 담담한 얼굴로 뒤돌아서더니 갑자기 손을 들어 하정혜의 뺨을 때렸다.순간 주변에 싸늘한 정적이 흘렀다.모두가 눈을 휘둥그레 뜨고 한지훈을 바라보았다.하정혜를 쳤어?세상에!하정혜도 당황했는지 한참 멍하니 있다가 생각이 돌아온 뒤에야 얼굴을 감싸며 성난 사자처럼 포효했다.“너… 감히 날 쳤어?”“못할 게 뭐가 있어?”한지훈이 싸늘하게 말했다.“신혁 씨가 맞은 거 그대로 돌려준 거 뿐인데?”“회사를 위해 일하는 사람은 일개 청소부라도 존중받을 가치가 있어. 한 부서의 부장으로서 사람을 존중할 줄 알았어야지! 당신보다 직위가 낮더라도 그 사람들이 있어서 회사가 돌아가는 거야! 사람을 존중할 줄 모르는 인간은 맞아야지!”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직원들의 동공이 흔들렸다.그랬다.평사원도 회사의 일원이었다.매일 되도 않는 갑질과 압박에 시달리면서도 그들의 비위를 맞춰줄 필요가 없었다.평소에 하정혜의 갑질에 시달렸던 직원들은 눈에 불을 켜고 하정혜를 놓아주었다.한지훈의 귀뺨이 그들을 깨운 것이다.장신혁의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이 정도로 자신을 위해 나서줄 줄이야!하정혜가 울분을 터뜨리려는 순간, 한지훈이 다시 손을 들어올렸다.짝!순식간에 하정혜의 볼은 시뻘겋게 부어올랐다.그녀는 분을 참지 못하고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포효했다.“너… 두고 봐!”한지훈이 담담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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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5화

하정혜는 무시무시한 기에 눌려 잠깐 얼굴이 창백해졌다.하지만 그것도 잠시,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한 그녀는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소리질렀다.“아니! 난 저런 폐급한테 사과할 이유 없어!”“그래?”한지훈은 싸늘한 말을 내뱉으며 그녀에게 성큼 다가섰다.그 모습을 본 하정혜는 겁에 질린 얼굴로 연신 뒷걸음질쳤다.“너… 왜 이래? 뭘 하려는 거야?”한지훈이 차갑게 말했다.“조금전 했던 행동에 대해 사과하라고!”정신이 나가버린 하정혜가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한지훈! 너 미쳤어? 나 홍보부 부장이야! 관리직이 평사원한테 사과하는 게 말이 돼? 정말 끝까지 이럴 거야?”“그래서 뭐? 난 팩트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야. 당장 사과해!”한지훈은 코너로 몰린 하정혜를 끝까지 몰아세웠다.구석까지 밀려난 하정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벌벌 떨었다.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결국 이를 꾹 악물더니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한지훈을 힐끗 노려보고는 장신혁에게 말했다.“미안했어.”그 한마디에 상황을 지켜보던 직원들은 얼이 빠졌다.하정혜가 장신혁한테 사과를?비록 태도도 껄렁하고 전혀 미안한 기색이 없었지만 그녀가 평사원한테 머리 숙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장신혁은 당황스럽기도 하고 한지훈에게 고마웠지만 그 후에 있을 폭풍 때문에 걱정이 더 컸다.‘지훈 씨가 날 위해 이렇게까지 해주다니.’그는 시뻘겋게 달아오른 눈으로 다가가서 한지훈을 말렸다.“지훈 씨, 이제 그만하고 보내줘요.”한지훈은 그제야 살기를 거두고 담담한 얼굴로 자리에 가서 앉았다.하정혜는 이를 으드득 갈며 둘을 힘껏 노려보고는 말했다.“한지훈, 장신혁, 딱 기다려! 오늘 일 절대 쉽게 넘기지 않을 거야. 이 회사에 있는 동안 지옥이 뭔지 똑똑히 보여주지!”“헉!”지켜보던 직원들이 긴장한 듯, 침을 꿀꺽 삼켰다. 이로써 한지훈과 장신혁은 하정혜에게 제대로 찍힌 것이다.일부는 동정의 눈길을 보냈지만 깨고소하는 직원들도 몇 있었다.“건드릴 사람이 없어서 하필이면 하 부장을 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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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6화

그제야 장신혁의 얼굴이 조금 편해졌다.한지훈은 눈썹을 찡긋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장신혁의 인성을 높게 평가했다. 도영에 그가 설 자리가 없다면 고운그룹이 채용할 수도 있었다.그 시각, 대표실 비서 이안영이 마케팅부에 나타났다. 순식간에 뭇 남성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다.참으로 청순하고 예쁜 미인이었다.그녀는 회사 뭇 남직원들의 선망의 대상이었고 뭇 여직원들의 질투와 시기의 대상이기도 했다.그 시각, 이안영은 새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한지훈에게 다가오더니 작은 소리로 말했다.“한지훈 씨, 사무실로 오라는 대표님 호출이십니다.”한지훈이 고개를 들고 시선을 마주하자 그녀는 안 그래도 빨간 볼이 더 새빨개지며 시선을 피했다.“좋아요. 바로 갈게요.”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에서 일어서서 도설현의 사무실로 향했다.한지훈이 자리를 뜨자 사무실 구역이 술렁이기 시작했다.“한지훈 씨랑 대표님 무슨 관계야?”“잘 모르겠어. 비밀 리에 사귀는 사이인 건가? 그게 아니라면 한지훈 씨만 각별히 챙길 이유가 없잖아.”“맞아! 지난번에 보니까 한지훈 씨가 대표님 차를 타고 가더라고.”모두가 부러운 얼굴이었다.그 시각, 한지훈은 사무실로 들어서자마자 창가에서 커피를 들고 사색에 잠겨 있는 도설현을 보았다.“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그는 차분한 걸음걸이로 안으로 들어가며 물었다.뒤돌아선 도설현은 원망 섞인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아까 하혜정 부장이랑 다툼이 있다고 들었어요.”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하혜정이 달려와서 고자질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하지만 두려울 건 없었기에 어깨를 으쓱하며 시큰둥하게 대답했다.“다툼까지는 아니고 사람을 존중할 줄 모르길래 좀 가르쳤습니다.”도설현은 못 말린다는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지훈 씨는 내가 직접 임명한 경호원이긴 하지만 하혜정은 이한명 이사 사람이에요. 둘이 다툼이 생기면서 중간에서 내가 곤란해졌어요.”한지훈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대표님은 이 회사의 최고 결정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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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7화

그 말을 들은 도설현은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다.한지훈의 표정을 보고 있자니 괜한 농담을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마치… 진짜 그럴 힘이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혼란스러운 표정을 감추려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알았으니까 이제 나가봐요.”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인 뒤, 조용히 사무실을 나갔다.그가 떠난 뒤, 도설현은 그가 머물렀던 자리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조금 전 보여준 그의 말투와 눈빛에서 강력한 살기가 느껴졌다. 그리고 그 모습에 저도 모르게 가슴이 뛰었다.그는 자신이 마치 한손으로 하늘이라도 가릴 것처럼 이야기했다.도설현은 긴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저었다.괜한 생각이길….리양 제약 본사, 대표 사무실.송천우는 책상을 두드리고 서류를 바닥에 던지며 온갖 진상을 부리고 있었다.그래도 직성이 풀리지 않는지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부하직원에게 화풀이를 했다.“멍청한 것들! 사람 하나 잡아오라는 게 그렇게 어려워? 너희는 대체 돈 받고 하는 게 뭐야!”“월급만 축내는 버러지 같은 것들!”분을 참지 못한 송천우는 직원을 걷어차기까지 했다.이때, 다급한 벨소리가 울리고 그는 드디어 폭력을 멈추었다. 곁눈질로 발신자를 확인한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숨을 가다듬은 뒤, 전화를 받았다.“이 이사가 이 시간에 어쩐 일입니까?”말이 끝나기도 전에 수화기 너머로 날벼락 같은 불호령이 들려왔다.“송천우, 당신 뭐 하는 사람이야? 어제 도설현 그 계집애 처리한다고 약속했잖아! 그런데 왜 아직도 소식이 없지? 어디 변명이라도 좀 해봐!”소리를 들어보니 이한명은 극도로 화가 난 상태였다.송천우는 짜증을 꾹 참고 공손히 말했다.“이 이사님, 걱정 마시죠. 어제는 과정에서 약간의 차질이 있었는데 오늘은 다를 겁니다. 제가 직접 전두지휘할 거예요.”“그 차질이라는 게 대체 뭐야!”이한명이 소리쳤다.“어제 도설현을 꼬드겨서 미팅 자리까지 불러내는데는 성공했어요. 술자리에서 술을 먹여서 처리할 생각이었는데 그 여자가 데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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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8화

고개를 돌리자 매끈한 다리를 그대로 드러낸 한 여자가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어젯밤 만났던 소예민이었다.캐주얼한 원피스를 입고 포니테일로 단정하게 머리를 묶은 모습은 깔끔하면서도 앳되 보이는 인상을 주었다.하지만 몸매만큼은 폭발적이었다.한지훈은 눈이 번쩍 뜨이며 저도 모르게 잠깐 넋을 잃고 이 아름다운 여신을 바라보았다.물론 여자가 아무리 예뻐도 그에게는 강우연뿐이었다.“와, 여신이네요!”장신혁이 침을 꼴깍 삼키더니 혼이 나간 표정으로 말했다.소예민이 다가오자 한지훈은 정신을 번쩍 차리고 의아한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선생님이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잡티 없이 하얀 얼굴에 화장기 없는 순수한 얼굴을 한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에게 말했다.“잊었어요? 퇴근하고 보기로 했잖아요.”깜빡한 게 서운하다는 듯, 소예민은 입을 삐죽였다.설마 이 상황에서 발뺌하려는 건 아니겠지?물론 한지훈은 이상한 뜻으로 받아들이진 않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충분히 오해를 살 수 있는 반응이었다.장신혁이 존경심 가득한 얼굴로 한지훈을 바라보고 있었다.회사 여직원들에게만 인기 많은 줄 알았는데 대표님에 이런 미인까지 줄을 서다니!한지훈은 그 이상한 시선을 견디지 못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가요. 허락된 시간은 많지 않아요. 빨리 집에 가서 딸이랑 와이프랑 놀아줘야 한단 말이에요.”한지훈은 일부러 자신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장신혁이 이상한 오해를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그리고 소예민에게 더 이상 선을 넘어오지 말라는 경고이기도 했다.그런 그의 의도와는 달리 장신혁은 헤벌쭉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척 내밀더니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역시 형님이십니다. 형수님도 계신데 밖에서 저런 미인이랑 데이트를 하다니! 능력자세요!”장신혁은 어느새 그를 형님으로 따르고 있었다.“그런 거 아니라니깐요!”한지훈이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소예민도 당황했다. 지금 거절하는 건가?수많은 남자들의 데이트 신청을 거절해온 그녀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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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9화

한지훈은 그제야 그녀가 단순히 밥이나 먹자고 부른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조바심에 입이 바짝바짝 마른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다 틀렸어요. 의술을 조금 알기는 하지만 약왕파 사람은 아닙니다. 우연한 기회에 스승님께서 저한테 알약을 선물하셨죠. 제 스승님은 아주 대단하신 명의가 맞습니다.”앞뒤가 맞는 발언이었다.손강수라면 스승으로 모셔도 전혀 손색이 없는 인물이었으니까.곽 명의와 이나희도 스승으로 모실만한 인물들이었다.“그럼 그 스승님은 지금 어디 계시나요? 그분을 만나게 해주실 수 있나요?”소예민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설마 용국에 정말 네 번째 명의가 있단 말인가?한지훈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건 안 됩니다. 이미 세상을 등지고 여행을 떠나셨거든요. 떠나기 전에 절대 외부인에게 행적을 알리지 말라고 당부하셨고요.”그렇다고 자신의 스승이 용국을 대표하는 세 명의라고 대답할 수는 없었다.그리고 한지훈 본인이 베일에 감춰진 네번 째 명의라고도 말할 수 없었다.그 말을 들은 소예민의 얼굴에 실망이 가득했다. 그녀는 잔뜩 주눅이 든 목소리로 말했다.“그분을 정말 뵙고 싶었는데….”“예민아, 너 왜 이런 인간이랑 같이 있어!”등 뒤에서 갑자기 비난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러더니 남자 세 명이 위풍당당하게 이쪽으로 다가왔다. 맨앞에 선 사람은 한지훈도 본 적 있는 사람이었다. 어제 호텔에서 그가 최 장군을 치료할 때 그렇게 훼방을 놓았던 인물이었다.남자는 들어오자마자 한지훈을 손가락질하며 따지듯 물었다.“예민아, 어떻게 저런 남자랑 같이 밥을 먹어? 그래서 내가 같이 밥 먹자고 불렀을 때 시간 없다고 거절한 거였어?”오늘 소예민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한 유현빈은 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씩씩거렸다.더 황당한 건 소예민이 딱 한번 본 한지훈이랑 같이 밥을 먹고 있는 이 상황이었다.자신이 짝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걸 그는 용납할 수 없었다.소예민은 마시던 음료수를 내려놓고 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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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0화

유현빈은 자신했다.이 정도로 겁을 주면 한지훈이 살려달라고 자신에게 매달릴 거라고.그때가 되면 소예민에게 누가 진짜 남자인지 보여줄 생각이었다.한지훈은 담담한 얼굴로 고개를 들더니 피식 웃고는 눈 깜짝할 사이에 술병을 든 유현빈의 팔목을 잡고 다른 손으로 그의 목을 꽉 움켜쥐었다.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모두가 경악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한지훈은 유현빈의 숨통을 틀어쥔 채, 강력한 살기를 방출하며 말했다.“꺼져!”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말투에서 폭풍과도 같은 살기가 느껴졌다.남자의 강력한 기세에 겁에 질린 유현빈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 정도의 기운은 삼촌인 유건실에 비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유현빈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그는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절대 이곳에 오지 않았을 거라며 후회했다.한참이 지난 뒤에야 한지훈은 손을 풀고 유현빈을 힘껏 밀쳐 쓰러뜨리고는 물었다.“내가 끌고 나가줘?”이미 넋이 나가버린 유현빈은 소예민 앞에서 창피함도 마다하고 두고보자는 말만 남긴 채, 황급히 자리를 떴다.구경하던 손님들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유현빈을 쫓아 나간 그의 경호원이 조심스러운 말투로 상사에게 물었다.“도련님, 괜찮으세요?”유현빈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저었다.“괜찮아.”“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요? 애들 불러요?”경호원이 물었다.유현빈은 음침한 얼굴로 이를 부드득 갈고는 레스토랑 안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 한지훈을 노려보며 말했다.“소예민은 내 여자야! 어떻게든 그렇게 만들 거라고!”“저 녀석 보통내기는 아닌 것 같아요….”유현빈이 살기를 번뜩이며 말했다.“왕칸 형한테 애들 데리고 여기로 와달라고 해. 오늘 저놈은 살아서 이 레스토랑을 나가지 못할 거야.”잠깐의 해프닝이 있었지만 한지훈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그는 아직도 겁에 질린 소예민에게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밥 한끼 먹으러 나왔는데 큰일 날뻔했네요. 다른 일 없으면 이만 가보겠습니다.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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