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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5화

하정혜는 무시무시한 기에 눌려 잠깐 얼굴이 창백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한 그녀는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소리질렀다.

“아니! 난 저런 폐급한테 사과할 이유 없어!”

“그래?”

한지훈은 싸늘한 말을 내뱉으며 그녀에게 성큼 다가섰다.

그 모습을 본 하정혜는 겁에 질린 얼굴로 연신 뒷걸음질쳤다.

“너… 왜 이래? 뭘 하려는 거야?”

한지훈이 차갑게 말했다.

“조금전 했던 행동에 대해 사과하라고!”

정신이 나가버린 하정혜가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한지훈! 너 미쳤어? 나 홍보부 부장이야! 관리직이 평사원한테 사과하는 게 말이 돼? 정말 끝까지 이럴 거야?”

“그래서 뭐? 난 팩트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야. 당장 사과해!”

한지훈은 코너로 몰린 하정혜를 끝까지 몰아세웠다.

구석까지 밀려난 하정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벌벌 떨었다.

잠시 고민하던 그녀는 결국 이를 꾹 악물더니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한지훈을 힐끗 노려보고는 장신혁에게 말했다.

“미안했어.”

그 한마디에 상황을 지켜보던 직원들은 얼이 빠졌다.

하정혜가 장신혁한테 사과를?

비록 태도도 껄렁하고 전혀 미안한 기색이 없었지만 그녀가 평사원한테 머리 숙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장신혁은 당황스럽기도 하고 한지훈에게 고마웠지만 그 후에 있을 폭풍 때문에 걱정이 더 컸다.

‘지훈 씨가 날 위해 이렇게까지 해주다니.’

그는 시뻘겋게 달아오른 눈으로 다가가서 한지훈을 말렸다.

“지훈 씨, 이제 그만하고 보내줘요.”

한지훈은 그제야 살기를 거두고 담담한 얼굴로 자리에 가서 앉았다.

하정혜는 이를 으드득 갈며 둘을 힘껏 노려보고는 말했다.

“한지훈, 장신혁, 딱 기다려! 오늘 일 절대 쉽게 넘기지 않을 거야. 이 회사에 있는 동안 지옥이 뭔지 똑똑히 보여주지!”

“헉!”

지켜보던 직원들이 긴장한 듯, 침을 꿀꺽 삼켰다. 이로써 한지훈과 장신혁은 하정혜에게 제대로 찍힌 것이다.

일부는 동정의 눈길을 보냈지만 깨고소하는 직원들도 몇 있었다.

“건드릴 사람이 없어서 하필이면 하 부장을 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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