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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8화

작가: 봄가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고개를 돌리자 매끈한 다리를 그대로 드러낸 한 여자가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어젯밤 만났던 소예민이었다.

캐주얼한 원피스를 입고 포니테일로 단정하게 머리를 묶은 모습은 깔끔하면서도 앳되 보이는 인상을 주었다.

하지만 몸매만큼은 폭발적이었다.

한지훈은 눈이 번쩍 뜨이며 저도 모르게 잠깐 넋을 잃고 이 아름다운 여신을 바라보았다.

물론 여자가 아무리 예뻐도 그에게는 강우연뿐이었다.

“와, 여신이네요!”

장신혁이 침을 꼴깍 삼키더니 혼이 나간 표정으로 말했다.

소예민이 다가오자 한지훈은 정신을 번쩍 차리고 의아한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

“선생님이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잡티 없이 하얀 얼굴에 화장기 없는 순수한 얼굴을 한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에게 말했다.

“잊었어요? 퇴근하고 보기로 했잖아요.”

깜빡한 게 서운하다는 듯, 소예민은 입을 삐죽였다.

설마 이 상황에서 발뺌하려는 건 아니겠지?

물론 한지훈은 이상한 뜻으로 받아들이진 않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충분히 오해를 살 수 있는 반응이었다.

장신혁이 존경심 가득한 얼굴로 한지훈을 바라보고 있었다.

회사 여직원들에게만 인기 많은 줄 알았는데 대표님에 이런 미인까지 줄을 서다니!

한지훈은 그 이상한 시선을 견디지 못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가요. 허락된 시간은 많지 않아요. 빨리 집에 가서 딸이랑 와이프랑 놀아줘야 한단 말이에요.”

한지훈은 일부러 자신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장신혁이 이상한 오해를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리고 소예민에게 더 이상 선을 넘어오지 말라는 경고이기도 했다.

그런 그의 의도와는 달리 장신혁은 헤벌쭉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척 내밀더니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역시 형님이십니다. 형수님도 계신데 밖에서 저런 미인이랑 데이트를 하다니! 능력자세요!”

장신혁은 어느새 그를 형님으로 따르고 있었다.

“그런 거 아니라니깐요!”

한지훈이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소예민도 당황했다. 지금 거절하는 건가?

수많은 남자들의 데이트 신청을 거절해온 그녀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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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지훈은 그제야 그녀가 단순히 밥이나 먹자고 부른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조바심에 입이 바짝바짝 마른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다 틀렸어요. 의술을 조금 알기는 하지만 약왕파 사람은 아닙니다. 우연한 기회에 스승님께서 저한테 알약을 선물하셨죠. 제 스승님은 아주 대단하신 명의가 맞습니다.”앞뒤가 맞는 발언이었다.손강수라면 스승으로 모셔도 전혀 손색이 없는 인물이었으니까.곽 명의와 이나희도 스승으로 모실만한 인물들이었다.“그럼 그 스승님은 지금 어디 계시나요? 그분을 만나게 해주실 수 있나요?”소예민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설마 용국에 정말 네 번째 명의가 있단 말인가?한지훈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건 안 됩니다. 이미 세상을 등지고 여행을 떠나셨거든요. 떠나기 전에 절대 외부인에게 행적을 알리지 말라고 당부하셨고요.”그렇다고 자신의 스승이 용국을 대표하는 세 명의라고 대답할 수는 없었다.그리고 한지훈 본인이 베일에 감춰진 네번 째 명의라고도 말할 수 없었다.그 말을 들은 소예민의 얼굴에 실망이 가득했다. 그녀는 잔뜩 주눅이 든 목소리로 말했다.“그분을 정말 뵙고 싶었는데….”“예민아, 너 왜 이런 인간이랑 같이 있어!”등 뒤에서 갑자기 비난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러더니 남자 세 명이 위풍당당하게 이쪽으로 다가왔다. 맨앞에 선 사람은 한지훈도 본 적 있는 사람이었다. 어제 호텔에서 그가 최 장군을 치료할 때 그렇게 훼방을 놓았던 인물이었다.남자는 들어오자마자 한지훈을 손가락질하며 따지듯 물었다.“예민아, 어떻게 저런 남자랑 같이 밥을 먹어? 그래서 내가 같이 밥 먹자고 불렀을 때 시간 없다고 거절한 거였어?”오늘 소예민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한 유현빈은 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씩씩거렸다.더 황당한 건 소예민이 딱 한번 본 한지훈이랑 같이 밥을 먹고 있는 이 상황이었다.자신이 짝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걸 그는 용납할 수 없었다.소예민은 마시던 음료수를 내려놓고 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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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사위   제7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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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왕사위   제7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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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튿날 아침, 회사 입구에 도착한 강우연과 한지훈은 문어귀에 수많은 사람들이 에워싸여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게다가 그 속에서는 처참한 울부짖음 소리도 들렸다. “정말 양심 없는 사람들이네! 이 회사의 약을 먹고 목숨까지 잃은 사람이 있어 내가 직접 들어가서 따지겠다는데, 왜 이 놈의 경비원들은 우리의 길을 가로막고 있는 거야? 세상이 어떻게 이렇게 돌아갈 수가 있어?”목놓아 통곡하는 소리가 수없이도 울렸다. 그리고 그들의 앞에는 얼굴이 창백한 한 노인이 누워 있었다. 얼핏 봐도 노인은 이미 숨이 멎은 듯했다. 어느새 더욱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우연 그룹을 손가락질하고 있었다. “젠장, 약 장사꾼이라는 사람들이 환자 목숨은 아예 무시하네!”“그러니까 말이야. 노인네가 틀림없이 저놈들이 생산한 어떤 혈압약을 먹고 죽게 됐을 거야!”사람들은 분분히 의논하기 시작했다. 바로 이때, 몇 대의 기자 차량들이 갑자기 도로 맞은편에 멈춰 서더니 이내 10여 명의 기자들이 사진작가들까지 동원하여 재빨리 현장으로 달려갔다. 모든 상황이 딱 맞아떨어지는 이 장면을 본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기자들이 속보를 받고 설사 가장 빠른 속도로 달려온다 하더라도 최소 반시간 이상은 걸리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시위단이 노인의 시체를 들고 우연 그룹 입구에서 울부짖은 지 20분도 안되어 기자들이 우르르 몰려들게 됐다. “무슨 일이야?”결국 참다못해 한지훈은 당직을 서고 있는 한 경비원을 불러 물었다. 곧이어 경비원은 한지훈과 강우연에게로 급히 달려와 작은 소리로 말했다. “한 선생님, 바로 방금 약 10분 전에 이 사람들이 단대를 들고 저희 회사로 들어와서 시위를 하겠다고 한 겁니다.” “그들은 죽은 영감이 저희 회사에서 생산한 혈압약을 먹고 죽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역시 예상처럼 흘러가는 전개에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저기, 선생님. 어르신은 어쩌다가 돌아가시게 된 겁니까?”이내 한지훈은 무리 속을 비집고 들어가 노인의 시

  • 용왕사위   제2096화

    그렇게 성검종 수좌와 장교는 점점 한진욱을 외부인으로 생각하지도 않았고, 서로 간에는 자주 연락도 오고 가게 됐다. 곧이어 한진욱의 전화를 받게 된 수좌 장위성은 냅다 큰 소리로 외쳤다. “한 선생, 평소에는 정말 바빠서 얼굴 한번 보기 어려운 사람인데 어쩌다가 갑자기 나한테 전화를 한 거지?”이전의 한진욱은 보통 명절이나 공휴일이 아니면 딱히 장위성에서 먼저 전화를 거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 공휴일도 아닌 오늘 갑자기 연락을 받게 되자 장위성은 꽤나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장 수좌, 곽 선생이... 뜻밖의 사고를 당하게 됐어!”한진욱은 최근 발생한 모든 일을 장위성에게 얘기해 주었다. 곽연의 죽음에 대해서는 그 또한 단지 들은 이야기뿐이었기에 자세히 말하지는 않았다. “뭐라고?”자조치종을 들은 장위성은 벌컥 화를 냈다. 곽연은 바로 그의 수제자이자 유일한 제자였다. 한평생 훌륭한 제자 한 명을 가르쳐낸 그는 원래 제자에게 자신의 자리를 물려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3개월 전의 만남이 마지막 인사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장 수좌, 이... 이번 일은 절대 나를 탓하지 마. 모두 한지훈 그 녀석이 미쳐 날뛰면서 저지른 일이야. 결국 곽 선생이 화를 참지 못하고 혼자서 한지훈을 찾아갔다가 당하게 된 일이고...”한진욱은 황급히 자신의 결백을 밝혔다. 이 말을 들은 장위성은 약 5분간 침묵하고 난 후에야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상대가 누구든, 감히 내 제자의 목숨을 앗아간 놈이라면 우리 성검종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말이 끝나자마자 장위성이 먼저 전화를 끊었다. 한진욱은 전화를 내려놓은 후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 장위성의 마지막 말투에서, 곽연의 죽음으로 인해 성검종이 단단히 화가 났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한 대표님, 곽 선생의 시신은 어떻게 안치할까요?”이때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 한 명이 다가와 작은 소리로 물었다. “지금 당장 어떻게 안치해? 일단 성검종으로 돌려보내!”한진욱은 짜증

  • 용왕사위   제2095화

    경호원의 목소리는 딱히 크지는 않았지만, 순간 홀 전체는 조용해졌다. 소식을 접한 원효천은 얼굴이 갑자기 붉어지기 시작하더니 눈에서는 정광이 뿜어져 나왔다. 30분 전까지만 해도, 그는 한진욱에게 경호원이 무사할 거라고 장담까지 했었다. 그런데 결국 한 시간도 안 되어 참담한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무슨 일이야?”원효천은 한진욱이 입을 열기도 전에 먼저 술잔을 탁자 위에 내던지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한 시간쯤 전에 곽 선생께서 한지훈을 찾아갔는데, 결국 살해되었다고 합니다!”경호원은 용기를 내어 자초지종을 털어놓았다. “한지훈 이 미친놈. 원 가주님이 이렇게 계신데 감히 살인을 저질러?”“이번에야말로 어떻게든 한지훈 이 녀석한테 평생 잊을 수 없는 교훈을 줘야겠어!”“맞아요! 지난번에도 바로 이 녀석이 저희 모두를 우연 그룹 앞에서 오전 내내 무릎을 꿇게 만들었어요! 이 원수, 어떻게든 갚아주고 싶어요!”모두들 한 마디씩 얹고는 하나같이 이를 갈며 노기를 드러냈다. “흥!”마찬가지로 언짢은 기분이 든 원효천은 화가 난 나머지 한 손으로 책상을 두드리자 그 원탁은 단번에 산산조각 났다. 탁자 위의 유리컵들은 이내 쨍그랑하는 소리를 내며 모두 바닥에 쏟아졌고, 물은 사방으로 튀어버렸다. “가주님, 화 푸세요! 한지훈 그놈, 감히 가주님과 겨룰 용기가 나지 않아 이렇게 괜한 사람만 건들면서 심통을 부리는 겁니다!”원상용은 급히 원효천의 달래주기 시작했다. “맞아요. 방금 문어귀에서 가주님을 마주하고도 겁먹고는 감히 달려들지 못해 한지훈 그놈이 마음속으로 화를 쌓아둔 거예요.”“한지훈은 고작 곽 선생을 괴롭히는 거로 자신의 체면을 되찾으려 했을 뿐이에요. 이건 마치 세 살짜리 아이나 하는 바보짓 같잖아요.”“제가 보기에는 한지훈은 틀림없이 원 가주님의 계획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살인은커녕 곽 선생의 솜털 하나도 건드리지 못할 텐데요!”상업계 거물들은 잇달아 나서며 아부를 하였다. 그제야 원효천의 표정이

  • 용왕사위   제2094화

    은행의 지원이 없으면 우연 그룹은 더 이상 자금을 마련할 길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화물 운송 회사와도 더 이상 협력을 하지 않으면 우연 그룹의 사업은 결국 강중에만 국한되는 게 뻔했다. “말도 안 돼!”강우연은 곧바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무슨 일인데 그래?”한지훈은 하얗게 질린 강우연의 얼굴을 보고는 급히 고개를 돌려 물었다. “큰 일 났어요. 각 은행과 화물 운송 회사들이 모두 저희와의 협력을 종료했어요!”강우연이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 그러자 한지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면서 내심 이 모든 일의 배후가 떠올랐다. 바로 원 씨 집안이 뒤에서 모든 걸 꾸민 거라 거의 확신했다. “걱정하지 마. 돈과 화물 운송에 관한 모든 건 내가 다 해결해 줄게!”한지훈은 비록 더 이상 북양 왕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강중의 주둔군을 움직일 수는 있었다. 군의 수송 트럭은 얼마든지 우연 그룹의 운송 문제를 해결할 수가 있었다. 게다가 돈에 대해서는 한지훈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즉시 많은 국제적 대재단을 동원하여 우연 그룹에 자금을 투입하게끔 할 수 있었다. “아니에요. 저 혼자 할 수 있어요!”강우연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심상치 않은 상황에 나계홍은 눈치를 보고 급히 일어섰다. “강 회장님, 저희 나 씨 그룹에도 30대의 운수 트럭 차량이 있습니다. 비록 차가 좀 적긴 하지만 얼마든지 물자를 운반할 수 있습니다.”“매일같이 쉬지 않고 달리면 30대의 차로도 얼마든지 발등의 불을 끌 수 있을 것입니다!”나한비도 잠시 생각에 잠긴 뒤 입을 열었다. “저희 나 씨 집안은 강중 부근에 일부 약재 산지를 소유하고 있는데 그곳에도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큰 트럭들이 있습니다. 만약 모두 동원한다면 최대 50대까지 모을 수 있을 것입니다!”“아니... 그럼 나 씨 그룹한테 너무 신세를 지는...”강우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계홍이 말을 이어갔다. “강 회장님, 사실 이젠 저희 나 씨 그룹과 우연 그룹은 한 배에 탄 운명으

  • 용왕사위   제2093화

    원효천의 말을 듣고 난 한진욱은 그제야 크게 안심했고,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그들은 모두 똑똑히 보아냈다. 원효천이 당당하게 한지훈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음에도 불구하고 한지훈은 아예 무시하고 바로 차에 올라타 떠나버렸다는 것을. 그 말은 즉, 한지훈은 정면승부할 용기가 없는 것이라 확신했다. 그렇지 않으면 감히 상대를 거들떠보지도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도 이젠 마음가짐을 잘해야 합니다. 원 가주님께서 이렇게 흔쾌히 저희를 도와주려고 한 이상, 저희 또한 굳게 마음먹고 우연 그룹과의 모든 협력을 끝내야 합니다!”이때 무리 속에서 한 40대 중년 남자가 일어서서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적지 않은 의약 회사 대표들은 하나같이 난감한 기색을 드러냈다. “모두들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한지훈은 이제 더 이상 북양 왕도 아닙니다. 그의 손에는 아무런 권력도 없고 병권도 없기에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지도 못할 겁니다. 오직 죽음의 길밖에 없다고요!”옆에 앉아있던 원상용도 이 틈을 타 한마디 덧붙였다. ‘한지훈이 이젠 북양 왕이 아니라고?’ 하지만 이 소식은 아직 강중에까진 전해지지 않았었다. 설사 용경에 전해졌다 하더라도 진실에 대해 아는 사람은 상위층 사람들뿐이었다. 사실 이 일에 대해 국왕은 철저히 비밀로 하라고 명령했었다. 일단 한지훈이 옷을 벗었다는 소식이 알려지게 되면 용국 변경의 각 나라들은 또 움직이려고 수를 쓸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원 가주님, 그게 사실입니까? 한지훈이 이젠 일반 서민이라고요?”여전히 의심 가득하던 상업계 거물들은 일제히 물었다. 그들의 질문에 원상용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원효천을 한 번 흘깃 보았다. 원효천 또한 더 이상 숨길 의사가 없어 보이자 그제야 그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한지훈은 용경에서 국왕과 갈등이 생긴 후 화가 나 자리를 박차고 떠났고, 그에 대해 매우 불만스러운 마음을 품고 있던 국왕도 이젠 포기한 겁니다. 즉 그는 스스로

  • 용왕사위   제2092화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가슴을 바라본 순간, 그는 자신의 앞가슴의 살갗이 터지게 된 것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가슴에 난 큰 구멍에서는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이게 내 심장이라고?’ “한...”곽연은 말을 반쯤 내뱉기도 전에 갑자기 눈앞이 어두컴컴해지기 시작했고, 이내 그는 눈을 감았다. 순식간에 큰비 속에 쓰러지게 된 곽연의 시체를 본 곽 씨 집안사람들의 얼굴은 모두 크게 놀랐다. 그제야 한지훈이 처음부터 끝까지 그를 한 번도 거들떠보지 않은 이유를 알게 되었다. 전에는 줄곧 한지훈이 회피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크게 후회하게 됐다. ‘한 손으로 숨통을 조여버릴 수 있는 괴물은, 회피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많은 사람들은 내심 크게 놀란 한편, 저도 모르게 한지훈이 원효천에게 대한 태도를 다시금 연상하게 되었다. 설마... 그중에서도 나한비는 역시나 나 씨 그룹의 사업을 물려받을 가장 유력한 젊은 상속자답게, 머릿속에 이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눈치 빠르게 쏜살같이 뛰쳐나갔다. “한 선생님, 강 회장님, 어서 오세요!” 전부터 나계홍이 한지훈에게 인생을 걸었을 때, 줄곧 불쾌한 기색을 보였던 나한비의 태도는 아예 180도로 바뀌게 됐다. 그는 주동적으로 한지훈과 강우연을 도와 문을 열어줄 뿐만 아니라, 뒤에서 그들에게 우산을 씌워주고 있던 졸개들까지 한쪽으로 밀쳐내며 아부를 하였다. 그로 인해 빗물이 자신의 몸을 젖게 되어도 그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한지훈 같은 사람에게 문을 열어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한한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그래.” 한지훈은 고개만 살짝 끄덕이고는 이내 강우연과 팔짱을 낀 채 망성루로 들어갔다. 뒤이어 나 씨 집안사람들도 황급히 빠른 걸음으로 따라갔다. 이전까지만 해도 한지훈에게 대해 험담을 했던 적지 않은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 무엇보다도 나계홍의 안목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 한 선생님, 여기... 이쪽으로 오세요!”어느새 나계홍의 얼굴색은 백지장처럼 창백

  • 용왕사위   제2091화

    마침 망성루 입구에 서있던 귀빈들은 손에 장검을 든 채 살기등등하게 한지훈에게로 돌진하는 곽연을 발견하고는 급히 유리문 뒤로 피한 후 긴장한 표정으로 밖을 바라보았다. 나 씨 집안사람들도 잇달아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들은 모두 평범한 일반인들이었기에, 곽연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에 겁을 먹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자석처럼 얇은 연검은 그의 손에 잡히게 되자 말이 안 되게도 강철처럼 단단하게 변해버렸다. 얼핏 봐도 곽연은 절대 일반인과 비교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연아, 계단 조심해!” 한지훈은 고개를 숙인 채 망성루의 계단을 바라보며 강우연을 일깨워 주었다. 강우연은 애써 담담한 척했지만 마음속으로는 한지훈을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곧바로 한 줄기 검기가 겹겹이 물결을 일으키며 한지훈을 덮쳤다. 마침 옆에 서 있던 나한비는, 얼굴에 튀는 물을 맞게 되고는 매우 아파했다. 그 검이 한지훈의 등을 찌르려는 순간, 나계홍은 급히 한지훈의 뒤로 한걸음 내디디여 그를 막았다. “꺼져! 죽을래!”그러자 곽연은 나계홍에게 노호하였다. 그가 이미 던진 검은 더 이상 돌이킬 수가 없었다. 만약 이 검이 나계홍을 덮치게 된다면, 그의 몸은 바로 두 동강 날게 뻔했다. 그러나 곽연이 죽이려는 사람은 나계홍이 아니라 오직 한지훈뿐이었다. “땅!”바로 그 순간, 눈 깜짝할 사이에 한 줄기의 차가운 억새가 공중에서 반짝반짝 떨어졌다. 죽음을 직감한 나계홍은 눈을 살짝 감고 저도 모르게 몸을 떨기 시작했다. 일단 검이 그의 몸에 닿게 된다면 그는 틀림없이 죽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나계홍은 내심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었다. 그는 한지훈이 절대 자기가 이렇게 허무히 죽는 것을 가만히 보지 않을 거라 굳게 믿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자신의 생명을 바쳐서라도 나 씨 집안의 앞날을 위해 희생하는 건 나쁘지도 않다고 생각했다. 날카로운 소리가 울리게 되자, 모든 나 씨 가족들은 참담한 마음에 동시에 눈을 감았다.

  • 용왕사위   제2090화

    “가능하면 대부분의 업무는 아래의 부하 직원한테 맡겨도 돼. 직접 부담할 필요는 없어.”강우연은 쓴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전국적으로 수출하는 약품의 각종 규격은 모두 우연 그룹이 심사해야 하는 상황에 이것은 절대 보통 업무량이 아니었다. 이 상황에 감히 그 어떤 사장도 마음 놓고 놀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심지어 과도한 업무량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일반 직원들조차도 여러 직책을 겸해야 했다. “에휴, 그렇게 쉬운 게 어디 있어요. 하마터면 저희 회사 경비원까지 동원할 뻔했어요!”강우연은 씁쓸하게 웃음을 지었다. “그럼 증원해!”한지훈은 담담하게 직원 증원을 제안했다. 우연 그룹의 현재 업무량으로 볼 때 그 일손은 턱 없이도 부족했다. “하지만 진정으로 의약을 잘 아는 사람은 너무 적어요. 심지어 저희 회사의 일부 최고 인재들은 이미 각 의약 기업에 스카우트까지 되었고요. 증원한다고 해도 단지 갓 졸업한 사회 초년생들만 모집할 수밖에 없어요. 난감한 상황이죠...”강우연은 현재의 상황에 이미 체념하고 있었다. “강 회장님, 저희 회사에는 오히려 회장님의 요구에 부합하는 인재들이 적지 않게 있습니다. 만약 회장님께서만 괜찮으시다면, 저희 인재들을 우연 그룹에 파견시킬 수도 있습니다!”나계홍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끼어들며 말하다. 하지만 강우연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게 무슨 소리예요. 나 씨 그룹도 큰 회사라 일손도 넉넉하지 않을 텐데.” “괜찮습니다. 강 회장님을 도와줄 수 있는 거만으로도 저희는 영광입니다!” 나계홍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그렇게 몇 분간의 설득 끝에, 강우연도 도움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계홍은 어차피 한지훈과 한 배에 올라탔으니 이제 모든 것은 하늘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설령 나중에 나 씨 집안이 정말 강중의 각 세력으로부터 배척을 받는다 하더라도 그것을 운명이라 받아들이기로 했다. 꽤나 진심 어린 나계홍의 표정을 보아낸 한지훈은 그를 계속하여 쳐다보았다. 보아하니 생각보다 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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