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한 건 왕칸의 부하들이었다.살면서 왕칸을 이렇게 무시한 사람은 없었다.대체 어쩌자고 저러는 걸까?왕칸이 꼭지가 돌면 다리 하나 부러진다고 끝날 일이 아니었다.소예민은 자신을 위해 나서준 한지훈에게 고마웠지만 광기에 가까운 그의 폭탄 발언을 듣고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긴장한 얼굴로 그의 팔을 잡았다.“지훈 씨, 그만해요. 저 자식들 보통내기가 아니에요.”“예쁜이 말이 맞아. 우린 아주 나쁜 놈들이야. 어때? 우리 형님이 준 선택지는 잘 고민해 봤어? 대답만 하면 절대 저 녀석은 건드리지 않고 곱게 보내줄게.”왕칸의 부하들이 음탕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형님 앞에서 뭔가를 보여주기 딱 좋은 기회였다.발언 기회를 놓친 다른 부하들이 부러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왕칸 역시 흐뭇한 표정으로 그 부하를 바라보았다.하지만 그 순간, 한지훈이 앞으로 나서더니 상대의 얼굴에 주먹을 꽂았다.퍽!아찔한 소리와 함께 현장이 조용해졌다.왕칸이 보는 앞에서 그의 부하의 얼굴에 펀치를 날려버린 것이다.“실력도 없는 놈이 말이 많아.”한지훈이 싸늘하게 말했다.“이 자식이 감히 나한테!”맞은 부하는 한참이 지난 뒤에야 정신을 번쩍 차리고 한지훈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왕칸이 음침한 얼굴로 말했다.“저 자식 팔 다리 잘라서 던져버려!”순식간에 그의 부하들이 들 수 있는 무기를 챙기고 한지훈에게 달려들었다.그들이 보기에 아무리 센 척해도 결국엔 혼자였다.쾅!콰직!한지훈은 그대로 다리를 들어 맨 앞에서 달려오는 양아치의 복부를 걷어차서 날려버렸다.그 여파로 뒤에서 달려오던 놈들이 그대로 밀려나서 바닥에 쓰러졌다.아마 못해도 갈비뼈 몇 개는 부러졌을 것이다.이어서 그는 날렵한 몸놀림으로 놈들을 향해 달려갔다.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현장에는 왕칸과 구석에서 벌벌 떨고 있는 유현빈만 남았다.왕칸도 다리가 떨리고 이마에서 식은땀이 났다.싸움 좀 잘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파괴력 있을 줄은 몰랐다.긴장감에
왕칸은 다행히도 어느 정도 상황 판단 능력은 있는 놈이었다.힘의 차이를 알기에 그는 주저없이 머리를 숙이는 것을 택했다.한지훈은 냉소를 지으며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계속하라는 의미였다.왕칸은 바닥에 쓰러진 부하들을 보고 있자니 온몸에 피가 얼어버리는 것 같았다.결국 그는 천천히 무릎을 꿇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한지훈에게 큰절을 올리고 기어서 레스토랑을 나갔다.“당장 안 꺼져?”한지훈이 소리쳤다.바닥에 쓰러져 죽은 척하고 있던 양아치들은 그 소리를 듣고 걸음아 나 살려라 재빨리 레스토랑을 빠져나갔다.사람들은 뒤에 누가 쫓아 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내뺴는 그들을 보고 충격을 금치 못했다.유현빈은 이미 덜덜 떨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한지훈이 이 정도로 강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물론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다.한지훈이 그를 바라보며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넌 어떻게 할 거야?”유현빈은 입술을 질끈 깨물고 그의 앞에 무릎을 꿇은 뒤, 엉금엉금 기어서 레스토랑을 나갔다.가장 놀란 사람은 소예민이었다. 그녀는 눈앞에 펼쳐진 상황이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대단하신 명의의 제자인 것도 모자라 훌륭한 싸움 기술까지 갖고 있을 줄은 몰랐다.정말 산에서 무예를 수련하다가 내려온 사람인가?“혹시 무공을 수련했었어요?”소예민이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한지훈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죠. 왜요? 관심 있어요? 가르쳐 줄까요?”그러자 소예민이 활짝 웃으며 그의 팔짱을 꼈다.“좋죠. 저는 싸움 잘하는 남자가 그렇게 좋더라고요. 좋아하는 배우도 성룡이에요.”한지훈은 얼굴을 확 붉히며 어색하게 기침했다. 그녀가 팔에 달라붙다시피 하고 있어서 여자의 부드러운 신체구조가 촉감으로 느껴졌다.소예민은 뒤늦게 실책을 알아차리고 다급히 물러섰다. 그리고 긴 머리를 뒤로 쓸어넘기며 쑥스럽게 말했다.“당분간은 이화동에서 머물 예정이에요. 저 보고 싶으면 언제든 연락하고 와요.”한지훈은 대놓고 하는 초대에 당황했다.“선생님,
이런 불평 불만도 한지훈 앞이라서 가능한 것이었다.“피곤하면 며칠 휴가 내고 쉬어. 고운이 데리고 어디 여행이라도 다녀오자.”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강우연의 눈동자가 반짝하나 싶더니 이내 어두워졌다.“됐어요. 회사가 그렇게 바쁜데 나까지 휴가 낼 수는 없죠. 큰아버지가 알면 또 뭐라고 하실 거예요. 백 선생과의 협력 프로젝트도 곧 시작이잖아요.”백 선생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오자 강우연이 머뭇거리며 물었다.“지훈 씨, 백 선생한테 밥 한끼 사야 할까 고민 중인데 어떻게 생각해요?”한지훈은 내심 뜨끔했지만 티 내지 않고 대답했다.“당신이 사고 싶으면 사는 거지.”강우연이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하지만 그렇게 높으신 분이 우리와 밥을 먹으려 할까요?”“해보면 알 거 아니야.”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잠시 고민하던 강우연이 결심을 굳힌 듯, 백 선생의 연락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잠시 후, 수화기 너머로 남자의 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백 선생님이시죠? 저 강우연이에요. 강운그룹 강우연이요.”강우연이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넸다.“백 선생님은 지금 바쁘세요. 급한 용건 있으면 저한테 얘기하세요. 제가 전달해 드릴게요.”남자가 담담하게 말했다.“백 선생이랑 식사 한끼 대접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강우연은 거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이따가 선생께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소식 있으면 그때 연락드릴게요.”말을 마친 남자는 전화를 끊었다.강우연은 긴 한숨을 내쉬며 약간 당황한 얼굴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그만 고민하고 밥 먹자. 당신 좋아하는 것들로 준비했어.”강우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식탁으로 다가갔다. 풍성한 밥상을 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행복한 미소가 지어졌다.한지훈은 기회를 봐서 조용히 정원으로 나왔다. 용일에게서 연락이 왔다.“사령관님, 사모님께서 식사 약속을 잡고 싶으시다는데 어떻게 할가요?”“알아. 그렇게 하자고 해.”한지훈이 담담히 말했다.“네, 알겠습
박 대사의 진위 여부를 놓고 소란을 벌였던 그 사건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한지훈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다른 일 없으면 이만 돌아가 보세요.”한지훈이 고개를 끄덕이자 강학주는 만면에 미소를 띄우며 그를 바라보더니 뭔가 더 할 말이 있는 듯, 머뭇거렸다.한지훈이 인상을 확 찌푸리며 물었다.“다른 볼일 남았습니까?”강학주는 차마 말을 못 꺼내겠는지 서경희를 부추겼다.“당신이 얘기할래?”서경희는 남편을 힐끗 노려보고는 작은 소리로 투덜거렸다.“말도 못 꺼낼 줄 알았어.”말을 마친 그녀는 거만하게 턱을 치켜들더니 말했다.“하나 더 부탁할 일이 있어. 오찬그룹 오관우 대표 말이야. 가짜 박 대사를 데리고 온 거, 오관우 씨도 피해자야. 속았대. 하지만 지금도 경찰서에 잡혀 있지. 박 대사께서 직접 나서주지 않으면 계속 감방에 있어야 할지도 몰라. 회장님이랑 큰댁에서는 자네가 나서서 이 일을 마무리해 줬으면 해. 박 대사한테 말 몇 마디만 전해주면 되는 일 아닌가.”그 말을 들은 한지훈의 몸에서 폭발적인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하지만 눈치 없는 서경희는 계속해서 떠들어댔다.“희연이랑 곧 결혼식을 올리는데 감방에서 식을 올리게 할 수는 없잖아?”말을 마친 그녀가 고개를 들자 자신을 싸늘하게 바라보는 한지훈이 보였다.“이게 끝입니까?”서경희가 멈칫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빨리 좀 해결해 주게. 안 그러면 회장님께서 또 우리한테 뭐라고 하실 거란 말이야.”“볼일 끝났으면 당장 꺼지세요.”한지훈이 싸늘하게 말했다.그 말에 참고 있던 서경희가 분노를 터뜨렸다.“한지훈, 지금 뭐 하자는 거야? 이게 어른 대하는 태도야?”서경희의 앙칼진 목소리는 그 뒤로도 계속 이어졌다.“이건 우리 뜻이 아니라 회장님과 큰댁 부탁이야. 우리가 오고 싶어서 온 줄 알아? 주제도 모르는 녀석이!”“당신 그만해! 말을 뭐 그렇게 해?”다급해진 강학주가 인상을 쓰며 서경희를 말리더니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한지훈에게 말했다.“자네가 내
“넘어가? 그렇게는 못 하지. 내가 거기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오관우는 미친 사람처럼 포효하며 분노를 터뜨렸다.그 모습을 본 강희연조차 화들짝 놀랄 정도였다.뒤늦게 정신을 차린 오관우가 한숨을 내쉬며 그녀에게 말했다.“걱정 마. 내가 다 알아서 할게.”말을 마친 그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싸움 잘하는 애들 좀 찾아봐. 무조건 싸움을 잘해야 해. 돈은 얼마든지 줄 수 있어. 어떤 놈팽이 하나 죽여버려야겠어!”전화를 끊은 오관우의 두 눈이 섬뜩하게 빛났다.한편, 출근하려는 한지훈의 앞을 외제차 한 대가 가로막았다.차에서 내린 소예민이 그를 향해 생긋 미소 지었다.“내가 여기 있는 줄은 어떻게 알았습니까?”한지훈은 팔짱을 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참 여우 같은 여자였다. 어제는 청순 가련한 외모를 강조해서 나타나더니 오늘은 섹시함을 강조했다.물론 어떤 스타일이든 타고난 외모가 완벽하게 소화했다.오늘은 화장까지 하고 왔는데 미모가 TV에 나오는 아이돌과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당신에 대해 조사를 좀 해봤다고 했잖아요. 어디 사는지도 알아요.”소예민이 하얀 이를 드러내고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서 무슨 일인데요?”한지훈이 시큰둥하게 물었다.소예민은 차 문을 열더니 웃으며 말했다.“타요. 타면 알려줄게요.”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인상을 확 찌푸렸다. 미인과 함께하는 시간은 즐겁지만 어쩐지 이 여자는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 같았다.‘그래. 어차피 한가한데.’소예민은 한지훈을 데리고 주선 빌딩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왔다.S시에서도 비싸기로 소문난 회원제 레스토랑이었다.물론 돈만 있다고 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VIP카드가 있어야 출입이 가능했다.주선 레스토랑의 회원 심사도 상당히 까다로웠다.그냥 철없는 여자로 보였던 소예민이 이 정도로 재력가인 줄은 몰랐다. 지난번에 의사 가문의 3세라고 들었는데 꽤 대단한 가문인 것 같았다.“어디서 온 시골 촌뜨기가 길을 막고 있어? 당장 안 비켜?”
“현우 너 무례하게 뭐 하는 짓이야!”이때 근엄한 얼굴의 한 백발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이쪽으로 다가왔다.그의 뒤에는 화려하게 차려입은 남녀가 따르고 있었다.“할아버지, 저 눈치 없는 자식이 지금 길을 막고 있잖아요. 그래서 꺼지라고 했어요.”거만이 하늘을 찌르는 이 재벌3세는 한지훈을 힘껏 노려보고는 다가가서 노인을 부축했다.한지훈은 싸늘한 표정을 하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예전이었다면 저 역겨운 얼굴에 주먹이라도 꽂았을 것이다.“어허!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 다 잊었어? 사람이 귀천이 어디 있어? 겉으로만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고 내 그렇게 타일렀거늘! 지난번에 매까지 맞았으면서 왜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어? 당장 저분께 사과 드려!”노인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손자를 호되게 꾸짖었다.“할아버지, 저는 그냥….”거만한 재벌3세도 할아버지 앞에서는 겁에 질린 초식동물처럼 바들바들 떨었다.“당장 사과하라는데도!”노인이 재차 강조했다.남자는 인상을 확 찌푸리고 한참 머뭇거리더니 이를 갈며 한지훈에게 사과했다.“미안해. 내가 아까 좀 심했네.”말을 마친 그는 경멸이 담긴 눈빛으로 한지훈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젠장! 저런 거렁뱅이한테 사과를 다 하다니!’그는 이 일이 소문이라도 퍼지면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할까 봐 더 자존심이 상했다.“젊은 친구, 정말 미안하네. 내가 애들 교육을 잘못 해서 실례를 끼쳤네. 불쾌한 점이 있다면 나한테 얘기하게. 내가 잘 타이르겠네.”노인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한지훈은 한숨이 나왔다. 이렇게까지 사려 깊은 노인이 부탁하는데 뭐라고 불만을 얘기할 수도 없었다.“나이가 어려서 덜 성숙해서 그런 거니 신경 쓰지 않습니다.”“하, 자란 척은! 자기가 나보다 어른인 것처럼!”현우라는 남자는 가당치도 않다는 듯이 콧방귀를 뀌었지만 노인의 따가운 시선에 입을 다물었다.한지훈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노인을 바라보다가 안색이 어딘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두 눈은 부어 있었고 얼굴이 누런 것이
“됐어. 그냥 둬.”노인은 손사래를 치고는 안으로 들어갔다.그 시각.“지훈 씨 진짜 의술을 할 줄 알았네요? 아까 그 어르신 안색만 보고 질병이 있다는 걸 알아냈잖아요.”소예민이 팔짱을 낀 채 묘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생각보다 실력이 대단한데? 절대 나보다 떨어지는 실력은 아니야!’한눈에 술을 조심하라고 알려줄 수 있었던 건 어지간한 실력으로는 절대 알아내지 못할 내용이었다.한지훈은 아무렇지도 않게 어깨를 으쓱하고는 입을 다물었다.“예민아!”이때, 맞은편에서 화려하게 차려입은 여자가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긴 생머리를 허리까지 길게 늘어뜨리고 검은색 롱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조막만한 얼굴에 단아한 매력을 가진 미인이었다.게다가 나올데 나오고 들어갈데 들어간 완벽한 몸매는 거기 존재하는 것만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소예민도 물론 미인이었지만 그녀와는 다르게 성숙미까지 겸비한 화려한 매력의 여인이었다.“려한 언니.”소예민이 활짝 웃으며 달려가서 여자를 와락 끌어안았다.“드디어 만나네. 여기 왔으면서 왜 연락 한번 안 했어.”여자는 사랑스럽다는 듯이 소예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이분은 누구야?”한지훈을 발견한 그녀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물었다.“새로 사귄 친구야.”소예민은 다급히 한지훈을 소개하며 그에게 눈짓으로 신호를 주었다.한지훈은 살짝 당황했지만 덤덤히 고개를 끄덕였다.“친구?”여자가 살짝 놀라며 한지훈을 아래위로 훑었다.그러더니 미소를 지으며 하얀 손을 그에게 내밀었다.“안녕하세요. 림려한입니다. 예민이 사촌언니에요.”“한지훈입니다.”한지훈은 예의상 악수해 주고 얼른 손을 놓았다.“예민이 언제 너 남성 친구가 생겼어? 난 왜 몰랐지?”림려한이 장난스러운 얼굴로 소예민에게 물었다.“말할 기회가 없었지. 어쨌든 이렇게 만났으니 됐잖아.”소예민이 림려한의 팔에 매달리며 애교를 부렸다.십여 분 뒤.소예민은 한지훈의 팔짱을 끼고 림려한과 함께 룸으로 들어섰다.“
룸 안에는 열 명 남짓한 청춘 남녀들이 수다를 떨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물론 겉으로만 그렇게 보일 뿐이었다.남자들은 파트너와 함께 오지 않은 여자들을 훑었고 여자들은 비싼 옷을 걸친 남자들에게 접근하려고 아양을 떨었다.이곳에 모인 대부분이 재벌 2세들이었지만 그들 중 대부분은 바람둥이거나 신분상승을 꿈꾸는 여우들이었다.“예민이 드디어 왔구나. 다들 너만 기다렸잖아.”소예민과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여자가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외모는 평균보다 조금 괜찮은 편인데 소예민이나 림려한에 비하면 많이 부족했다.진한 화장에 섹시함을 강조한 타이트한 옷차림이 오히려 술집 여자처럼 보이게 만들었다.“저쪽은 조설련, 저와는 대학 동기예요. 저 친구가 이번 모임을 주최했어요. 거의 일년 만에 보는 거죠.”소예민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한지훈에게 친구들을 소개해 주었다.조설련은 한지훈에게는 시선 한번 주지 않고 림려한을 바라보며 물었다.“예민아, 이분이 네 사촌언니지? 정말 예쁘시다. 너희 가문은 정말 우월한 유전자를 타고났나 봐. 너희 때문에 내가 다 못생겨 보이잖아.”웃으며 다가온 조설련이 그녀의 손을 잡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그녀를 소개했다.“다들 조용히 해봐. 내가 소개할게. 이쪽은 나랑 같은 의대 다니던 캠퍼스 여신 소예민. 의학자 가문으로 알려진 소씨 가문의 외동딸이야. 어때? 예쁘지? 여자친구 없는 사람들 오늘 노력 좀 해봐.”장난처럼 한 말이겠지만 어쩐지 뼈대가 느껴지는 말이었다.“이쪽은 예민이 사촌언니. 완전 여신이야!”소개가 끝나자 림려한은 대범하게 사람들을 바라보며 자기소개를 했다.“안녕, 림려한이라고 해.”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인사하는 모습에 남자들은 벌써부터 가슴이 간질거렸다.사람들은 분분히 일어서서 열정적으로 인사를 주고받았다.“안녕, 소예민이라고 해.”소예민도 간단히 자기소개를 한 뒤, 한지훈을 가리키며 말했다.“이분은 내가 여기 와서 새로 사귄 친구, 한지훈 씨야.”사람들은 심드렁한 얼굴로 고개만 끄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
중년 남자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하늘에서는 갑자기 비할 데 없이 눈부신 은빛이 번쩍였고 온 하늘은 그 은빛에 휩싸였다. 은빛을 보아낸 중년 남자는 깜짝 놀랐다. 이내 급히 의자에서 일어나 밖을 향해 소리쳤다. “얼른! 모두 전쟁 준비 태세로 들어가!"”그러나 그의 목소리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주위는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그저 눈앞에는 흰 빛이 지나가는 것만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사람이든 강철로 만든 무기든,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어 공기 속으로 흩어지게 된 것이다. 곧이어 긴 머리의 남자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은 그 기운은,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다. 중년 남자는 하늘에 떠오른 누군가의 그림자를 발견하고는 저도 모르게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바로 이때, 엄청나게 강한 기운이 다시 중년 남자의 뒤에서 느껴졌다. “누구야!”이는 한지훈에게 던지는 질문이었다. “북양 왕, 한지훈!”한지훈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북양 왕, 여기는 엄연히 이집트의 수도인데 잘못 알고 찾아온 거 아니야? 천신계 강자라면 세속에 들어설 수는 있지만, 마음대로 살계를 열 수는 없지!” “우리 이집트의 수도까지 와서 뭘 하려는 거야!”이내 하늘에서는 한 노인이 느릿느릿한 발걸음으로 한지훈을 맞이했다. 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노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살계를 열면 안 된다는 거야? 그럼 너희 이집트 역외 강자들은 부상과 연합하여 우리 용국을 도살하려 했는데, 그건 어떻게 설명할 거야?”설마 고위층들은 맘대로 불을 질러도 되고, 백성들은 불을 지르지 못한다는 거야? 그런 말도 안 되는 게 어딨어! “흥! 그건 역외 강자들이 내린 결정이야. 네가 이미 이렇게까지 희생하며 용국을 지키려 한 이상 본분만 지켜! 당장 용국으로 돌아가고, 더 이상 다른 나라들과 갈등을 일으키지 마!”“너희 땅을 지키는 게 바로 네가 마땅히 해야 할 직책이야!”노인은 한지훈을 안중에 두지도
그의 쓴웃음과 함께, 부상이 수십 년 동안 세웠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가주님, 아직 저희에게는 숨겨진 핵무기가 두 개 더 있지 않습니까? 제가 봤을 때...”“뭐? 핵무기?”그 말에 직전 가주는 저도 모르게 탁자를 내리쳤다. 상대는 천신계 고수인데 핵무기로 상대한다고? 핵무기가 제대로 날아가 폭파하기도 전에, 부상에 있는 자신의 가문이 먼저 불똥을 맞을까 봐 두려웠다. “어리석은 놈! 그놈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천신계 강자 수법조차도 맘대로 되돌릴 수 있어. 만약 핵무기를 그놈에게 던진다면, 그건 그저 부상에 더 큰 공포를 조성할 뿐이야!” 직전 가주는 가문을 장악한 지 여러 해가 되었고, 또한 부상의 국권도 직전 가문이 손에 넣고 있었다. 그렇기에 요 몇 년 동안 겪은 풍파들에 대해 그는 모르는 게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는 정말 두려웠다. 한지훈 한 사람만으로 이미 부상을 피로 물들였는데, 만약 또다시 심기를 건드리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그는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고, 생각하려 하지도 않았다. 비록 스스로도 20대 청년 때문에 간담이 서늘해지는 걸 인정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게다가 부상의 고수들 중, 한지훈의 손에서 죽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최신 정보에 따르면, 미육 쪽의 최고의 고수들도 방금 한지훈의 손에 죽게 됐고, 미육 전체의 사상자 수는 수천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건 얼마나 무서운 복수인가? 이 상황에 누가 감히 용국을 건드리고 한지훈을 건드리려 하겠는가? “가주님, 저희가 유럽 혹은 비육과 손을 잡는 건 어떤가요? 전 세계 고수들이 모두 한 곳에 모이게 되면 한지훈도 더 이상 피하기 어려울 거라 확신합니다!” 이때 직전 가문의 중요한 구성원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유렵? 연합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해?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우린 그저 땅강아지일 뿐이야. 우린 그저 역외 다른 강자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어!”“아마 때가 되면...”그는 잠시 멈칫
순간 유럽 전체는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 전에 역외 강자들이 돌아오기 전에도, 한지훈 홀로 유럽 4대 천신계 강자들을 도살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유럽은 다른 열국 역외 강자들과 손을 맞잡고, 함께 용국을 멸망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한지훈이 전혀 모를 리는 없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의 보복이 유럽 전역을 피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다. 그 시각, 유럽 평범한 일가족의 한 노인은 이 소식을 접하고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깊은 탄식을 금치 못했다. 가족들은 떨리는 그의 손을 보아냈다. 다른 한편, 이들보다도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한 영륜 역시 같은 반응이었다. 그중에서도 한궁에 있던 한 백발노인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당장 가서 하드레이를 모셔와! 그렇지 않으면 우리 영륜이 아예 지구에서 사라질 수도 있어!”“캐럴 선생님, 제가 보기엔 이 소식의 신빙성이 너무 낮습니다. 그리고 설령 한지훈이 정말 그 역외 강자들을 죽였다 하더라도, 설마 그가 감히 국제 분쟁을 일으킬 수가 있겠습니까?”“그래서 전 굳이 하드레이 선생을 모셔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옆에 있던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한 중년 남자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 국제 분쟁? 흥! 넌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나 본데, 연합국들은 이번에 용국 전체를 멸하려고 하는 거야! 네가 알긴 뭘 알아!”“만약 하드레이가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한지훈은 단 한 시간 안에 얼마든지 영륜을 불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을 거야!”백발의 노인은 이미 단단히 화가 났다. “하지만 하드레이 선생께서는 앞으로 3년 안에는 그 누구도 그의 청수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이 상황에 저희가 요청하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게다가 한지훈이 뭐가 대단합니까. 하드레이 선생은 이미 삼성 지급 천신계 강자이고, 일단 하드레이 선생의 이름만 대기만 하면 한지훈은 아마 놀라서 도망갈 것입니다.”중년 남자는 여전히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하드레이는 확실히 유럽에
그 순간, 부상 전체는 들끓게 됐다. 거의 모든 국민들이, TV 생중계를 통해 이 피 비린내 나는 장면을 보게 됐다. 무려 부상의 수많은 고위층, 그리고 무종 고수들이 잇달아 운명하게 된 것이다. 한편 직전 가문에는 나쁜 소식들만이 눈덩이처럼 굴러오게 됐다. 소식을 접한 직전 가문 가주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부상의 모든 고수들이, 모두 한 사람으로부터 죽임을 당하게 됐다. 심지어 근 30년 간 자취를 감춘 고수조차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당했다. 그렇게 짧디 짧은 몇 시간 내에 부상 각지 고수들은 거의 전부 살해되었다. 게다가 국주의 황궁조차도 순식간에 평지로 옮겨지게 됐다. 그래도 다행인 건, 국주는 그 무렵 지하실에서 하인들과 밀정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부상의 정신적 우상인 국주조차도 참살당했을 것이다. 한편, 각국 역외에서 돌아온 강자들이 용경에서 한지훈 한 사람에 의해 전부 격살당했다는 소식이 아주 빠르게 퍼지게 됐다. 이 순간, 세계 각지는 모두 지옥과도 같은 적막에 빠지게 됐다. 그 시각 미육의 한 우림 속에서는, 하늘을 찌를 듯한 큰 나무 아래 수수한 옷차림의 노인이 앉아 있었다. 사실 이 우림은 미육의 금지 구역이었다. 그 이유는, 노인이 줄곧 이곳에서 자연의 힘을 깨닫고 있었기에 일단 이 구역에 들어서는 모든 사람들을 침입자로 간주하여 격살하고 있었다. 노인은 어느새 천신계의 천기가 온몸을 감싸며, 자신에게도 드디어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리고 그의 머리 위에는, 오색구름 덩어리가 모여 있었는데 이는 마치 그가 곧 새로운 길을 개척할 거라는 것을 의미하는 듯했다. 바로 이때, 흰색 두루마기를 입은 한 중년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노인에게 다가와 당황한 표정으로 보고했다. “선생님, 큰 일 났어요. 저희 미육 역외 강자들이, 용국의 한지훈이라는 사람의 손에 죽게 됐다고 합니다!”남자는 말하면서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았다. 그의 뒤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따랐는데,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