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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6화

작가: 봄가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1-09 18:00:00
그제야 장신혁의 얼굴이 조금 편해졌다.

한지훈은 눈썹을 찡긋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장신혁의 인성을 높게 평가했다. 도영에 그가 설 자리가 없다면 고운그룹이 채용할 수도 있었다.

그 시각, 대표실 비서 이안영이 마케팅부에 나타났다. 순식간에 뭇 남성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다.

참으로 청순하고 예쁜 미인이었다.

그녀는 회사 뭇 남직원들의 선망의 대상이었고 뭇 여직원들의 질투와 시기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 시각, 이안영은 새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한지훈에게 다가오더니 작은 소리로 말했다.

“한지훈 씨, 사무실로 오라는 대표님 호출이십니다.”

한지훈이 고개를 들고 시선을 마주하자 그녀는 안 그래도 빨간 볼이 더 새빨개지며 시선을 피했다.

“좋아요. 바로 갈게요.”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에서 일어서서 도설현의 사무실로 향했다.

한지훈이 자리를 뜨자 사무실 구역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한지훈 씨랑 대표님 무슨 관계야?”

“잘 모르겠어. 비밀 리에 사귀는 사이인 건가? 그게 아니라면 한지훈 씨만 각별히 챙길 이유가 없잖아.”

“맞아! 지난번에 보니까 한지훈 씨가 대표님 차를 타고 가더라고.”

모두가 부러운 얼굴이었다.

그 시각, 한지훈은 사무실로 들어서자마자 창가에서 커피를 들고 사색에 잠겨 있는 도설현을 보았다.

“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그는 차분한 걸음걸이로 안으로 들어가며 물었다.

뒤돌아선 도설현은 원망 섞인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까 하혜정 부장이랑 다툼이 있다고 들었어요.”

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하혜정이 달려와서 고자질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

하지만 두려울 건 없었기에 어깨를 으쓱하며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다툼까지는 아니고 사람을 존중할 줄 모르길래 좀 가르쳤습니다.”

도설현은 못 말린다는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지훈 씨는 내가 직접 임명한 경호원이긴 하지만 하혜정은 이한명 이사 사람이에요. 둘이 다툼이 생기면서 중간에서 내가 곤란해졌어요.”

한지훈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대표님은 이 회사의 최고 결정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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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자 국면이 어느새 4자 국면으로 바뀌게 되자 에먼로의 눈에는 달갑지 않은 기색이 역력했다. 한지훈과 월영 두 사람만을 죽이는 일이었다면 딱히 어려울 건 없었지만, 이집트 대제사가 끼어들게 된 이상 일은 완전히 커질게 뻔했다. 만약 여기서 자칫했다가 선을 넘게 된다면, 이집트의 대제사가 충분히 끼어들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자고로 열 명의 대제사들은 최소 천신계의 경지에 다다른 상황이었다. 그들은 얼마든지 손가락 하나로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잿더미로 만들 수 있었다. “당신들 뭐야? 얼마나 한가한 사람들이기에 우리 아시란치 가문의 일에도 참견을...”제이슨이 화를 내며 말했다. “제이슨 도련님!”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에먼로가 급히 그를 제지했다. 상황이 너무 복잡했기에, 지금은 절대 그 어느 쪽도 쉽게 건드려서는 안 된다. 설사 한지훈과 결전을 치르려 한다 하더라도 반드시 당장의 번거로움을 일단 해결해야만 손을 댈 수 있었다. “애먼로! 너... 무슨 뜻이야?”제이슨은 여전히 현재 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방금 그들은 또 월영과 창월을 상대로 도발을 했기에, 지금 그들에게 있어서 우세란 전혀 우세가 없었고 2대 5의 결전이 펼쳐질 상황이었다. 사실 에먼로 또한 전세가 이렇게 순식간에 반전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제이슨, 만약 너희 아시란치 가문의 사람들이 모두 너 같은 병신들로 가득하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가문이 멸망할 것 같은데?”이때 한지훈이 빙그레 웃으며 제이슨을 보고는 조롱했다. 그제야 카푸아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호되게 노려보았다. 하지만 감히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했다. 이 상황에 조금만 방심하고 움직 했다 가는 도화선에 불을 지피는 격이 될 테니까. “젠장...”제이슨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에먼로는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 한지훈과 두 대제사를 마주하고는 말했다. “다들 대체 어떻게 할 작정인 건데? 우리랑 죽을 각오로 한 판 붙을 거야,

  • 용왕사위   제2273화

    하물며 세가의 실력만 놓고 보아도, 그들과도 같은 역사가 유구한 가문들은 종래로 동방의 문파들을 안중에 두지를 않았다. 동황이랑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긴 했지만, 그들에게 있어서는 졸개에 불과한 존재였다. 그런데 지금 졸개 중 한 명이, 감히 주인 앞에서 왈왈 짖으며 겁도 없이 달려들다니. “그렇게 죽고 싶어서 환장한 거면, 내가 너희들을 도와줄게!” 이내 에먼로는 십자검을 손에 쥐고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며 차가운 표정을 한 채 말했다. 한편 카푸아도 문어귀를 굳건히 지키며 그 젊은 남자를 그윽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감히... 우리랑 한 판 겨루겠다는 거야?”월영은 다소 놀란 표정으로 제이슨을 바라보았다. 그동안 동황과 유럽 가문이 십여 년 동안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내내, 쌍방은 줄곧 평등한 관계를 지켜왔었다. 게다가 유럽 가문들은, 동황이 숨기고 있는 은밀한 신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월영, 더 이상 저 놈들이랑 쓸데없는 말 하지 마. 말로는 안 통하고 이젠 검을 사용할 수밖에 없어!”이때 손에 칼을 쥔 젊은 남자가 온몸의 살기를 뿜어내며 말했다. 그는 평소에 보기에는 그저 아주 평범했지만, 실력은 절대 약하지 않았다. 적어도 반보 4성 천 급 천왕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었다. 즉 월영보다도 더욱 강하다는 것이다. “창월!”반면 월영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한지훈을 보호하기 위해 아시란치 가문과 한 판붙게 되면 동황의 뜻에 어긋나는 건 아닌가 걱정 됐다. 만일 정말 동황이 따지기라도 한다면, 간단한 처벌로 끝날 것 같지도 않았다. “흥! 두 사람, 한지훈이랑 함께 하면 뭐라도 될 줄...”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입구에서는 갑자기 하늘을 찌를 듯한 큰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입구와 뒷문에 주차해 있던 차량들은 갑자기 폭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일시에 엄청난 불빛이 술집 안을 비췄다. “누구야!”카푸아가 가장 먼저 술집을 뛰쳐나와 상황을 확인했지만, 눈앞은 순식간에 어둠으로 가득했다. 생각

  • 용왕사위   제2272화

    이 젊은 남자의 이름은 제이슨, 바로 이번 아시란치 가문이 파견한 대표 중 한 명이었다. 몇 개의 가문이 회의 장소를 굳이 멤피스로 선택한 이유는, 이곳의 용병들을 모두 제거하는 한편 겸사겸사 자신들의 용병들로 점령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 후 이곳에서 아예 판을 짜고 한지훈이 오기만을 조용히 기다리기로 했다. 설사 용국이 한지훈을 파견하지 않더라도, 그들은 어떻게든 용국을 핍박하여 한지훈을 유인할 계획이었다. 다만 그들은 한지훈이 자신들과 함께 어느새 멤피스에 도착하고, 지금 같은 술집에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예상치 못한 전개에, 다들 진강 일행은 더 이상 신경 쓰지도 않았고 심지어 제이슨은 그들이 순순히 도망가게끔 완전히 방임했다. 그것은 그가 너그러운 것이 아니라, 진강과 양령아가 도망가는 길을 가로막게끔 진작에 살인범들을 매복시켰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곧 죽을 사람들이었기에 제이슨은 당연히 상대할 필요가 없었다. “어? 그러고 보니 너 아시란치 가문 사람이지?”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맞아, 난 제이슨이라고 해! 내 이름 똑똑히 기억해!”이내 키 큰 백인 남성 한 명과 교회 수사복을 걸친 한 남자가 천천히 제이슨 뒤로 다가왔다. “왜냐하면 오늘이 바로 네가 이 세상에서 숨 쉬게 되는 마지막 날이 될 거거든!”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제이슨은 뒤에 있는 두 사람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4성 천 급 천왕계의 강자 두 명을 동시에 마주하게 된 이 상황은, 한지훈에게 있어서 승리가 거의 불가능한 국면이었다. 한 명은 교황청 주교인 에먼로, 다른 한 명은 아시란치 가문의 금메달 타자인 카푸아였다. 두 사람은 유럽 대륙에서는 그다지 유명하지는 않지만, 실제로는 강력한 실력파 인물들이었다. 특히 에먼로는 유럽 10대 천왕 중 한 명으로 불릴 정도였다. “한 선생, 라이언 킹을 죽인 것도 모자라 금사갑을 빼앗으려 하는 건 안되지! 게다가, 공공연히 아시란치 가문을 향해 선전포고를 하다니!”이번 기회에 아시란치 가문은

  • 용왕사위   제2271화

    이내 웬 컵이 깨지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통화는 바로 끊어졌다. 곧이어 술집 뒷문 쪽에서는 갑자기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한지훈은 조용히 귀를 기울이며 그쪽을 바라보았다. 그때, 교회 두루마기를 걸친 한 중년 남자가 정장을 걸친 몇 명의 남자 뒤를 따라 재빠른 걸음으로 술집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안돼!”한지훈은 급히 손에 든 핸드폰을 내려놓고는 빠른 걸음으로 술집으로 뛰어들었다. 그 시각, 틸라는 다른 한 백인 남자와 함께 진상이 앉아있는 책상 앞에 둘러앉아 있었다. “틸라, 우리 사이에는 이젠 더 이상 아무런 거래도 없어. 게다가, 나는 이미 너의 아버지와 제대로 끝을 맺었어. 그러니 너도 이젠 만족하지 않아?”진강은 고개를 들어 틸라를 응시했다. “허허!”그러자 틸라는 손가락을 가볍게 흔들며 말했다. “진강, 너 한 가지 일을 잊은 것 같은데. 그때 네가 내 뺨을 때린 건 언제 정산할 건데?” 그리고는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세 사람을 힐끗 쳐다보았고, 그 시선의 끝은 양령아의 몸으로 향했다. 음흉하기 그지없는 그 눈빛은 양령아를 몹시 불편하게 했다. 그 순간, 술집의 분위기는 이미 매우 숙연해있었다. 용병들뿐만 아니라 양령아조차도 점점 다가오는 죽음의 기운을 느끼게 됐다. “너한테 사과할게. 그럼 내 친구 몇 명들, 이젠 보내주지 그래?”진강은 말하면서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하하하!”그 말을 들은 틸라는 크게 웃으며 뒤에 있는 백인 남자 몇 명을 힐끗 보았다. “방금 한 말 다들 똑똑히 들었지? 자기 친구들을 보내달라고 하네? 진강, 설령 우리가 원수 관계가 아니라 하더라도 오늘 그 누구도 이 술집을 나설 수 없어!”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그는 옆에 있는 백인 남자에게 눈짓을 했다. 백인 남자의 손에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는 비수가 들려 있었다. 그의 유령처럼 살기 어린 눈빛으로 무표정하게 진강을 바라보았다. 곧이어 그가 손을 쓰려는 순간, 웬 돌멩이 하나가 날려와 그의 비수를 때렸다. “땡!”

  • 용왕사위   제2270화

    월영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 “당연히 본 적 있지. 만약 너랑 상관없는 일이었다면 난 평생 너한테 말할 생각이 없었어. 사실 너 이 사람 구하든 안 구하든 별 의미가 없어!”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너 그게 무슨 말이야? 설마, 죽기라도 했어?”“아니, 유회원 그 사람 아직 죽지는 않았어. 단지, 이 사람은 이미 용국을 배신하고 지금은 아시란치 가문의 오른팔로 돼있어. 게다가, 그가 납치되었다는 소식도 사실은 가짜야!”“그들은 단지 납치를 통해 용국을 위협하려고 하려는 것뿐이야!”“그 말은 즉, 유회원 그 사람은 미끼가 된 셈이야!”한지훈은 뜻밖에도 이렇게나 많은 내막이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유회원이 배신을 했다고? “월영, 우리가 알게 된 지도 이젠 무려 3년이 되어가지. 그동안 난 널 진심으로 친구로 받아들였어. 그러니 나한테 솔직하게 말해. 유회원이 용국을 배신했다는 거, 정말 사실이야?”한지훈은 설마 하는 마음으로 다시 물었다. “정말 확실해! 만약 네가 못 믿겠으면 일단 믿지 않아도 돼. 어쨌든 천천히 그 변화를 보아내게 될 테니까! 그리고 바로 오늘 밤, 너는 아마 유회원을 만날 수 있을 거야!”월영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뜻밖의 소식에 한지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오늘 저녁부터 새벽 1시까지, 아시란치 가문의 대표와 유회원이 직접 멤피스로 향하여 몇 명의 석유계 거물들 그리고 러셀로란 가문의 사람들과 만남을 가지게 될 거야!”“내가 한 말이 정말 사실인지 아닌지는, 넌 직접 이제 알게 될 거야!”말을 마친 월영은 이내 몸을 돌려 술집으로 걸어갔다. 사실 그녀는 한지훈에게 가능한 한 빨리 이곳을 떠나라고 권하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이 상황에, 한지훈은 어디로 도망가든 반드시 아시란치 가문에 의해 발각될게 뻔했다. 이리저리 피하느니 차라리 정면승부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한지훈은 월영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긴 뒤, 곧바로

  • 용왕사위   제2269화

    “사실 나의 스승님인 동황과 유럽의 몇 가문 사이에 거래가 있었어. 난 그 노인네를 대신하여 협상하러 온 거고. 네가 말한 그 사람, 나도 들은 적이 있어. 듣기로는 그 사람, 지금 매우 엄밀하게 보호받고 있다고 하더라고!”“삼성 천왕계의 고수가 직접 24시간 경호하고 있대! 넌 전혀 접근조차 할 수가 없을 거야. 설령 내가 그를 구하려 한다 해도 꽤나 조심스레 움직여야 돼!”월영은 자신의 실력에 대해 줄곧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암살계에서 그녀처럼 2성 현급 천왕계 실력을 가진 사람은 확실히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렇기에 그녀는 이렇게 당당하게 자신감을 드러낼 수가 있었다. 그리하여 그녀는 어떻게든 한지훈을 설득하여, 그가 포기하게끔 하고 만들고 싶었다. “진짜야?”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고는 이내 지프차 옆에 기대어 앉았다. “그럼 아시란치 가문의 사람들이 그를 가둔 거야?”월영은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맞아! 아시란치 가문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이상 더 이상 끼어들지 말고 얼른 돌아가서 다른 사람들의 안전이나 지키는 게 좋을 거야!”“바로 며칠 전, 라이언 킹 찰리가 살해되고 나서 이 가문은 제대로 화가 났어! 게다가 러셀로란 가문도 이번에 함께 참여했다고!”“그들은 이번 기회에 유회원뿐만 아니라 라이언 킹 찰리를 죽인 놈까지 죽이려 해! 정확히 말하자면, 그들은 지금 하나의 큰 판을 짜고 있는 거지!”“하지만 이 판은 너랑은 무관해. 그러니 얼른 이곳을 떠나!”월영은 숙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떠나라고? 만약 라이언 킹 찰리를 죽인 게 나라면? 그럼 이 판은 나랑도 연관이 있는 거잖아?”한지훈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뭐라고?”그 말을 들은 월영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한지훈이 라이언 킹을 죽였다고? 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어! 그녀가 1년 전에 한지훈과 재회를 했을 때만 해도, 당시 한지훈은 오성 룡수의 경지밖에 다다르지 못했다. 반면 라이언 킹은, 삼성 지급 천왕계의

  • 용왕사위   제2268화

    자리에 있던 용병들은 모두 젊은 여자의 살벌한 기세에 깜짝 놀랐다. 그들이 제 아무리 용맹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당연히 인간으로서 죽고 싶지 않은 본능은 분명했다. “월영아, 너 왜 이렇게 충동적인 거야? 상산이 우리한테 요구한 건...”“상산? 내 앞에서 그 사람 얘기 꺼내지 마!”젊은 여자는 벌컥 화를 내고는, 다시 저벅저벅 한지훈에게로 곧장 걸어갔다. 그녀가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압박감을 느꼈다. 그 기세에 눌린 양령아는 눈썹을 찌푸리고는 젊은 여자를 바라보며 무의식적으로 한지훈의 팔을 잡았다. “저 여자, 좀...”“무서워?”반면 한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조금도 꺼려하지 않고 오히려 평소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양령아는 고개를 끄덕이려 했지만, 멈칫하고는 결국 고개를 저었다. 대놓고 뭐라 할 수는 없지만 무튼 불편한 기분이었다. “우연찮게 만나게 됐는데 나가서 얘기라도 좀 할까?” 월영의 눈동자는 한지훈을 똑바로 쳐다보며 얼굴에는 미소를 띠었다. 그러자 한지훈은 쓴웃음을 짓고는 일행들을 향해 말했다. “먼저 여기에 앉아서 기다려. 걱정 마. 얘들 너희들 안전은 보장해 줄 거야!”이내 한지훈은 옆에 서있는 젊은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너!”이를 갈던 젊은 남자는 벌컥 화를 내려했지만, 젊은 여자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일단은 참았다. 다만 여전히 불쾌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지훈과 월영 두 사람은 함께 술집을 나섰다. 한편 입구에 있던 예닐곱 명의 용병은 벌써 모두 시체가 되어버렸다. 다들 검은색 지프차 옆에 가로 세로로 누운 채 쓰러져 있었다. “성질 하나는 여전하네. 이 사람들은 너랑 원한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굳이 죽이기까지 한 거야?”한지훈은 방금까지 진강과 이야기를 나누던 대호를 흘깃 보았다. 그의 몸에는 검구가 하나밖에 없었고, 게다가 매우 얕았다. 하지만, 이는 이미 충분히 치명적이었다. 월영은 부상국 3대

  • 용왕사위   제2267화

    사람들은 대충 메뉴를 몇 개 시켜 놓고는 맥주를 마시면서, 한편으로는 어떻게 소식을 알아낼 건지 의논하고 있었다. 바로 이때, 누군가 술집 문을 벌컥 열었다. 한창 도박을 하고 있던 두 사람은 갑작스러운 시끄러운 소리에 놀랐는지, 그중 한 남자는 곧바로 권총을 들고는 입구에 선 남자와 여자를 향해 소리쳤다. “젠장, 깜짝 놀랐잖아!”그 순간, 헌터 착장을 걸친 젊은 여자가 갑자기 손을 들더니 이내 날카로운 검을 내던졌다. “푸!”둔탁한 소리와 함께 총을 잡은 남자의 손목은 뜻밖에도 아예 부러져버렸다. “쓱!”용병의 손목이 절단된 순간, 갑자기 수십 명의 그림자가 술집으로 들이닥쳤다. 이 술집은 다른 평범한 술집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사람들의 눈에는 두려움이란 세 글자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내 수십 갈래의 차가운 눈빛이 순식간에 그 젊은 여자에게 쏠렸다. “다들 순순히 제 자리에 앉았으면 좋겠는데. 아니면 내가 모두 시체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거든!”여자와 동행한 젊은 남자는 음흉하게 말하면서, 한편 한 손으로는 단도를 매만지고 있었다. 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멍해졌다. 그 목소리는 이상하게도 매우 익숙했다. 하지만 대체 누구의 목소리인 건지 가늠이 안 됐다. 이내 한지훈은 뒤돌아서서 입구에 선 그 남자와 여자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생김새를 똑똑히 보아낸 어안이 벙벙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한지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러나 곧바로 그가 고개를 돌리려는 순간, 젊은 여자는 한지훈과 눈을 마주치게 됐다. “한지훈!”여자의 목소리는 크지는 않지만, 술집 전체가 이미 쥐 죽은 듯이 조용했기에 그녀의 목소리는 한없이 또렷하게 모든 사람의 귀에 들어왔다. 한지훈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그 젊은 남자도 눈길을 돌렸다. 순간 술집의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았다. 모든 용병들은 잇달아 이 남녀와 한지훈을 번갈아가며 주시하기 시작했다. “한 선생님, 혹시 이 분을 아세요?”이내 진강이 작은 소리로 물었다. 수십 명

  • 용왕사위   제2266화

    멤피스.멤피스는 이제 사라진 옛 도시의 흔적만 남은 황량한 지역으로, 수십 개의 황토 집과 거리 곳곳에는 총기를 닦고 있는 덥수룩한 수염의 용병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가끔 그들 사이에서 흰 피부를 가진 백인 청년들이 한지훈과 일행의 차량을 보며 휘파람을 불었다.이곳은 야성, 잔혹함, 그리고 살육만이 존재하는 땅이었다.날마다 죽음과 맞닿아 살아가는 이 용병들은 언제나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한지훈의 차량이 마을 중심에 있는 작은 술집 앞을 지날 때, 여섯 명가량의 군복 차림 용병들이 차량을 가로막았다.그들 중 한 명인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용병은 운전석에 앉아 있던 진강을 향해 총을 겨누며 말했다.“어라, 이게 누구야? 진 씨 아닌가! 카로에서 귀족 노릇은 하지 않고 이런 촌구석까지 무슨 일로 온 거야?”수염남은 진강을 알아본 듯했고, 진강은 태연히 차량에서 내려 그와 인사를 나누며 말했다.“친구들과 물건 좀 거래하러 왔어. 근처에 숙소가 있을까?”“숙소?”수염남은 비웃듯 말했다.“여기선 숙소 같은 건 사치품이지. 한 10년 전에야 고급 호텔이 있었겠지만.”그는 길가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있던 용병들을 가리키고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몇몇 다른 용병들도 덩달아 차량을 둘러싸고 창문 너머로 차량 안을 힐끔거리며 말했다.“진강, 네 차 안에 아주 위험한 물건이 있는 것 같은데!”젊은 용병이 뒷좌석에 앉아 있던 양령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조롱하는 어투로 말했다.“그분은 양령아 씨이고, 내 손님이니 말조심하는 게 좋을 거다!”진강이 순식간에 얼굴으 굳히며 말했고, 이곳에서는 용병들을 절대 보통 사람처럼 대해서는 안 됐다! 사소한 양보나 주저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곳이었다.“진 씨, 네가 차에 이런 미인을 태우고 마을로 들어가는 건 위험해. 안에 어떤 놈들이 있는지 너도 잘 알 데 말이야. 야생 늑대와 빨간 모자 녀석들은 나처럼 예의를 차리지 않을 거거든!”수염남은 차창 너머로 양령아의 아리따운 모습을 보고는 선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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