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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3화

하정혜는 팔짱을 끼고 거만한 얼굴로 다가오더니 한지훈을 벌레 보듯이 내려다보며 물었다.

“당신이 한지훈이야?”

한지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여자를 바라보았다.

진한 화장을 한 것부터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저 화장을 벗기면 어떤 얼굴이 나올지 딱 봐도 알 것 같았다.

몸매는 조금 괜찮은 편이었지만 이한명의 사람 보는 눈이 너무 형편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요. 무슨 일이시죠?”

한지훈이 담담히 물었다.

하정혜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더니 시비를 걸어왔다.

“고작 경호원 주제에 우리 이 이사님한테 말대꾸나 하고 말이야! 이사님 한마디면 당장 짐 싸서 떠나야 하는 주제에! 신세가 안타까워서 충고하는데 당장 회사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이 이사님께 사과해! 안 그러면 당신 내 손에 죽을 줄 알아!”

마케팅부 직원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멀찌감치 물러났다.

일부는 몰래 핸드폰을 꺼내 영상을 녹화해서 회사 커뮤니티에 뿌렸다.

장신혁도 자리를 피하고 싶었으나 용기를 내서 다가와 공손한 얼굴로 말했다.

“하 부장님, 지훈 씨가 신입이라 아직 회사 생활이 익숙치 않아서 그래요. 이 이사님이랑 뭔가 오해가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도 대표님 사람인데 공개 사과는 좀 그렇지 않나요?”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하정혜는 손을 번쩍 들어 장신혁의 귀뺨을 때렸다.

“장신혁, 네가 뭔데 끼어들어? 마케팅부 평사원 주제에 네가 뭐라도 된 줄 알아? 언제부터 부장이 하는 일에 평사원 따위가 잔소리나 늘어놓고 있어? 당장 안 꺼져?”

싸늘한 경고에 겁에 질린 장신혁이 볼을 붙잡고 한지훈의 뒤로 물러섰다.

평사원에 불과한 그가 이번 일로 직장까지 잃으면 앞날이 깜깜했다.

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날카롭게 하정혜를 쏘아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손가락을 들어 장신혁을 가리키며 말했다.

“당장 장신혁 씨한테 사과하세요!”

“헉!”

그 한마디에 사무실 직원들 전부가 놀란 숨을 들이켰다.

지금 뭘 들은 거지?

부장인 하정혜에게 당당히 사과를 요구하다니!

미친 거 아닌가?

아니면 하정혜의 신분에 대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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