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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사위의 모든 챕터: 챕터 711 - 챕터 720

2050 챕터

제711화

한지훈이 피식 웃으며 뭐라고 하려던 찰나, 소예민이 먼저 그의 앞을 가로막으며 소리쳤다.“유현빈, 쪽수로 밀어붙이는 게 무슨 남자야? 이러니까 네가 싫다고 하는 거야. 저리 안 비켜?”말을 마친 그녀는 한지훈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하지만 건장한 체구를 가진 남자가 그들의 앞을 가로막더니 대놓고 소예민을 아래위로 훑으며 말했다.“예쁜이, 그냥 가면 섭섭하지. 현빈 동생한테 들었는데 저 자식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던데?”“이렇게 하자. 예쁜이가 우리랑 놀아주는 거야. 옆에 마침 호텔도 있고. 우리랑 같이 가주면 저 멀대 같이 생긴 놈은 그냥 풀어주지.”왕칸의 두 눈이 탐욕으로 번뜩이고 있었다.“왕칸 형, 예민이한테 그러지 말고 저 자식부터 어떻게 하라니까!”옆에 있던 유현빈은 뭔가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걸 눈치챘다.“형이 말하고 있는데 어디서 끼어들고 있어? 당장 안 꺼져?”왕칸은 그 자리에서 유현빈을 발로 걷어차고는 소리쳤다.“네가 우리랑 호텔 갈 거야?”“가… 갈게!”유현빈은 소에민에게 진심이었기에 굴욕적인 상황에서도 억지 미소를 지었다.“역겨운 놈일세!”왕칸은 짜증스럽게 침을 툭 뱉고는 유현빈을 멀리 구석으로 밀어버렸다.“유현빈, 돈 좀 있다고 내 위에서 날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움직이는 사람이니까!”왕칸이 여기로 온 건 유현빈이 약속한 돈 때문이었다. 하지만 와서 보니 소예민이 탐났다.“예쁜이, 고민은 다 했어?”“아니, 고민할 필요도 없어. 3초 줄 테니까 당장 꺼져!”이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싸늘한 목소리가 뒤쪽에서 들려왔다.“누구야!”분노한 왕칸이 으르렁거리며 사방을 두리번거리다가 소예민의 등 뒤에 서 있는 한지훈에게로 시선이 닿았다.“협박도 능력이 있는 놈들이나 하는 거지. 아까부터 입만 털어대는데 난 아직도 여기 멀쩡하게 서 있는걸?”한지훈은 얄미운 미소를 지으며 비아냥거렸다.“성깔 좀 있는 놈이었네?”왕칸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속으로 계획을 세웠다.“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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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2화

당황한 건 왕칸의 부하들이었다.살면서 왕칸을 이렇게 무시한 사람은 없었다.대체 어쩌자고 저러는 걸까?왕칸이 꼭지가 돌면 다리 하나 부러진다고 끝날 일이 아니었다.소예민은 자신을 위해 나서준 한지훈에게 고마웠지만 광기에 가까운 그의 폭탄 발언을 듣고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긴장한 얼굴로 그의 팔을 잡았다.“지훈 씨, 그만해요. 저 자식들 보통내기가 아니에요.”“예쁜이 말이 맞아. 우린 아주 나쁜 놈들이야. 어때? 우리 형님이 준 선택지는 잘 고민해 봤어? 대답만 하면 절대 저 녀석은 건드리지 않고 곱게 보내줄게.”왕칸의 부하들이 음탕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형님 앞에서 뭔가를 보여주기 딱 좋은 기회였다.발언 기회를 놓친 다른 부하들이 부러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왕칸 역시 흐뭇한 표정으로 그 부하를 바라보았다.하지만 그 순간, 한지훈이 앞으로 나서더니 상대의 얼굴에 주먹을 꽂았다.퍽!아찔한 소리와 함께 현장이 조용해졌다.왕칸이 보는 앞에서 그의 부하의 얼굴에 펀치를 날려버린 것이다.“실력도 없는 놈이 말이 많아.”한지훈이 싸늘하게 말했다.“이 자식이 감히 나한테!”맞은 부하는 한참이 지난 뒤에야 정신을 번쩍 차리고 한지훈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왕칸이 음침한 얼굴로 말했다.“저 자식 팔 다리 잘라서 던져버려!”순식간에 그의 부하들이 들 수 있는 무기를 챙기고 한지훈에게 달려들었다.그들이 보기에 아무리 센 척해도 결국엔 혼자였다.쾅!콰직!한지훈은 그대로 다리를 들어 맨 앞에서 달려오는 양아치의 복부를 걷어차서 날려버렸다.그 여파로 뒤에서 달려오던 놈들이 그대로 밀려나서 바닥에 쓰러졌다.아마 못해도 갈비뼈 몇 개는 부러졌을 것이다.이어서 그는 날렵한 몸놀림으로 놈들을 향해 달려갔다.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현장에는 왕칸과 구석에서 벌벌 떨고 있는 유현빈만 남았다.왕칸도 다리가 떨리고 이마에서 식은땀이 났다.싸움 좀 잘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파괴력 있을 줄은 몰랐다.긴장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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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3화

왕칸은 다행히도 어느 정도 상황 판단 능력은 있는 놈이었다.힘의 차이를 알기에 그는 주저없이 머리를 숙이는 것을 택했다.한지훈은 냉소를 지으며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계속하라는 의미였다.왕칸은 바닥에 쓰러진 부하들을 보고 있자니 온몸에 피가 얼어버리는 것 같았다.결국 그는 천천히 무릎을 꿇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한지훈에게 큰절을 올리고 기어서 레스토랑을 나갔다.“당장 안 꺼져?”한지훈이 소리쳤다.바닥에 쓰러져 죽은 척하고 있던 양아치들은 그 소리를 듣고 걸음아 나 살려라 재빨리 레스토랑을 빠져나갔다.사람들은 뒤에 누가 쫓아 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내뺴는 그들을 보고 충격을 금치 못했다.유현빈은 이미 덜덜 떨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한지훈이 이 정도로 강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물론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다.한지훈이 그를 바라보며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넌 어떻게 할 거야?”유현빈은 입술을 질끈 깨물고 그의 앞에 무릎을 꿇은 뒤, 엉금엉금 기어서 레스토랑을 나갔다.가장 놀란 사람은 소예민이었다. 그녀는 눈앞에 펼쳐진 상황이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대단하신 명의의 제자인 것도 모자라 훌륭한 싸움 기술까지 갖고 있을 줄은 몰랐다.정말 산에서 무예를 수련하다가 내려온 사람인가?“혹시 무공을 수련했었어요?”소예민이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한지훈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죠. 왜요? 관심 있어요? 가르쳐 줄까요?”그러자 소예민이 활짝 웃으며 그의 팔짱을 꼈다.“좋죠. 저는 싸움 잘하는 남자가 그렇게 좋더라고요. 좋아하는 배우도 성룡이에요.”한지훈은 얼굴을 확 붉히며 어색하게 기침했다. 그녀가 팔에 달라붙다시피 하고 있어서 여자의 부드러운 신체구조가 촉감으로 느껴졌다.소예민은 뒤늦게 실책을 알아차리고 다급히 물러섰다. 그리고 긴 머리를 뒤로 쓸어넘기며 쑥스럽게 말했다.“당분간은 이화동에서 머물 예정이에요. 저 보고 싶으면 언제든 연락하고 와요.”한지훈은 대놓고 하는 초대에 당황했다.“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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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4화

이런 불평 불만도 한지훈 앞이라서 가능한 것이었다.“피곤하면 며칠 휴가 내고 쉬어. 고운이 데리고 어디 여행이라도 다녀오자.”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강우연의 눈동자가 반짝하나 싶더니 이내 어두워졌다.“됐어요. 회사가 그렇게 바쁜데 나까지 휴가 낼 수는 없죠. 큰아버지가 알면 또 뭐라고 하실 거예요. 백 선생과의 협력 프로젝트도 곧 시작이잖아요.”백 선생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오자 강우연이 머뭇거리며 물었다.“지훈 씨, 백 선생한테 밥 한끼 사야 할까 고민 중인데 어떻게 생각해요?”한지훈은 내심 뜨끔했지만 티 내지 않고 대답했다.“당신이 사고 싶으면 사는 거지.”강우연이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하지만 그렇게 높으신 분이 우리와 밥을 먹으려 할까요?”“해보면 알 거 아니야.”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잠시 고민하던 강우연이 결심을 굳힌 듯, 백 선생의 연락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잠시 후, 수화기 너머로 남자의 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백 선생님이시죠? 저 강우연이에요. 강운그룹 강우연이요.”강우연이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넸다.“백 선생님은 지금 바쁘세요. 급한 용건 있으면 저한테 얘기하세요. 제가 전달해 드릴게요.”남자가 담담하게 말했다.“백 선생이랑 식사 한끼 대접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강우연은 거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이따가 선생께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소식 있으면 그때 연락드릴게요.”말을 마친 남자는 전화를 끊었다.강우연은 긴 한숨을 내쉬며 약간 당황한 얼굴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그만 고민하고 밥 먹자. 당신 좋아하는 것들로 준비했어.”강우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식탁으로 다가갔다. 풍성한 밥상을 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행복한 미소가 지어졌다.한지훈은 기회를 봐서 조용히 정원으로 나왔다. 용일에게서 연락이 왔다.“사령관님, 사모님께서 식사 약속을 잡고 싶으시다는데 어떻게 할가요?”“알아. 그렇게 하자고 해.”한지훈이 담담히 말했다.“네, 알겠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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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5화

박 대사의 진위 여부를 놓고 소란을 벌였던 그 사건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한지훈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다른 일 없으면 이만 돌아가 보세요.”한지훈이 고개를 끄덕이자 강학주는 만면에 미소를 띄우며 그를 바라보더니 뭔가 더 할 말이 있는 듯, 머뭇거렸다.한지훈이 인상을 확 찌푸리며 물었다.“다른 볼일 남았습니까?”강학주는 차마 말을 못 꺼내겠는지 서경희를 부추겼다.“당신이 얘기할래?”서경희는 남편을 힐끗 노려보고는 작은 소리로 투덜거렸다.“말도 못 꺼낼 줄 알았어.”말을 마친 그녀는 거만하게 턱을 치켜들더니 말했다.“하나 더 부탁할 일이 있어. 오찬그룹 오관우 대표 말이야. 가짜 박 대사를 데리고 온 거, 오관우 씨도 피해자야. 속았대. 하지만 지금도 경찰서에 잡혀 있지. 박 대사께서 직접 나서주지 않으면 계속 감방에 있어야 할지도 몰라. 회장님이랑 큰댁에서는 자네가 나서서 이 일을 마무리해 줬으면 해. 박 대사한테 말 몇 마디만 전해주면 되는 일 아닌가.”그 말을 들은 한지훈의 몸에서 폭발적인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하지만 눈치 없는 서경희는 계속해서 떠들어댔다.“희연이랑 곧 결혼식을 올리는데 감방에서 식을 올리게 할 수는 없잖아?”말을 마친 그녀가 고개를 들자 자신을 싸늘하게 바라보는 한지훈이 보였다.“이게 끝입니까?”서경희가 멈칫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빨리 좀 해결해 주게. 안 그러면 회장님께서 또 우리한테 뭐라고 하실 거란 말이야.”“볼일 끝났으면 당장 꺼지세요.”한지훈이 싸늘하게 말했다.그 말에 참고 있던 서경희가 분노를 터뜨렸다.“한지훈, 지금 뭐 하자는 거야? 이게 어른 대하는 태도야?”서경희의 앙칼진 목소리는 그 뒤로도 계속 이어졌다.“이건 우리 뜻이 아니라 회장님과 큰댁 부탁이야. 우리가 오고 싶어서 온 줄 알아? 주제도 모르는 녀석이!”“당신 그만해! 말을 뭐 그렇게 해?”다급해진 강학주가 인상을 쓰며 서경희를 말리더니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한지훈에게 말했다.“자네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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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6화

“넘어가? 그렇게는 못 하지. 내가 거기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오관우는 미친 사람처럼 포효하며 분노를 터뜨렸다.그 모습을 본 강희연조차 화들짝 놀랄 정도였다.뒤늦게 정신을 차린 오관우가 한숨을 내쉬며 그녀에게 말했다.“걱정 마. 내가 다 알아서 할게.”말을 마친 그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싸움 잘하는 애들 좀 찾아봐. 무조건 싸움을 잘해야 해. 돈은 얼마든지 줄 수 있어. 어떤 놈팽이 하나 죽여버려야겠어!”전화를 끊은 오관우의 두 눈이 섬뜩하게 빛났다.한편, 출근하려는 한지훈의 앞을 외제차 한 대가 가로막았다.차에서 내린 소예민이 그를 향해 생긋 미소 지었다.“내가 여기 있는 줄은 어떻게 알았습니까?”한지훈은 팔짱을 끼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참 여우 같은 여자였다. 어제는 청순 가련한 외모를 강조해서 나타나더니 오늘은 섹시함을 강조했다.물론 어떤 스타일이든 타고난 외모가 완벽하게 소화했다.오늘은 화장까지 하고 왔는데 미모가 TV에 나오는 아이돌과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당신에 대해 조사를 좀 해봤다고 했잖아요. 어디 사는지도 알아요.”소예민이 하얀 이를 드러내고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서 무슨 일인데요?”한지훈이 시큰둥하게 물었다.소예민은 차 문을 열더니 웃으며 말했다.“타요. 타면 알려줄게요.”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인상을 확 찌푸렸다. 미인과 함께하는 시간은 즐겁지만 어쩐지 이 여자는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 같았다.‘그래. 어차피 한가한데.’소예민은 한지훈을 데리고 주선 빌딩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왔다.S시에서도 비싸기로 소문난 회원제 레스토랑이었다.물론 돈만 있다고 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VIP카드가 있어야 출입이 가능했다.주선 레스토랑의 회원 심사도 상당히 까다로웠다.그냥 철없는 여자로 보였던 소예민이 이 정도로 재력가인 줄은 몰랐다. 지난번에 의사 가문의 3세라고 들었는데 꽤 대단한 가문인 것 같았다.“어디서 온 시골 촌뜨기가 길을 막고 있어? 당장 안 비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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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7화

“현우 너 무례하게 뭐 하는 짓이야!”이때 근엄한 얼굴의 한 백발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이쪽으로 다가왔다.그의 뒤에는 화려하게 차려입은 남녀가 따르고 있었다.“할아버지, 저 눈치 없는 자식이 지금 길을 막고 있잖아요. 그래서 꺼지라고 했어요.”거만이 하늘을 찌르는 이 재벌3세는 한지훈을 힘껏 노려보고는 다가가서 노인을 부축했다.한지훈은 싸늘한 표정을 하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예전이었다면 저 역겨운 얼굴에 주먹이라도 꽂았을 것이다.“어허!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 다 잊었어? 사람이 귀천이 어디 있어? 겉으로만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고 내 그렇게 타일렀거늘! 지난번에 매까지 맞았으면서 왜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어? 당장 저분께 사과 드려!”노인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손자를 호되게 꾸짖었다.“할아버지, 저는 그냥….”거만한 재벌3세도 할아버지 앞에서는 겁에 질린 초식동물처럼 바들바들 떨었다.“당장 사과하라는데도!”노인이 재차 강조했다.남자는 인상을 확 찌푸리고 한참 머뭇거리더니 이를 갈며 한지훈에게 사과했다.“미안해. 내가 아까 좀 심했네.”말을 마친 그는 경멸이 담긴 눈빛으로 한지훈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젠장! 저런 거렁뱅이한테 사과를 다 하다니!’그는 이 일이 소문이라도 퍼지면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할까 봐 더 자존심이 상했다.“젊은 친구, 정말 미안하네. 내가 애들 교육을 잘못 해서 실례를 끼쳤네. 불쾌한 점이 있다면 나한테 얘기하게. 내가 잘 타이르겠네.”노인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한지훈은 한숨이 나왔다. 이렇게까지 사려 깊은 노인이 부탁하는데 뭐라고 불만을 얘기할 수도 없었다.“나이가 어려서 덜 성숙해서 그런 거니 신경 쓰지 않습니다.”“하, 자란 척은! 자기가 나보다 어른인 것처럼!”현우라는 남자는 가당치도 않다는 듯이 콧방귀를 뀌었지만 노인의 따가운 시선에 입을 다물었다.한지훈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노인을 바라보다가 안색이 어딘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두 눈은 부어 있었고 얼굴이 누런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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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8화

“됐어. 그냥 둬.”노인은 손사래를 치고는 안으로 들어갔다.그 시각.“지훈 씨 진짜 의술을 할 줄 알았네요? 아까 그 어르신 안색만 보고 질병이 있다는 걸 알아냈잖아요.”소예민이 팔짱을 낀 채 묘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생각보다 실력이 대단한데? 절대 나보다 떨어지는 실력은 아니야!’한눈에 술을 조심하라고 알려줄 수 있었던 건 어지간한 실력으로는 절대 알아내지 못할 내용이었다.한지훈은 아무렇지도 않게 어깨를 으쓱하고는 입을 다물었다.“예민아!”이때, 맞은편에서 화려하게 차려입은 여자가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긴 생머리를 허리까지 길게 늘어뜨리고 검은색 롱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조막만한 얼굴에 단아한 매력을 가진 미인이었다.게다가 나올데 나오고 들어갈데 들어간 완벽한 몸매는 거기 존재하는 것만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소예민도 물론 미인이었지만 그녀와는 다르게 성숙미까지 겸비한 화려한 매력의 여인이었다.“려한 언니.”소예민이 활짝 웃으며 달려가서 여자를 와락 끌어안았다.“드디어 만나네. 여기 왔으면서 왜 연락 한번 안 했어.”여자는 사랑스럽다는 듯이 소예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이분은 누구야?”한지훈을 발견한 그녀가 호기심 어린 얼굴로 물었다.“새로 사귄 친구야.”소예민은 다급히 한지훈을 소개하며 그에게 눈짓으로 신호를 주었다.한지훈은 살짝 당황했지만 덤덤히 고개를 끄덕였다.“친구?”여자가 살짝 놀라며 한지훈을 아래위로 훑었다.그러더니 미소를 지으며 하얀 손을 그에게 내밀었다.“안녕하세요. 림려한입니다. 예민이 사촌언니에요.”“한지훈입니다.”한지훈은 예의상 악수해 주고 얼른 손을 놓았다.“예민이 언제 너 남성 친구가 생겼어? 난 왜 몰랐지?”림려한이 장난스러운 얼굴로 소예민에게 물었다.“말할 기회가 없었지. 어쨌든 이렇게 만났으니 됐잖아.”소예민이 림려한의 팔에 매달리며 애교를 부렸다.십여 분 뒤.소예민은 한지훈의 팔짱을 끼고 림려한과 함께 룸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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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9화

룸 안에는 열 명 남짓한 청춘 남녀들이 수다를 떨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물론 겉으로만 그렇게 보일 뿐이었다.남자들은 파트너와 함께 오지 않은 여자들을 훑었고 여자들은 비싼 옷을 걸친 남자들에게 접근하려고 아양을 떨었다.이곳에 모인 대부분이 재벌 2세들이었지만 그들 중 대부분은 바람둥이거나 신분상승을 꿈꾸는 여우들이었다.“예민이 드디어 왔구나. 다들 너만 기다렸잖아.”소예민과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여자가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외모는 평균보다 조금 괜찮은 편인데 소예민이나 림려한에 비하면 많이 부족했다.진한 화장에 섹시함을 강조한 타이트한 옷차림이 오히려 술집 여자처럼 보이게 만들었다.“저쪽은 조설련, 저와는 대학 동기예요. 저 친구가 이번 모임을 주최했어요. 거의 일년 만에 보는 거죠.”소예민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한지훈에게 친구들을 소개해 주었다.조설련은 한지훈에게는 시선 한번 주지 않고 림려한을 바라보며 물었다.“예민아, 이분이 네 사촌언니지? 정말 예쁘시다. 너희 가문은 정말 우월한 유전자를 타고났나 봐. 너희 때문에 내가 다 못생겨 보이잖아.”웃으며 다가온 조설련이 그녀의 손을 잡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그녀를 소개했다.“다들 조용히 해봐. 내가 소개할게. 이쪽은 나랑 같은 의대 다니던 캠퍼스 여신 소예민. 의학자 가문으로 알려진 소씨 가문의 외동딸이야. 어때? 예쁘지? 여자친구 없는 사람들 오늘 노력 좀 해봐.”장난처럼 한 말이겠지만 어쩐지 뼈대가 느껴지는 말이었다.“이쪽은 예민이 사촌언니. 완전 여신이야!”소개가 끝나자 림려한은 대범하게 사람들을 바라보며 자기소개를 했다.“안녕, 림려한이라고 해.”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인사하는 모습에 남자들은 벌써부터 가슴이 간질거렸다.사람들은 분분히 일어서서 열정적으로 인사를 주고받았다.“안녕, 소예민이라고 해.”소예민도 간단히 자기소개를 한 뒤, 한지훈을 가리키며 말했다.“이분은 내가 여기 와서 새로 사귄 친구, 한지훈 씨야.”사람들은 심드렁한 얼굴로 고개만 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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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0화

그리고 이때, 검은색 정장에 느끼한 인상을 가진 한 남자가 느긋하게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소예민에게 술을 권했다.그는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의 눈빛을 하고 소예민과 림려한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생긴 건 꽤 깔끔하고 준수한 외모에 피부가 하얘서 귀티가 났다.행동거지에서도 교육을 잘 받고 자란 티가 났다.소예민과 림려한을 바라볼 때 눈에 욕망이 가득했지만 입은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홍철수는 갑자기 잔을 들더니 한모금에 술잔을 비워버렸다.소예민은 그의 행동에 약간 당황하며 의아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일면식도 없는 남자였다.“예민아, 뭐 해? 철수 씨도 잔을 비웠는데 너도 비워야지? 홍철수 씨 H시에서 인정받는 청년 기업가 출신이잖아. 너 얼굴 본다고 여기까지 온 분이야.”조설련이 소예민의 어깨를 툭 치며 재촉했다.사실 그녀는 혼자 주목 받는 소예민이 얄미웠다.상대는 H시의 F4라고 불리는 인기남 중 한 명이었다. 준수한 외모에 재력까지 갖춘 완벽한 신랑감이라고 할 수 있었다.자존심만 아니라면 나 한번 만나달라고 들이대고 싶었다.하지만 홍철수는 그녀에게 관심이 없었고 소예민에게는 진한 흥미를 보였다.한지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조설련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봐도 이 여자, 뭔가 억지로 소예민과 홍철수를 이어주려는 의도가 보였다.유현빈은 구석에서 굳은 표정으로 술만 마시고 있었다.그는 소예민을 좋아해서 H시에서 여기까지 왔다. 그런데 좋아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의 사냥감이 되었는데 지켜줄 수 없는 자신의 처지가 한탄스러웠다.홍철수는 H시의 홍씨 무술관 후계자로 그가 건드릴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현빈이 오늘 좀 이상하네. 너 예민이 좋다고 쫓아온 거 아니었어? 철수가 예민이한테 대놓고 호감 드러내는데 왜 가만히 있어?”옆에 있던 재벌2세 한 명이 장난끼 어린 얼굴로 말했다.“닥쳐!”유현빈은 소예민이 안으로 들어온 뒤부터 술만 마시고 있었다.그는 분노한 눈빛으로 자신에게 장난을 친 사내를 노려보며 말했다.“네가 뭘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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