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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용왕사위: Chapter 641 - Chapter 650

2050 Chapters

제641화

그 말에 왕 매니저와 다른 점원들은 당황함을 금치 못했다.“사장님,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그러니까요, 사장님. 분명 저 자식이 먼저 폭력을 휘둘렀단 말이에요.”“사장님, 왜 저런 버러지들 말만 듣고….”점원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절대 사과하지 않겠다고 뜻을 밝혔다.그 모습을 본 추 사장은 참을 수 없는 화가 치밀었다.“3분 시간 줄 테니까 당장 사과해!”추택의 뒤에서 상황을 지켜본 왕 매니저는 거의 폭발 직전인 사장의 모습을 보고 고개를 돌려 한지훈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손님, 죄송합니다. 방금 전에는 제가 귀인을 못 알아보고 추태를 부렸는데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세요.”매니저가 먼저 사과하자 다른 여직원들도 마지못해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죄송합니다.”한지훈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성의가 안 보이네요. 추 사장 저 사람들은 웨딩샵에서 일할 자격이 없어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눈치 빠른 추택은 바로 그 말을 알아듣고 아부 섞인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럼요, 그럼요. 선생님 말씀이 맞습니다. 손님을 존중하지 않는 서비스직원은 자르는 게 당연하죠!”말을 마친 그는 그 직원들을 향해 소리쳤다.“자네들은 지금 이 시간 부로 해고야. 다른 웨딩샵에도 취직할 수 없게 커뮤니티에 공지해 두겠어. 알아들었으면 당장 짐 싸서 꺼져!”싸늘한 목소리에 자리에 있던 점원들은 모두 당황했다.그들은 울먹이며 추 사장에게 매달렸다.“사장님, 이러시면 안 돼요. 제발 해고만은 재고해 주세요.”“사장님, 저희가 잘못했어요!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요!”“손님, 사과도 드렸잖아요. 저에게는 책임져야 할 가족이 있어요….”한지훈은 싸늘하게 콧방귀를 뀌고는 말했다.“당신들은 서비스 직종에 종사할 자격을 못 갖췄어. 그러게 오래 일하고 싶었으면 사람을 봐가면서 텃세를 부렸어야지.”한지훈의 등 뒤에 있던 강우연이 조용히 그의 팔을 잡아당겼다.“지훈 씨, 그냥 용서해 주는 건 어때요? 저 사람들도 이제 잘못을 깨달은 것 같은데… 안쓰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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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화

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빌린 거야.”“빌렸다고요? 어디서요?”강우연은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태도였다.한지훈은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우리 대표님한테서.”“도설현 대표님이요?”강우연의 얼굴이 질투와 실망으로 물들었다.“참 좋은 대표님이시네요. 2억 현금을 그렇게 쉽게 빌려주시다니.”질투에 얼굴까지 빨개진 그녀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자 한지훈은 웃음이 나왔다.“이상한 생각했지? 나랑 대표님은 직장 상사와 부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야.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이제 돌아가자.”강우연은 일부러 화난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그게 사실인가요? 정말 한 번도 흔들린 적 없다고 장담할 수 있어요?”사실 강우연은 자신이 없었다.5년의 고된 생활은 그녀의 성격을 겁 많고 조심스럽게 만들었다.겉으로는 강한 척하지만 사실 속은 여리디 여린 사람이었다.그녀는 점점 더 한지훈에게 의지하는 자신을 인지하고 있었다.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도영그룹의 여자 대표가 한지훈의 주변을 계속해서 배회하고 그의 부탁이라면 2억 현금을 스스럼없이 내놓았다는 말에 강우연은 큰 위기감을 느꼈다.“진짜야. 맹세하면 믿을 거야?”한지훈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었다.강우연은 다급히 그의 손을 잡으며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알았어요. 믿을 테니까 일단 돌아가요.”그렇게 두 사람은 길가에서 택시를 기다렸다.그런데 승용차 몇 대가 그들의 앞에서 멈추더니 안에서 험악한 인상을 한 사내들이 내렸다.그들은 각자 손에 야구방망이를 든 채, 강우연과 한지훈을 겹겹이 포위했다.겁에 질린 강우연은 비명을 지르며 한지훈의 등 뒤로 숨었다.“저 사람들 뭐 하는 사람들이죠?”한지훈도 굳은 표정으로 적들을 응시했다.그리고 이때, 강희연의 어깨에 팔을 두른 오관우가 의기양양한 자태로 외제차에서 내렸다.“뭐야? 그냥 가려고?”그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한지훈을 노려보았다.강희연은 팔짱을 낀 채로 두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서더니 표독스러운 얼굴로 말했다.“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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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3화

조심스럽게 눈을 떠보니 어느새 한지훈이 든든히 그녀의 앞을 지키며 서 있었고 기세등등하게 달려들던 양아치들은 바닥을 구르고 있었다.그들은 팔다리에 골절상을 입고 처참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강우연은 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한지훈이 군인 출신이고 비범한 싸움 실력을 갖췄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여덟이나 되는 사람을 순식간에 쓰러뜨릴 줄은 몰랐다.한편, 그 광경을 두 눈 뜨고 목격한 오관우와 강희연의 얼굴에도 긴장감이 서렸다.한지훈이 싸늘한 표정을 하고 다가가자 겁에 질린 강희연은 뒷걸음질치며 오관우의 등 뒤로 숨었다.“너… 뭐 하자는 거야? 한지훈, 우리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회장님께서 널 가만두지 않으실 거야!”오관우도 두려운지 강희연의 뒤로 숨으려 했다.서로 앞에 나서기 싫어서 뒷걸음질 치는 모습은 보기에도 우습기 그지없었다.한지훈이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고함쳤다.“닥치고 꺼져!”섬뜩한 목소리에 놀란 강희연 커플은 미친 듯이 차로 달려가더니 시동을 걸고 도망치듯 현장을 벗어났다.강우연은 그제야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지훈 씨, 괜찮아요?”그는 담담한 시선으로 바닥을 구르는 양아치들을 노려보고는 말했다.“괜찮아. 이제 집에 가자.”“그래요.”강우연도 고개를 끄덕였다.한편, 미친듯이 질주하던 오관우는 한지훈이 뒤쫓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길가에 차를 세우고 거친 숨을 토해냈다.“젠장! 그 자식 대체 뭐야? 무슨 놈이 그렇게 무식하게 세?”강희연은 눈알을 굴리다가 갑자기 오관우의 가슴을 치며 앙칼진 목소리로 말했다.“오관우, 이 무능한 녀석! 믿을만한 녀석들이라며? 여덟이서 어떻게 한지훈 한 놈을 상대 못해? 창피하지도 않아? 아, 짜증나!”오관우도 분노한 목소리로 말했다.“그 자식이 그 정도로 셀 줄을 누가 알았겠어? 직업 군인이라더니 정말 대단한 몸재주를 가졌네!”“그럼 이제 어떡해? 이대로 가만히 있으라고?”강희연은 시뻘겋게 상기된 얼굴로 팔짱을 끼며 앙칼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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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수화기 너머로 한 중년 남자의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오 사장, 금액은 얼마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4천만 원이면 되겠습니까?”그 시각, S시의 한 아파트.담배 연기가 자옥한 원룸 내부에 열명 남짓한 사내들이 쉴 새 없이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한 컴퓨터 앞에 마주앉은 중년 사내는 한눈에 봐도 섬뜩해 보이는 사이트에 접속해서 의뢰 게시 버튼을 누르고 4천만 원이라는 거액을 입력했다.모든 준비를 끝낸 남자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4천만 원짜리 의뢰가 들어왔어. 차액으로 2백 정도 더 챙길 수 있겠군.”“형님, 또 의뢰가 들어왔어요? 부럽네요.”옆에 있던 남자가 싱글벙글 웃으며 부러운듯이 말을 걸었다.“저녁에 내가 밥 살게.”조영호가 웃으며 말했다.“형님, 사랑합니다!”사무실에 있던 직원들이 환호를 질렀다.조영호는 커피를 타서 베란다로 나왔다. 메시지로 의뢰가 수락되었다는 알람이 떴다.잠시 후, 그의 계좌에는 200만 원이 입금되었다. 조영호는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사무실로 돌아갔다.그날 밤.한지훈은 강우연과 고운이가 잠든 것을 확인한 뒤, 홀로 정원에 앉아 밤하늘을 감상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눈빛에 진한 살기가 스쳤다.그는 서늘한 눈빛으로 담벼락을 응시했다.그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걸렸다.“재밌네. 누가 보냈을까?”그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담벼락 쪽으로 걸어갔다.구석진 곳에 야행복을 입은 남자가 번뜩이는 비수를 들고 주변을 둘러보더니 훌쩍 날아 담을 뛰어넘었다.가벼운 착지 소리가 들렸다.남자의 입가에 잔인한 미소가 걸렸다.“조심하라고 하길래 경비가 삼엄한 줄 알았더니 지키는 사람이 아무도 없잖아? 이 정도로 4천만 원이면 밑지는 장사는 아니네. 젠장, 내가 이런 조무래기들이나 처리하고 있다니.”바닥에 착지한 순간 그는 이 집에 자신을 막을 정도의 고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건너편에서 균일한 숨소리가 들리기는 했지만 얼핏 들어도 일반인에 불과했다.남자가 의기양양해서 4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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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5화

남자는 그제야 자신의 앞에 선 상대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최소 그의 보스와 거의 맞먹는 실력이었다.영찬이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도망치자는 생각뿐이었다.하지만 한지훈은 그의 손을 꽉 잡고 싸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고개를 든 한지훈은 다리를 들어 영찬의 복부를 걷어찼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영찬은 담벼락에 허리를 부딪히며 추락했다.담벼락이 무너지며 영찬을 뒤덮었다.영찬은 당장에서 피를 토하며 자신을 향해 한발 한발 다가오는 한지훈을 절망적인 눈빛으로 노려보았다.“넌… 누구야? 무식하게 세네.”말하는 것조차 힘이 들 정도로 영찬이 입은 부상은 심각했다. 오장육부가 파열된 느낌이었다.더 절망적인 건 상대가 힘을 아꼈다는 사실이었다. 한지훈이 만약 진심으로 응했다면 영찬은 절대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한지훈은 영찬의 앞으로 다가가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내려다보았다.영찬의 눈에 비친 그의 모습은 지옥에서 온 저승사자와 다를 바 없었다.“누가 보냈는지만 말해. 그럼 목숨은 살려줄게. 너한테 기회는 한번뿐이야.”한지훈은 바닥에 쓰러져 거친 숨을 토해내는 영찬을 향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영찬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말하면 정말 살려줄 거야?”“쓸데없이 말이 많네.”이어진 싸늘한 목소리.영찬은 고민에 잠겼다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말할게. 난 사이트에서 의뢰를 받고 왔어.”“의뢰? 무슨 의뢰?”한지훈이 인상을 쓰며 물었다.“킬러넷이라고 살인 의뢰를 받는 사이트가 있어. 누가 4천만 원에 이 집에 사는 사람들 팔다리를 한쪽씩 부러뜨리라고 의뢰를 올렸더라고.”그 말을 들은 한지훈의 얼굴이 더 험악해졌다.“킬러넷이라. 몇 년 전에 들어본 적 있는데 아직도 살아 있을 줄이야.”그 말을 들은 영찬이 움찔하며 겁에 질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킬러넷을 알아?”3년 전, 킬러넷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암살 조직이었다.수천 명의 전문 킬러를 육성한 이 거대 조직은 비밀 리에 운영되고 있지만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었다.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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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6화

한지훈의 말에 영찬은 움찔하며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이 부들부들 떨었다.등골이 오싹하고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렸다.“당신은… 3년 전 그 사건에 참여했던… 전신급 전사 중 한 명인가요?”영찬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무시무시한 실력과 그 전설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 과거 킬러넷 소탕 작전에 참여해 수많은 서방의 조직원을 제거한 용국의 여덟 전사와 그들의 사령관뿐이었다.설마 그 여덟 전사 중의 한 명일까?영찬은 이런 생각이 떠오르자 미쳐버릴 것 같았다.‘내가 지금 무슨 의뢰를 받은 거지? 고작 4천만 원 벌자고 신급의 전사를 암살하라는 의뢰를 받은 건가?’허탈한 웃음이 나왔다.이 사람이 이 사건을 끝까지 추궁한다면 본진까지 위험해질 수 있었다.영찬의 이마에 식은땀이 비 오듯 흘렀다.왜 하필이면 나지?왜 하필 그 의뢰를 받아서 이런 일을 당하게 된 거지?그는 용국에 입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이었다.한지훈은 싸늘한 웃음을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아, 여덟 전사는 내 부하들인데?”청천벽력 같은 말에 영찬은 머릿속이 하얘졌다.여덟 전사의 상사?여덟 전사 중 한 명도 아니고 그들의 총사령관이 눈앞에 있었다.용국의 수호신이자 동방의 용왕으로 불리는 존재!그가 전장을 누비는 모습을 목격한 사람들은 모두 그를 용국의 수호신으로 불렀다.그리고 3년 전 킬러넷 소탕 작전을 경험한 유럽의 시민들은 그를 경외하여 동방의 용왕이라는 호칭을 붙여주었다.전 유럽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존재가 눈앞에 있었다.영찬은 숨이 막히고 눈앞이 캄캄해졌다.자신의 앞에 서 있는 이 자칫 평범해 보이는 남자가 과거 킬러넷 본진을 일망타진한 동방의 용왕이라니!영찬은 없는 힘까지 쥐어짜내서 기어나와 한지훈의 앞에 무릎을 꿇고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했다.“소인 영찬, 동방의 용왕님을 뵙습니다….”“동방의 용왕? 그건 또 뭐야?”한지훈이 미간을 찌푸렸다.영찬이 말했다.“저는 킬러넷 휘하의 암살 점조직의 일원 영찬이라고 합니다. 동방의 용왕이란 호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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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7화

말을 마친 영찬은 이마에 피가 터지도록 연신 바닥에 머리를 찧었다.한지훈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동방의 용왕이라. 재밌군. 아까도 말했지만 기회는 한번뿐이야. 누가 보냈어?”영찬이 다급히 대답했다.“용왕 어르신, 저는 킬러넷에서 의뢰를 받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저희 같은 하층 조직원은 고용주의 정보를 알 수 없습니다.”그 말은 사실이었다.킬러 업계에서 의뢰는 전부 익명으로 받게 되어 있었다.고용주가 자신의 이름을 직접 밝히지 않는 이상, 킬러넷 같은 대형 킬러 집단도 고용주의 정보에 접근할 수 없었다.무릇 인터넷에 올라오는 의뢰는 유럽 암흑 세력의 선별을 거쳐 정보가 가려진 채로 게시되기 때문이었다.한지훈은 미간을 확 찌푸렸다.유럽의 킬러 조직이 돌아가는 상황은 그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그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온몸을 떨고 있는 영찬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돌아가서 네 배후의 관리자한테 전해. 3일 시간을 줄 테니 알아서 해산하라고. 암살 조직의 구성원은 스스로 팔목을 잘라 그 사이트에 계시하도록. 그리고 용국 침입 불가라는 글도 함께 게시해. 알겠어?”영찬은 그에게 큰절을 올렸다.“비천한 목숨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용왕 어르신.”“꺼져.”한지훈이 싸늘하게 말했다.영찬은 그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고 절뚝거리며 정원을 나섰다. 더 이상 한지훈의 살기가 느껴지지 않을 때에야 그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그날로 비행기를 타고 용국을 떠났다.한지훈은 쓰러진 담벼락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내일 할 일이 생겼네.”침실로 돌아오자 강우연과 고운이는 달게 자고 있었다. 한지훈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침대머리에 놓인 다 타버린 향초를 챙겨 밖으로 나갔다.그것은 깊은 수면에 들게 하는 특수한 향초였다. 몸에는 별로 해가 되지 않지만 다음 날 일어나면 피로감이 드는 부작용이 있었다.군부대에 있을 때 군의관에게서 전수 받은 향초였다.비록 자주 의술을 쓰지는 않지만 수면향을 만드는 것쯤은 손쉽게 할 수 있었다.그 시각, 오관우와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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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8화

조영호의 고함에 오관우는 크게 당황하며 말했다.“형님, 정말 숨기는 거 없어요. 그 인간 퇴역 군인 출신 맞아요. 5년 전에 그룹이 망하고 혼자만 살아남은 놈이에요. 정말 별거 아닌 놈이에요.”잠시 침묵이 흘렀다.조영호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알았어. 지금부터 더 이상 나한테 연락하지 마. 우린 한 번도 연락한 적 없는 거야!”그 말을 끝으로 전화가 끊겼다.오관우의 이마는 식은땀으로 푹 젖어 있었다.어떻게 이런 일이 다 있지?옆에서 듣고 있던 강희연이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자기, 어떻게 됐어?”오관우가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문제가 좀 생겼어. 의뢰는 실패했대.”그 말을 들은 강희연은 씩씩거리며 그의 어깨를 세게 밀쳤다.“내 그럴 줄 알았어! 그 인간들 믿을 놈들이 아니라니까! 킬러는 무슨, 그냥 사기꾼들이네!”오관우는 인상을 쓰며 조영호가 했던 말을 곰곰이 되짚었다.‘영호 형이 설마 나한테 거짓말을?’거대 조직이 운영하는 킬러넷이 한지훈 같은 일반인 하나 처리하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았다.분노한 오관우는 술병을 바닥에 던지며 호통쳤다.“젠장! 또 속았어! 한지훈 그 멍청한 놈 하나 처리하지 못하는 게 무슨 킬러야!”그는 생각할수록 분이 치밀어 얼굴이 퍼렇게 질렸다.씩씩거리던 강희연이 오히려 그를 위로했다.“자기, 화 풀어. 그 자식 그냥 내버려 두자. 어차피 우리 결혼 날짜도 곧 다가오는데 그때가 되면 S시의 모든 유명 인사들이 우리 결혼식에 참석하게 되잖아. 그거로 우린 강우연 한지훈을 제대로 짓밟을 수 있어. 그날에 그것들을 통쾌하게 한번 망신 주는 거야.”그 말을 들은 오관우는 미소를 지으며 강희연을 껴안았다.“그래. 네 말이 맞아. 한지훈 콧대를 꺾고 화려한 결혼식을 치르는 게 가장 현명한 복수지!”“그럼!”다음 날.한지훈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망가진 담벼락을 수리했다.잠에서 깬 강우연은 피곤한 얼굴로 정원에 나왔다가 담벼락을 수리하는 한지훈을 보고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담이 왜 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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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9화

강우연은 별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지만 옆에 있던 한지훈은 뭔가 수상함을 느끼고 그들을 주시하기 시작했다.“이분은 누구시죠?”한 담당자가 한지훈을 가리키며 물었다.강우연은 웃으며 그를 사람들에게 소개했다.“제 남편 한지훈 씨예요.”담당자들의 표정이 미묘해졌다.“아… 그 집에서 전업주부를 한다는… 남편분이셨군요.”분위기가 순식간에 어색해졌다.한지훈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일부러 그의 자존심을 건드리려는 발언에 일일이 반응해 줄 필요는 없었다.강우연은 어색한 표정으로 화제를 돌렸다.“진행은 어떻게 돼가고 있나요?”배가 좀 나온 한 중년 남자가 웃으며 대답했다.“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는 한데 사소한 문제가 좀 있어요.”“어떤 문제요?”강우연이 물었다.민학그룹과의 협력 사업이 걸린 문제라 대충 넘어갈 수 없었다.강운그룹은 공사 업체에 외주를 맡겼는데 강문복과 친분이 있는 업체였다.처음에 강우연이 직접 업체를 알아보려 했지만 강문복이 이사 직책을 이용해서 그녀를 건너뛰고 이 업체랑 계약을 했다.업체 사장 서해철이 웃으며 말했다.“자재를 거의 다 써가네요. 새로 주문을 해야 하는데 회사에서 지정한 업체 자재가 불량품이 너무 많아서 우리가 직접 주문을 넣고 싶어요.”그 말을 들은 강우연은 인상을 확 찌푸렸다.“그 많은 자재를 다 썼다고요?”그녀는 자재 창고로 걸음을 옮겼다.아니나 다를까, 며칠 전에 주문한 자재가 거덜이 나 있었다.강우연은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이렇게 빨리 소모되었을 리가 없는데?서해철이 다급히 해명했다.“강 부장님, 자재가 빨리 소모된데는 이유가 있어요. 폐기율이 20퍼센트가 넘거든요.”“폐기율이 왜 그렇게 높아요?”그 말을 들은 강우연은 화들짝 놀라며 재차 물었다.“예전에도 이랬나요?”서해철은 여러 담당자들과 시선을 교환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그래요. 예전에 강 이사님과 같이 일을 할 때는 폐기율이 25퍼센트에 육박했어요. 민학그룹과 사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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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0화

그 시각, 강문복은 서해철 일행이 아침에 가져온 1억 5천만 원이 넘는 현금을 금고에 넣고 있었다.그는 강우연의 질문에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알아, 보고 받았어. 서 사장은 우리 강운과 오랜 친구 같은 사이야. 폐기율 20퍼센트는 인테리어 업계에서 이미 최저 수치야. 서 사장이 요구하는 거 잘 들어줘.”강우연은 인상을 쓰며 계속해서 질문을 이어갔다.“서 사장님은 업체에서 자체적으로 자재 주문을 넣고 싶다고 하셨는데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좋지. 우린 서 사장을 믿어야 해. 그 친구는 인테리어 경험도 우리보다 풍부하니 절대 문제 없을 거야. 우연아, 민학그룹과의 이번 사업은 우리 강운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 중에 최대 프로젝트야. 백 선생과의 사업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으니 이번 백화점 인테리어 사업은 그 어떤 착오도 있어서는 안 돼. 그러니까 이런 일은 경험이 풍부한 사람에게 맡겨야지. 너도 서 사장 보고 많이 배워둬. 알겠지?”말을 마친 강문복은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찻잔을 들었다.“알겠어요.”전화를 끊은 강우연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강문복이 이렇게까지 얘기하니 별문제는 아닌 것 같았다.“부장님, 강 이사님은 뭐래요?”서해철이 웃으며 물었다.“그렇게 진행하라고 하시네요.”그 말을 들은 서해철은 서류가방에서 문서 한 장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이사님까지 별문제 없다고 하셨으니 여기 사인 좀 부탁드릴게요. 강 부장님 사인이 있어야 자재를 현장까지 운반할 수 있어요.”강우연은 의아한 표정으로 서류를 받아 확인해 보았다. 각종 자재의 단가가 표기된 서류였다.“서 사장님, 이 서류는 돌아가서 단가를 확인해 보고 사인할게요.”강우연의 태도는 여전히 조심스러웠다.그 말을 들은 서해철은 인상을 찌푸리더니 그녀를 재촉하기 시작했다.“강 이사님, 자재의 단가는 시장 최저가로 책정했어요. 자재에도 아무 문제 없고요. 걱정 마세요. 저희는 강 이사님과 오랜 시간 같이 일했어요. 강 이사님도 저희를 믿으니까 이렇게 큰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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