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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수화기 너머로 한 중년 남자의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 사장, 금액은 얼마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

“4천만 원이면 되겠습니까?”

그 시각, S시의 한 아파트.

담배 연기가 자옥한 원룸 내부에 열명 남짓한 사내들이 쉴 새 없이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한 컴퓨터 앞에 마주앉은 중년 사내는 한눈에 봐도 섬뜩해 보이는 사이트에 접속해서 의뢰 게시 버튼을 누르고 4천만 원이라는 거액을 입력했다.

모든 준비를 끝낸 남자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4천만 원짜리 의뢰가 들어왔어. 차액으로 2백 정도 더 챙길 수 있겠군.”

“형님, 또 의뢰가 들어왔어요? 부럽네요.”

옆에 있던 남자가 싱글벙글 웃으며 부러운듯이 말을 걸었다.

“저녁에 내가 밥 살게.”

조영호가 웃으며 말했다.

“형님, 사랑합니다!”

사무실에 있던 직원들이 환호를 질렀다.

조영호는 커피를 타서 베란다로 나왔다. 메시지로 의뢰가 수락되었다는 알람이 떴다.

잠시 후, 그의 계좌에는 200만 원이 입금되었다. 조영호는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사무실로 돌아갔다.

그날 밤.

한지훈은 강우연과 고운이가 잠든 것을 확인한 뒤, 홀로 정원에 앉아 밤하늘을 감상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눈빛에 진한 살기가 스쳤다.

그는 서늘한 눈빛으로 담벼락을 응시했다.

그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걸렸다.

“재밌네. 누가 보냈을까?”

그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담벼락 쪽으로 걸어갔다.

구석진 곳에 야행복을 입은 남자가 번뜩이는 비수를 들고 주변을 둘러보더니 훌쩍 날아 담을 뛰어넘었다.

가벼운 착지 소리가 들렸다.

남자의 입가에 잔인한 미소가 걸렸다.

“조심하라고 하길래 경비가 삼엄한 줄 알았더니 지키는 사람이 아무도 없잖아? 이 정도로 4천만 원이면 밑지는 장사는 아니네. 젠장, 내가 이런 조무래기들이나 처리하고 있다니.”

바닥에 착지한 순간 그는 이 집에 자신을 막을 정도의 고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건너편에서 균일한 숨소리가 들리기는 했지만 얼핏 들어도 일반인에 불과했다.

남자가 의기양양해서 4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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