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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7화

말을 마친 영찬은 이마에 피가 터지도록 연신 바닥에 머리를 찧었다.

한지훈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동방의 용왕이라. 재밌군. 아까도 말했지만 기회는 한번뿐이야. 누가 보냈어?”

영찬이 다급히 대답했다.

“용왕 어르신, 저는 킬러넷에서 의뢰를 받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저희 같은 하층 조직원은 고용주의 정보를 알 수 없습니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킬러 업계에서 의뢰는 전부 익명으로 받게 되어 있었다.

고용주가 자신의 이름을 직접 밝히지 않는 이상, 킬러넷 같은 대형 킬러 집단도 고용주의 정보에 접근할 수 없었다.

무릇 인터넷에 올라오는 의뢰는 유럽 암흑 세력의 선별을 거쳐 정보가 가려진 채로 게시되기 때문이었다.

한지훈은 미간을 확 찌푸렸다.

유럽의 킬러 조직이 돌아가는 상황은 그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온몸을 떨고 있는 영찬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돌아가서 네 배후의 관리자한테 전해. 3일 시간을 줄 테니 알아서 해산하라고. 암살 조직의 구성원은 스스로 팔목을 잘라 그 사이트에 계시하도록. 그리고 용국 침입 불가라는 글도 함께 게시해. 알겠어?”

영찬은 그에게 큰절을 올렸다.

“비천한 목숨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용왕 어르신.”

“꺼져.”

한지훈이 싸늘하게 말했다.

영찬은 그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고 절뚝거리며 정원을 나섰다. 더 이상 한지훈의 살기가 느껴지지 않을 때에야 그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그날로 비행기를 타고 용국을 떠났다.

한지훈은 쓰러진 담벼락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내일 할 일이 생겼네.”

침실로 돌아오자 강우연과 고운이는 달게 자고 있었다. 한지훈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침대머리에 놓인 다 타버린 향초를 챙겨 밖으로 나갔다.

그것은 깊은 수면에 들게 하는 특수한 향초였다. 몸에는 별로 해가 되지 않지만 다음 날 일어나면 피로감이 드는 부작용이 있었다.

군부대에 있을 때 군의관에게서 전수 받은 향초였다.

비록 자주 의술을 쓰지는 않지만 수면향을 만드는 것쯤은 손쉽게 할 수 있었다.

그 시각, 오관우와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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