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에 익숙지 않은 소완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갈게요.”그리고 이때, 자리에서 일어선 한지훈이 사람들의 경악한 시선 속에 이한승에게 말했다.“별일 아니에요. 고운이가 유치원에서 이한승 회장이랑 아빠가 친분이 있다고 얘기했는데 친구들이 안 믿어준다고 해서 불렀어요. 우리 애를 거짓말쟁이로 만들 수는 없잖아요.”그 말을 들은 이한승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한지훈의 옆에 있는 고운이를 바라보았다.아이를 품에 안은 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고운아, 이제 친구들에게 아빠랑 이 회장님이 친구라고 말해도 괜찮아. 아무도 널 거짓말쟁이라고 놀리지 않을 거야.”고운이는 보석 같은 눈을 깜빡이며 이한승을 한번 바라보고 고개를 돌려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친구들과 학부모들을 둘러보고는 볼을 부풀리며 자신 있게 말했다.“고운이는 한 번도 거짓말한 적 없어!”어제까지 아이를 비웃고 놀리던 아이들은 고개를 푹 숙였다.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왕해창을 힐끗 보고는 아이를 안고 밖으로 나왔다.이한승은 바짝 긴장한 표정으로 그의 뒤를 따랐다.반면, 현장에 남겨진 왕해창은 손수건을 꺼내 다급히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한참이 지난 뒤, 한 남자 교사 한 명이 안으로 들어오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주임님, 이 회장님은 한지훈 씨와 함께 돌아가셨습니다.”“그래, 알겠어.”그제야 왕해창은 잠깐 숨을 돌릴 수 있었다.하지만 그것도 잠시, 입구에서 대기 중이던 이한승의 비서가 안으로 들어오더니 싸늘한 목소리로 사람들에게 말했다.“오늘 있었던 일, 특히나 한 선생님의 신분에 대해서 절대 외부에 발설하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입을 잘못 놀렸다가 괜한 피해를 당하지 말라고 당부 드리는 겁니다.”말을 마친 비서는 유유자적하게 현장을 떠났다.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아이에게 입단속을 시켰다.“오늘부터 고운이랑 잘 지내봐. 알겠지?”그 시각, 고운이를 데리고 집에 도착한 한지훈은 강우연에게서 온 연락을 받았다.수화기 너머로 그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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