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진수가 공장을 운영해 돈을 쓸어 담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키운 이 경호원들 덕분이었다.그는 강력한 경호팀을 이용해 협력사 대표들을 협박해 시장가보다 싼 가격에 자재를 공급받고 있었다.그래서 이 바닥에서 도진수는 악명이 자자했다.모두가 그를 두려워했다.한지훈과 용일은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도 사장, 지금 무력을 행사하겠다는 겁니까?”한지훈이 물었다.도진수는 거만한 표정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알면 계약서에 사인이나 하든가! 계속 질질 끌면 다리몽둥이를 분질러 주겠어!”경호원들은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 매서운 눈빛으로 두 사람을 노려보고 있었다.협박의 의미가 명백한 상황에서 한지훈은 덤덤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이건 그냥 강매잖아?”“그럼 어쩔 건데? 살고 싶으면 사인하고 돈 내놔. 안 그러면 저 애들 흥분하면 나도 못 말려!”도진수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협박의 어투로 말했다.“내가 못 하겠다면?”한지훈이 물었다.“젠장, 맞아보지 못해서 그런 소리나 하는 거지! 당장 이 녀석 다리부터 부러뜨리고 손목 잘라서라도 계약서에 도장 찍게 만들어!”두 눈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도진수가 소리쳤다.세 명의 경호원이 허리춤에서 비수를 빼 들고 험악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향해 다가왔다.용일은 허리춤에서 권총을 꺼내고 한지훈의 앞을 막아선 뒤, 도진수의 이마에 총구를 겨누었다.“어디서 양아치들이나 하는 짓을! 죽고 싶어?”아까부터 꾹 참고 있었던 용일의 분노가 폭발했다.“그만! 뒤로 물러서!”당황한 도진수는 양팔을 휘저으며 부하들을 향해 명령했다. 그의 이마에서는 벌써 식은땀이 줄줄 흘리고 있었다.그리고 사무실 밖 복도에서 어지러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더니 검은 정장을 입은 경호원들이 안으로 쳐들어왔다.쾅!요란한 소리와 함께 그들은 도진수의 경호원들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도진수의 인력들은 코피를 질질 흘리며 바닥을 뒹굴었다.도진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뭐야? 미리
그는 바로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세상에!’S시 지하세력의 왕으로 군림한 정도현이 한지훈에게 비굴하게 고개를 숙인 모습이라니!도진수는 자신이 큰 인물을 잘못 건드렸다는 것을 뒤늦게 인지했다.용일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도 사장, 아까의 기세는 어디 갔어? 우리 회장님 다리를 분질러버리겠다며? 어디 해봐!”도진수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뚝뚝 흘러내렸다.“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정신이 나갔었나 봐요. 이거 좀 내려놔요. 우리말로 해결합시다….”당황한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했다.자칫 잘못하면 오늘 여기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쾅!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용일은 도진수의 멱살을 잡아 바닥에 힘껏 내동댕이쳤다.얼굴이 그대로 바닥에 부딪힌 도진수는 코뼈가 부러지고 이가 부서지면서 입에서 피를 뿜었다.“악! 내 코!”도진수의 처참한 비명소리가 사무실에 울려 퍼졌다.한지수는 담담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 얼굴을 감싸고 있는 도진수를 바라보며 담배를 입에 물었다.“도 사장, 40억에 매각할 거야?”여비서는 이미 겁에 질려 바닥에 주저앉아 덜덜 떨고 있었다.정신이 혼미해진 도진수가 한지훈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애원했다.“한 회장님, 제가 잘못했어요. 40억은 정말 남는 게 없어요. 그 가격에 팔면 우리 가족 다 밖에 나앉게 생겼다고요….”“닥쳐! 40억이면 이미 많이 봐준 거지! 그러니까 누가 계약 직전에 말을 바꾸래?”정도현이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호통쳤다.도진수는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정 회장님, 한 번만 봐주세요. 40억이면 정말 남는 게 없어요….”한지훈이 싸늘하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조금 전에 200억에 나한테 억지로 계약서에 사인하게 하려는 게 누구였더라? 난 그냥 받은 대로 돌려준 것뿐이야. 40억, 이게 마지막이야! 한 푼도 안 주고 이거 그냥 인수할 수도 있어.”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용일은 핸드폰을 꺼내 도진수에게 건네며 말했다.“5년 사이 네놈이 강제로
도진수는 다급히 대답했다.“도영그룹이요. 그쪽에서 150억에 이 공장을 사겠다고 했습니다.”“도영? 도중기 그 인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군.”한지훈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공장을 떠났다.공장을 인수한 뒤, 그는 바로 강우연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생산을 가동하려면 부족한 설비를 구매해야 했다.한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나온 도진수는 도영그룹의 연락을 받았다.“도 사장, 어떻게 된 겁니까? 우리한테 150억에 공장 넘기기로 했잖아요. 왜 40억에 다른 사람에게 팔았어요? 미쳤습니까?”상대는 무척 화가 나 있었다.“도영그룹? 젠장! 당신들이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그런 말을 해? 당신들이 아니었으면 헐값에 공장 넘길 일도 없었다고! 당장 꺼져!”도진수는 욕설을 퍼붓고는 전화를 끊었다.도영그룹 회장 사무실, 비서는 끊어진 전화를 노려보고는 굳은 표정으로 도중기에게 보고했다.“회장님, 실패했습니다.”도중기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다음 계획으로 넘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강운그룹을 무너뜨려야 해!”비서가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네, 회장님. 방금 입수한 소식인데 비록 강운 쪽에서 공장을 인수했지만 설비가 부족해서 아직은 생산을 가동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인맥을 동원해 상회 쪽 사람들을 움직이면 강운에서 설비를 인수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그래, 그럼 그렇게 해!”도중기가 싸늘한 목소리로 지시를 내렸다.비서는 곧장 S시 상회 부회장 맹시현에게 전화를 걸었다.상회 부회장 사무실, 맹시현은 지인들과 함께 이번 년도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있었다. 회의를 진행하는 도중에 낯선 번호인 전화가 걸려 왔다.“맹시현입니다.”맹시현은 구석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안녕하세요, 부회장님. 도영그룹 비서실 서주안입니다. 도 회장님 지시를 받고 연락드렸어요.”“도영그룹이요? 반갑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연락을 주셨는지….”맹시현은 흥분과 기대로 입꼬리가 올라갔다.옆에서 통화를 듣고 있던 지인들도 멍한
전화를 끊은 뒤에도 맹시현은 여전히 떨떠름한 표정이었다.그의 지인들이 장난치듯 말했다.“부회장, 누구 전화인데 그렇게 조심스러워? 우리 맹 부회장이 긴장하는 모습은 처음 보는데.”맹시현이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도영그룹.”그 말을 들은 지인들의 표정이 심각해졌다.“도영그룹에서 갑자기 왜? 여긴 S시잖아. 그쪽에서 우리한테 연락할 일이 뭐가 있다고.”맹시현은 차로 목을 축이고는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 이유를 모르겠어. 강운그룹을 무너뜨릴 계획에 동참해 달라고 하는데 자네들 생각은 어떤가?”그 말을 들은 지인들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맹 부회장, 이건 기회야! 세력도 배경도 없는 회사 하나 무너뜨리면 도영이라는 큰 배에 탈 수 있는데! 그쪽 자금이 우리 S시로 들어오고 새 지사까지 설립한다는데 이만한 기회가 또 언제 오겠어?”“왕 사장 말이 맞아요. 형님, 그래서 도영그룹의 요구는 뭡니까?”“우리도 도울 수 있으면 도울게. 나중에 도 회장 앞에서 얘기나 잘 해줘.”맹시현은 지인들을 바라보며 점차 옅은 미소를 지었다.“그래! 자네들 같은 든든한 아군이 잇는데 무서울 거 없지. 요구는 아주 간단해. 강운에서 최근에 공장을 하나 인수했는데 설비가 필요한가 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강운에서 설비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막는 일이야.”“내가 확인해 봤는데 강운에서 필요한 설비는 S시에 일곱 곳에서 판매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 회사들을 찾아가서 강운그룹에 설비를 팔지 못하게 막는 거야.”그의 생각을 들은 지인들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건 간단하지. 다 우리가 아는 회사들이니까 문제없을 거야.”잠시 후, 일곱 회사는 강운에 설비를 절대 팔지 말라는 상회의 공문을 받았다. 제한 기간은 3개월이었다.맹시현은 강운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는 몇 달만 시간을 끌면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납품 일자가 연기되어 알아서 와해될 것이라는 정황을 포착했다.한편, 강우연은 공장을 확보했다는 연락을 받고 설비 판매 회사 중 한 곳인 부영으
“자, 다 같이 한잔합시다!”그들이 흥에 겨워 술잔을 기울이는 사이, 강우연은 조형욱이 대표로 있는 헨리로 갔다.“누구시죠? 무슨 일로 찾아오셨습니까?”입구를 지키던 경비가 험악하게 인상을 쓰며 그녀의 앞길을 가로막았다.강우연은 그에게 다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안녕하세요, 조 대표님 좀 만나러 왔는데요. 생산 설비를 구매하려고요.”“우리 대표님? 예약은 하셨어요?”경비가 싸늘한 말투로 물었다.강우연이 말했다.“강운그룹 강우연 부장입니다.”“강우연 씨? 그냥 돌아가세요. 대표님은 지금 자리에 안 계십니다. 나중에 다시 오세요.”경비 직원은 그녀의 이름을 듣자마자 인상을 구기며 그녀의 어깨를 떠밀었다.뒤로 밀려난 강우연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손바닥이 그대로 바닥에 부딪혀 살갗이 벗겨지며 피가 났다.“부장님, 괜찮으세요?”비서가 다급히 다가와 그녀를 부축하고는 분노한 눈빛으로 경비를 노려보며 소리쳤다.“왜 사람을 밀치고 그러세요?”경비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들을 힐끗 노려보고는 고개를 돌렸다.“그러니까 그냥 돌아가라고 했잖아. 소란 피우지 말고 당장 꺼져!”비서가 이를 악물며 경비에게 달려들려고 했지만 강우연은 그녀를 말렸다.“우영 씨, 난 괜찮으니까 다른 데로 가자.”그렇게 강우연은 비서와 함께 남은 다섯 공장을 찾아갔지만 사장이 자리를 비웠다며 받아주지 않았다.심지어 일부 직원들은 그들을 비웃고 비난하기까지 했다.조바심이 난 비서는 발을 동동 굴렀다.“부장님, 이제 어떡할까요? 이 공장들 분명 서로 합의하고 우리만 안 만나주는 것 같아요.”강우연도 속이 타들어 갔다.오늘 설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내일도 생산을 가동할 수 없게 되고 납품 일자는 또 뒤로 늦춰질 수밖에 없었다.그렇게 되면 강문복은 모든 게 그녀가 무능한 탓이라며 비난할 게 분명했다.“일단 돌아가서 대책을 상의해 보자.”강우연이 말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회사로 돌아가 상황을 강문복에게 보고했다.소식을 들은 강문복은 크게 화를 내며 임
강우연은 한참을 울다가 긴 한숨을 내쉬며 그에게 물었다.“지훈 씨가 설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요?”한지훈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내가 방법을 생각해 볼게.”“지훈 씨가 인맥이 풍부한 건 알지만 계속 도움만 받다가 친구들과 사이가 멀어지면 어떡해요?”그녀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한지훈은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그런 건 걱정하지 마. 다 친한 친구들이고 내가 부탁하는데 거절할 리 없어.”“하지만 S시에 설비를 가진 회사는 전부 우리한테 안 팔겠다고 선언했는데 무슨 수로 설비를 구해요?”강우연은 여전히 시름이 놓이지 않는 모양이었다.한지훈은 잠시 고민하고 말했다.“그럼 다른 지방에 가서 설비를 사 오면 되지. H시도 괜찮잖아. 내가 상황을 알아볼 테니 소식 기다리고 있어.”말을 마친 한지훈은 그 길로 출발했다.강우연이 뒤에서 애타게 불렀지만 그는 우아하게 손을 흔들어 주고는 가속 페달을 밟았다.강우연은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착잡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그가 뭔가 숨기는 게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한편, 회사를 나선 한지훈은 곧장 고운그룹으로 직행했다.원 한정그룹을 개명한 고운그룹은 이제 완전히 한지훈의 소유가 되었다.안타깝게도 5년 전 사고로 그는 가족 모두를 잃고 혼자 남게 되었다.한지훈은 백 선생의 신분으로 원 한정그룹을 인수하고 부모님의 평생 피땀을 되찾았다.용일은 회사로 온다는 한지훈의 연락을 받고 곧장 고운그룹 임원들에게 사실을 알렸다.임원들 중 대부분은 한정그룹 때부터 함께한 직원들이었다.물론 새로 들어온 임원들도 있었다.“뭐라고요? 회장님이 방문하신다고요?”“백 선생 말씀하시는 건가요?”“소문에 아주 잘생긴 재력가라고 들었는데 얼굴이라도 봐야겠어요!”회사 직원들은 한지훈이 방문한다는 소식에 술렁이기 시작했다.적지 않은 직원들은 회사의 새로운 주인이 된 백 선생의 얼굴을 보려고 회사 로비로 몰려들었다.며칠 사이에 백 선생이 회사를 인수했다는 소문은
“회장님.”회사의 임원들은 일제히 그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한지훈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건물을 향해 걸어갔다.구경하러 나온 여직원들은 선망의 눈빛으로 그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세상에! 분위기가 너무 멋있잖아!”“저분이 회장님이라고? 가면을 쓴 신비주의라니!”“세상에! 내가 꿈꾸던 백마 탄 왕자님이야!”여직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잠시 후, 회사의 고위 임원들은 회의실에 모였다.상석으로 간 한지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긴장들 푸시고 자리에 앉으세요.”솔직히 회사에 들어선 순간부터 그는 떨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부모님이 평생을 바쳐 일군 회사가 드디어 그의 손에 돌아왔다.그리고 임원들 중에는 한지훈이 아는 얼굴도 보였다.예전에 그의 아버지와 함께 회사를 위해 일하던 부하직원들이었다.한지훈이 손짓하자 옆에서 대기하던 용일이 정중한 표정으로 앞으로 나서며 입을 열었다.“오늘 여러분을 모이라고 한 건 중요한 사안이 있어서입니다. 회사 명의로 H시에서 인테리어 자재 생산 설비를 구입할 예정인데 나눠드린 서류에 리스트가 있으니 한번 확인해 보세요. 오늘 안에 무조건 구매를 완료해야 할 설비들입니다. 돈은 문제가 아니니 다들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임원들은 다급히 서류를 펼치고 리스트를 확인했다. 그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의문을 표했다.“회장님, 우리 회사에서 필요한 설비는 아닌 것 같은데요.”“맞아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시려는 겁니까?”사람들의 의혹에도 한지훈은 덤덤한 표정으로 응대했다.“일단은 그렇게 진행하세요. 다른 건 생각하지 말고요. 최대한 빨리 설비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내놓으세요.”말을 마친 한지훈은 회의실을 나가 회장 사무실로 갔다.회사를 인수한 직후, 그는 용일에게 부탁해서 사무실을 예전에 아버지가 있을 때와 똑같이 꾸몄다.전에 있었던 고전 명화와 화분들도 경매장에서 구매해서 원래 있었던 자리에 돌려놓았다.사무실로 돌아와 주변을 둘러보던 한지훈의 눈시울이
용일은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지금 바로 처리하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신속히 동원 주군 본부에 연락을 취했다.전화를 받은 서효양이 떨떠름한 목소리로 그에게 되물었다.“북양 총사령관께서 나한테 부탁을 했다고?”“네, 서 사령관님. 저희 사령관님께서 직접 지시하신 일이니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용일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잠시 침묵하던 서효양이 말했다.“좋아요. 북양 총사령관의 부탁인데 당연히 도와야지요.”말을 마친 그는 전화를 끊고 참모장을 호출했다.“당장 군공장이나 군부와 협력 계약을 맺은 회사에 연락해서 이 리스트에 있는 설비들을 천향 공장으로 보내라고 지시해! 오늘 안에 무조건 도착해야 해!”“북양 총사령관께서 그런 부탁을 하셨다고요?”참모장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서효양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니까? 높으신 분께서 여자 한 명을 위해 나한테 부탁을 다 하시다니. 재밌어! 지금 당장 움직이도록 해!”“네, 알겠습니다!”참모장은 고개를 끄덕인 뒤, 지휘관 사무실을 나섰다.한편, 설비 구매 문제를 해결한 한지훈은 용일에게 또 다른 지시를 내렸다.“이 사람들 어디 사는지 알아보고 나랑 같이 나가자.”말을 마친 한지훈은 그에게 리스트 한 장을 내밀었다. 거기에는 다섯 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이들은 예전 한정그룹에서 한지훈의 아버지를 위해 일했던 심복들이자 아버지의 가장 친한 친우들이었다.5년 전 사고로 그의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그룹이 무너지자 그들 역시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들었다.4대 가문에서 그들의 재취업을 방해했기에 한정그룹에서 고위 임원으로 일하던 사람들은 현재 평범한 시민들의 삶을 살게 되었다고 한다.그중 두 명의 이름 옆에는 특별한 기호로 체크해 두었다.그들은 아버지를 배신하고 그룹의 기밀을 팔아넘긴 배신자였다.이 둘이 아니었으면 아마 한정그럽은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았을 것이다.둘은 마지막 순간에 아버지와 한정그룹에 칼을 겨누었다.한지훈은 이 원한을 한순간도 잊은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