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왕사위의 모든 챕터: 챕터 441 - 챕터 450

2046 챕터

제441화

강우연이 그것을 향해 손을 뻗으려는 순간 한지훈이 따뜻한 죽을 들고 다가왔다. 그는 그대로 소파에 앉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따뜻할 때 마셔. 오늘 파티는 어땠어?”강우연은 그가 내미는 죽을 건네받고 억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괜찮았어요. 피곤해서 일찍 돌아온 거예요”한지훈은 겉으로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조금이라도 늦게 돌아왔다면 모든 게 탄로 날 뻔했다.한편, 죽으로 빈속을 채운 강우연은 가면남에 대한 기억은 잠시 잊고 힘없이 침실로 돌아갔다.고운이는 의아한 눈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아빠, 엄마가 오늘 기분이 좀 별로인 것 같아.”한지훈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괜찮아.”말을 마친 그는 소파 구석에 숨겼던 흰 가면을 슬쩍 들고 서랍 맨 안쪽에 감췄다.강우연이 이걸 발견하지 못해서 천만다행이었다.한편, 호텔로 돌아간 도호헌은 미친 사람처럼 고함을 지르며 손에 잡히는대로 물건을 집어 던졌다.“젠장! 그 자식 대체 뭐야? 이한승까지 쩔쩔매게 하다니! 아! 짜증 나!”음침한 얼굴로 소파에 앉은 그는 짜증스럽게 욕설을 퍼부었다.오늘 밤은 그에게 치욕의 날이었다!도영그룹 후계자인 그가 H시에서도 인정받는 유망주였는데 S시에 온 뒤로 뭐 하나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도설현이 경호원 면접을 보던 날에도 살랑이 일개 백수 녀석에게 보기 좋게 패했다.그리고 오늘 있은 일까지 해서 항상 자기 잘난 멋에 살았던 도호헌의 체면이 나락으로 추락했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도호헌의 손에 들고 있던 술잔이 바닥에 부딪히며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씩씩거리며 살랑에게 전화를 걸었다.요 며칠 살랑은 집에서 요양 중이었다. 도호헌의 신임을 잃은 그는 요즘 부쩍 술로 고민을 달래는 일이 많아졌다.그는 한지훈이 가증스럽고 미웠다.작은 시골구석이라고 믿었던 S시에 자신과 대적할 만한 고수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그는 경악했다.도호헌의 전화에 그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서며 공손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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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그 살기는 살랑에게 거대한 압박감으로 돌아왔다.살랑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더니 물방울이 되어 바닥에 떨어졌다.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살랑에게는 억만년처럼 길게 느껴졌다.무시무시한 살기와 압박감이었다!집 안에 상상을 초월하는 실력자가 있는 게 분명했다.이게 살랑이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다.그 순간, 그는 도망치고 싶었다.하지만 감히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적에게 등을 보이는 순간, 적이 귀신처럼 다가와서 그의 등에 칼을 꽂을 것 같았다!이런 무시무시한 경험은 처음이었다.사람을 통째로 집어삼킬 것 같은 살기는 살랑이 살면서 처음 느껴본 것이었다.살면서 만나본 상대 중 가장 강했던 사람은 용병 시절에 만났던 용병의 왕이라고 불렸던 암살자였다.그는 자타공인 4성천급 전신 이상의 존재였다.서방 국가에서 사신으로 불릴 만큼 대단한 인물이었고 슬하에 수백만 용병단을 거느렸다.사신의 앞에서 살랑은 그저 보잘것 없는 범부에 불과할 뿐이었다.그는 3성 병왕급 실력으로 S시에서 왕처럼 군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4성천급 전신으로 불리는 사람은 기침 한번 하면 그의 목숨을 취할 수 있을 만큼 강한 존재였다.그리고 더 두려운 건, 집 안에서 풍기는 이 살기는 절대 그 용병의 왕에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심지어 아무리 용병의 왕이라고 해도 집 안에 있는 이 존재 앞에서는 범부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그 생각이 뇌리를 스치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살랑은 털썩 바닥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렸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용서를 빌었다.“죄송합니다, 목숨만 살려주세요!”그랬다!용서를 구하는 것!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것만이 살길이었다.반항?그런 건 존재할 수 없었다.목숨을 대가로 내놓아야 했으니!고개를 바짝 조아리고 엎드려야만이 살아서 돌아갈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터벅터벅어둠 속에서 천천히 누군가가 그에게 다가왔다.그리고 담담하지만 싸늘한 기운을 담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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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살랑은 부들부들 떨며 입을 열었다.“도영그룹 도호헌 대표가 보내서 왔습니다.”그 말을 들은 한지훈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역시 그놈이었어!비록 살랑이 현관 앞에 도착했을 때부터 배후가 도호헌이라고 짐작하고 있었지만, 당사자의 입에서 사실을 확인하니 더 어이가 없었다.살랑은 주인의 이름을 발설한 순간, 도호헌의 신변에서 계속 있을 수는 없겠다고 판단했다. 그의 선택지는 하나뿐이었다. 바로 눈앞의 이 인물에게 용서를 구하고 영원히 S시를 떠나는 것!아니, 차라리 용국을 뜨는 게 나았다!유럽으로 돌아가야 해!여긴 살 곳이 아니야!비록 유럽도 피바람이 불고 있지만 눈앞의 이 상대는 혼자서 천군만마를 쓸어버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어둠 속의 남자가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널 어떻게 죽여줄까?”살랑은 그 순간 가슴이 철렁하고 눈앞에 새카매졌다. 그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죄송합니다! 한 번만 너그럽게 용서해 주십시오… 다시는 이런 짓하지 않겠습니다. 정말이에요… 당신 같은 실력자가 있는 걸 알았으면 절대 무모하게 침입하지 않았을 겁니다!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 이 은혜는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살랑은 이마에 피가 나도록 연신 머리를 바닥에 찧었다.“조용히 하라니까! 아내와 아이가 자고 있다고 했잖아!”한지훈의 싸늘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만약 소란으로 고운이와 강우연이 깬다면 그들이 나오기 전에 살랑을 치워버릴 생각이었다.그제야 살랑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렇다면… 이 사람이 강우연 남편이란 말이잖아! 설마… 그때 그 한지훈?’‘역시 그자였어! 그때 실력을 감췄던 거야!’살랑은 순간 등골이 오싹했다.“목숨만 살려주세요….”살랑은 소리를 낮춰 간절한 목소리로 애원했다.살아서 나갈 수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었다.용병 일을 하면서 수많은 미션을 수행해 온 그였지만 오늘처럼 심장 떨리는 공포를 마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눈앞에 선 이 자는 지옥에서 온 사신 그 자체였다!잠시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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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그 말을 들은 순간 살랑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4성천급 전신 실력 이상일 수도 있는 이 남자의 옆에서 일을 한다고?이건 하늘이 내려주신 기회 아닌가!“예!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해 임하겠습니다!”살랑은 연신 바닥에 머리를 조아렸다.죽음의 위기가 엄청난 기회로 변할 줄이야!한지훈이 싸늘하게 말했다.“알아들었으면 이제 꺼져.”“네!”힘겹게 바닥에서 몸을 일으킨 살랑은 느릿느릿 정원을 빠져나갔다.그는 대문을 나서는 순간까지도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했다.마침내 그곳에서 빠져나왔을 때, 그는 온몸이 땀으로 푹 젖어 있었다.평생 살육을 하며 살아왔지만 가장 영혼이 빠져나갈 것 같았던 미션이었다.마침 이때 도호헌에게서 연락이 왔다. 전화를 받자마자 그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핸드폰을 통해 전해졌다.“끌고 오라고 시킨 사람은? 왜 아직도 안 나타나? 대체 뭘 하고 다닌 거야!”그 목소리를 듣자 살랑은 마음속으로 깊은 분노가 치밀었다.“멍청한 녀석! 넌 그냥 멍청한 병신이야! 도호헌, 너와의 인연은 이제 끝이야! 다시 나한테 연락하면 너부터 죽여버릴 테니까 알아서 해!”탁!전화를 끊은 살랑은 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한참이나 씩씩거렸다.그러면서도 한켠으로는 묘한 쾌감이 일었다.예전에 도호헌과 일할 때 별것도 아닌 일로 자신에게 시비를 걸고 심부름을 시키던 그가 얄미울 때가 많았다.하지만 상대가 도영그룹 후계자였기에 감히 반항 한번 제대로 한 적 없었다.그렇지만 지금은 얘기가 다르다!그는 완전히 도호헌과 결별하기로 했다.한편, 도호헌 역시 크게 당황하다가 화를 참지 못하고 핸드폰을 바닥에 집어던졌다.“살랑! 망할 자식! 한지훈, 백 선생 다 죽일 놈들이야! 젠장!”다음 날 아침.한지훈은 고운이와 함께 밖에 나가서 아침을 사가지고 돌아왔다. 그런데 돌아와 보니 집에 불청객 두 명이 와 있었다.서경희와 강신이었다.아침부터 또 무슨 일로 찾아온 거지?10분 전.“엄마, 그만해요. 전 절대 동의할 수 없어요!”강우연은 버럭 화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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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서경희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한지훈, 네가 얘기 좀 해봐. 얼마면 내 딸한테서 떨어질래?”강우연을 떠나라고 협박하는 건가?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인상을 쓰며 그녀에게 따지듯 물었다.“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고나 하는 겁니까?”서경희는 바로 발끈하며 한지훈에게 욕설을 퍼부었다.“한지훈! 돈도 없고 무능한 녀석, 우리 집안에 그만큼 신세를 졌으면서 네가 우리한테 해준 게 뭔데!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널 우리 딸이랑 이혼시켜야겠어! 우리 딸은 백 선생과 결혼할 귀한 몸이야! 너같이 무능한 백수랑 평생 같이 살기엔 우리 애가 아깝지!”백 선생과 결혼한다는 말에 한지훈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걸렸다.그러니까 서경희는 백 선생이라는 인물이 마음에 들어서 그를 사위로 삼고 싶은 모양이었다.안타깝게도 그녀는 그 백 선생이라는 인물이 바로 그녀가 무능한 백수라고 욕하던 한지훈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었다!한지훈은 담담한 말투로 대꾸했다.“일단 난 우연이와 이혼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좋게 말할 때 그냥 가세요.”존대는 쓰고 있으나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싸늘한 말투였다.강우연은 옆에서 그의 팔목을 잡아당기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말투에 신경 좀 써요. 아무리 그래도 우리 엄마잖아요….”축객령을 들은 서경희는 분을 못 참고 곧장 한지훈에게 삿대질까지 해가며 욕설을 퍼부었다.“건방진 자식! 지금 날 내쫓겠다는 거야? 한지훈, 나 아직 네 장모야!”말을 마친 그녀는 강우연을 째려보며 소리쳤다.“강우연, 생각 잘하고 결정해! 한지훈이랑 백 선생 두 사람 중에 누가 너한테 더 어울리는 사람인지! 넌 아직 어려! 저런 무능한 자식을 평생 떠안고 살 필요는 없다고! 네 생각은 안 한다고 쳐도 고운이를 생각해야지! 고운이가 앞으로 유복한 생활을 할지 아니면 빈곤하게 살지 너한테 달렸어!”말을 마친 서경희는 한지훈을 힘껏 노려보고는 강신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그들이 떠난 뒤, 강우연은 힘없이 식탁에 마주 앉아 서경희가 했던 말을 곰곰이 곱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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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그녀는 가만히 있는데도 눈부시게 아름다웠다.고운이가 손뼉을 치며 소리쳤다.“엄마, 너무 예쁘다! 고운이도 커서 엄마처럼 예뻐질 거야!”강우연은 쑥스럽게 웃으며 다가가서 한지훈의 팔짱을 껐다.그들은 곧장 번화가에 있는 DJ백화점으로 향했다.이곳은 S시에서 가장 유명한 백화점으로 온갖 명품 브랜드 매장이 줄지어 선 핫플레이스였다.전 세계의 사치품을 모아 놓은 곳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이 백화점의 하루 매출도 상당했다.L사, G사, C사 등등 온갖 대형 브랜드가 이곳에 입점했다.이곳은 그야말로 쇼핑의 천국이었다.여자는 태어날 때부터 쇼핑에 대한 욕구를 갖고 태어났다고 했던가? 백화점에 도착한 강우연의 얼굴도 눈에 띄게 밝아졌다.한 귀금속 매장.강우연은 팔찌 하나가 마음에 드는지 팔목에 걸어보기도 하고 눈을 반짝였다. 하지만 가격표를 보고 바로 포기해 버렸다. 팔찌 하나에 1200만원이라니!강우연은 단호하게 내려놓고 한지훈의 팔짱을 꼈다.그런데 때마침 비아냥거리는 듯한 여자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이게 누구야? 강우연 아니야? 맞네!”고개를 돌려 보니 화려하게 치장한 여자가 허벅지가 다 드러나는 짧은 치마를 입은 채 중년 남자의 팔짱을 끼고 그들에게 다가오고 있었다.강우연은 인상을 찌푸리고 여자를 바라보며 물었다.“누구….”여자는 이목구비가 예쁜 편은 아니었지만, 화장으로 단점을 커버해서 꽤 스타일리쉬하게 보였다.여자가 깔깔 웃으며 말했다.“강우연, 옛 친구도 몰라보는 거야? 나야, 이미아. 우리 고등학교도 같이 다녔었잖아.”이미아라는 여자는 말을 하면서도 손목에 주렁주렁 착용한 명품 액세서리를 자랑하듯 과시했다.특히 목에 걸린 커다란 에메랄드 목걸이는 아주 심플하면서도 청아한 빛을 뿜고 있었다.강우연은 겨우 생각난 듯, 표정을 활짝 피며 인사를 건넸다.“이미아? 너였구나. 몰라봤어.”이미아 옆의 50대로 보이는 중년 남자는 음흉한 눈빛으로 강우연을 아래위로 훑더니 이미아에게 물었다.“미아야, 이분은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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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이미아는 잔뜩 흥분한 얼굴로 재빨리 진열대로 다가갔다.“이거, 이거, 그리고 이거. 한번 착용해 볼게요.”이미아는 진열대에 있는 몇백만 원짜리 목걸이와 반지를 가리키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강우연은 한지훈의 팔을 잡아당기며 떠날 채비를 했다.전태복이 말했다.“우연 씨, 이대로 가려고요? 아까 봐둔 팔찌 있지 않았어요? 우연 씨도 하나 골라봐요. 내가 선물로 줄게요.”그 말을 들은 강우연은 바로 고개를 흔들었다.“아… 아니에요, 전 회장님.”말을 마친 그녀는 한지훈의 팔목을 잡아끌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전태복이 아니었다.“강우연 씨, 내 성의를 무시하는 것 같아서 서운하네요. 여자는 원래 쇼핑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잖아요. 그런데 남편분이 그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줄 능력이 안 되나 봐요? 걱정 마세요. 난 돈이 아주 많거든요. 내가 사줄게요. 대신 나랑 밥 한 끼만 같이 먹어요.”전태복은 완전히 한지훈을 무시했다.그 말을 들은 강우연의 얼굴에 분노가 치밀었다.“전 회장님, 자중하세요! 전 회장님께서 생각하는 그런 여자가 아니에요!”어떻게 저런 인간이 다 있지?세상 모든 여자가 허영심에 빠져 선물만 주면 다 넘어올 거라고 생각했나?말을 마친 그녀는 한지훈의 팔목을 이끌었다.그런데 전태복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미안해요, 우연 씨. 내가 말실수를 좀 했네요. 그냥 정말 순수하게 선물을 해주고 싶어서 그랬어요.”강우연은 인상을 찌푸리고 싸늘하게 말했다.“전 회장님, 선물은 필요 없어요. 선물을 하더라도 남편이 해야죠. 그리고 길 좀 비켜주세요.”강우연이 끄떡없자 전태복도 짜증이 치밀었다.평소에 그가 지갑을 열겠다고 하면 굳이 손짓하지 않아도 여자들이 알아서 다가왔다.그런데 강우연이 이렇게 대놓고 자신을 거절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좋아. 아주 좋아. 자신만의 원칙이 있는 여자군.’전태복은 점점 더 그녀에게서 매력을 느꼈다.강우연의 싸늘한 반응은 그에게 정복 욕구를 불러일으켰다.‘이 여자는 내 거야!’“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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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재력으로 누구에게 꿀려본 적 없는 전태복이었다.이 나라 직장인은 자기 먹고 살기도 힘든 게 현실이니까.아무리 일 년을 뼈 빠지게 일해도 연봉 1억을 넘기기 힘들 것이다.이는 전태복이 여자랑 여행을 가고 유명 레스토랑에서 밥 한 끼 먹는 가격이었다.전태복은 자신과 일반인의 차이를 똑똑히 보여주고 싶었다.그런데 한지훈이 뜻밖의 말을 했다.“고작 몇십억?”순간 전태복은 말문이 막혔다.‘저게 무슨 말이지? 몇십억이 적다는 얘기인가?’‘감히 일반인 주제에 나를 무시해?’“이봐, 젊은 친구. 체면 살리기 위해 억지 부리지 마. 내 자산을 무시하는 거야? 그럼 넌 얼마나 있는데? 네가 입고 있는 거 다 합쳐도 20만 원이 안 될 텐데?”전태복이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반박했다.강우연도 한지훈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지훈 씨, 그냥 가요. 이런 사람이랑 더 얘기할 필요도 없어요.”한지훈은 고운이를 강우연의 품에 안겨주고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냥 무시하면 되긴 하지만 내 여자와 열심히 일하는 일반 직장인들을 능멸했잖아. 이건 절대 못 참지.”“하지만….”강우연이 뭐라고 말리려 했지만 한지훈은 이미 뒤돌아서 만면에 냉소를 지으며 전태복에게 말했다.“당신 말이 맞아. 내가 입고 있는 거 다 합쳐도 20만 원이 안 돼. 난 당신처럼 졸부가 아니니까.”그 말을 들은 전태복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알면 됐어. 그래서 네 아내에게 한 달에 2천만 원씩 용돈을 주겠다잖아. 난 괘 합리적인 제안이라고 보는데? 그럼 너희 생활에도 보탬이 되잖아.”하지만 그 뒤에 한지훈이 한 말은 전태복을 경악에 빠뜨렸다.“하지만 난 당신이 가진 몇십억 재산보다 더 값진 걸 갖고 있지.”전태복이 순간 인상을 쓰며 싸늘하게 물었다.“그게 뭔데?”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나에게는 30만 북양 대군이 있거든.”그의 말이 끝나자 현장이 조용해졌다.강우연마저 의심의 눈초리로 남편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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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바닥에 무릎을 꿇은 전태복조차 이 휘장의 진위를 의심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그걸 겉으로 드러낼 용기가 없었다.용국에서 군을 사칭하는 건 사형에 처할 수도 있는 중범죄였기 때문이었다.그렇기에 이 휘장을 내세울 수 있는 사람은 분명히 막강한 권력을 가진 자일 것이다.전태복은 평생 살면서 자신이 북양의 총수에게 밉보일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무려 8개국의 백만 대군의 위에 있는 존재였고 그 자체가 용국의 상징이었다.상상만 해도 무시무시한 존재!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전태복을 바라보며 물었다.“이제 네 죄를 알겠지?”전태복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바닥에 머리를 조아렸다.“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제가 귀인을 몰라보고 무례를 범했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스스로 귀뺨을 때리기 시작했다.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그중에는 전태복을 알아본 사람도 있었다.“뭐야? 영창그룹 회장 아니야? 왜 무릎을 꿇고 있지?”“모르겠어. 그런데 저 사람 누구야? 전태복이 무릎을 꿇고 사죄할 정도라니.”구경꾼들이 많아지자 한지훈은 더 이상 이곳에 있으면 안 되겠다고 판단하고 강우연의 손을 잡고 매장을 나섰다.그의 모습이 사라진 뒤에야 전태복은 식은땀을 훔치며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액세서리를 한가득 고른 이미아가 웃으며 다가왔다.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아 식은땀을 흘리는 전태복을 보자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양아빠, 괜찮아요? 어떻게 된 거예요?”“나 좀… 부축해 줘.”전태복은 혼자서는 일어설 수 없을 정도로 탈진한 상태였다.한편, 멀리 나가서 걸음을 멈춘 강우연은 진지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물었다.“지훈 씨, 어떻게 된 거예요? 당신이 진짜 북양 총수 맞아요?”한지훈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야.”“하지만 전태복이 당신 앞에 무릎까지 꿇었잖아요. 북양의 총수라면서… 게다가 지훈 씨도 30만 북양 대군을 언급했고… 당신 나한테 숨기는 게 뭐예요?”강우연은 그가 자신을 기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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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화

쾅!통제를 잃은 트럭은 그대로 돌진하여 길가에 있는 대형 백화점의 벽을 부수고 난 뒤에야 멈췄다.곳곳에 피범벅이 되어 도망치는 사람들과 비명이 울려 퍼졌다.한지훈은 강우연을 단단히 품에 감싸고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강우연은 겁에 질려 넘어지는 순간에도 품에 안은 고운이를 다치지 않도록 꼭 끌어안았다.한지훈이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여보, 고운아, 괜찮아? 다친 데는 없어?”강우연은 넋이 나간 상태에서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괜찮아요.”겁에 질린 고운이가 와 하고 울음을 터뜨렸다.“엄마!”강우연은 서둘러 일어나서 고운이를 품에 안고 달래주었다.그리고 피를 철철 흘리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식은땀을 훔쳤다.너무 위험한 순간이었다.한지훈이 조금이라도 늦었더라면 그녀와 고운이는 아마 지금쯤 이 자리에 없을지도 모른다.잠시 후, 경찰차와 구급차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도착했다.그리고 때마침 한지훈의 핸드폰도 울렸다.낯선 번호였다.전화를 받자 싸늘한 중년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네놈의 딸과 마누라도 내 아들과 남편과 똑같이 만들어 줄 거야! 한지훈, 이건 경고야. 다음에는 오늘처럼 피해 가지 못할 거야.”말을 마친 여자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한지훈은 굳은 표정으로 주변 곳곳과 사람들을 꼼꼼하게 살펴보았다.그의 몸에서 진한 살기가 요동치고 있었다.누군가가 정확히 강우연과 고운이의 목숨을 노리고 접근했다.누굴까?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지훈 씨, 왜 그래요? 누구 전화인데요?”강우연이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물었다.한지훈은 그런 그녀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아무것도 아니야. 스팸 전화였어. 일단 고운이 데리고 병원에 가보자.”말을 마친 그는 강우연과 고운이를 감싸고 병원으로 향했다.뒤늦게 도착한 용일도 병원 대기구역에서 싸늘한 기운을 풍기며 말했다.“사령관님, 이미 송호문 청장에게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아마 곧 찾을 수 있겠죠!”‘감히 사모님과 어린 고운이를… 죽여 버리겠어!’그의 말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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