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으로 누구에게 꿀려본 적 없는 전태복이었다.이 나라 직장인은 자기 먹고 살기도 힘든 게 현실이니까.아무리 일 년을 뼈 빠지게 일해도 연봉 1억을 넘기기 힘들 것이다.이는 전태복이 여자랑 여행을 가고 유명 레스토랑에서 밥 한 끼 먹는 가격이었다.전태복은 자신과 일반인의 차이를 똑똑히 보여주고 싶었다.그런데 한지훈이 뜻밖의 말을 했다.“고작 몇십억?”순간 전태복은 말문이 막혔다.‘저게 무슨 말이지? 몇십억이 적다는 얘기인가?’‘감히 일반인 주제에 나를 무시해?’“이봐, 젊은 친구. 체면 살리기 위해 억지 부리지 마. 내 자산을 무시하는 거야? 그럼 넌 얼마나 있는데? 네가 입고 있는 거 다 합쳐도 20만 원이 안 될 텐데?”전태복이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반박했다.강우연도 한지훈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지훈 씨, 그냥 가요. 이런 사람이랑 더 얘기할 필요도 없어요.”한지훈은 고운이를 강우연의 품에 안겨주고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냥 무시하면 되긴 하지만 내 여자와 열심히 일하는 일반 직장인들을 능멸했잖아. 이건 절대 못 참지.”“하지만….”강우연이 뭐라고 말리려 했지만 한지훈은 이미 뒤돌아서 만면에 냉소를 지으며 전태복에게 말했다.“당신 말이 맞아. 내가 입고 있는 거 다 합쳐도 20만 원이 안 돼. 난 당신처럼 졸부가 아니니까.”그 말을 들은 전태복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알면 됐어. 그래서 네 아내에게 한 달에 2천만 원씩 용돈을 주겠다잖아. 난 괘 합리적인 제안이라고 보는데? 그럼 너희 생활에도 보탬이 되잖아.”하지만 그 뒤에 한지훈이 한 말은 전태복을 경악에 빠뜨렸다.“하지만 난 당신이 가진 몇십억 재산보다 더 값진 걸 갖고 있지.”전태복이 순간 인상을 쓰며 싸늘하게 물었다.“그게 뭔데?”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나에게는 30만 북양 대군이 있거든.”그의 말이 끝나자 현장이 조용해졌다.강우연마저 의심의 눈초리로 남편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바닥에 무릎을 꿇은 전태복조차 이 휘장의 진위를 의심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그걸 겉으로 드러낼 용기가 없었다.용국에서 군을 사칭하는 건 사형에 처할 수도 있는 중범죄였기 때문이었다.그렇기에 이 휘장을 내세울 수 있는 사람은 분명히 막강한 권력을 가진 자일 것이다.전태복은 평생 살면서 자신이 북양의 총수에게 밉보일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무려 8개국의 백만 대군의 위에 있는 존재였고 그 자체가 용국의 상징이었다.상상만 해도 무시무시한 존재!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전태복을 바라보며 물었다.“이제 네 죄를 알겠지?”전태복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바닥에 머리를 조아렸다.“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제가 귀인을 몰라보고 무례를 범했습니다!”말을 마친 그는 스스로 귀뺨을 때리기 시작했다.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그중에는 전태복을 알아본 사람도 있었다.“뭐야? 영창그룹 회장 아니야? 왜 무릎을 꿇고 있지?”“모르겠어. 그런데 저 사람 누구야? 전태복이 무릎을 꿇고 사죄할 정도라니.”구경꾼들이 많아지자 한지훈은 더 이상 이곳에 있으면 안 되겠다고 판단하고 강우연의 손을 잡고 매장을 나섰다.그의 모습이 사라진 뒤에야 전태복은 식은땀을 훔치며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액세서리를 한가득 고른 이미아가 웃으며 다가왔다.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아 식은땀을 흘리는 전태복을 보자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양아빠, 괜찮아요? 어떻게 된 거예요?”“나 좀… 부축해 줘.”전태복은 혼자서는 일어설 수 없을 정도로 탈진한 상태였다.한편, 멀리 나가서 걸음을 멈춘 강우연은 진지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물었다.“지훈 씨, 어떻게 된 거예요? 당신이 진짜 북양 총수 맞아요?”한지훈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야.”“하지만 전태복이 당신 앞에 무릎까지 꿇었잖아요. 북양의 총수라면서… 게다가 지훈 씨도 30만 북양 대군을 언급했고… 당신 나한테 숨기는 게 뭐예요?”강우연은 그가 자신을 기만하
쾅!통제를 잃은 트럭은 그대로 돌진하여 길가에 있는 대형 백화점의 벽을 부수고 난 뒤에야 멈췄다.곳곳에 피범벅이 되어 도망치는 사람들과 비명이 울려 퍼졌다.한지훈은 강우연을 단단히 품에 감싸고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강우연은 겁에 질려 넘어지는 순간에도 품에 안은 고운이를 다치지 않도록 꼭 끌어안았다.한지훈이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여보, 고운아, 괜찮아? 다친 데는 없어?”강우연은 넋이 나간 상태에서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괜찮아요.”겁에 질린 고운이가 와 하고 울음을 터뜨렸다.“엄마!”강우연은 서둘러 일어나서 고운이를 품에 안고 달래주었다.그리고 피를 철철 흘리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식은땀을 훔쳤다.너무 위험한 순간이었다.한지훈이 조금이라도 늦었더라면 그녀와 고운이는 아마 지금쯤 이 자리에 없을지도 모른다.잠시 후, 경찰차와 구급차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도착했다.그리고 때마침 한지훈의 핸드폰도 울렸다.낯선 번호였다.전화를 받자 싸늘한 중년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네놈의 딸과 마누라도 내 아들과 남편과 똑같이 만들어 줄 거야! 한지훈, 이건 경고야. 다음에는 오늘처럼 피해 가지 못할 거야.”말을 마친 여자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한지훈은 굳은 표정으로 주변 곳곳과 사람들을 꼼꼼하게 살펴보았다.그의 몸에서 진한 살기가 요동치고 있었다.누군가가 정확히 강우연과 고운이의 목숨을 노리고 접근했다.누굴까?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지훈 씨, 왜 그래요? 누구 전화인데요?”강우연이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물었다.한지훈은 그런 그녀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아무것도 아니야. 스팸 전화였어. 일단 고운이 데리고 병원에 가보자.”말을 마친 그는 강우연과 고운이를 감싸고 병원으로 향했다.뒤늦게 도착한 용일도 병원 대기구역에서 싸늘한 기운을 풍기며 말했다.“사령관님, 이미 송호문 청장에게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아마 곧 찾을 수 있겠죠!”‘감히 사모님과 어린 고운이를… 죽여 버리겠어!’그의 말이 끝
군사를 동원해 M시를 포위한다.이 말이 한지훈의 입에서 나오자, 용일은 흠칫하며 조심스럽게 되물었다.“사령관님, 규모는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계신가요? 지난번처럼 오군 구군 본부에서 동원하실 건가요?”한지훈은 온몸으로 예리한 살기를 내뿜으며 차갑게 말했다.“3만 북양대군을 당장 투입해. 전쟁부에서 장비를 운송해 오고 아직 복역 중인 호랑지사 부대는 즉각 M시 작전에 투입한다.”“현역 장병 3만을요?”용일의 얼굴이 비장해지더니 숨결마저 거칠어졌다.현역 복무 중인 호랑지사 부대의 3만 장병을 투입한다니!전장에서 목숨을 내놓고 용국을 호위하기 위해 싸웠던 바로 그 영웅들이었다.백만 대군이 쳐들어와도 절대 물러서지 않을 정예 부대가 호랑지사였다.북양 30만 대군 중에서도 정예 중의 정예로 불리는 부대였다.장병 하나하나가 개인 역량이 최고로 불리는 용사들이었다.그들은 북양 총수 단 한 사람의 지시만 따른다.북양 총수의 지시가 없으면 이 3만 정예 부대는 북양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지금 바로 연락을 넣겠습니다.”용일이 비장한 표정으로 대답했다.M시의 우씨 가문이 위협을 가해 온다.한지훈은 싸늘한 표정으로 병실로 돌아갔다. 강우연과 고운이는 많이 놀라기는 했지만 외상은 거의 없었기에 바로 퇴원할 수 있었다.“지훈 씨, 우린 괜찮으니까 이제 집으로 가요.”강우연이 말했다.하지만 한지훈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안 돼. 일단 여기서 쉬면서 경과를 지켜보자.”강우연은 거절하고 싶었지만 그의 진지한 표정을 보자 거절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알았어요. 그렇게 할게요.”“참, 나 며칠 동안 오군을 떠나 있어야 할 것 같아. 다른 도시에 볼일이 좀 있어.”한지훈이 말했다.강우연이 예쁜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어디 가요? 무슨 일인데 그래요?”“M시로 갈 거야. 처리해야 할 일이 좀 있어.”강우연은 굳이 꼬치꼬치 캐묻지 않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조심해서 다녀와요.”한지훈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수화기 너머로 아무런 감정이 담기지 않은 싸늘한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한창 사무실에서 정무를 처리하던 여동해는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북양 총사령관께서 우리 시에 고찰을 오신단 말씀이십니까?”그는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북양은 M시에서 수천 키로 떨어진 곳에 있었다. 그렇게 높으신 분이 갑자기 이 도시로 온다는 사실이 약간 믿기지 않았다.설마 5대 주국의 직위에 변동이 생긴 걸까?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여동해는 머리가 복잡해졌다.하나 확실한 점은 북양의 총사령관은 한 번도 이 도시에 발을 들인 적 없다는 사실이었다.밤중에 갑작스러운 방문이라면 뭔가 중요한 일이 있다는 의미였다.여동해는 이 전설 속의 인물을 어떻게 마중할지 머릿속에 플랜을 세웠다.M시는 남영구에서 가장 부유하고 땅덩어리가 넓은 도시였다.한 시간 뒤, 여동해는 본부에서 보낸 리스트대로 사람들을 모집하고 공항으로 갔다.원래는 가장 실력 있는 우씨 가문도 부르려고 했지만 통화에서 명확하게 우씨 가문에는 절대 알리지 말라고 조용히 일을 진행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문이 열리고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거대한 인영이 나타났다.검은색 망토를 두르고 있었지만 안에 입고 있는 드래곤 전포가 선명하게 보였다.북양의 군장으로 중무장한 한지훈은 금빛이 찬란한 휘장을 달은 군모까지 쓰고 있었다.그의 뒤에는 용일을 필두로 한 그의 일곱 친위대가 따르고 있었다.북양을 대표하는 일곱 장군은 서로 맡은 직책은 다르지만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압박감은 상당했다.이미 그들만으로도 M시에 주둔 중인 남령 전쟁부 전신급 장군을 압살하는 수준이었다.남령 전쟁부에서 나온 장군은 5만 병사를 이끌고 M시에 주둔 중이었다. M시의 안전을 수호하고 경제 발전을 추진하는 것이 그들의 주된 임무였다.하지만 여동해를 포함한 M시의 주요 세력들은 한지훈의 카리스마에 넋이 나간 상태였다.그의 일곱 친위대가 내뿜는 기세와 카리스마는 남령구 전신으로 불리는 장군들에 비해도
잠시 후, 입구에서 무거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한지훈이 친위대와 함께 회의실 안으로 들어섰다.그는 담담하게 상석에 자리했다. 원래는 여동해의 자리였지만 여동해는 자진해서 옆으로 자리를 비켰다.한지훈이 자리한 뒤에야 사람들은 자리에 앉았다.여동해가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총사령관님, 무슨 중요한 일이기에 이 밤중에 이 먼 곳까지 행차하셨나요?”한지훈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좌중을 둘러보다가 뒤에 있는 용이에게 눈짓했다.용이가 싸늘한 기운을 내뿜으며 앞으로 나섰다.“총사령관께서 M도시에 친히 행차하신 이유는 단 하나, 여러분은 심사숙고를 거친 뒤에 답변하기 바란다.”여동해는 근엄하고 진지한 용이의 모습에 점차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이번 회담은 우씨 가문에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설마 북양 총수께서 밤중에 친히 M시까지 방문한 이유가 우씨 가문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장군, 걱정 말고 말씀해 주세요. 저희가 도울 수 있는 거라면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M시 5대 가문 중 하나인 하씨 가문의 수장 하기봉이 말했다.용이는 한지훈의 눈치를 한번 살피고 정중한 말투로 사람들에게 말했다.“총사령관께서 M시에 친히 방문하신 이유는 오직 하나, 우씨 가문을 박살 내는 것이다.”그 말은 모두에게 청천벽력으로 다가왔다.회의실 내부에 싸늘한 기운이 감돌았다.모두가 경악한, 그리고 겁에 질린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우씨 가문을 박살 내다니.상대는 M시 재계 1위로 막대한 재력을 보유한 우씨 가문이었다.우씨 가문이 M시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우씨 가문은 M시의 절반 이상의 경제 흐름을 장악하고 있었고 M시는 물론이고 해외에까지 지사를 두고 있는 대기업이었다. M시의 GDP절반이 우씨 가문 덕분에 이룬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우씨 가문은 M시의 자랑이었고 사람들의 선망 대상이었다.우씨 가문의 세력이 없었으면 M시는 이 정도로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시장인 여동해마저도 우씨 가문 가주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
한지훈의 폭탄선언에 사람들의 표정이 혼란스럽게 변했다.우씨 가문에서 북양 총사령관의 가족을 상대로 암살을 시도했다.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사람들은 혹시 잘못 들은 건 아닌지 귀를 의심했다.한지훈의 몸에서 폭발한 살기는 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여동해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동공이 수축했다.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이는 총사령관 암살 사건이었다.우씨 가문이 왜 그런 짓을 벌인 거지?한지훈은 뒷짐을 지고 그 자리에 서서 싸늘한 시선으로 좌중을 노려보며 다시 물었다.“내가 우씨 가문을 멸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 사람?”“그건….”현장은 다시금 침묵에 빠졌다.그들은 넋을 잃은 표정으로 멍하니 한지훈을 바라볼 뿐이었다.하나 확신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북양 총사령관이 농담이나 하려고 밤중에 친히 이 먼 도시까지 날아오지는 않았을 거라는 점이었다.이는 M시의 오랜 세력 구도를 뒤집을 대형 사건이었다.우씨 가문이 아무리 강하고 문어발처럼 세력을 확장했어도 전쟁부 총사령관이나 되는 인물을 건드렸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 사형감이었다.물론 우씨 가문에도 전신급 장군을 두 명이나 배출했지만 그래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북양 총사령관 한지훈의 배후에는 일곱 명의나 되는 전신급 장군이 친위대로 있었다.가장 말석이 2성 전신급이었다.그들 사이의 실력 차이는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게다가 그들이 건드린 상대는 현시점 용국의 국왕을 제외하고 신분이 가장 높은 북양의 총사령관이었다.30만 북양 대군은 이 세계를 멸할 힘을 가진 존재였다.여동해는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머릿속이 하얘졌다.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그와 상태가 다르지 않았다. 그들의 등은 이미 땀으로 푹 젖어 있었다.현장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사령관님, 정말 다른 방법이 없겠습니까? 제가 우씨 가문에 연락해서 사죄하게 할까요?”여동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는 우씨 가문이 아무리 대단해도 북양 총사령관의 가족을 상대로 암살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그 시각, 용경의 용각 집무실.네 명의 장로들이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 모였다.신한국은 심각한 표정으로 분노를 표출했다.“M시의 우씨 가문이라고 했던가? 아주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족속들이군. 감히 북양 총사령관의 가족을 암살하려 하다니! 죽어 마땅한 놈들이야. 감히 우리 용국의 총수에게 반기를 들다니. 구족을 멸해도 시원치 않을 놈들이야! 당장 M시에 연락해서 북양 총사령관의 분노를 잠식시킬 만한 적절한 보상 방안을 내놓으라고 해! 그것마저 거부하면 놈들은 이 세상에 존재할 이유가 사라지는 거지.”군복을 입은 비서실장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잠깐!”신한국은 나가려는 비서를 다시 불러 세우고 근엄한 표정으로 말했다.“북양 전쟁부에서 돌아가는 상황도 좀 알아봐.”“네!”비서실장은 공손히 예를 취한 뒤, 신속히 회의실을 벗어났다.신한국은 긴 한숨을 내쉬며 상석에서 침묵을 유지하고 있던 강만용에게 물었다.“자네는 어떻게 생각해?”강만용이 서늘한 시선을 빛내며 말했다.“그 녀석 성격에 우씨 가문을 가만히 내버려 둘 것 같았어?”그 말에 남은 세 장로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러니까 자네 말은….”신한국은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그리고 이때, 조금 전에 밖에 나갔던 비서실장이 당황한 표정으로 다시 돌아왔다.“장로님, 조금 전에 북양구에서 전서구가 날아왔는데 북양의 3만 정예부대가 네 시간 전에 사령관의 지시를 받고 북양을 떠났다고 합니다.”“뭐라고? 3만 정예부대가… 북양을 떠났다고? 그들이 어디로 갔는지 당장 알아 와!”신한국이 경악하며 그를 재촉했다.비서가 뭐라고 대답하려는데 강만용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는 예리한 눈빛으로 신한국을 바라보며 말했다.“알아보지도 마. 내 예상이 맞다면 그 녀석은 부대를 M시로 보내려는 거야. M시 전체를 포위하려는 것 같네.”“아니!”남은 세 명의 장로들은 경악하며 숨을 헉 하고 들이켰다.그들은 당장 위성 지도를 펼쳤다.3만 군사가 M시를 포위했다니!설마 남영구와
곧이어 하드레이의 몸에서는, 전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다시 한번 한지훈을 덮쳐들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칼을 휘둘렀다. 이내 수많은 칼빛이 두 사람을 겹겹이 에워쌌다. 한편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일이 망원경까지 들고는 공중을 바라보았다. 공중에서는 두 사람에게서 나오는 눈부신 빛만 보아낼 수 있었고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지만 전혀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공중에서만 수백 차례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지훈은 천신계를 돌파한 이래, 처음으로 누군가와 오래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사실로만 보아도, 하드레이는 그야말로 유럽 최강의 실력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맹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의 거리는 잠시 벌어졌고, 다시 한번 공중에서 맞붙게 되는 순간 하드레이는 저도 모르게 약간 비웃는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넌 내가 듣던 소문과는 달리 실력 차이가 좀 있네. 네가 고작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앞으로 이 세상에 더 이상 한지훈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 더욱이는 용국도 사라지게 될 거고!”방금 한바탕 싸움을 거친 하드레이는 이미 대충 실력이 파악되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의 한지훈은, 진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매우 부족했다. 전에 그가 줄곧 천신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좋은 운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행운은 영원히 한 사람만을 도와주진 않는다. 오늘, 하드레이는 한지훈에게 주어진 그 행운을 끝낼 작정이었다. “번개야!”그 순간, 하드레이는 한 손으로 검을 든 채 하늘을 가리켰다. 쾅!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보라색의 번개가 그의 검을 감쌌다. 이내 보라색 번개는 구름 위로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하드레의 손에 들린 장검에 스며들게 됐다. 그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영륜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영륜 강자는 남달랐어! 이것이야말로 천신과 같은 위세지! 이 정도 위세 앞에서, 한지훈은 그
하드레이의 온몸에서는, 보라색 전기가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전광은 그의 몸을 거의 투명하게 비추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었지만, 한지훈이 여전히 고집을 피우려 하니 아예 한판 붙으려는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용국의 한지훈은 10여 명의 2성 현급 천신계 강자와 맞붙을 만큼 강한 실력을 가진 것에 놀랍긴 하지만 자신과도 같은 구 세대에 비하면 격차가 크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하드레이는, 진법의 차원에서만 봐도 한지훈과는 한두 단계의 격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드레이는 당연히 한지훈은 그저 우주 자기장을 소환하는 낮은 차원에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수준 낮은 상대는, 아무리 천신계라 하더라도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마주한 하드레이는 일단 주먹을 날려 대항하였고, 그 와중에도 하드레이의 자신감은 넘쳤다. 순간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강한 기운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았다. “쿵쾅쿵쾅!” 마치 영륜 상공의 하늘 전체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이내 한 줄기 거대한 번개가 밤하늘을 갈라버렸다. “설마 천신이 내려온 건가?”“영륜이 침몰하는 건 아니겠지?”“해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다들 저 바닷물 좀 봐!”해변가 사람들은 밀려오는 바닷물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운과 힘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엄청난 기운에, 인간들 뿐만 아니라 숲 속 동물들까지 모두 도망쳐 나왔다. 그래도 일반 천신계 강자들은 손을 쓰더라도, 모두 어느 정도 선을 지키고 모든 기운을 완전히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으며 더욱이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일단 어기게 되면 세계 무도 협회 사람들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한지훈은 이미 그렇게나 많은 나라들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도 협회는 여전히 묵과하고 있었다. 이는, 세계 무도 협회가 이미
용국의 천생서문 역시 마찬가지로, 수천 년 심지어는 만 년 전의 비신까지 기록한 고서이다. 역사적으로 비교하자면, 영륜은 용국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었다. 용인들은 멋대로 수법을 연마하며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반면, 영륜 사람들은 그에 비해 항상 조마조마하게 목숨을 지켜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용국와 영륜의 차이였다. “할아버님, 저 정말 궁금해요. 대체 왜 그렇게 한지훈을 높게 평가하는 거예요?”빌리는 여전히 납득 못한 채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담담하게 웃으며 짧은 영화 한 편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호천 창세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이었다. 호천 창세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평범한 자일 수가 있을까? “자고로 호천 창세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한지훈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냈어. 이건 뭘 설명하는 것 같아?”노인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러자 빌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어쩐지 한지훈이 역외 강자들을 휩쓸 수 있었더라니, 그 뒤에는 아마도 호천 창세의 그림자가 있을 거라 믿었다. 적어도 호천 창세는 반드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너 호천 창세가 어떤 인물인지 알기는 해? 수많은 역외 강자들조차도 그를 만나면 사정하고 빌어야 해. 소문대로라면, 그는 현재 이 세상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 소문들이 전부는 진짜가 아니더라도, 이 중에는 반드시 사실인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어!”“그리고 용족 유적 말이야, 한지훈이야말로 용족 유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설령 이번에 그가 패한다 하더라도 호천 창세는 결코 그가 하드레이의 손에 죽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 노인의 표정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가 몇 년 동안 이 세계의 인심에 대해 터득한 바에 따르면, 호천이 한 번 모습을 드러낸 이상 반드시 두 번째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적어도 용족 유적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진 한지훈이 죽는 걸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아버님,
그 무렵, 영륜 타워팰리스 주위는 큰 흰빛으로 뒤덮여 있었고, 비할 데 없이 강한 기운이 고대의 나라를 수호하고 있었다. 비육의 모든 역사는 위조된 것이고, 유럽의 르네상스 역시 용국에서 유래한 수천 년의 문화 결정체이긴 하지만, 영륜이 유럽 대륙의 발원지라는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잠재되어 있었고, 게다가 많은 오래된 전설과 일부 오래된 진법도 있었다. 하드레이가 100세 이전에 삼성 천신계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오래된 비신에 의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호천창세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한 자신만의 실력으로 얼마든지 영륜을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나저나 그저 1성 천신계에 불과한 한지훈이 뜻밖에도 그렇게나 많은 세계 최고의 대국을 휩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다. 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의 강자들이 모두 역외로 숨어들었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일성 준 천신계가 어떻게 천하를 휩쓸 수 있을까? 이때 미육의 한 빌딩에 있던 한 젊은 남자는, 옆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할아버님, 한지훈이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그는 바로 로저스 가문의 미래 후계자 중 한 명이었다. 이 가문은 줄곧 미육의 절반이 넘는 땅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1 가문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제1 가문은, 이번에 줄을 잘못 서게 되어 한지훈에 의해 전멸되었다. 그렇기에 이제 미육에서는 로저스 가문이 빛을 발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과연 로저스 가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들이 서게 될 라인에 달려 있었다. 때로는 순간적인 선택이 노력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이 젊은 남자의 이름은 빌리였다. 비록 그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지만, 자신과 한지훈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