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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그 살기는 살랑에게 거대한 압박감으로 돌아왔다.

살랑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더니 물방울이 되어 바닥에 떨어졌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살랑에게는 억만년처럼 길게 느껴졌다.

무시무시한 살기와 압박감이었다!

집 안에 상상을 초월하는 실력자가 있는 게 분명했다.

이게 살랑이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다.

그 순간, 그는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감히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

적에게 등을 보이는 순간, 적이 귀신처럼 다가와서 그의 등에 칼을 꽂을 것 같았다!

이런 무시무시한 경험은 처음이었다.

사람을 통째로 집어삼킬 것 같은 살기는 살랑이 살면서 처음 느껴본 것이었다.

살면서 만나본 상대 중 가장 강했던 사람은 용병 시절에 만났던 용병의 왕이라고 불렸던 암살자였다.

그는 자타공인 4성천급 전신 이상의 존재였다.

서방 국가에서 사신으로 불릴 만큼 대단한 인물이었고 슬하에 수백만 용병단을 거느렸다.

사신의 앞에서 살랑은 그저 보잘것 없는 범부에 불과할 뿐이었다.

그는 3성 병왕급 실력으로 S시에서 왕처럼 군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4성천급 전신으로 불리는 사람은 기침 한번 하면 그의 목숨을 취할 수 있을 만큼 강한 존재였다.

그리고 더 두려운 건, 집 안에서 풍기는 이 살기는 절대 그 용병의 왕에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심지어 아무리 용병의 왕이라고 해도 집 안에 있는 이 존재 앞에서는 범부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생각이 뇌리를 스치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살랑은 털썩 바닥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렸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용서를 빌었다.

“죄송합니다, 목숨만 살려주세요!”

그랬다!

용서를 구하는 것!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것만이 살길이었다.

반항?

그런 건 존재할 수 없었다.

목숨을 대가로 내놓아야 했으니!

고개를 바짝 조아리고 엎드려야만이 살아서 돌아갈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터벅터벅

어둠 속에서 천천히 누군가가 그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담담하지만 싸늘한 기운을 담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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